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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차우의 마을 이야기
작가 : 치르비
작품등록일 : 2019.10.9

꿈능력자 차우에게서 벌어지는 기묘하고 이상한 사건들.
믿을 수 있는 것은 친한 친구와 시간을 초월하여 정보를 알려주는 꿈들 뿐.
과연 그는 평범하게 잘 살아갈 수 있을까?

 
7화
작성일 : 19-10-29 15:11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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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린 할머니에 대해서 차우가 아는 것은 사실 거의 없었다. 그가 아는 것이라고는 6살 즈음에 할머니가 이 마을 근처로 이사를 오셨고, 그 즈음에 이상한 소문이 떠돌아 메린 할머니가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것뿐이었다. 차우 자신이 기억하는 게 맞는다면, 메린 할머니는 마녀이고, 그 사실이 드러나자 다른 마을에서 쫓겨났다는 것이 소문의 핵심이었다. 당연하게도 그 소문은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퍼트린 거짓말에 지나지 않았다. 이후에 근거 없는 소문을 최초로 퍼트린 사람이 붙잡혀 처벌을 받았지만, 그 여파가 아직도 조금 남아 마을 아이들은 메린 할머니를 꺼리게 되었다.

  차우 자신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런 소문 따위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건 애초에 말도 안 된다는 소리였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 나눠보지도 못했는데 나쁜 사람이라는 걸 누가 알겠는가? 심지어 가끔 마을 사람들과 사소한 걸로 부딪히는 거 말고는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신 적이 없는 분이신데.

 

  “야, 네가 도살장 끌려가는 돼지냐? 뭐 그리 죽을상이야?”

 

  차우는 그렇게 말하며 사틴의 등을 툭툭 쳤다.

 

  “아무리 그래도 메린 할머니잖아!”

 

  사틴은 세상이 떠나가도록 소리쳤다.

 

  “그래, 메린 할머니야. 뭐가 문제인데?”

  “난 그 할머니 싫어! 성격 진짜 더러우시잖아!”

  “네가 좋아하는 할머니가 있기는 하냐?”

 

  생각해보면 사틴은 마리 할머니도 정말 싫어했다. 물론 마리 할머니 쪽은 차우 자신도 조금 이해가 가지만, 메린 할머니의 경우는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분이 성격이 더러운 걸 네가 어떻게 알아?”

  “딱 보면 모르냐? 툭하면 마을 사람들하고 싸우잖아! 그것도 진짜 사소한 걸로! 전에는 발을 먼저 밟았네 마네로 세 시간동안 말싸움하셨다니까? 그래서 아예 그냥 마을 밖에서 사시는 거 아니야!”

 

  사틴은 작은 숲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에부스트로 숲과 반대편에 있는 아주 작은 숲이었다.

 

  “그것도 저 숲에서!”

  “그나마 할머니가 바에부스트로 숲에서 안 사신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

 

  사틴은 몸서리를 치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걷고 있는 길 끝에는 숲의 입구로 보이는 벽돌담 있었는데, 벽돌담은 반쯤 무너져 그 형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두 사람은 무너진 벽돌담을 지나 숲 안으로 들어갔다. 바에부스트로만큼 우거지지는 않았지만, 풀숲이 워낙 많아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차우는 선두에 서서 최대한 자세하게 주변을 살펴보며 길을 확인했다. 그렇게 한참을 풀숲 사이에서 걷던 두 사람은 이윽고 작은 공터로 빠져나왔다.

 

  “여기야?”

 

  사틴의 말에 차우는 주변을 둘러봤다. 작은 공터 중심에는 벽돌집이 하나 세워져 있었고, 그 집 주변에는 작은 나무 울타리가 넓게 둘러져 있었다. 나무 울타리 안에는 작은 텃밭이 설치되어있었는데, 최근까지 관리한 것인지 말끔하게 정리된 채 다음 생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 휑하다.”

 

  차우가 말했다. 집과 울타리, 그리고 작은 텃밭. 그것 이외에는 딱히 다른 걸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게 휑하니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건 가을바람의 차가운 숨결 하나뿐이었다. 바람을 따라 수풀이 서로 몸을 비비며 시끄럽게 비명을 질렀다.

 

  “딱 필요한 것만 있네. 진짜 사람 사는 곳 맞나?”

 

  사틴은 그렇게 말하며 울타리 가까이 다가갔다. 마른 울타리는 시간의 흐름을 듬뿍 들이마셔, 한없이 낡아버린 데다가 어떤 칠도 되어 있지 않아 섬뜩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그건 울타리가 늙어가는 동안 같은 곳에 머무르던 늙은 벽돌집도 마찬가지였다.

  차우는 현관문으로 천천히 다가가 문을 두드렸다. 잠시 반응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한참이 지나도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차우가 두어 번 더 문을 뒤에야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가장 먼저 들린 건 발걸음 소리였는데, 아주 둔탁하고 느릿했다. 그 뒤로 짜증을 부리는 듯 무슨 말을 크게 내뱉었지만 발음이 명확하지 않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잠시 후 한 여성이 문을 벌컥 열고 나왔다. 당장이라도 솟아날 것만 같은 매부리코, 뚱한 눈빛, 수척한 얼굴. 하얗게 센 머리카락은 제대로 정리 되어있지 않았고, 회색빛깔의 오래된 상의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 위로는 비슷한 계열의 가디건을 두르고 있었는데, 이는 그녀의 인상을 더 무섭게 만들었다.

 

  “도대체 누구······.”

 

  그녀는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차우를 뚫어지도록 쳐다봤다. 차우는 당황한 채 그녀를 살펴봤다. 그녀는 눈을 둥그렇게 뜬 채 자신을 보고 있었다.

 

  “저기, 메린 할머니?”

 

  옆에 있던 사틴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 그래서 점괘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거였군.”

 

  중얼거리듯 혼잣말을 하는 그녀를 보며,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의아한 눈초리로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건 당연했다.

 

  “좋아, 아무튼 들어와. 나도 너희 두 사람한테 할 얘기가 있으니까.”

 

  그러면서 메린 할머니는 그들에게 들어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두 사람을 서로를 멀뚱히 쳐다보다가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좁은데다가 심지어 복잡하기까지 했다. 다 찢어진 낡은 천, 바느질거리, 종류를 알 수 없는 작은 식물이 심어진 화분이 곳곳에 즐비했다. 그들이 걸을 때마다 나무판자로 된 바닥이 약하게 삐걱거렸다. 이 역시 좋지 않은 징후였다.

  거실 중앙에는 낡고 오래된 카펫 하나가 깔려있었고, 그 위에 색이 바랜 작은 1인용 소파 하나가 아무렇게나 놓여있었다. 소파 앞에는 네모난 탁자가 하나 있었다. 그 위에는 이상한 그림이 그려진 카드 한 벌과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돌이 놓여있었는데, 차우로서는 도저히 사용 용도를 짐작할 수 없었다. 특히 카드에는 이상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벽에는 낡은 촛대가 여러 개 붙어있었는데, 제 기능은 할 수 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상당 부분 부서진 상태였다. 유일하게 새것처럼 반듯한 것은 작은 벽난로 하나뿐이었다. 벽난로에는 불이 지펴진 상태였고, 덕분에 집안 전체가 훈훈했다.

 

  “변변찮은 게 없어서 뭘 줄 수가 없겠군.”

 

  메린 할머니는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잠시 후 차 세 잔을 들고 나왔다. 그녀는 탁자 위에 있던 카드와 돌들을 옆으로 치운 뒤, 차우와 사틴에게 차를 권했다.

 

  “아니요, 저희는 괜찮습니다.”

 

  차우가 급하게 두 손을 흔들며 말했다.

 

  “그것보다 일단 앉게나. 의자는 아무거나 가져와서 써도 돼.”

 

  메린 할머니의 말에 차우와 사틴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각각 나무 의자-그 중 사틴이 가져온 건 균형이 안 맞아 흔들거렸다-를 하나씩 가져왔다. 메린 할머니는 소파에 천천히 앉았다.

 

  “그 의자, 손님들을 위한 의자야. 하나는 고쳐야하지만.”

  “손님이요? 여기에 찾아오려는 손님이 어디 있······.”

 

  그때 차우가 메린 할머니 몰래 그의 발을 세게 짓밟았다. 사틴은 채 말을 다 잇지 못하고 고통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래, 손님. 뭐가 이상해?”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차우는 그렇게 대답하며 사틴을 가볍게 째려봤다. 그 시선을 느낀 사틴 역시 뒤통수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고 했지?”

 

  차를 한 잔 마신 뒤, 메린 할머니가 말했다. 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그 전에 할머님께서도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으시다고······?”

  “내 이야기는 좀 있다가 하고, 일단 자네들 이야기부터 들어보지.”

 

  그러면서 메린 할머니는 두 사람을 쭉 훑어봤다. 그 눈빛이 무척 매서웠는데, 특히 차우는 잠깐 긴장했다가 목을 가다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희는 이번에 납치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보조에요. 아무튼 그러다가 조사 도중에 할머님께서 목격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로서는 새로운 정보인지라,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 애가 말했나보군.”

 

  메린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두르고 있던 가디건을 추슬렀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듣고 싶다?”

  “네.”

 

  차우가 대답했다.

 

  “그럼 그 전에, 너희들한테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

  “네, 얼마든지요.”

  “다른 목격자들은 뭐라고 하던가?”

 

  두 사람은 잠시 대답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다가 잠시 후, 사틴이 입을 열었다.

 

  “대부분 다 비슷하죠. 밤이 늦어진 시각에 피해자가 누군가를 따라가고 있다-정도였어요. 그 이상으로 뭔가를 목격한 사람은 없었고요.”

  “그게 다인가?”

 

  차우는 그렇다고 답했다.

 

  “설마 할머님도 비슷한 증언을 하시는 건······.”

  “나도 증언 자체는 비슷할 거야.”

 

  그 말에 두 사람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는 이곳까지 찾아온 의미가 없었다. 모든 증언이 마치 맞춘 것처럼 동일한데, 거기서 어떤 정보를 뽑아낼 수 있겠는가. 그런 두 사람의 실망에도 메린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멀리 있는 다른 마을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돌아오던 길이었지. 자네들이 말했듯 밤이 늦은 시각이었어. 길을 걷고 있는데 멀리서 인기척이 들려서 보니까 검정색의 거대한 뭔가가 골목길 쪽에서 서성이고 있었어. 그때 갑자기 느낌이 이상해서 근처에 쌓여있던 나무통 뒤에 숨어서 그걸 지켜봤지. 자세히 보니 그건 사람이었어. 검은색 로브를 입고 있었고, 키도 아주 컸어. 그 사람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가 골목길로 들어갔지. 그러다가 잠시 후에 다시 나왔는데 뒤에는 한 젊은 남성이 서있었어. 표정을 보니 반쯤은 맛이 간 것 같더군. 그 남성은 검은 로브를 입고 있는 사람을 뒤따라갔고, 내가 나왔을 때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지.”

  “그게 어느 마을이었죠?”

 

  사틴의 말에 메린 할머니는 어느 마을에 다녀왔는지 말했다.

 

  ‘다섯 번째 피해자가 살던 마을이로군.’

  “여기서 좀 먼 마을이네요.”

 

  차우가 중얼거렸다. 그러자 옆에서 사틴이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그러게요. 거기까지는 무슨 일로 가셨나요?”

  “출장이었네. 이래 뵈도 난 꽤 바쁜 점술가라고.”

 

  그 말에 두 사람은 정보를 정리하다가 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들로서는 처음 듣는 소리였다. 메린 할머니는 두 사람의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점을 봐주신다고요? 그럼 왜 출장 같은 걸 가신 거죠?”

 

  사틴이 말했다.

  “그건 내담자 사정 때문에 이야기해줄 수 없네. 다만 한 가지, 내담자가 사는 곳의 풍수가 안 좋아서 잠깐 봐주러 간 것만은 이야기해줄 수 있어.”

 

  메린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다시 찻잔에 손을 가져가셨다. 두 사람도 목이 말랐던 탓에 메린 할머니를 따라 차를 마셨다.

  역시 별다른 건 없네. 차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새 목격자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회의적이기만 하던 마음에 약간이나마 희망이 떠올랐었다. 그러나 지금 그 희망은 온데간대 사라졌고, 그나마 남아있는 것이라고는 조금 있다가 찾아가서 가져올 마리 할머니의 조사 자료뿐이었다. 솔직히 거기서도 좋은 정보를 얻을 수나 있을까 의심이 먼저 들었지만, 지금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차우가 차를 마신 후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나가려고 할 때였다. 먼저 찻잔을 내려놓은 뒤 잠시 차우를 쳐다보던 메린 할머니께서 입을 여셨다.

 

  “내가 점술가라는 사실은 처음 들을 거야. 아는 사람만 아는 거니까. 그건 꿈으로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자네도 그렇지 않나, 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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