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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일상물) 아빠가 누구개
작가 : 재벼리
작품등록일 : 2016.10.7

우리 아빠는 다른 아빠들과는 많이 다르다.
치명적인 신체적 부위는 엉덩이.
누구보다 아내와 나를 사랑하는 아빠.
낮에는 개. 밤에는 사람.
아빠의 이중적인 생활이 시작 된다.

 
2화. -아빠. 학교 가다.- (2)
작성일 : 16-10-09 19:37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5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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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빠. 학교 가다. (2)

 

 “ 학주 떴다라고 말한 새끼. 누구냐!!! ”

 

 우리 학교 주임.

 임순사. 별명 싸이클롭스. ‘사랑의 회초리’ 라 적혀있는 나무 회초리를 항상 소지 하고 있다.

 별명은 몸집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이라는 설도 있고, 모태 독신녀로서 남자에게 무서울 정도로 집착하고 따라다녀, 남자들의 공포의 대상이라는 설도 있다.

 싸이클롭스한테 제대로 잘못 걸리면 그 학생의 존재가 사라진다는 설도 있다.

 

 애들은 순식간에 자기 반으로 흩어졌다.

 시끄러웠던 2층 중앙복도엔 나와 아빠 밖에 남지 않았다.

 

 “ 너, 이름이 머냐? ”

 

 “ 네..,네?! 저..저는.. ”

 

 “ 이 개, 네 집개야? ”

 

 “ …….네. 마..맞는데요. ”

 

 “ 왈! 왈! 왈! ”

 

 내가 긴장한 걸 눈치를 챈 듯 아빠는 싸이클롭스를 향해 짖어댔다.

 나와 아빠는 그대로 교무실로 끌려갔다.

 가서 내가 아는 사실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하지만 믿지 않는 듯 했다.

 

 “ 그러니까요. 데리고 온 건 아니에요. ”

 

 “ 그럼, 네 집개가 도시락을 물고 혼자 아파트를 나와서 학교까지 찾아왔다고? ”

 

 “ ..네에. ”

 

 “ 너 같으면 믿겠냐? ”

 

 “ 못 믿는 건 당연한데.. 사실이라니까요!! ”

 

 “ 너 몇 학년 몇 반이야. ”

 

 “ ……. 왜요? ”

 

 “ 당연히 네 부모님께 말씀드려야지!! 아침부터 이게 무슨 소란이야! 학교가 만만해 보여?! ”

 

 “ 아!! 진짜라고요. 우리 집 개는 진짜 똑똑 하다니까요?! ”

 

 “ 왈!! ”

 

 싸이클롭스와 나의 실랑이를 가만히 지켜보던 아빠는 나의 말에 수궁하듯 힘차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를 무시했다. 그리고 나의 명찰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며 학생부 자료로 검색했다.

 반성문으로 끝날 줄 알았으나, 엄마의 당찬 말에 싸이클롭스에게 찍힌 것만으로 상황은 마무리 됐다.

 

 “ 어머니, 학교 주임 임순사 교사인데요. 댁에 따님이 글쎄……. ”

 

 “ 아, 네에. 죄송합니다. 그런데 딸이 한 말이 다 맞아요. 우리 집 개가 정말 사람처럼 똑똑해서요. 호호호호호!!! ”

 

 “ .......... 네? ”

 

 아침 소란으로 1교시가 거의 끝날 때 즈음 상황이 종료 되었다.

 나는 교실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아빠를 화장실로 데리고 갔다.

 아빠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도시락 가져다주기 위해서 학교까지 온 건 정말 고마웠다. 어떻게 보면 내 잘못이 없지 않아 있으니까. 그렇지만, 열 받아! 내가 왜 학주에게 찍히다니.

 

 “ 아빠. 고마워. 도시락 가지고 와줘서……. ”

 

 “ ....끄으으응.. ”

 

 “ 괜찮아. 솔직히 아빠 때문에 화난 건 정말 아니야. 아닌데.. 아무 것도 모르다가 혼나니까.. 무언가 뒤통수 맞은 느낌이고, 내가 한 말.. 학주쌤이 믿어주지 않아서.. 짜증났어.. ”

 

 “ ...끄응.. 왈! ”

 

 “ 괜찮아. 아빠. 그나저나 여기 어떻게 온 거야? ”

 

 “ 왈!! 왈!! ”

 

 “ 아, 지금 적을 만한 게 없네. 일단 집에 먼저 돌아가 있어. 집에서 얘기하자!! 알겠지? ”

 

 “ 왈!! 왈!! ”

 

 “ 응! 건물 밖까지 안내 해 줄게. ”

 

 아빠는 고개를 저으며 나의 얼굴을 핥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진지한 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 심장이 두근거렸다.

 머, 나는 쿨한 년이니까! 그냥 똥 밟는 셈 쳐야겠다.

 

 “ 으아아아아!! 그래도 1교시 땡땡이 쳤다!! ”

 

 1교시가 끝나는 종이 울린 후 나는 교실로 돌아갔다.

 순식간에 반 아이들이 나에게 몰리면서, 아빠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중학교부터 친구였던 미영이는 내가 기르는 애완견으로 까지만 알고 있어.

 질문은 따로 하지 않았다.

 

 아빠의 치명적인 매력 덕분일까.

 질문 공세는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사그라들었다.

 

 

 

 ******************

 

 

 

 ‘ 하아……. 씨... 시연이 분명 나한테 화난 거겠지? ‘

 

 학교에서 대형 사고를 친 나는 집까지 힘없이 되돌아가고 있다.

 단지 도시락을 가져다 준다는 게. 딸아이가 선생님으로부터 혼나는 상황까지 커져버렸다.

 무엇보다 아빠인 자신이 변호해 줄 수 없다는게 너무나 서러웠다.

 

 “ 아우우우우우우 !!!!!! ”

 

 나의 하울링이 길거리에 울려 퍼졌다.

 의도치 않았는데. 인근에 있던 개들이 하울링에 반응하여 대답을 했다.

 

 ‘ 무슨 일이고! ’

 

 ‘ 아따, 시방. 먼 일 있는가? ’

 

 ‘ 먼지 몰라도 힘내!! ’

 

 ‘ 나의 하울링이 더 멋있다!!! ’

 

 도움이 되지 않았다.

 집에 거의 도착할 때 즈음. 집 앞에 있던 공원 벤치에 누워있던 노견이 말을 걸었다.

 

 ‘ 이봐, 젊은이……. ’

 

 ‘ 네? ’

 

 ‘ 얼굴빛이 매우 어둡구먼. 자네도 주인으로부터 버림받았나?’

 

 ‘ 아닙니다. 개 잘못 보셨어요. ’

 

 ‘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나? ’

 

 ‘ 그럼요!! ’

 

 ‘ 그럼 어두울 일이 없을 텐데.. ’

 

 노견의 말에 마음이 이끌려. 오늘 있었던 사건들을 대해서.

 그에 대한 나의 상태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했다.

 노견은 진지하게 받아드리며 말했다.

 

 ‘ 사람이건 동물이건. 다 자기가 보이는데도 믿을 뿐이라네. 믿지 않는다면, 보여주면 되는 거 아니겠는가? ’

 

 ‘ 보여주라고요? ’

 

 갑자기 기발한 생각인 났다.

 나는 바로 집으로 들어가서 거실 베란다 창밖을 보며 때를 기다렸다.

 

 ‘ 시연아, 기다려라. ’

 

 해가 조금씩 이동하고 일몰의 시간을 기다렸다.

 시계의 시침이 6시를 가리키고 시간이 조금씩 흘러가는 과 동시에 나의 몸이 조금씩 변해갔다.

 사람으로 변한 나는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세면대 위에 있던 반신 거울이 변한 나의 모습을 비추었다.

 자연갈색의 단발, 서향적인 얼굴과 신체 골격.

 꾸준한 산책과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

 외모나 신체나 누가 봐도 감탄할 것이다.

 

 샤워를 하고 온 나는 방으로 들어가 지갑과 스마트 폰을 챙겼다.

 지갑에 만 원권 몇 장 있는 걸 확인 후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창 바쁘지만 아내는 내가 걸려온 전화의 수신음이 2번 울리기 전에 받는다.

 

 “ 여보세요. ”

 

 “ 웅!! 여보오오. 사람으로 돌아왔어용? ”

 

 “ 네, 돌아왔어요. 그나저나 부탁이 있는데. ”

 

 “ 모야? 모야? ”

 

 “ 천 정도 지금 바로 가능 할까요? ”

 

 “ 천원? 아니면 천만 원? ”

 

 “ 천만 원이요. ”

 

 “ 어디에 쓰려고, 그런 큰돈을? ”

 

 “ 딸에 대한 아빠의 자존심에 쓸려 고해요. ”

 

 “ 아항~! 아침에 일어난 사건 때문이죠? 알았아요오오~! ”

 

 “ 고마워요!! 여보!! ”

 

 “ 집에서 천만 원 이상을 뽑아 낼꺼니까. 그런 줄 알아요!! ”

 

 “ 네에!! ”

 

 아침 사건으로 나의 심정을 이해 해 준 것일까. 아내는 별 말없이 승낙해 주었다.

 

 나는 스마트 폰으로 한 학급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의 피자를 주문했다. 아침에 대충 훑어봤을 때 적어도 200명은 그냥 넘는 것 같았다. 한 반에 대충 30명 잡고 20판. 7반 잡아서 총 140판. 넉넉하게 해서 대략 150판 정도면 될 것 같아. 전단지에 있는 모든 피자집에 전화했다.

 시간은 9시까지.

 배달 장소는 시연이 고등학교 교무실.

 계산은 현장 카드결제로.

 주문을 마친 나는 스마트 폰을 내려두고 드라이기와 매직기로 머리를 손질 했다.

 개의 모습이던 사람의 모습이던 스타일은 확실히 알고 있어야 된다며.

 머리 손질은 확실하게 아내에게 배웠다.

 손질을 끝낸 후 바로 집을 나서 백화점으로 직행했다.

 슈트부터 구두까지.

 스타일을 살려 줄 액세서리들까지 모조리 일시불로 긁었다.

 백화점 화장실로 가서 구매한 것들을 다 착용했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서양 패션잡지에 나올 법한 모습이었다.

 마무리로 향수까지 뿌린 후 택시를 잡고 학교로 갔다.

 

 저녁시간이 지나 하늘은 어두웠지만, 학교의 교식을 모두 켜져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중앙 입구로 들어가 교무실의 위치를 확인 후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교무실에 도착한 후 문 앞에서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8시 40분이 다 되어갔다.

 나는 교무실 앞문에 노크를 하고 들어갔다.

 나의 등장에 교무실 안에 있던 교사들은 모두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그중 다부진 체격의 중년 남자교사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에게 접근했다.

 

 “ 아, 누구신지.. ”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1학년 김시연 학생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

 

 “ 아……. 혹시! 1학년 교사님들 중에 김시연 학생 담당하시는 분계십니까? ”

 

 교사의 질문에 맞은편 오른쪽 구석에 커피를 마시던 젊은 여교사가 일어났다.

 여교사가 입을 열기 전에 먼저 말을 말 했다.

 

 “ 다름이 아니라, 저의 집개가 오늘 아침에 사고를 쳤다고 들어서요. 그거 때문에 사과를 드리려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연락 없이 죄송하네요. 하하하. ”

 

 아침 사건을 언급하자. 교사들은 수근 거렸다. 금세 소문이 돌아 교사들 모두가 다 아는 눈치인 것 같았다. 그중 싸이클롭스도 있었다. 그녀는 나의 말을 듣고 긴장 했는지. 고개를 책상 아래로 숙이며 가만히 있었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점차 커지자, 높아 보이는 교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중재했다.

 

 “ 선생님들! 다들 조용히 하세요! 아, 아버님. 이럴게 아니라 여기 앉으시고 얘기를 나누시죠. ”

 

 “ 괜찮은데. 하하. 그럼 사양치 않고.. ”

 

 나는 교무실 맨 뒤쪽에 위치한 접대용 의자에 앉아서 교감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었다.

 아침에 있었던 사건 관련해서 사과의 뜻으로 왔다.

 학생 주임을 맡고 있는 사람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 라고 말을 했다.

 교감 선생님은 바로 싸이클롭스를 불러 나의 맞은편으로 소환하였다.

 마치 접대용 테이블에서 삼자대면을 하는 느낌이었다.

 싸이클롭스는 붉어진 얼굴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아침에 있었던 사건 관련해서는 이미 자녀분과 이야기가 끝났고요.. 처벌 없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

 

 “ 선처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 집 개가 딸에게 도시락을 전해주러 멋대로 이동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소란을 피운 점은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저의 개가 딸을 정말 ‘친딸’처럼 아끼는 애라 서요. ”

 

 “ 네.. 그런 것 같더라고요. ”

 

 나의 복장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아니면 학부형이라 조심스러운 것인지 잘 모르겠으나.

 아침과 다르게 행동하였다. 옷이 사람을 만든다는 아내의 말을 따른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 이번 일로 시연이 질 안 좋은 애라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착한 아이거든요. ”

 

 “ 그.., 그럼요. 아버님. ”

 

 싸이클롭스는 나와 눈을 제대로 맞추지 않으며 대답했다.

 나는 시계를 보았다.

 8시 58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교무실 밖에 소란스러웠고 문이 열렸다.

 또 다른 교사였다.

 

 “ 선생님!! 지금 밖에!! ”

 

 “ 야간자율 시간에 지금 무슨 소란이에요!! 밖에 뭐가요! ”

 

 “ 허어업.. 대박.. ”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다른 교사들은 창밖을 본 후 놀란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하였다.

 어두웠던 운동장은 총 150판의 피자배달 오토바이들이 앞 라이트로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나는 태연스러운 척 교감 선생님에게 다가가 말했다.

 

 “ 사과의 의미로 약소하지만, 공부하는 학생들과 고생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간식거리를 가지고 왔습니다. ”

 

 “ 네..네에?! ”

 

 “ 저의 아이 교실만 주면 다른 학생들이 질투 할 것 같아서요. 1학년 전교생이 간단히 먹을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하하하하하!! ”

 

 “ 아니, 아버님!! 이러시면 곤란하십니다!! ”

 

 “ 주문하신 피자 배달 왔습니다!! ”

 

 잠시 후 배달원들이 피자를 교무실까지 들고 왔다.

 이미 학교 전체는 배달원들과 피자냄새로 인해 시끄러웠다.

 나는 배달원들에게 1학년 모든 반에게 피자를 나누어 전해주라고 했다.

 교감 선생님은 진땀을 흘리며 교사들에게 각 반으로 흩어져 학생들을 진정시켜라고 지시했다.

 결제까지 완료한 공부하는 시연이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이 상황에서 만났다가는 혼날 것 같아.

 교무실을 빠져나와 바로 집으로 향했다.

 

 “ 키키키키킥!! ”

 

 1학년 학생들의 환호소리는 운동장 밖에서도 크게 들렸다.

 분명 2,3학년 학생들도 이에 반응해서 소란을 피울 것이다.

 그럼 진정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힘들어질 것이고 1학년 학생들은 여유롭게 피자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시연이가 하교 후 집에 들어오자마자 나에게 화를 냈다.

 아빠 덕분에 하루 만에 1학년 인기스타가 됐다고 한다.

 교무실로 이동하는 아빠의 모습을 본 몇 명은 잘생겼다고 소문까지 퍼트려서 진땀 제대로 뺐다고 한다.

 나는 솔직하게 시연이가 혼나는 모습과 너의 힘없는 모습을 보고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사과했다.

 

 나중 일이지만, 이 사건은 SNS를 통해 빠르게 전달되었다.

 며칠 후 학교로 방송 기자들이 찾아가 취재를 하였고 뉴스에도 보도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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