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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은 살인일 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9.10.13

잠을 자고 일어난 임현, 그런데 거실에 자신의 동거인이자 친구인 석준이 죽어있었다. 자신에게 쏠릴 용의자를 지목하는 화살표를 진범에게 돌리기 위한 그의 추리.

 
14. 외부 조사
작성일 : 19-10-27 12:15     조회 : 291     추천 : 0     분량 : 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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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름대로 괜찮은 생각이었는데, 라고 우현은 생각했다.

  밖으로 나온 우현과 임현은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여 목적지를 다섯 군데로 잡고 돌기로 했다. 조사를 통해 얻어낼 궁극적인 목적은 빌라에서 얻지 못했던 정보인 엊그제 새벽 중에 집 밖으로 나온 자, 즉 알리바이가 거짓인 자에 대한 정보였다.

  그러나.

  그러나 그들이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들이 빌라에서 알리바이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한 이유는 피해자가 살해된 시간대가 보통의 생활을 하는, 즉 낮에 일하고 밤에 집에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집에 있을 시간대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빌라 거주자들만 있는 건 아니다. 대다수의 사람이 그런 보통의 생활을 하고 있으며 빌라 외부의 사람들 또한 그 대다수에 속한다. 당연하게도 그 시간대에 자신의 빌라도 아닌 남의 빌라를 쳐다보고 있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말 그대로 허탕을 친 상황인 것이다.

  임현은 벤치 위에서 액체화라도 된 것처럼 늘어져 있었다.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 속에서 최소한의 긍정적인 걸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서 찾고야 말았다. 그 영향으로 앞으로도 긍정적인 상황이 펼쳐질 거라는, 단 하나의 불운도 계산하지 않은 실수를 범하고 만 것이다.

  이건 나답지 않은데.

  임현이 그렇게 생각하며 멍하니 있자 우현이 커피를 타와 그에게 건넸다. 힘없이 그것을 받곤 한 모금 마신 뒤에 임현은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해는 이미 기울어가다 못해 달에게 주인공 자리를 양보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오늘 할 수 있는 건 이제 없다는 사실이 임현에게 더욱 무력감을 선물해주고 있었다.

  “기운 내요.”

  그렇게 심심한 위로를 건네고 우현도 커피를 마셨다. 사실 그는 현재 임현에게 감탄과 불만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우선 임현이 우현의 예상대로 경찰은 눈치 채지 못할 어떠한 모순으로 인해 수사의 방향을 크게 바꿨다는 것, 그리고 생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바로 옮겨 무언가를 하려고 했다는 것에 큰 감탄을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임현은 다른 누구도 아닌 같이 살고 있던 자신의 친구가 살해를 당했고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기 쉬운 조건들 속에서도 불구하고 최대한 조력자로서의 일을 해주고 있다는 것에는 감탄 그 너머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불만 또한 그 뒤를 바싹 따라왔다. 어찌되었건 임현이 오늘 안에 보여준 행동들엔 우현과 공유되지 않은 정보들이 근거가 되었다. 그 근거들을 알고 싶은 마음이, 왜 알려주지 않는지에 대한 의문이 불만을 낳은 것이다. 그리고 그 불만이 낳은 일말의 불안.

  혹시 그가 조력자로서가 아닌 복수귀로서 수사를 돕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우현은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늘 생각은 해야 할 임현이 선택할 수 있는 보기 중 하나지만 실현 가능성이 제일 적은 보기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그가 정보를 얻기 위해선 자신이 필요하고 그 말은 만약에 있을 그의 복수 또한 자신이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그 근거였다. 오히려 조금 더 긍정적이고 실현성 높은 불만을 덮을 보기는 자신만의 생각을 임현이 아직 다 정리하지 못했다는 보기라고 우현은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반짝 떠오른 별과도 같은 발상으로 오늘 안에 행동을 해왔던 임현이기에 누군가에게 제대로 설명하기엔 시간이 필요한 거라고 보기로 한 것이다.

  “힘드네요, 오늘따라…….”

  한숨을 섞어 말하며 임현은 그저 앞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정상적인 대화가 안 되겠군, 그렇게 생각하며 임현을 따라 우현도 앞을 보고 있는데 그들의 앞으로 실루엣이 다가왔다. 해는 이미 자취를 감췄건만 가로등이 고장 나 켜지지 않았기에 임현과 우현은 자신들의 코앞까지 실루엣이 왔을 때가 되어서야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실루엣의 정체를 보고 임현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우현은 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시했다. 대화가 이어지지도 않고 수사가 진전되지도 않는 현재 분위기를 타파해줄 구원투수 같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뭐하십니까, 선배.”

  “오늘 하루 애쓴 나를 위한 휴식을 취하고 있지.”

  하주영은 자신의 선배의 대답에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그의 옆에 있는 임현을 바라봤다. 눈길을 다시 돌려 그녀가 우현을 바라보자 우현이 어깨를 으쓱이며 주영의 눈길에 대답했다.

  “이번 사건의 조력자인 이임현이라고 하는 분이야. 서류에서 본 걸 빼면 초면이지? 인사해.”

  “안녕하세요. 김우현 형사님의 후배인 하주영이라고 합니다.”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자 임현도 멍한 상태에서 깨어난 뒤에 어정쩡하게 일어나 같이 고개를 숙였다. 임현이 고개를 올리자 미리 고개를 올리고 그를 바라보고 있던 주영과 눈이 마주쳤다. 왜 그러냐는 듯 임현이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이자 주영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눈을 살며시 감고 우현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주영이 감았던 눈을 뜨며 우현에게 보고하듯 말했다.

  “두 분이 앉아있는 그 벤치에서 주무시는 한 노숙자 분을 오늘 만났었습니다.”

  “노숙자?”

  “네. 실제로 그러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대부분의 수사들이 실내에서 이루어지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살해된 시간대를 아무리 적게 잡아도 오전 1시 정도부터 3시 사이라는 부검 결과가 나와 버렸죠. 정확한 시간대 특정은 차차 이루어진다고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군요. 다시 본론으로 돌려서 말씀드리자면 보통 그 시간대엔 알리바이가 있는 쪽이 더 이상하죠. 그래서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수사에선 그다지 수확이 없을 거라 생각해 실외에서 조사하기로 한 겁니다.”

  “실외에서 조사한 것들 중 하나가 방금 언급한 노숙자 분이다?”

  주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유효한 증언을 말씀해준 건 그 분 뿐이긴 했습니다만.”

  “그럼 그 증언이 뭔가요?”

  임현이 다급한 목소리로 묻자 주영은 뜸들이지 않고 대답했다.

  “새벽 1시 30분 경, 사건이 일어난 빌라의 3층 복도에서 불이 켜졌다는군요. 몇 초 뒤엔 2층 복도에서 불이 켜졌고요. 참고삼아 왜 그 시간에 깨어있었는지 물어보니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는데 덮을 만한 게 없던 탓에 추워서 깨어있었다고 말했었고 시간이 확실하냐고 물어보니 저 앞에 있는 병원이 설치한 LED시계를 봤기에 확실하다고 했습니다. 여기서도 보일 테니 확인해보시죠.”

  임현과 우현이 주영의 손가락 끝을 따라 바라보자 확실히 현재의 시각을 알려주는 LED시계가 간판처럼 병원 외벽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2시 14분 정도에 다시 2층에 불이 켜졌고 연이어 3층에 불이 켜졌다고 추가적으로 증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는 곳이 이 벤치란 말이지?”

  우현의 말에 주영은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고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임현과 우현이 동시에 시선을 한 곳에 집중했다. 벤치에서 보이는 사건이 일어난 빌라의 위치. 2층의 누군가가 집으로 돌아왔는지 2층 복도의 불이 켜지는 게 보였다. 그 장면을 본 둘은 주영이 말한 노숙자의 증언을 신용했다.

  “드디어 확실한 증언이 나왔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상 첫 번째 확실한 증언이군요.”

  그래도 한 발 앞으로 걸어갔다는 사실이 둘을 감쌌고 정작 그들의 진행에 도움을 준 장본인인 주영은 둘의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커피를 담고 있던 빈 종이컵을 구겨 옆에 있던 쓰레기통에 버리고 우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주영의 옆으로 간 뒤에 임현을 향해 말을 던졌다.

  “셋이서 뭐라도 먹을까요? 급하게 다니느라 밥에 신경을 쓰지 못했잖아요.”

  그 말에 임현은 주영과 우현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어떤 꿍꿍이도 없어 보이는 순진한 표정들에 그만 그는 실소를 터트리고 말았다. 왜 그러냐는 우현의 물음에 손을 가로로 저으며 아무 것도 아니라 대답하며 웃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윽고 진정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뒤에 둘을 바라보고 임현이 말했다.

  “이번엔 좀 저렴한 곳에서 먹죠.”

  “예를 들면요?”

  우현의 물음에 임현은 입가에 웃음을 만들고 대답했다.

  “편의점 같은 곳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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