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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황제의 마음을 훔친 소녀
작가 : 맛있는코코아
작품등록일 : 2019.9.12

제국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은 소국에서 인질로 잡혀온 공주 리안나. 리안나의 지상 최대 목표는 심기를 거스르는 자는 가차없이 베어 버리는 잔혹한 황제의 궁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 나아가 궁을 탈출해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
그런데 온갖 멸시와 모욕을 건뎌내며 무사히 탈출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던 리안나에게 청천벽력같은 황제의 명령이 떨어진다. “발크 국의 왕녀를 황비로 맞겠다.”는. “대체 왜...?”
벗어나려 할수록 황제 카이엘은 리안나를 집요하게 감시하는 한편, 리안나를 유혹하려 하는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평온했던 제국은 마물의 침략으로 혼란에 빠진다.
“나... 여기서 무사히 나갈 수 있을까?”
황비이길 거부하는 공주 리안나와 폭군 황제의 아찔한 황궁 로맨스가 지금 펼쳐진다.

 
16. 마왕의 그림자
작성일 : 19-10-27 19:16     조회 : 295     추천 : 0     분량 : 6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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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내가 조심하라고 했잖아! 기다리라고 신호를 보냈는데도 고집을 부리더니... 대체 이 꼴이 뭐냐고!”

 

 한 손에는 꽃삽을, 한 손에는 호미를 든 채 화내는 루시아의 모습은 꽤나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내 화를 풀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게 내가 팔찌를 풀어달라고 했잖아! 그것만 아니었음 안 들킬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이런 거나 쓰고 앉았고...”

 

 나는 루시아에게 들고 있던 종잇장을 흔들어보였다. 다름아닌 황제에게 바치는.. ‘반성문’이었다.

 

 “지금 꽃 심으러 가는 내 앞에서 유세냐? 그깟 반성문이면 열 장도 더 쓰겠다!”

 

 “그럼 쓰던가! 내가 뭣 때문에 여기서 반성문을 써야 하냐고?”

 

 “그거야 네가..”

 

 “다들 조용히 하세요!”

 

 그랑벨 부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왕녀님과 루시아 양은 반성문이나 꽃 심기로 끝났지만... 저는 월급을 깎였다고요! 남편이 손바닥만한 영지마저 다 까먹고 세상을 뜬 이후로 제가 벌어서 간신히 집안을 유지하고 있는데... 제 앞에서 두 분이 화를 낼 상황이에요, 지금?!”

 

 말을 바친 그랑벨 부인은 다시 손수건에 얼굴을 파묻고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미안해져서, 나는 부인의 어깨를 토닥였다.

 

 “저기요, 그만 울어... 깎인 월급만큼은 내가 보상 해줄 테니까..”

 

 하지만 그랑벨 부인은 고개를 번쩍 쳐들더니 빽 소리를 질렀다.

 

 “왕녀님이 무슨 수로요? 왕녀님 나라는 이 곳 생활비도 못 보내 줄 정도로 가난하기 짝이 없는데!”

 

 “...이 여자가 진짜...”

 

 나이고 뭐고 뜨거운 맛을 보여줄까 이를 바드득 가는데, 불청객이 또 찾아왔다.

 

 “리안나! 이 앙큼한 계집애...!”

 

 아샨티였다.

 

 자기네 나라 식으로 가슴과 발목을 시원하게 드러낸 차림의 그녀는 내게 성큼성큼 다녀오더니 내 어깨를 정신없이 흔들어댔다.

 

 “카이엘 폐하께 잘 보이려 잘도 유치한 짓을 벌였겠다... 뭐? 폐하 얼굴이 보고 싶어서 막사 위로 기어 올라가? 그런다고 네까짓 거한테 눈길이나 주실 거 같아?”

 

 “이거 안 놓으면 공주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흥! 쬐그만 게 입만 살아서는... 네가 아무리 관심 끌려고 해도 소용 없어! 다른 누구도 아닌 신시아 님이 내 편이니까!”

 

 아샨티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에 데리고 온 한 여성을 가리켰다.

 

 “신시아 님이 내게 친히 시녀님과 하녀들을 내려주셨다고! 호위기사만 함께 온 내가 여기서 지내기 불편할 거라며...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지?”

 

 “......”

 

 나는 아샨티 뒤에서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거뭇거뭇하고 몸집이 좀 있는 데다, 눈이 지나치게 반짝거리는 게 시녀치고는 인상이 좋지 않았다.

 

 ‘누가 봐도 감시하려고 보낸 거잖아... 얜 정말 바보인가?’

 

 하지만 아샨티는 이 궁에서 황제 다음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신시아가 오로지 자기에게만 고용인들을 붙여준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듯 했다.

 

 “뭐, 너무 걱정하진 마. 내가 황비 자리에 오르면 폐하께 말씀드려서 널 후궁에 앉혀줄 테니까. 전에 빚진 것도 있고... 그러니까 저 여우같은 프리아나한테 붙지 말고 내 옆에 딱 있으라 이거야!”

 

 “그놈의 후궁 소리... 한 번만 더 해봐.”

 

 내 경고에 몇 걸음 떨어져 있던 샤카이 경도 움찔하는 게 보였지만... 아샨티는 계속 눈치없이 주절댔다.

 

 “좋은 소식이 또 있어! 알레인 황자님이 지난번에 내 건의를 받아들이셔서 꽃놀이를 갈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거든.”

 

 웬 꽃놀이?

 

 “황궁 북쪽의 아네르 강가 몰라? 거기에 꽃이 만발하면 그렇게 아름답다고 우리 나라에까지 소문이 다 났는데...”

 

 “아네르 강가라고? 황궁 밖으로 나간단 말야?”

 

 놀랍다. 여기 온 타국의 인질들은 황제의 허락이 있어야만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여태까지 인질 중에 출궁 허락을 받은 자는 이안과 리오넬 뿐이었다.

 

 “황궁 북쪽의 아네르 강가는 황족의 소유입니다. 황궁과도 아주 가깝고요.”

 

 그러니까 황궁의 뒤뜰이나 마찬가지라는 거군. 그렇다면 이해가 된다.

 

 “자, 초대장이야!”

 

 아샨티는 활짝 웃으며 초대장을 내밀었다. 말은 틱틱거려도, 지난번 승마 사건 이후로 그녀는 나나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왔다.

 

 “고마워.”

 

 꽃놀이에 별 관심은 없지만, 이 감옥같은 곳을 한순간이라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운이 좋으면 그 막사를 다시 한번 조사해볼 수도 있겠지. 루시아가 분명 그 안에서 마력을 느꼈다고 했으니.’

 

 아샨티가 신이 나서 내 방에서 떠드는 동안, 나는 샤카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

 

 “샤카이 경, 지난 번 나에게 진 빚을 갚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는 내 신변을 노렸던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덨던 터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문했다.

 

 “...부탁하실 게 있습니까?”

 

 만족스럽다.

 

 “꽃놀이를 갈 때, 아네르 강과 연결되는 황궁 안 시내를 지나게 되겠죠?”

 

 “..그렇겠죠.”

 

 “그 때 그 옆에 막사를 조사해줘요.”

 

 호위기사인 샤카이라면 궁 내의 근위병들과도 어느 정도 친분이 쌓였을 것이고, 막사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내 부탁이 너무 의외였던지 그는 눈을 크게 떴지만, 자세한 건 당일에 얘기해주겠다는 내 말에 순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

 

 

 위르겐에 도착한 케인과 리오넬은 그 참혹한 광경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마물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는 폐허와 시체, 그리고 통곡소리만이 가득했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본 리오넬은 너무 놀라 한동안 말을 잊을 정도였지만, 아델과 에리히를 만나자 안정을 되찾았다.

 

 “아델! 에리히!”

 

 “왕자님, 건강해 보이시니 다행입니다.”

 

 에리히는 리오넬을 보고 무릎을 꿇었고, 아델은 리오넬을 다정하게 안아 주었다.

 

 “당연히 건강하지요. 우리가 정성을 다해 모시고 있으니.”

 

 케인, 리오넬과 위르겐까지 동행한 제피리움 군의 대장, 베렌이 꼬투리를 잡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오니아 파병군 제2사령관 아델입니다.”

 

 아델은 베렌의 빈정거림에 말려들지 않고 온화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베렌의 뒤에 열을 지어 서 있는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오면서 보셨겠지만 피해가 심각합니다. 한번 더 습격을 입게 된다면 이 도시는 전파되고 말 겁니다.”

 

 “그걸 막기 위해 그대들이 온 것이 아니오? 나 베렌 트라이스트도 폐하의 정예군을 이끌고 친히 여기까지 왔고.”

 

 “.....”

 

 시종일관 무례한 베렌의 태도에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케인은 모른 척 아델에게 물었다.

 

 “자네의 군대는 마물과 마주쳤나?”

 

 “아니, 불행히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 마물들은 사라지고 있었네...”

 

 “사라지고 ‘있었다’니? 그렇다면 추격해서 없애버렸어야 하지 않소!”

 

 베렌이 하는 말은 이오니아의 파병군은 위르겐 도착시부터는 자신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어,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억지소리였다.

 

 케인과 아델은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있지’라는 식으로 무시해버렸지만 에리히는 달랐다.

 그는 한 손에 검을 가져간 채 베렌을 무섭게 노려보았다.

 

 “......”

 

 베렌과 에리히가 험악하게 대치하는 있는 걸 내버려둔 채, 아델이 말을 이었다.

 

 “추격할 수가 없었소. 퇴각하고 있는 게 아니라 ‘사라지는 중’이었다니까? 허공에 난 구멍으로 그것들이 들어가버리더니,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그 구멍이 온데간데 사라져버렸거든.”

 

 “지금 그 말을 믿으라고...”

 

 “사실입니다, 베렌 장군. 저 뿐만 아니라 우리 군사들도 모두 똑똑히 보았죠.”

 

 에리히가 베렌을 말을 싹둑 잘랐다. 베렌이 눈에 힘을 주고 무섭게 노려보자, 이번에는 케인이 나섰다.

 

 “사실일 겁니다, 베렌 장군.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마물들을 소환하는 ‘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요.”

 

 “그런 터무니없는! 그러면 지난번 리어 제피로스에서 우리가 해치운 그 거대한 곰은 왜 그런 통로로 도망가지 못한 거요?”

 

 “우리가 그 마물을 해치울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겠죠.”

 

 케인의 말에 아델도 고개를 끄덕였다.

 

 마물들이 한창 이 도시를 뒤집어 놓고 있을 때, 아델과 에리히가 이끄는 이오니아 군대가 도착했다.

 하지만 그들을 보자마자 마물들은 덤벼들기는 커녕 그 구멍으로 사라졌다.

 

 그건 명백한 도망이었다.

 

 “무슨... 그럼 그 괴물들이 이오니아 군대를 알아보고 도망을 갔다는 거요? 내가 리어 제피로스에서 본 그것들은 인지 능력이라곤 전혀 없는 저급한 괴물이었어! 그것들이 왜 우리 군대는 처참하게 조각내고 당신들은 무서워서 피한 거지?”

 

 요점이 그게 아닌데... 케인은 머리를 짚었다.

 

 “그러니까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누군가’ 인위적으로 저 마물들을 소환하고 있다고요.. 마물들을 불러낼 수 있으니 당연히 조종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런 일에 어떻게 배후가 있을 수 있느냔 말이오!애초에 공간에 구멍을 내느니 소환이라니... 대체 누가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아델과 케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마법사의 존재도 모르는 이에게 ‘마족’의 존재를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설령 차분하게 설명한다고 한들, 저 벽창호가 이해할 지도 의문이었다.

 

 “우리가 직접 본 것을 근거로 판단하는 겁니다. 질서 정연하게 공간의 틈으로 빠져나가는 그 마물들은 분명 하나의 ‘군대’였어요... 누군가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군대 말입니다.”

 

 아델의 말에도 베렌은 한결같았다.

 

 “기가 막히는 군. 그저 용기가 없어서, 아니면 자기 군대가 피해 입을 것이 싫어서 나서지 않았다고 하면 될 것을, 황당한 말을 지어내다니.”

 

 이번에는 에리히도 참지 못했다.

 

 “제피리움에는 인재가 없습니까? 이런 자를 총사령관으로 보내다니...”

 

 “! 보자보자하니까 어린 놈이...”

 

 “그만!”

 

 소리를 지른 건 리오넬이었다.

 조용히 있던 리오넬은 말에 탄 채 베렌과 에리히의 중간에 섰다.

 

 “다 큰 어른들이 내 앞에서 뭐하는 짓이야? 싸움은 나중에 하고 어서 나를 우리 군사들 앞으로 데려가라. 인사를 하고 싶어.”

 

 “뭐, 뭐....”

 

 8살 난 꼬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당찬 태도에 베렌은 말을 잇지 못했고, 아델과 에리히, 그리고 케인은 웃음을 터뜨렸다.

 

 “왕자님 말이 맞습니다. 설전은 이쯤 하고, 어서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러 가시죠. 무너진 병영도 복구해야 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아델이 먼저 웃으며 말에 올라탔다.

 

 그 뒤로 케인과 에리히도 말에 타자, 베렌도 하는 수 없이 그들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

 

 리오넬의 격려사가 끝나고, 군사들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야, 아델과 케인은 둘이서 조용히 얘기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왜 공주는 오지 않았지?”

 

 마물들이 나타났다는 걸 알고도 가만히 있을 분이 아닌데... 아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리안나는 지금 인질이라 황궁을 나올 수 없어.”

 

 “리오넬 왕자님은?”

 

 “파병군을 맞는다는 명분이 있었잖아. 뭐, 발크 군이 왔더라도 리안나는 못 나왔을 거야. 제피리움 황궁은 여자들의 출궁을 엄격하게 막더군.”

 

 이야기를 들은 아델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 참 이상하네. 어째서 여자와 남자에 차이를 두는 거지?”

 

 “낸들 아나... 아마 오랜 평화가 의식을 썩게 했는지도 모르지.”

 

 케인의 말에 아델은 쓰게 웃었다.

 

 “그 오랜 평화를 스스로 깨고 전쟁을 일으키더니... 이제는 그 땅에 마물을 맞는 재앙을 맞닥뜨렸군.”

 

 “...안 그래도 그런 소문이 사람들 사이에 심심치 않게 돌고 있어. 황제의 탐욕이 괴물들을 불러들였다...고 말야.”

 

 케인은 오는 길에 중간중간 들렀던 마을에서 들은 소문을 떠올렸다.

 

 평화로운 황궁과 달리, 제국의 민심은 들끓고 있었다. 전쟁의 승리로 값싼 노예와 상품들이 흘러들어와 나라는 부유해졌지만, 젊은이들이 계속징발되는 데 대한 원성이 자자했다.

 

 정복지에 주둔하는 점령군에, 새로운 전선에 투입될 병력까지... 병사는 계속 모자랐고, 특히 아틸리안 점령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었다.

 

 거기에 마물까지 나타나니.. 사람들이 하늘이 벌을 내렸다고 생각할 만도 했다.

 

 “하늘의 벌이라기 보다는... 단지 시기가 안 좋은 것일 뿐이지만...”

 

 아델은 피식 웃으며 넓은 소매 안쪽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케인은 그게 뭔지 한 눈에 알아봤다. 그가 리어 제피로스에서 마물을 퇴치하고 발견한 조각과 똑같은 재질이었기 때문이다.

 

 “떠나오기 전 루시아가 보낸 마족 문자를 해독해 봤지. 거기에는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별로 없었어.”

 

 하지만 여기에는...

 

 아델은 중얼거리며 꺼낸 조각을 케인에게 보여주었다.

 

 “!”

 

 케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마법사가 아닌 그에게도 익숙한 문자가 거기에 조각되어 있었다.

 

 꽉 다문 입에서 짓눌린 듯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베아녹스...!”

 

 “잘 봤어. 이건 ‘파괴의 마왕’ 베아녹스를 표현한 마족 문자지...”

 

 아델은 굳은 표정으로 조각을 내려다 보았다.

 

 반원과 겹쳐 그려진 뒤집힌 왕관...

 

 이천년 전 신족과 마족이 벌였던 <창조의 전쟁>에서.. 마지막까지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던 파괴의 마왕 베아녹스를 상징하는 문자였다.

 

 그 끔찍한 마왕은 결국 인간들과 ‘허무의 마왕’ 벨라의 힘에 봉인당했지만, 그를 따랐던 마족 중 몇은 아직 이 세계에 존재했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마족이 개입되어 있어. 그것도 꽤 거물급의...”

 

 아델은 주먹을 꽉 쥐었다.

 마치 조각을 부숴버리기라도 할 것처럼...

 

 “이건 아르카디아에서 대륙으로 군대를 보낸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냐. 리안나 공주를 만나 이 사실을 알려야하네.”

 

 그의 푸른 눈이 케인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한시라도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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