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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블러디데이
작가 : 유월
작품등록일 : 2019.9.9

한이연, 세상에 가족이 없는 늘 혼자였던 그녀, 약혼자와 함께 가족을 꾸리고 행복해질 날만을 기다리는데.... 갑작스러운 약혼자의 죽음으로 모든 것은 무너져 내리고 만다. 그녀의 약혼자의 죽음과 연관 된 새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은오라는 정체불명의 아름답지만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남자가 나타난다.

 
013. 그들의 파티
작성일 : 19-10-28 17:40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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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은오의 차는 숲에 다다랐다. 차에서 내릴 준비를 하는데, 은오가 아직 이라고 했다. 차는 숲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참을 더 들어갔다. 신기하게도, 숲 가운데 길이 나 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갔을까, 놀랍게도 넓은 들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아름다운 조명들로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놀랍도록 크고 웅장한 느낌의 고대의 성같은 건물도 있었다. 한국에, 그것도 서울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은오는 그제야 차를 세웠다. 나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파티장을 멍하니 바라봤다.

 

  "어떻게 한국에 이런 곳이 있죠?"

 

  "나라마다 흡혈귀의 세상은 존재해요. 겉으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인간과 많은 거래도 있었죠. 인간의 역사가 있는 만큼, 흡혈귀의 역사도 존재합니다." 은오가 답했다.

 

  파티장에 가득한 흡혈귀들은 화려하게 꾸민 상태여서 내 검은 드레스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았다. 잔뜩 긴장한 나는 은오의 손을 잡고 두리번거리며 걸었다. 은오는 몇몇 흡혈귀들에게 나를 간단히 소개했다. 대부분 장난스러운 농담을 하며 내게 인사를 건넬 뿐, 나를 딱히 인간으로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 성 안으로 들어가자, 파티 홀 역시 굉장한 크기였다. 특히 천장이 아찔할 정도로 높았다. 테이블엔 다양한 음식들이 세팅되어 있었고, 한 편에서는 재즈 밴드가 연주했다. 나는 어벙하게 테이블에 올려진 음식들을 바라봤다. 겉보기에는 보통 파티 디저트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싱거운 와인 잔이나 놓여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저게 다 뭐예요? 흡혈귀들은 음식 못 먹는 거 아니었어요?"

 

  "다 피로 만든 거예요."

 

  "피로?"

 

  "네."

 

 가까이 가서 음식을 살펴보니 다 붉은 빛이 돌고 있었다.

 

  "은오. 이 아가씨는 누구야?"

 

 그때, 내 뒤에서 높은 목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은오의 앞에 몸집이 크고 푸근한 인상의 여자가 서 있었다.

 

  "애인이야?"

 

  "응. 애인이야."

 

 은오의 말에 여자가 놀라운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곧 싱긋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레이미라고 해요."

 

  "하이연입니다."

 

  "은오가 처음 흡혈귀가 되고부터 알았으니까 은오에 대해선 빠삭한 편이에요. 그게 몇백년 전이더라..."

 

 레이미가 실실 웃으며 말하자 은오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은오씨 예전에는 어땠어요?"

 

  "그때도 뭐든지 다 귀찮아하는 건방진 녀석이었죠."

 

  "아 좀 가."

 

  "아무튼, 이 녀석 잘 챙겨줘요. 겉으로는 잘난 척 굴지만 속은 여린 녀석이니까."

 

 은오에게 등이 떠밀린 레이미가 내게 손 키스를 날리고 다른 쪽으로 갔다.

 

  "아...은오씨 속은 여린 사람이구나."

 

 내 장난스러운 말에 은오는 헛웃음을 지었다.

 

  "근데 실내가 좀 답답해요."

 

  "밖에 나가볼래요?"

 

 은오를 따라 홀을 빠져나와 다시 정원으로 나갔다. 해는 저물어 있었고, 정원 곳곳의 가로등 불빛이 물이 잔잔하게 흐르는 분수대들을 은은하게 비췄다.

 

  "우와…. 여기 되게 로맨틱해요."

 

 내가 감탄을 하자, 은오가 싱긋 웃으며 내 손을 더욱 꽉 쥐었다. 우리는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았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오로지 분수대에서 나는 물 흐르는 소리뿐이었다. 나는 괜히 어색해져 앞만 쳐다봤다.

 

  "이연씨,"

 

  "네?"

 

  "불안해요?"

 

 나는 은오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저번에 은오가 같은 질문을 했던 게 떠올랐다. 불안하면 언제든지 떠나라고 하던 그의 말이.

 

  "그건 왜 물어요? 내가 불안하다고 하면 저번처럼 언제든지 떠나라고 말하려고요?"

 

 내가 툴툴거리며 말했다.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내 말을 파악한 은오가 뒤늦게 낮은 웃음소리를 흘렸다.

 

  "왜 웃어요."

 

 은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왜 웃었는지 알 것 같아요. 은오씨가 그랬잖아요. 나는 약한 사람이라고. 내가 또 약한 모습 보이니까 그런 거죠?"

 

  "...흐음...."

 

  "근데 나는 은오씨 만나기 전까지, 아니, 그 사람이…. 죽기 전까진 절대로 약한 모습 보이지 않는 사람이었어요."

 

 나는 내 과거를 회상했다. 어릴 때부터 늘 선생님과 친구들이 좋아해 주고 사회에 나가서도 늘 인정받기만 하던 내 모습들.

 

  "그러고 보니까, 은오씨와 있을 때만 내 다른 모습들이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나는 은오의 붉은 눈동자를 바라봤다.

 

  "...아니요. 이제야 자신에게 진짜 솔직해졌으니까 돌아가기 싫어요. 지금의 내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서 돌아갈 수조차 없지만요."

 

 더이상 은오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다. 은오가 어떤 말을 할지 두려워졌기 때문이다. 은오는 늘 내게서 한걸음 정도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금방이라도 은오의 입에서 불안해지면 겁이나면 도망치라고, 빨리 떨어지라고 말할 것만 같았다.

 

  "둘이 여기서 뭐 해?"

 

 나와 은오의 사이에 흐르는 묘한 정적을 깬 건 타라였다. 옆엔 켄도 서 있었다.

 

  "그냥 답답해서요."

 

 나는 억지로 웃으며 대꾸했다. 은오의 시선을 외면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들어가요."

 

 은오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우리 넷은 다시 시끌벅적한 파티장으로 들어섰다.

 

 

  "은오 오빠, 존씨가 오빠 좀 보자는데"

 

 타라가 은오에게 말했다.

 

  "은오씨, 갔다 와요. 저는 여기서 기다릴게요."

 

  "괜찮겠어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오는 마지못해 타라를 뒤따라 갔다. 흡혈귀들 사이에 홀로 남자 더욱 어색해졌다. 나는 근처의 의자에 앉아서 흡혈귀들을 관찰했다. 남들보다 붉은기가 도는 눈동자와 유난히 창백한 피부를 빼고는 사람과 다른 바가 없었다. 사람들처럼 웃고 떠들었다. 처음에는 제법 신기했지만 점점 흥미가 떨어지고 피곤함이 밀려왔다. 집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아졌을 때, 누군가 나에게 다가왔다. 붉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성 흡혈귀였다.

 

  "마음고생이 심하겠네."

 

 여자가 대뜸 말했다.

 

  "네?"

 

  "애인이 몹쓸 저주에 걸려서 힘들겠다고. 내 예상으로는…. 피의 저주. 맞지?"

 

 나는 멍하니 그렇다고 답했다.

 

  "어떻게 그걸 아세요?"

 

  "내가 아는 사람도 그걸로 고생했었거든. 이제는 다 나았지만."

 

  "나았다고요? 어떻게요? 혹시 인간의 손가락을 사용했나요?“

 

 여자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틀렸어, 그건 인간을 혐오하는 흡혈귀들이 퍼트린 악질의 소문이야. 인간의 손가락으로 그 저주를 절대로 풀 수 없어.”

 

 김이 새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손가락을 잃어버리기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럼 어떻게…."

 

  "내가 직접 개발한 약이 있는데, 혹시 필요하면 나한테 연락해. 이제 피의 저주같은 건...말하자면 감기 같은 거랄까?"

 

 듣던 중 반가운 얘기였다. 여자는 내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흡혈귀들 틈으로 사라졌다. 나는 핸드폰에 찍힌 여자의 번호를 빤히 바라봤다. 가슴이 들떴다. 드디어 은오가 고통에서 풀려날 수 있는 걸까….

 

 홀에 울려 퍼지던 음악이 끝나자, 이곳저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뭐야, 인간 아니야?"

 

 내 앞으로 험상궂게 생긴 흡혈귀가 건들거리며 다가왔다. 켄처럼 어깨가 넓게 벌어진 체격의 남자였다.

 

  "아니 인간이 왜 여기 있을까."

 

  "..."

 

  "좋은 냄새 나는데?"

 

  "...."

 

  "피 맛도 아주 근사하겠-컥! 아아아아...!!!"

 

 남자가 내 바로 앞에서 고꾸라진 건 순식간이었다. 그 뒤로 차갑게 굳은 은오의 얼굴이 드러났다.

 

  "뭐야!!! 이게 죽- 억!"

 

 다시 일어나려는 흡혈귀를 한쪽 발로 꾹 밟으며 은오가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봤다.

 

  "조금만 더 있을래요? 알아볼 게 있어서…."

 

  "네."

 

 은오는 바닥에 납작해진 흡혈귀를 귀를 잡아끌며 다시 홀 어딘가로 사라졌다. 또다시 혼자가 된 나는 이번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더 돌아보기로 했다. 파티장이 있는 홀을 빠져나오자 넓은 복도가 보였다. 복도를 따라 쭉 걷자 계단이 보였다. 계단에 걸터앉아 대화 중이던 흡혈귀들이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은 파티장과 대비되게 완전히 어두컴컴했다.

 

  위층 복도는 끝없는 암흑 속의 통로 같았고, 옆에 세워진 하얀 석고상들이 더욱 무서운 문위기를 자아냈다. 다시 계단으로 내려갈까 망설이는데 반대쪽 복도 끝에서 이상한 음악 소리가 들렸다. 파티 홀에서 나는 연주와는 다른 것이었다. 누군가 바이올린을 홀로 켜고 있는 것 같았다. 쓸데없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나는 천천히 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누군가 뒤에서 내 입을 막았다. 나는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고 붙들렸다. 발버둥을 쳐봐도 소용없을 정도의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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