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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Censor_센서
작가 : 이섬
작품등록일 : 2019.10.8

감정을 다루는 남자,
감정에 지친 여자

바라보는 게 익숙한 사람과
밀어내는 게 당연한 사람의 만남.

 
십.
작성일 : 19-10-28 11:31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6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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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자취한다. 곧 이사갈거야."

 

  "와 대박! 집들이 할 거지, 형?"

 

 

 

 어, 하면 부를게. 흩어지는 단어들을 들으며 이다는 말없이 식사를 마저 했다. 이사를 결정한 제하의 마음이 마냥 좋지 않을 것을 아는 자신이 쉽게 말을 꺼내면 안될 것 같았다.

 

 그런 이다의 귀에 제하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나 집들이 할 건데 서이다 안 올거야? 서운한데."

 

  "어, 가야지 당연히. 집들이 선물은 기대하지마."

 

  "그거는 좀 섭한데. 성의는 보여라."

 

 

 

 제하가 그녀 앞에서 눈물을 보인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편하게 웃는 제하의 얼굴을 이다는 대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아무렇지 못했다. 제하가 신경쓰여 견디기 힘들었다.

 

 그간 어떤 걸 속에 눌러담고 참은 채 괜찮은 척 지냈던건지 걱정됐다. 자신이 그렇게 못 미더운 사람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묻어두는 제하의 태도에 자신의 마음 한 자리에 올라오는 섭섭함은 어쩔 수 없었다.

 

 이다는 가방을 챙겨들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촬영 갈게."

 

  "벌써 가, 누나? 요즘 스케줄 많이 잡혔구나."

 

  "물 들어왔으니 노 저어야지."

 

 

 

 근래 유명 패션지 커버를 한 번 하며 이름이 크게 알려지기 시작하는 참인 이다였다. 모델치고 작은 키에 비해 각이 잡힌 비율 좋은 몸매와 몽환적이면서 소녀같은 마스크로 보기 드문 표정 연기를 해내는 덕에 일거리가 차곡차곡 그녀 앞에 쌓이기 시작했다.

 

 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조건에 비해 너무나 좋은 기회들이었기에 하나라도 놓치기가 아쉬웠다. 다양한 옷을 표현해내거나 컨셉에 맞춰 특정 인물을 연기하는 작업은 매우 재미있었다.

 

 제하로 인해 가라앉았던 마음을 애써 오늘 일에 대한 호기심으로 돌리며 스튜디오로 향하는데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폰을 들어 확인하니 제하의 연락이었다.

 

 

 

  [오늘 일 끝나면 연락 줘.]

 

  [보여주고 싶은 거 있어.]

 

 

 

 별 거 없는 두 문장에 이다의 심장이 떨렸다. 제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녀의 신경을 자극했다. 쉬웠던 제하가 점차 마주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이다에게 다가왔다. 옅은 숨을 내쉬며 이다는 단 두 문장을 한참이나 들여다 봤다.

 

 어쩐지 무엇인가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는 스스로도 정리가 안 됐지만.

 

 

 

  "여기, 옳지! 고생했어."

 

  "자, 촬영 끝!"

 

  "감사합니다."

 

 

 

 촬영이 끝나자 이다는 곧장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와 전화를 걸었다. 오늘 촬영 내내 집중이 안돼 미치는 줄 알았는데, 일정이 끝나니 심장이 한없이 부풀어갔다. 신호음이 세 번을 넘기 전 연결음이 끊기고 낮에 들었던 제하의 목소리가 다시 그녀의 귓가를 울렸다.

 

 

 

  [응, 무슨 일이야?]

 

  "오늘 일정 다 끝나서. 어디로 가면 되?"

 

  [내가 데리러 갈게. 어디서 볼까?]

 

  "녹사평역 4번 출구 앞에서 기다릴게."

 

 

 

 귓가에 들리는 낮은 목소리에 심장의 떨림이 점차 커져간다. 조금 숨이 가빠오는 듯한 호흡을 들키고 싶지 않아 이다는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 혼자만 들뜨는 것 같은 이 기분이 싫지는 않았지만 어색했다.

 

 전화를 끊고 만날 장소로 이동하자 제하가 먼저 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왔어? 빨리 왔네."

 

  "응, 어디 갈 거야?"

 

  "가 보면 알 수 있을거야. 너도 마음에 들어하면 좋겠어."

 

 

 

 여유있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에 이다의 심장이 평소와 다르게 조금 빠르게 뛰었다. 제하의 행동 하나 하나에 이렇게 반응하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다만 근래 제하의 모습들은 그녀의 눈에 전보다 더 근사하게, 그리고 세세하게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것 하나는 분명했다.

 

 제하의 손을 잡고 도착한 곳은 세대 수가 적은 고급 빌라였다. 앞서가는 제하의 걸음에 이끌려 걸어가자 이다의 눈 앞에 세대번호가 적힌 문 하나가 들어왔다. 이다가 제하를 돌아보자, 제하는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곧 살게 될 집."

 

  "벌써 이사 다 끝난 거야?"

 

  "아직. 지금은 그냥 주요 가구만 옮겼어. 같이 들어가자."

 

 

 

 삑삑삑삑

 

 띠리릭

 

 익숙한 듯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길과 문이 열리는 전자음이 지나자 이다의 눈에 화이트톤을 주로 한 거실의 정경이 눈에 들어왔다. 제하의 새 공간에 어쩐지 발을 들이기 망설여져 서 있는 이다를 보고 제하가 싱긋 웃더니 이다의 등을 살짝 밀었다.

 

 

 

  "들어와, 너가 처음이야 여기 오는 거."

 

 

 

 처음...

 

 많은 의미를 덧붙이고 싶어지는 단어 한 자락에 이다의 입술이 살짝 떨렸다. 심장이 다시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제하의 새 집은 깔끔했다. 거실에 놓인 소파와 쿠션, 침실에 있는 이층 침대와 붙박이 장을 제외하고는 볼 것이 없었다.

 

 만약 이재가 봤더라면 당장이라도 쇼핑을 나가서 인테리어 소품을 사자고 난리쳐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삭막했다. 이다는 쇼파에 앉아 밖을 바라봤다. 다른 건 몰라도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전경 하나는 훌륭했다.

 

 저녁에 스크린을 내려 영사기로 영화를 보기에 딱 좋은 분위기를 자랑한달까. 말없이 밖을 보는 이다 옆에 제하가 머그잔 두 잔을 들고와 앉았다.

 

 

 

  "뭘 그렇게 봐. 먹은 거 없어서 배고플텐데 이거 마셔."

 

  "고마워, 핫 초콜릿이네."

 

  "너 좋아하잖아. 집 어때?"

 

 

 

 손을 들어 건네는 잔을 두 손으로 잡자 따뜻한 온기가 손끝에서 부터 전해져 몸을 따뜻하게 녹여왔다. 이다는 눈을 감고 달달한 향을 마시며 말했다.

 

 

 

  "너무 깔끔해, 딱 최제하같아."

 

  "남겨둬서 그래."

 

  "응?"

 

  "너가 꾸며갈 공간을 남겨둬서, 그래서 깔끔한 거야."

 

 

 

 제하의 말에 입가로 움직이던 잔이 멈췄다. 이다의 시선이 제하와 맞닿았다. 자신을 응시하는 짙은 눈동자에서 눈이 떨어지지 않았다. 제하의 단정한 입술이 열렸다.

 

 

 

  "하고 싶은 말 있는데, 들어줄래?"

 

 자신을 똑바로 담아내는 눈동자에 심장이 빠르게, 터질듯이 뛰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이다는 깨달았다. 자신이 어느 순간 제하를 제 마음에 담고 있었음을.

 

 

 

 

 

 

 

 

 

 

 

  "이대로 진행은 어려울 것 같은데요, 교수님?"

 

  "이다 양 의견을 들어보지."

 

  "교수님."

 

 

 

 귓가를 파고드는 목소리가 겨우 이다를 과거에서 현실로 다시 꺼내왔다. 자신을 흔들리는 눈빛으로 보며 안 교수에게 날카롭게 말하는 하루가 눈에 들어왔다.

 

 문하루가 자신을 살피며 쉬는 것을 요청하는 광경에 이다는 머리가 멍해졌다. 평소 자신을 이리저리 찌르기 바쁘던 사람이 자신을 위해 나서고 있다. 이다가 자신이 들은 것이 맞나 싶어 눈을 깜박이고 안 교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서이다 양, 실습을 진행하려고 하는 데 괜찮나?"

 

  "아..."

 

  "질문이 답하기 많이 힘겨웠던 거 같은데 다음 시간으로 이어해도 괜찮네. 어떤가?"

 

 

 

 자신을 꿰뚫어보면서도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목소리에 이다는 천천히 호흡을 진정시켰다. 여기서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오늘은 여기서 그만둘 것인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다. 예상치 못한 질문들이 날아올 것이야 알았지만 애써 기억의 수면 아래 묻혔던 것들이 이렇게 선명하게 올라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은 아직도 최제하에서 제대로 벗어나지 못한 것만 같아 제 스스로가 한심했다. 여기서 더 진행하다가 무슨 기억들이 그녀를 덮칠지, 두려워진 이다는 안 교수를 보며 답했다.

 

 

 

  "오늘은 여기서 멈추고 싶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

 

 

 

 그 어떤 의견을 달지 않고 안 교수는 이다의 말을 끝으로 강의를 끝냈다. 안 교수의 그런 결정에 강의실 내 모든 센서들은 어떤 반박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모두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또렷하게 느낀 정서를 수습하느라 바빴다.

 

 이다의 의식이 과거의 잔재에 잠식됐을 때, 다른 이들은 그녀의 무의식 속에서 올라온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과 불안함에 반쯤 동화돼 원인모를 압박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이다는 그들의 생각보다 얇은 벽과 깊은 감정의 파편들을 가지고 있었다.

 

 

 

  "할 얘기 있는데 들어줄래요?"

 

 

 

 강의실을 채 나서기도 전, 이다의 앞에 하루가 섰다. 평소와 나르게 조금 무게있는 눈빛을 한 얼굴에 이다는 하루를 말없이 응시했다. 하루가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무엇을 해주길 원하는 건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경계심이 어린 이다의 마음을 읽은 하루가 조금 쓰게 웃으며 말했다.

 

 

 

  "사과를, 하고 싶은데 기회 좀 주실 수 있으세요?"

 

 

 

 얇은 웃음에 평소와는 다른 묵직함이 비쳐보여 이다는 고민했다. 허언을 하지는 않는 사람이지만 대화를 나누다 그 속에서 자신이 드러나거나 상처를 받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하루는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을 공격하는 사람이니까. 이다 자신의 치부를 마주보게야 만드는 단어들을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이와 대화는 그녀에게 매우 어려웠다.

 

 이다의 망설임에 하루가 다시 한 번 머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조심할 테니까... 한 번만이라도 들어줘요. 오래 잡지도 않을게요."

 

 

 

 여유가 없는 목소리가 이다의 귀에 밟혔다.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지만 자신이 어떻게 나와도 그대로 봐주는 사람. 대신 본인이 할 말은 다하는 하루 앞에서 이다는 자신을 꺼내보이는 것이 더 어려울 것도 없었다.

 

 이미 가장 밑바닥까지 드러나버렸으니까. 그 밑바닥을 알기에 하루는 자신에게 멋대로 그것을 찌른 것에 사과를 한다고 하는 상황이었다. 하루가 사과해야 할 만한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하루의 눈을 보며 말했다.

 

 

 

  "어디서부터 대화를 해야할까요?"

 

 

 

 하루의 눈이 안도로 물들었다. 다행이었다, 자신이 다시 다가갈 기회가 생긴 것에. 이번에는 그녀를 찌르지 않고 보듬어주리라. 과거를 꺼내게 만들지 않겠다 다짐하며 하루가 말을 이었다.

 

 

 

  "지난번에 내린 커피 괜찮았어요?"

 

 

 

 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다 드러내야만 하는 일이라면 지금부터 누군가에게 조금씩 덜어내야하는 게 어쩌면 나을지도 몰랐다.

 

 작업실에 들어가자 하루는 담요 한장과 따뜻한 물을 이다에게 건네고 책장에서 가죽노트 한권을 꺼내들고 왔다. 노트는 손을 많이 탔는지 군데군데가 색이 옅게 변해있었다.

 

 

 

  "제 전공분야가 글이라서요. 문장이나 책 좋아해요?"

 

  "가끔 찾아서 보는 정도는 되요."

 

 

 

 물론 정말 손에 꼽지만. 이다는 말을 아꼈다. 환상문학에 반쯤 미쳐있는 이재와 동화를 좋아하는 민형 덕에 책을 읽는 버릇이 들었다. 굳이 시간까지 내서 책을 보지는 않았지만, 독서를 꺼려하는 쪽은 아니었다. 하루가 노트를 펼치자 다양한 문장들이 두서없이 노트에 이리저리 나열돼있었다. 들쭉날쭉한 글씨와 간간히 외국어도 섞여 있는 것이 정신 사나워 보였다.

 

 참 성격대로 글을 쓴다 싶어 이다가 하루를 보자 하루는 가만히 웃어보이며 말했다.

 

 

 

  "뭔가 기억에 빠르게 남거나, 꽂히는 게 있으면 바로 적어내리는 편이라서요. 어떻게든 잊지 않으려는 데만 집중하다 보니 정리에 신경쓰지는 않아요."

 

  "어떤 문장들이에요?"

 

  "시의 짧은 문구, 제 생각, 아니면 책의 어느 구절들이에요. 차 좋아해요? 며칠 전에 홍차 좋은 거 들어왔거든요."

 

  "좋아요."

 

 

 

 얼마 안 있어 이다의 앞에 은은한 향이 오르는 얼그레이 한 잔이 놓였다. 깊은 베르가못 향과 잎차의 향이 어수선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줬다. 이다는 숨을 들이키며 찻잔을 가까이 가져갔다. 향을 맡고 있자니 아까의 일이 머릿속에서 조금씩 흐려져갔다.

 

 점점 편하게 호흡하는 이다를 보며 하루는 자신의 공책을 들어 이리저리 뒤적였다. 분명 이다와 어울리는 문구가 있었다. 꼭 말해주고 싶었던 글귀. 자신이 썼던 것인지, 누군가의 산물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페이지를 바삐 넘기던 손이 순간 멈추고 하루의 눈동자가 한 곳에 머물렀다.

 

 

 

  "휘파람을 불려고 애쓰는 사이, 그 사이, 흉터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나직하게 퍼지는 듣기 좋은 미성에 차에 대한 이다의 감상이 멈췄다. 그것을 모른다는 듯 하루의 입에서 나온 문장들이 계속해 이어졌다.

 

 

 

  "말하지 않으면 언젠가 편하게 웃을 수 있다고, 다시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내가 받은 상처는, 흘러지나간 것들이 언젠가는 전부 알아서 무뎌질 테니까.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던 밤이 있었다."

 

 

 

 잔을 든 이다의 손이 낮게 떨렸다.

 

 

 

  "괜찮아 보이고 싶어서 한 괜찮은 척에 나는 더 아래로 가라앉았다. 겨울 밤, 서늘한 눈 속에 찍힌 한 쌍의 발자국들, 그 자국들을 뒤돌아보고 싶지 않다."

 

 

 

 마음속 깊은 어딘가가 갈라지는 느낌이었다. 아프기보다 먹먹하게 막힌 벽에 금이 가는 듯한 아림이 심장 위에 번져갔다.

 

 

 

  "나는 다시 한번 봄 속에 서 있고 싶을 뿐이었다."

 

 

 

 이다의 동공이 커지며 하루를 바라봤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한 자, 한 자 하루가 전하는 말들이 이다에게 물감처럼 번져내려왔다.

 

 멈춰있던 자신의 마음에서 다시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소리를 내며.

 

 하루는 자신을 보는 시선에 고개를 들어 이다를 바라봤다. 여린 빛이 어린 금갈색 눈동자에 물기가 어린 것 같았다.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건 오랜만의 일이라 자신이 없었는데, 떨린 만큼 잘 전달된 모양이었다.

 

 스탠드 바 위에 빛 바랜 가죽 노트가 닿았다. 하루는 자신 몫의 잔을 들며 이다의 감정을 들었다.

 

 

 

  "괜찮아요, 다시 따뜻해질 수 있어요."

 

  "하루씨..."

 

  "이제야 제 이름 제대로 불러주네요. 기분 좋은데요?"

 

 

 

 이다가 눈을 감았다. 옅은 물줄기가 홍차 위에 떨어졌다. 그날 이후, 이렇게 편하게 눈물을 흘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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