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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이끌림
작성일 : 19-10-26 22:48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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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연, 오늘 최고였어!”

 

 왕궁으로 돌아가는 차 안, 리나가 칭찬을 아끼지 않자 수연이 겸연쩍은 얼굴로 미소 지었다.

 

 “휴우, 너무 떨렸던 거 있지? 리나야, 널 만난 이후로 계속 꿈을 꾸는 기분이야. 나, 바보 같지 않았니?”

 “Oh, No, no. 멋졌어. 정말이야. 음....말도 잘 하던데? 히잇. 다들 즐거웠다고 했잖아.”

 “에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정신이 하나도 없어.”

 “걱정하지 마. 잘했어.”

 

 신호 대기로 잠시 멈춰 서자 크리스가 룸미러로 살며시 뒤쪽을 살폈다.

 발랄하게 웃는 리나의 곁에 뺨이 살짝 붉어진 수연의 모습이 담겼다.

 

 “오늘은 특별한 하루였어. 그렇지? 수연? 참, 그 애만 빼고....칫, 괜히 친한 척하고...기분 나빠.”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던 수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누구?”

 “아까....음...도서관에서 만났던 애.”

 

 수연의 머릿속에서 금세 한 인물이 떠올랐다.

 빼어난 미모가 너무나 강렬했기에 기억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

 

 “친한 친구 아니었어?”

 

 리나가 정색했다.

 

 “Never! 그 애 이름은 이네레. 나랑 같은 나이지만 친구는 아니야.”

 

 친구의 조건을 갖추었지만 친구가 아니라는 말은 수연에게 궁금증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리나는 마치 그녀의 마음을 알아챈 듯 말을 이어갔다.

 

 “그 애는 의회 수장의 딸이야. 귀족 가문이기도 하지. 그래서 늘 우리 곁에 있었어. 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왕족들의 학교를 졸졸 따라다녔지. 하지만 난....그 아이의 속셈을 알아.”

 “속...셈?”

 

 수연은 어느덧 이야기에 빠져든 자신을 인정하며 더 듣고 싶은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

 리나가 운전석을 바라보며 나직이 속삭였다.

 

 “그 아인 오빠를 좋아해.”

 “아, 그래서 굉장히 반가워했구나?”

 “수연, 너도 느꼈지? 그것 봐. 칫. 나랑 친구라는 걸 내세워서...음...오빠에게 다가가려고 한다니까?”

 

 리나의 볼멘소리에 수연이 싱긋 웃었다.

 

 “굉장히 예쁘던데? 같은 여자로서 부럽더라. 오빠랑 잘 어울리겠어.”

 

 리나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 No, No. 처음뿐이야. 볼수록 질려.”

 “풉. 아, 미안. 네가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어.”

 “힛. 진짜야. 음.....오래 보면 그렇게 돼. 칫, 오빠는 전혀 마음이 없는데 이레네 혼자서....그, 뭐라고 하지? 북치고.....음.....”

 “북 치고 장구 치고?”

 “그래. 맞아! 외웠는데 까먹었다.”

 

 뒷자리에서 별안간 웃음이 쏟아지자 크리스가 덩달아 싱긋 웃었다.

 왕궁에 도착할 때까지 숙녀들만의 비밀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마치 꿈결 같아 한없이 즐거웠던 나날들이 서서히 지고 있었다.

 리나는 출국을 앞둔 수연을 위해 두 가지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물건이 아닌 추억이라고 했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이가 친구를 따라나섰다.

 그리고 뜻밖에도 크리스가 그들의 그림자를 자청했다.

 오래지 않아 수연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축물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리나, 이곳은....궁전이니?”

 “아니, 여긴...음...왕립 미술관.”

 “미술관?”

 “응. 수연. 혹시 진주 귀걸이 소녀, 알아?”

 

 수연이 동그래진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책에서 본 적 있어. 설마, 그 그림이 이곳에 있단 말이니?”

 “히잇. 우리 가서 볼까?”

 

 수연은 리나와 함께 걸음을 옮겼지만 약간의 부담을 안고 있었다.

 그 이유는 스스로를 미술에 문외한이라 여긴 탓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다.

 입구에서부터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명화들은 금세 그녀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미술에 관한 지식의 유무는 상관없었다.

 수연은 제 시선에 담긴 그림 한 점 한 점들이 곧 마음속에 묵직한 감동으로 자리하는 걸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촉촉해진 마음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마주했다.

 

 놀라웠다.

 족히 3백년이 넘은 그림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것만 같았다.

 색감이 화려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소녀의 눈동자는 너무나 생생해 마치 관람객들을 바라보는 느낌을 안겨주었다.

 

 “수연, 어때? 마음에 들어?”

 

 수연이 리나를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 어떠한 말로도 표현이 힘든 순간이었다.

 

 명화에서 받은 감동이 살며시 우정으로 옮겨갔다.

 리나가 한국으로 떠날 친구를 위해 만찬을 준비한 것이었다.

 며칠 동안 흐렸던 헤이그의 하늘이 거짓말처럼 개인 후, 정원에 풍성한 식탁이 마련되었다.

 리나는 친구를 응시하며 싱긋 웃었다.

 

 “정원 식사, 음.....못하고 갈까 봐 걱정했는데....너무 기뻐. 수연, 많이 먹어.”

 “고마워. 리나야. 너무 많이 차린 거 아니야? 와우, 정말 멋지다.”

 “음....널 위해서라면 별 거 아니야. 참, 네가 좋아하는 치즈도 있어.”

 “와, 정말? 맛있겠다.”

 

 이별을 앞둔 이들에겐 그야말로 마지막 만찬인 셈이었다.

 리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수연, 넌 참 좋은 친구야. 널 만나기 전까지 난....음....우울했었어. 내 신분, 내 짐이 조금 버겁다고 할까? 밖으로 나갈 때에도 제약이 많았지. 나를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난, 내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었어. 음.....가끔은....평범한 소녀가 되고 싶었어. 자유가 간절했거든.”

 

 5년 동안 단 한 번도 듣지 못한 친구의 속내에 수연이 살며시 놀라고 있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동, 서양을 막론하고 여자라면 어릴 적 동화책을 통해 한번쯤은 공주를 꿈꾸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현실의 공주, 진짜 공주는 평범한 삶을 동경한다고 했다.

 수연이 조심스레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런 고민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어. 상상하긴 힘들지만....너의 그 마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어. 넌 태어나면서부터 굉장한 주목을 받았을 테니까....이곳에 와서 어딜 가나 널 알아보고 따르는 국민들을 보며 많이 놀랐거든. 우린 누구나 유명인을 동경하지만 당사자에겐 버거울 수 있을 것 같아.”

 “고마워. 수연. 지금까지 이런 얘긴 비밀로 담아두었어. 음....그런데 이젠 내 마음을 알아주는 네가 있어서 너무 행복해. 덕분에 2주 동안 평범한 학생이 된 것 같았어. 하지만 수연, 네가 떠나면....많이 슬플 거야.”

 “아, 그, 그건.......”

 

 사실 수연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울적해하는 이에게 실망을 줄 순 없었다.

 수연은 고마운 친구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리나야, 이러면 어떨까? 한국에 오고 싶다고 했지? 그래. 꼭 와. 이번엔 내가 널 초대할게.”

 

 실망으로 일그러지기 직전이었던 얼굴이 금세 화색을 띄기 시작했다.

 

 “저, 정말? 수연, 정말이야?”

 “응.”

 

 분위기가 급격히 밝아지고 있었다.

 이별을 앞두고 먹먹했던 마음은 곧 다시 만날 희망과 설렘으로 변해갔다.

 

 로열패밀리가 공항에 나타나자 곧 일대가 붐비기 시작했다.

 매너를 지킨 탓에 소란은 덜했지만 여기저기에서 인사를 전하는 모습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그곳에 모인 인파는 뜻밖의 횡재에 몹시 기쁜 기색이었으나 한편으론 오누이와 함께 있는 수연을 궁금히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리나와 크리스는 무리에 동요되지 않고 담담히 한국에서 온 손님을 배웅했다.

 리나가 수연을 꼬옥 안았다.

 

 “수연, 고마웠고...음....행복했어. 다음엔 한국에서 만나. 잘 가.”

 

 살짝 울컥해진 수연이 리나의 등을 꼬옥 안았다.

 

 “리나야, 나도 정말 고마웠어. 네 덕분에 너무도 편안했어. 신세만 지고 가서 미안. 배려해주고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워. 네덜란드, 잊지 못할 거야. 우리 한국에서 꼭 만나자. 잘 있어.”

 

 따뜻한 포옹 끝에 리나가 살짝 눈시울을 붉히자 크리스가 누이의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수연이 제 눈가에 맺힌 이슬을 소매 끝으로 닦아내는 순간, 그가 그녀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수연이 흠칫 놀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Thank you for being a good friend to Lina. We had a nice time.

  Have a safe trip to Korea. I’ll see you later if I can.”

 “.....Thank....you”

 

 수줍은 대꾸와 함께 떨리는 손길이 살며시 그의 손에 닿았다.

 

 

 검은색 승용차 하나가 왕궁의 대문 안으로 들어서더니 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사람은 크리스였다.

 그는 예를 갖추는 수행원에서 차 키를 넘겨주고는 성큼성큼 걷기 시작했다.

 곁을 따르던 이들이 식사와 음료를 권했지만 크리스는 괜찮다고 대꾸한 후 계단을 올랐다.

 

 수연이 떠난 뒤 리나는 기어이 몸살이 났었다. 허전함을 이기지 못한 탓이었다.

 크리스는 물론, 때마침 귀국한 부모님마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 채 며칠이 흘러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내내 힘없이 누워만 있던 리나가 일어났다.

 정확히는 수연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날이었다.

 크리스는 다시금 생기를 회복한 누이를 신기하게 여기며 이유를 물었었다.

 

 <수연이 그랬어. 공항에서 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우리가 함께 여행했을 때 나를 대하던 국민들의 모습에서 사랑과 존경을 느꼈다고....나는 사랑받는 존재래. 그러니까 내게 주어진 행복을 놓치지 말라고 했어. 난, 나의 현실을 언제나 버겁게 느껴 벗어나려고만 했는데....부끄러워. 수연은 내게 긍정의 힘을 주었어. 크리스, 난 수연이 너무 좋아. 그녀는 내 평생을 통틀어 가장 좋은 친구야. >

 

 크리스가 잔잔히 미소 지었다.

 겨우 기운을 차린 누이를 위해 그가 당장 해줄 수 있는 건 학교까지 데려다주는 일이었다.

 그리고 막 돌아온 지금, 새삼 잘했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다.

 

 그는 리나에게 수연의 존재가 여느 친구와는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유난히도 심했던 사춘기를 끊어낸 건 뜻밖에도 펜팔이었다.

 점점 편안한 얼굴로 회복해가던 누이가 별안간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처음으로 의욕을 앞세운 사건은 굉장했기에 모두가 한 마음으로 찬성을 외쳤다.

 크리스는 서서히 수연을 궁금히 여기기 시작했다.

 그건 왕궁에 사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었다.

 그리고 비로소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3층, 자신의 방문 앞에 이른 크리스가 멈칫하더니 오던 길을 되돌아 계단을 내려갔다.

 주인이 외출한 탓에 2층은 고요 속에 잠긴 채였다.

 응접실을 지나친 발걸음은 복도를 따라 걷더니 가장 안쪽의 방 앞에 멈춰 섰다.

 얼마 전, 수연이 머물던 곳이었다.

 조심스런 손길이 문의 손잡이를 붙잡았다.

 

 한낮의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어 적막한 공간을 물들이고 있었다.

 크리스는 몇 걸음을 내디뎌 안으로 들어갔다.

 잘 정돈된 침실엔 수연이 여전히 머무는 것만 같았다.

 물론 눈에 보이는 증거는 하나도 없었다.

 그녀의 짐이 없는 건 당연했고 벌써 청소를 마쳤기에 그녀의 흔적이나 향기조차 사라진지 오래였다.

 크리스는 느닷없는 제 마음을 의아하게 여겼다.

 이성적인 그에겐 사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방안을 천천히 훑어보던 이가 그만 피식 웃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스스로가 이해되지 않는 탓이었다.

 

 하지만 곧 방을 나서려던 그는 벽난로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커다란 시계가 있던 자리엔 리나와 수연의 사진이 있었다.

 한없이 편안한 얼굴의 누이 옆으로 온화함을 품은 수연의 미소.....

 이 순간, 크리스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다.

 

 -똑똑똑-

 

 뜻밖의 노크에 그가 감상에서 벗어났다.

 

 “왕세자 전하, 로벤 공과 이레네 아가씨께서 본궁에 드셨습니다. 여왕 폐하께서 전하를 모시고 오라고 하십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부름에 크리스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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