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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은 살인일 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9.10.13

잠을 자고 일어난 임현, 그런데 거실에 자신의 동거인이자 친구인 석준이 죽어있었다. 자신에게 쏠릴 용의자를 지목하는 화살표를 진범에게 돌리기 위한 그의 추리.

 
16. 사전 작업
작성일 : 19-10-29 18:42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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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마당에서 윤군과 함께 일을 끝마친 임현은 발걸음을 재촉해 한동안 가지 않았던 교회로 향했다. 여러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었고 오랜만에 교회의 목사님을 뵈어 허락을 받을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마을버스를 타고 일곱 정거장을 지나 여덟 째 정거장에서 내린 뒤에 바로 앞에 있는 언덕을 걸어 올랐다. 5분 정도 걷자 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식물을 다듬으며 찬송가를 작게 흥얼거리는 사람이 임현의 눈에 띄었다. 인기척이 느껴졌는지 식물을 다듬던 이가 뒤를 돌아 임현을 발견하곤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랜만이네, 임현아.”

  “목사님은 그동안 잘 계셨어요?”

  “그런 것 같구나. 너는?”

  “저야, 뭐…….”

  임현이 말끝을 흐리자 박장석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다 웃음을 지우지 않고 권유했다.

  “안으로 들어갈까?”

 

  교회 내부는 예전 임현의 기억과 비교했을 때 크게 바뀐 것이 없었다. 성인의 몸으로 왔음에도 꽤 크다고 느껴지는 제 1번 예배당과 당의 구석에 있는 문,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여러 방송 장비가 놓여있는 방송실까지 기억 속 장소와 일치했다.

  내 세상은 꽤 많이 바뀌었는데 여긴 한결같네.

  짧게 마음속으로 감상을 내뱉고 의자에 앉는 임현에게 장석이 그의 뒤에서 커피를 가지고 다가갔다. 자신이 건넨 커피를 받아든 뒤에 바람을 불며 뜨거움을 가라앉히는 임현을 가만히 바라보던 장석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어?”

  그 말에 임현은 식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대답했다.

  “네, 뭐…… 목사님, 혹시 최근에 텔레비전 보셨어요?”

  “보긴 봤지. 왜?”

  “빌라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아세요? 뉴스에서 짤막하게 소개했던 것 같은데.”

  “응, 알아.”

  “제가 그 사건에 관련되어서요.”

  그 말에 장석은 순간적으로 눈이 커졌지만 잽싸게 다시 원래 크기로 돌렸다. 그 행동 자체가 장석이 지금 크게 놀랐다는 것이 겉으로 나온 것이었고 임현은 그 심정을 많이 봐왔기에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힘이 조금 빠진 웃음으로 장석의 행동에 대해 임현은 대답했다.

  손에 들려있던 커피를 의자 선반 위에 올려놓으며 장석이 조심스레 이야기를 시작했다.

  “많이 힘들었겠구나…….”

  “네……. 그거랑 관련되어서 부탁드릴 게 있어서요.”

  “뭔데?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최대한 도와줄게.”

  “여기를…… 그러니까 제 1번 예배당을 내일 빌려도 될까요? 빌리는 김에 방송실도 같이요.”

  장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현의 부탁을 흔쾌히 수락하며 질문도 같이 날렸다.

  “이유를 말해주겠니?”

  수락을 해준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며 임현은 질문에 대답했다.

  “범인 좀 잡으려고요.”

  그렇게 말하고 식은 커피를 전부 마신 뒤 임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며 장석은 임현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봤다.

  장석이 임현을 오늘 처음 봤을 때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예전의 그의 모습보단 많이 밝아졌기에 내심 안심했었다. 기독교에 대해 갑작스럽게 거부감과 회의를 품고 자신에게서, 교회에게서 등을 돌린 임현의 뒷모습이 뇌리에 깊숙하게 박혔기 때문이다. 임현이 왜 그런 감정들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장석이 알게 된 건 임현이 교회에서 모습을 감춘 시점으로부터 몇 년 뒤였다. 그러나 오늘의 앞모습과 그 때의 뒷모습은 풍기고 있는 분위기부터 확연하게 달랐기에 장석은 그가 그 일을 극복했거니 싶었다. 하지만 임현이 그 일을 극복했는지 못했는지를 떠나서 그는 현재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일에 맞서고 있었다. 자신은 겪지 못했기에 공감할 수도 없는 일들을 맨몸으로 맞부딪히고 있는 사람, 그게 지금 장석이 바라보는 임현이었다. 그런 임현이 이번 일과 그 때의 일을 합쳐서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석은 그의 부탁을 수락한 것이었다.

  임현을 위해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돌연 임현이 뒤를 돌아 장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죄송하지만 이만 가볼게요, 가야할 곳이 있어서…….”

  “어, 그래. 내일은 잘 해둘게.”

  스마트폰을 손에 든 채로 임현은 장석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에 곧장 교회를 나섰다.

 

  마을버스와 시내버스를 갈아타며 임현은 스마트폰으로 교회에서 확인한 문자를 재차 확인했다. 부검이 전부 끝났기에 어제 시신을 돌려받았고 오늘 장례식을 시작했으니 와달라는 석준의 어머니인 화린의 문자였다. 사실 임현은 교회에 남아 장석과 대화를 좀 더 나눌 생각이었지만 문자의 내용은 본인에게 있어 절대 빠지면 안 되는 일이었기에 경로를 튼 것이다.

  이름을 꽤 많이 들어본 ‘K’병원 앞에서 내린 뒤, 안내판의 표시에 따라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때마침 검은 계열 옷을 입고 있던 것이 다행이라 생각하며 몇 호실인지를 파악하고 있는 임현에게 한 여성이 다가왔다. 인기척을 느낀 임현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바라보니 그곳에는 석준의 어머니인 화린이 있었다.

  “또 보네.”

  “네.”

  짧게 서로 인사를 나누고 화린의 뒤를 따라 임현은 자신의 친구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임현의 옛 기억 속에 있는 장례식장과는 풍경이 사뭇 달랐다. 우선 전부 바닥에 앉아야만 했던 예전 풍경과는 달리 의자에 앉을 수 있는 공간이 확보가 되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보자기와 식기들이 놓여있는 것으로 보아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 것 같다고 임현은 이해했다. 풍경을 보는 것을 멈추고 발걸음을 옮겨 석준의 영정사진이 걸려있는 곳으로 갔다. 국화꽃 하나를 들어 영정사진 아래에 두고 분향을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묵념을 하고 몸을 옆으로 돌려 석준의 아버지인 현석에게 다가가 조용하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현석은 임현을 따라 고개를 숙였다 올리고 처음 만났을 때처럼 임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와줘서 고맙네. 밥 먹고 가.”

  그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임현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현석에게 말을 건넸다. 주위에 누군가 있지도 않은데 할 말의 내용 때문에 자연스레 그런 목소리가 튀어나온 것이다.

  “내일 석준이를 죽인 범인을 잡을 겁니다. 경찰들이 보는 앞에서 온갖 증거들을 통해 확실히 말이죠. ……그 현장에 오실 거라 하신다면 주소를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임현의 말에 현석은 눈을 잠깐 크게 떴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괜찮아. 그 자리에서 범인이 밝혀지면 그 사람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거든.”

  그 대답에 실린 감정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었기에 임현은 아무 말도,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임현을 앞에 두고 현석이 연이어 대답했다.

  “그래도 자네가 해결하는 장면은 보고 싶네. 그래서 그런데 화상 통화나 스피커 모드 통화를 해줄 수 있나? 자네가 해결을 할 때 말이야.”

  임현은 현석의 말과 옅게 띄워둔 웃음에 그가 강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알겠다는 긍정적인 대답을 입 밖으로 뱉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허벅지로부터 진동 때문에 임현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전화를 건 이가 누구인지 확인하자마자 임현은 전화를 받았다. 이어폰을 통해 이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현 씨?”

  “네, 형사님.”

  “어디에 있으셨던 겁니까?! 한참 찾았잖아요.”

  “죄송해요, 잠시 무언가가 떠올라서 급했었습니다.”

  “그게 뭔지 물어봐도 됩니까?”

  “지금 말씀드리긴 좀 그렇습니다. 아, 맞아. 형사님에게 몇 가지 부탁이 있는데요.”

  “아니요. 임현 씨가 먼저 임현 씨의 행동들에 대한 이유를 알려주면 수락하겠습니다.”

  이렇게 강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고 임현은 생각했다. 처음엔 그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 아닌가 싶었지만 생각해보면 여태껏 제대로 설명을 해주고 행동한 적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 우현에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안에 있는 개인적인 이유가 너무 강해서 주위를 못 돌아봤네요.”

  “알긴 아시는군요?”

  “내일 다 말씀드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형사님이 제 부탁을 반드시 들어주셔야 해요.”

  그 말을 끝으로 둘은 14초 정도의 침묵을 유지했다. 침묵을 먼저 깬 쪽은 우현이었다.

  “……정말 당신은 유별나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야. 그 부탁이란 게 뭔데요?”

  “내일 오전 11시까지 빌라에 있는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 모두를 신덕교회의 제 1번 예배당으로 와달라고 말해주세요. 안 올 시에는 범인으로 취급하겠다는 얘기를 같이 해주면 무조건 올 겁니다. 그리고 형사님의 후배…… 주영 씨였나요? 그 분에게 조사를 좀 부탁드릴 것이 있는데 번호 좀 주세요.”

  “번호는 전화가 끝나는 즉시 드리겠습니다. ……아니, 잠깐만요. 갑자기 왜 거기로 오라는 겁니까? 빌라랑 좀 멀지 않나요? 왜 하필 거기를?”

  “제가 예전에 다녔던 곳이기도 하고 목사님에게 이미 예배당을 빌리는 것에 대해 허락을 받아뒀기 때문이에요. 아무튼 그렇게 다른 분들한테 말씀 좀 해주세요. 사건을 끝내겠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왜 예배당에…… 네? 끝낸다고요?”

  “네. 그럴 생각이니 그렇게 해주세요.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내일 교회에서 봐요.”

  우현이 소리를 높이며 뭐라고 얘기하는 것을 무시하고 임현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한동안 잊고 있던 파워포인트를 다루는 방법을 머릿속에서 다시 상기시키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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