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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자유로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작가 : 애런
작품등록일 : 2019.9.28

자유로를 질주하는 네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이야기입니다. 어려운 과정을 뚫고 취업하지만 현실은 비정규직이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재단의 이사장이 실종되고 모두 서로를 의심하는 가운데 재단내의 파벌 싸움이 격화됩니다. 그래서 네 젊은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사. 나뭇가지를 꺾는다 4. 맥주 집
작성일 : 19-10-27 16:14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5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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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나뭇가지를 꺾는다

 

 

 4. 맥주 집

 

 

  노래방에서의 즐거운 회식이 끝나고 바깥으로 나왔다. 강삼식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서서 인사를 나눴다. 다들 한잔씩 해서 왁자지껄한 분위기였다.

  “모두들 즐거운 시간 되셨나요?”

  “네.”

  “집에 그리운 가족들이 걱정할 시간이 왔네요. 모두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권순필이 소리쳤다.

  “자, 좀 아쉽죠? 딱 한잔씩만 더 하실 분들은 건너편 호프집으로 가시면 되겠습니다.”

  “좋지. 갑시다.”

  심원택이 맞 짱구 치면서 2차 가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사장님, 한 잔 더 하는 분위기인데 같이 가시죠.”

  차은우가 예의를 갖추고 강삼식에게 같이 갈 것을 권유하였다.

  “아냐. 선생님들끼리 가서 즐기라고 해요. 교장 선생님도 이럴 땐 빠져 주는 거야.”

  그러면서 강삼식은 봉투를 꺼내서 권순필에게 넘겨주었다. 권순필이 봉투를 조금 열어 보는 흉내를 내더니 열화 같은 박수를 쳤다.

  “모두 이사장님께 박수 주세요. 오늘 지원금이 역대 가장 많습니다. 이사장님 만수무강하십시오. 백오십 살까지 사셔도 됩니다.”

  권순필의 말에 모두 박장대소하며 절반 이상은 호프집으로 이동하였다. 예리가 아버지인 강삼식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어떻게 할까요? 시간이 애매하네요.”

  도형이 핸드폰의 시계를 보며 말했다.

  “전 맥주 한잔 더 먹을래요. 맛있는 안주도 먹고.”

  “살쪄요. 안주는 가벼운 걸로 해요.”

  성훈이 은지를 놀리자 은지가 성훈을 때리면서 눈을 흘겼다. 성훈을 때리는 은지를 보며 도형은 그런 모습도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조금 기분이 묘했다. 이런 게 질투인가. 예전에 잘 느끼지 못했던 낯선 감정이었다. 도형은 감정을 억눌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막내들이 뭘 고민하실까. 다 같이 맥주 먹으러 가자.”

  권순필이 팔을 휘저으며 맥주가게 쪽으로 모두를 유도하였다. 심원택이 역시 맞장구치면서 다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때 예리가 반대 방향으로 몸을 움직였다.

  “전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아빠가 집에 가실 때 같이 가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예리의 말에 모두 걸음을 멈추었다.

  “이사장님 오늘만 예리 쌤 좀 빌려주십시오. 첫 회식인데 막내가 먼저 가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책임지고 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성훈이 큰 소리로 강삼식을 향해 소리쳤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 성훈을 한 번 쳐다보고 강삼식을 보았다. 강삼식은 잠시 망설였다. 평상시 예리는 늦는 날이 잘 없는 완벽한 모범생이었다. 강삼식이 엄하게 기른 면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본인의 성향이 원래 그랬다. 강삼식은 성훈을 손으로 가리켰다.

  “유성훈 선생님이 책임진다는 거지? 두 시간 내로 회식 마무리 하고 집에 데려다 놔요.”

  “아빠!”

  예리가 당황하여 자신도 모르게 아빠를 부르며 목소리가 살짝 높아졌다. 성훈이 싫지는 않았지만 모두 다 있는 곳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싫었다. 그러면서 도형의 눈치를 살짝 보았다. 도형이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했다. 도형은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사실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싫은 상황도 아니었다.

  “네, 알겠습니다. 걱정 마시고 들어가십시오.”

  성훈이 허리를 백팔십도로 숙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오 멋있는데. 유 선생.”

  심원택이 말하기도 전부터 모두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성훈은 모두를 향해 좌우로 손을 흔드는 동작을 취했다. 이런 상황이 성훈에게는 낯선 모습이 아니었다. 어딜 가도 주목 받고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은 늘 성훈의 몫이었다. 그런 성훈을 보며 도형은 다시 한 번 묘한 감정을 느꼈다. 늘 조용한 모범생처럼 살아온 자신과는 다른 모습에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조금은 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리가 강삼식에게 뛰어갔다.

  “진짜 괜찮아요? 아빠 나 이렇게 늦게까지 술 마신 적 없잖아요.”

  “이제 사회생활 시작이잖아. 아빤 괜찮으니까 호프집까지만 같이 갔다가 와.”

  “아빠랑 같이 들어가고 싶은데.”

  예리가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강삼식은 자신의 딸이지만 정말 귀엽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같이 들어가고 싶긴 했지만 꾹 참았다. 참아야만 했다.

  “애기 같이 굴지 말고. 빨리 가.”

  “그럼 조금만 더 먹고 금방 들어갈게요. 조심해서 먼저 들어가세요.”

  예리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일행 쪽으로 돌아왔다. 강삼식은 그런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중학교 때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힘들어하긴 했지만 행동은 여전히 모범생이었던 예리였다. 강삼식은 죽은 아내의 모습을 빼닮은 예리를 볼 때마다 너무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해지곤 했다. 선생님들 사이에서 웃으면서 걸어가고 있는 예리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다시금 아련한 감정이 밀려왔다. 예리가 그런 강산식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강삼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대신했다. 딸을 결혼시켜 내보내는 아빠의 마음이 이런 건가 생각했다.

  강삼식이 타는 벤츠가 스르르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공성구가 문을 열어주자 강삼식이 탔다. 공성구는 거의 구십 도로 절을 하였다. 뒷자리의 유리창이 천천히 열렸다.

  “마무리 깔끔하게들 하고 잘 끝내요. 고생 했어.”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이사장님.”

  차은우가 목례를 하며 말했다. 공성구는 그 옆에서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멀리서 그런 두 사람을 보면서 심원택은 혀를 끌끌 찼다.

  “아이고 허리 끊어지겠다. 끊어지겠어.”

  “머리가 바닥에 닿겠습니다. 하도 숙여서.”

  심원택이 흉을 보자 연구부장 주동원이 맞장구를 쳤다. 둘은 평상시에도 남 욕을 하며 유대감을 확인하곤 하였다. 특히 최근 들어 차은우와 공성구를 보며 욕을 많이 했다. 성향도 다르고 정치적 입장도 달라서 이젠 총만 안 들었지 원수와 같은 사이가 되어 가고 있었다.

  강삼식을 태운 벤츠가 사라졌다. 차은우와 공성구는 심원택과 주동원, 권순필이 주도하는 술자리를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았다. 특별히 뭐라 말하지도 않고 둘만 조용히 택시를 잡았다. 택시가 금새 앞에 섰다. 둘만 따로 더 좋은 데 가서 한 잔 할 생각이었다. 둘이 택시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본 심원택은 내심 흡족했다.

  “둘만 잘 나갔네. 오늘의 승자는 우리야. 그렇지?”

  “그런 거 같습니다. 우리 편이 훨씬 쪽수가 많네요.”

  주동원이 맞장구쳤다. 그러면서 권순필을 쳐다보았다.

  “권 부장이 열심히 분위기를 잘 만들었어.”

  “분위기 만드는 건 자신 있습니다. 제 전공인걸요. 하하.”

  옆에서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은지와 성훈은 당황스러웠다. 술자리를 더 한다기에 분위기를 맞추려고 따라가고 있었던 건데 확대 해석하는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은지가 인상을 쓰면서 성훈을 보았다. 성훈은 어깨를 으쓱하며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 둘은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일단 호프집의 입구에서 들어가지 않았다.

  “뭐죠? 교감 선생님과 부장님들 대화 들으신 거죠? 전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우린 그냥 따라왔을 뿐인데 이상하게 해석하고 계시잖아요.” 은지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평소의 성격도 불의를 보면 잘 참지 못하는 성격인데다가 자신이 연루되어 있자 금방 감정이 격해졌다.

  “그러게요. 잘은 몰라도 재단 안에서 계파 싸움을 하고 있는 걸로 들리네요.”

  성훈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편의점에 잠시 들어갔던 도형과 예리가 호프집 입구로 들어가려 하자 성훈이 손짓해서 둘도 들어가지 않았다. 나머지 선배 교사들은 다 호프집에 들어간 상태였다.

  “선생님들. 들어가지 말고 잠깐 얘기 좀 해요.”

  “왜요?”

  성훈의 말에 예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어봤다. 성훈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진짜 귀엽다고 생각했다.

  “오다가 이상한 얘기를 들었어요.”

  “뭔데요?”

  “혹시 예리 쌤은 재단 안에 교사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거 없어요?”

  “전혀 없어요. 아빤 아까 이야기하신 재단에 대한 일로 힘드신 상황이거든요.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신 적이 없어요.”

  예리가 성훈의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답했다.

  “그렇군요. 우리 호프집에는 가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무슨 말을 들었는데 그러세요?”

  가장 적극적으로 분위기를 이끌던 성훈이 정색을 하고 이야기하자 도형과 예리는 너무 궁금했다.

  “교감 선생님과 연구 부장님, 학생 부장님이 이야기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어요. 이 분들은 지금 호프집 가는 인원이 다 자신들의 계파라고 생각 하더라고요. 학교 내에 파벌이 있나 봐요.”

  “네? 무슨 말이에요. 우린 그냥 막내로서 분위기 맞추려고 따라가는 거잖아요.”

  “그렇죠. 제 생각에는 여기까지만 해도 될 거 같아요. 살짝 빠지고 우리끼리 한잔 하는 게 어때요?”

  성훈의 제안에 도형은 잠시 망설였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서 벌써 회식에서 중간에 이탈한다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 때 예리가 경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좋아요. 우리끼리 먹어요.”

  “은지 쌤은 어때요?”

  도형이 웃음기 없는 표정으로 물어 보았다. 은지는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지만 따로 가는데 찬성하였다. 은지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요즘 애들 어쩌고 하는 말이었다. 분명히 따로 가면 그런 말을 들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예리가 이사장의 딸인데 뭐 어때 하는 생각이 은근히 들었다. 예리의 말에 반대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도 찜찜했다. 도형도 고민이 되었다. 뭐든지 반대로 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그냥 대세를 따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도형과 은지가 들으라는 듯이 성훈이 크게 말했다.

  “뭐 그리 생각이 많아요. 그냥 우리끼리 재밌게 놀자고요. 자, 갑시다. 부장님들께는 내가 얘기할게요.”

  성훈이 저 앞에 가고 있던 선배 교사들의 무리에 가서 뭐라고 얘기하고는 다시 이쪽으로 뛰어왔다.

  “저희 먼저 갑니다. 재밌게들 노세요.”

  성훈이 허리 숙여 인사하자 나머지 신규들도 같이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저쪽 편으로 즐겁게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교감 심원택과 함께 있던 부장들과 교사들이 모두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회식을 싫어한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들끼리 놀고 싶지 이 늙다리들과 놀고 싶겠어요?”

  주동원과 권순필이 한숨을 내쉬며 이야기했다.

  “우리도 그냥 갈까요?”

  “그럴 수 없죠. 지금 교장이랑 교무부장은 따로 갔는데 우리가 먼저 찢어질 수 없잖아요. 올해 어떻게 할 건지 맥주 한 잔 먹으면서 이야기해 봅시다.”

  교감 심원택이 정리하자 모두 말없이 맥주 집으로 올라갔다. 발걸음이 모두 무거워 보였다. 폭발 직전까지 갔다가 끝났던 저번 학기가 떠올랐다. 아까와는 달리 맥주 집에서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누군가 교장 라인을 욕하기 시작하자 술자리의 활기가 살아났다.

  “역시 최고의 안주는 뒤 담화라니까. 그렇죠?”

  권순필이 술기운이 올라 소리쳤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뒤 담화가 이어졌다. 그렇게 술자리의 밤이 점점 더 깊어졌다.

 

 

 
작가의 말
 

 회식이 길게 진행되고 있네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단내의 갈등이 느껴집니다. 파벌 싸움을 인지한 젊은 교사들은 어느 편에도 들어가기 싫어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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