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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1950년 그날
작가 : 솔거
작품등록일 : 2019.10.12

1950년 6.25일 그날부터 휴전까지 지금의 고양시 벽제동에서 벌어진 전쟁실화이다.

 
8화. 피난살이
작성일 : 19-10-29 07:10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3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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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에 국군은 문산 못 미쳐 ‘금촌’까지 진격 하더니 도로 후퇴를 한다.

 

 김 구장은 이제는 피란을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짐을 꾸렸다. 김 구장 네는 식구가 많다.

 

 그래서 노 할머니는 그대로 집에 계시게 하고 피란길에 올랐다.

 

 김 구장은 쌀을 지고 나머지 식구들은 이불이며 식기를 지고이고 피란길에 나섰다.

 

 은태는 12살이 되었다. 성숙하게 잘아 키가 크니 아버지가 찹쌀 두 말을 지고 가라고 하셨다.

 

 찹쌀 두말이 담긴 자루를 지기 위해 헝겊으로 만든 넓은 멜빵을 어깨에 메고 서울 할머니가 공부 잘 한다고 사다 주신 빨간 구두를 신고 간다.

 

 그동안 아끼고 안 신었는데 이제는 아끼고 말고 할 때가 아니다. 은태는 그 때 까지 그런 좋은 구두는 학교에서도 본적이 없다.

 

 그것을 신고 찹쌀 두 말을 지고 피란길에 올랐다.

 

 ‘청석골’을 떠나 ‘백마’ 이모네 동네를 거쳐 서울로 간다. 김 구장 네는 ‘백마역’에서 경의선 철길로 들어서서 걷기 시작했다.

 

 은태는 쌀 두말이 그리 무겁다고 느끼지 못하다가 ‘백마역’을 지나고 부터는 쉬어가고 싶어졌다.

 

 날씨는 춘 삼월이라 한 낮에는 햇살이 따가웠다.

 

 들판에는 아지랑이가 아물거리고 하늘에는 종달새가 노래를 한다.

 

 보리밭도 파란빛이 감돈다. 철길 옆 덤불에서는 도요새와 ‘찌르레기’가 알을 낳아놓고 사람들이 지나가니 보금자리를 숨기려고 날개를 바르르 떨며 자기 집 반대방향으로 간다.

 

 은태는 알면서 그래 내가 속아줄게 그렇게 대 자연을 보며 힘든 것을 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간 것이 ‘화전’까지 갔다.

 

 거기서 조금 쉬고 발길을 재촉해 ‘수색’ 쪽으로 간다.

 

 은태는 여기까지는 종달새도 보고 길옆의 민들레 ‘찌르레기’새도 보느라고 힘든 줄 몰랐는데 ‘수색’서 부터는 찹쌀 두말이 너무 무거워 어깨가 짓눌리는 것 같아 쉬어가고 싶어졌다.

 

 그런데 다른 식구들도 힘들어 보이니 투정을 부릴 수가 없어 안간힘을 쓰고 걸었다.

 

 그런데 화전에서 수색으로 가는데 중간에 샛강이 있었다. 그리고 큰 철다리가 있었다.

 

 은태는 그 다리 아래를 보고 겁에 질렸다. 새파란 강물이 무서웠던 것이다.

 

 은태는 다리를 못 건너고 엄마를 불렀다. 엄마 나 무서워서 다리 못 건너! 하고 악을 쓰니 엄마는 둘째에게 네가 은태 손잡고 건너하고 악을 썼다.

 

 흥태는 나도 힘든데 이까짓 다리를 왜 못 건너하고 화를 내며 나까지 힘들게 해 하고 악을 썼다.

 

 은태는 그래도 어쩔 수 없이 흥태 손을 잡고 건넜다. 그런데 이제는 어깨가 너무 눌려 아프고 힘이 들어 못 갈 것 같다.

 

 그래서 그 때 까지는 빨간 구두가 헤어 질 까봐 아꼈는데 이제는 너무나 힘들어 구두 앞 뿌리로 돌을 툭툭 차며 걸었다.

 

 그렇게라도 해야 힘든 것을 잊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은태는 구두 앞이 까지는 것도 아랑곳 않고 공덕동 전차길 까지 왔다.

 

 그런데 그동안 어깨가 저려오는 것을 늦추려고 쌀자루 양쪽 모퉁이를 쥐고 너무 많이 추슬러 쌀자루 옆의 뾰족한 곳이 헤어져 쌀이 하알 두 알 새어 나왔다.

 

 은태는 어린마음에도 이 먼 곳까지 메고 왔는데 쌀알이 한 알 두알 땅 바닥으로 떨어지니 주워 담을 수도 없고 안절부절 못하다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엄마 쌀이 자꾸 꽤져 나와 이거 어떻게 해! 하고 울어버렸다.

 

 엄마는 “은태야 조금만 참고 올라가자!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 올라가면 친척집이야! 힘내 알았지, 우리 착한 은태.”

 

 “엄마! 그래서 우는 거 아니야 아까운 쌀이 자꾸 나와 눈물이 나는 거야.”

 

 “그래 알았다. 이제 거의 다 왔으니 한 알씩 떨어지는 것은 잊어버리고 있는 힘을 다해 올라가자.”

 

 은태는 엄마 말에 있는 힘을 다해 친척집에 도착했다. 그는 들어가 마룻바닥에 쌀자루를 내려놓지도 못하고 짊어 진채 벌렁 뒤로 누어 버렸다.

 

 힘이 들고 어깨가 저려서 멜빵도 벗지 못하고 한참 누어 있다가 벗어 버리니 날아갈 것 같다.

 

 친척집도 피란을 갖나 집이 텅 비었다. 빈 집에서 은태네 여섯 식구가 사니 아주 비좁지는 않았다.

 

 은태 내는 ‘유엔군’이 서울까지 후퇴하면 그 때 다시 남쪽으로 가기로 하고 우선 ‘공덕동’ 친척집에서 피란생활을 하였다.

 

 쌀은 모두 합쳐서 한가마 반쯤 있었으나 땔감이 문제였다.

 

 은태 큰 형 준태는 땔감은 제가 어떻게든지 마련할 게요, 하더니 둘째와 은태를 데리고 ‘공덕동’ 고개를 넘어 ‘선린상고’ 옆을 지나 ‘삼각지’ 로 갔다.

 

 거기 가니 미군이 득실 거렸다.

 

 은태 형제들은 먼저 미군 쓰레기장으로 갔다. 가서 미군이 버린 나무 판때기를 부숴 지고 왔다.

 

 삼형제가 이틀에 한번 씩 그렇게 나무를 주워 오니 특별나게 부족한 것이 없다.

 

 반찬은 한강 가장자리에서 조그만 재첩조개와 민물 파레를 따다가 말려서 간장에 무쳐 먹으면 고기보다 더 맛있었다.

 

 은태네 형제들은 하루는 ‘삼각지’ 가서 나무를 해 오고, 하루는 한강에 가 재첩 조개 잡고 파레를 따다가 말리고를 반복하였다.

 

 그러다 날이 무더워 은태가 둘째에게 말했다. 너 한강 가서 멱 감지 않을래? 둘째도 덥던 터라 그래 가자.

 

 둘이는 엄마에게 아무 말도 않고 한강으로 갔다. 가서 은태가 말했다. 너 여기서 저 강 가운데 까지 갔다 올수 있어?

 

 너 나 헤엄치는 것 못 봤구나? 가운데가 아니고 강 건너까지 갔다 올수 있어.

 

 정말이지?

 

 너 뭐 내기 할레? 내가 강 건너까지 갔다 오면 그 다음부터 꼭 형이라고 부른다고 약속해.

 

 약속할게.

 

 흥태는 옷을 벗더니 강으로 들어가려 한다.

 

 은태가 보면 아무래도 강 건너까지 갔다 오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강물이 세차게 흐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머리가 둔한 흥태가 모르는 것 같으니 은태는 너 그러지 말고 강 가운데 까지만 갔다 와라.

 

 너 그래도 형이라고 꼭 불러야 한다.

 

 알았어. 괜히 건너까지 갔다 온다고 했다가 큰일 날까봐 낮춰준 줄이나 알아.

 

 흥태는 준비 운동을 하더니 강으로 들어가 개헤엄을 친다. 헤엄을 쳐 중간까지는 잘 갔다.

 

 그런데 오는 것을 보니 어째 힘들어 보인다. 은태는 속으로 걱정을 한다.

 

 아니나 다를까 흥태가 강 중가쯤 오더니 허덕이더니 꼴깍 강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것을 본 은태가 급해졌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큰 나무 토막이 있다. 그것을 재빨리 주워 강물에 띄웠다.

 

 그것을 잡고 강 중간으로 간다. 그런데 둘째가 그때까지 강물위로 나오질 않는 것이다.

 

 은태는 겁이 나, 너 어디있는거야? 어디 있어? 하고 악 을 악을 쓰며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급박한 시간이 흐르는데 느닷없이 둘째가 5m 전방에서 불쑥 솟아올랐다.

 

 은태는 재빨리 흥태에게 가 힘없는 한쪽 팔을 나무 토막위에 올려놓게 했다. 그리고 한참 숨을 돌리게 한 다음 서서히 물길 따라 서강 쪽으로 갔다.

 

 서강 강가로 간 흥태와 은태는 강섶에 철퍼덕 눕고 말았다. 한참을 누어있으니 흥태가 은태에게 말했다. 이제 집에 가자.

 

 은태는 내기에 졌지만 어쩐지 둘째가 측은해 보인다. 그래서 형 괜찮은 거야? 하고 물었다.

 

 그래 괜찮은데 너 집에 가서 절대로 오늘 일 이야기 하면 안 돼.

 

 은태는 혼나고도 큰소리치는 것이 미워 이야기 하면 어쩔 건데?

 

 그럼 앞으로는 너 안 데리고 다닐 거야.

 

 은태는 데리고 다니던지 말던 진데 어쩐지 그날은 흥태가 불쌍해 보여 그래 집에 가서 이야기 안 하고 앞으로는 형이라고 부를게.

 

 집으로 가니 엄마가 너희들 어디 갔다 이제와? 하고 화를 내셨다.

 

 은태는 시침이 띠고 더워서 멱 감고 왔어.

 

 어디서 멱 감았어.

 

 저기 셋 강에서.

 

 더워도 너희들끼리는 한강 가서 멱 감으면 안 돼, 알았어?

 

 그 후로 흥태는 말이 없어졌다. 은태에게 너무 큰 흉을 잡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은태가 그 후로는 오히려 둘째를 감싸는 것이다.

 

 은태가 철이 드는 것이다.

 

 김 구장 아들들이 처음에는 ‘삼각지’ 가서 나무만 주워 왔다. 그런데 쓰레기장에도 마른쓰레기 버리는 곳과 음식물 버리는 곳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어느 날 음식물 버리는 곳에 가보니 음식을 태우는 것이다. 식빵과 통조림이 불구덩이에 그득하다.

 

 거기다가 식빵에 초코렛에 어느 때는 소고기 통조림까지 태우니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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