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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데이드림
작가 : 마침표
작품등록일 : 2019.10.20

13번 도시의 보안대 소속 3팀장 로건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데

 
6. 신입
작성일 : 19-10-26 17:30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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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3팀에 신입이 들어왔다.

 

 새로운 대원은 젊은 여성이었다. 그것도 많이 쳐줘봐야 이십 대 중반이나 될까 싶을 정도로 어렸다. 조막만한 얼굴에 또랑또랑한 눈동자, 선명한 이목구비가 인상적인 외모였다.

 

 3팀 팀원들은 그 신입에게 열화와 같은 환대와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1팀, 2팀에는 여성 팀원이 있었지만 3팀에는 지금껏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눈길을 끄는 미인이기까지 했으니 그 관심은 뜨겁다 못해 펄펄 끓는 중이었다.

 

 그러나 비단 그것만이 팀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었다. 이 신입은 다른 도시에서 온 사람이었다.

 

 "이 도시 출신이 아니라고?"

 

 월터가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네, 그렇습니다."

 "무슨 특별한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 아, 말하기 곤란하면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돼."

 "아뇨, 딱히 그런 건 아닙니다. 그냥 직접 지원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서 '오오' 하고 의외라는 듯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보통 각 도시의 보안대는 그 도시의 인원들로 충당하기 마련이었다. 물론 이번 신입의 경우처럼 자원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게다가 아래 도시에서 위에 있는 도시로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팀원들은 신입을 둘러싼 채 별 시시콜콜한 질문까지 쏟아내었다. 당황할 법도 하건만 그녀는 별로 움츠러드는 기색이 없었다. 대신 약간 긴장된 자세로 최대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하려 했다.

 

 "적당히들 하게."

 

 보다 못한 로건이 핀잔을 주었지만 팀원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팀장님, 제가 사수를 맡아도 되겠습니까?"

 

 팀원 중 하나가 평소에는 보이지도 않던 열의를 불태우며 물었다. 로건이 미처 뭐라고 하기도 전에 휴게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대신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건 안 돼요."

 

 루시아 부관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등장으로 잔뜩 고조되어 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시끌시끌했던 휴게실이 단박에 조용해졌다.

 

 루시아는 언제나처럼 사무적인 표정으로 아까 사수 어쩌고 한 대원을 바라보았다.

 

 "신임 대원의 교육 및 지도는 팀장의 업무입니다. 부득이하게 팀장이 부재중인 경우가 아니면 그 역할을 대신 하는 건 허가할 수 없어요."

 

 그녀의 어조는 더없이 단호했고 한 소리 들은 대원은 민망한 표정으로 슬슬 물러났다.

 

 루시아의 시선이 신입을 둘러싸고 있는 대원들을 스윽 훑었다. 아무런 말을 꺼내지 않았는데도 대원들은 한 소리라도 들은 것 마냥 우르르 사방으로 흩어졌다. 갑자기 주변이 휑해진 신입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눈빛 한 번으로 대원들을 모두 제압한 루시아는 뚜벅뚜벅 휴게실 안쪽으로 걸어오더니 들고 있던 서류 뭉치를 중앙에 있는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한 달 뒤에 있을 경호 업무에 대한 계획안이에요. 읽고 숙지하도록 하세요. 대신 분실하거나 퇴근할 때 들고 가진 마세요. 이것도 보안 문서니까."

 

 팀원들은 웅얼웅얼 대답하더니 우르르 서류 주위로 모여들었다. 루시아 부관은 그 모습을 한 번 힐끔 보고는 신입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휴게실 밖으로 나갔다.

 

 3팀 팀원들이 계획안을 돌려 읽는 사이, 신입이 로건을 향해 다가오더니 짧게 경례를 붙였다.

 

 "이번에 13 도시 보안대 3팀으로 전입한 로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로건 팀장님."

 "반갑네."

 

 로건은 로커의 문을 닫으며 마주 인사를 건넸다.

 

 "부관님께서 아까 말씀하신대로, 내가 약 한 달 동안 자네의 사수 역할을 맡을 걸세. 그 때 동안 자네가 보안대원으로서 숙달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 자네도 궁금한 것이나 모르는 게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질문해주게. 그게 자네가 빨리 적응하는데도 도움이 될 걸세."

 

 "알겠습니다."

 

 로웬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11월 초에 보안대가 경호 임무를 맡게 되었네. 전입 받은 지 얼마 안 되어 갑작스러운 큰 임무겠지만, 자네도 예외는 아니니 계획안도 꼼꼼히 읽어두도록 하고."

 

 로건이 계획안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나 로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한 말을 후회했다. 팀원들이 언제 조용해졌냐는 듯, 너도나도 신입에게 계획안에 적힌 것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다.

 

 잠시 뒤, 3팀은 도시 순찰을 위해 샤프트의 지하로 내려가서 주차되어 있던 보안차량에 올라탔다. 보안차량은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

 

 로건은 남쪽 가도를 따라 이동했다. 그의 보안차량에는 그와 조수석에 앉아 있는 로웬 둘 뿐이었다. 로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

 

 "미안하네, 너무 정신없었겠지? 신입은 오랜만인지라 다들 너무 들떠 있었던 모양이네. 대신 사과하지."

 

 "아뇨, 괜찮습니다. 다들 좋으신 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군."

 

 그 뒤, 로건은 신입이 보안대 업무에 대해 이론적으로나마 얼마나 숙지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로웬은 거의 시간차가 없을 정도로 즉답했다. 오히려 로건이 무슨 질문을 할지 고르느라 시간을 더 들이고 있었다.

 

 총기 관리나, 무전 사용법, 돌발 상황 대처 순서 등등. 시시콜콜한 것까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대답하자 로건은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은 기분이었다. 거의 걸어 다니는 매뉴얼 수준이었다.

 

 "완벽하군. 내가 더 설명할 것도 없겠는데."

 "과찬이십니다."

 

 로웬이 처음으로 빙그레 웃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얄밉지 않게 으스대는 듯한 10대 소녀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직 실전 경험은 없어서, 잘 될지 걱정입니다."

 

 "그건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다네. 직접 부딪혀가면서 배우고 익히는 수밖에. 오히려 미리 실전 경험을 쌓고 오지 않은 게 나을 수도 있지. 분명 다른 도시와 13번 도시의 업무 환경이나 세부적인 현장 대처 등에는 이것저것 차이가 있을 테니까."

 

 로건은 그렇게 말하며 전조등을 켰다. C 구역을 지나치자 아직 정오가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사위가 어스레해졌기 때문이었다. 조금씩 옅은 스모그가 깔리기 시작했다.

 

 "이게 13번 도시의 안개로군요."

 

 로웬이 진지한 어조로 말했다. 로건은 눈동자만 굴려서 조수석 쪽을 힐끔 바라보았다. 로웬은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도시의 정경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는 보통 스모그라고 부르지."

 "스모그……."

 

 그녀는 마치 발음에 뭔가 걸리는 게 있기라도 한 듯이 그 단어를 몇 번이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런데 저렇게 그냥 돌아다녀도 괜찮은 겁니까? 안개… 그러니까 13번 도시의 스모그에는 독성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녀가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이 정도는 괜찮은 편이네. 물론 이제 좀 더 바깥 쪽 구역으로 갈수록 농도가 짙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 목숨이 오락가락할 정도는 아니지."

 

 로건은 액셀을 밟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여러 개의 거리를 지나 D 구역 까지 빠져나왔다. 로웬은 구역의 이름이 써진 표지판이 차 지붕 위를 스쳐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혹시 질문 하나 더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13번 도시에는 비구역이라는 게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구역이 행정상으로 더 이상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 곳을 말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곳인가요?"

 

 "안 그래도 자네에게 그 '비구역'을 직접 보여주려고 했었네. 13번 도시 보안대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비구역 순찰이니까."

 

 로건이 말을 이었다.

 

 "13번 도시의 스모그에 독성이 있다는 것은 자네가 얘기했으니 잘 알고 있겠지. 그 스모그의 농도가 너무 짙어져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가 된 곳이 바로 비구역이네. 몇 십 년 전에는 I 구역도 비구역화 되어버렸지. 점점 스모그가 도시를 잠식하고 있는 셈이야. 수사원에서 예측하길, 이 속도면 앞으로 500년 정도면 13 번 도시가 아예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하더군."

 

 "심각한 일 아닌가요?"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렇다고 딱히 대처 방안이 있는 건 아니니까."

 

 로건은 무심할 정도로 담담하게 대꾸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차를 몰고 도시의 외곽 쪽으로 이동했다. 'G 구역'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스쳐 지나갔다. 로건은 낮게 스모그가 깔린 거리와 들쑥날쑥 세워진 허름한 건물들을 올려다보았다.

 

 "나도 질문 하나 해도 되겠나?"

 "아, 네. 얼마든지요."

 "왜 굳이 13번 도시에 자원한 건가?"

 

 13번 도시를 벗어나려는 사람도 있는 마당에. 로웬이 고개를 돌리더니 그를 쳐다보았다. 로건은 전방을 주시하느라 잠시 힐끔 쳐다보았을 뿐이지만 어떤 얼굴을 하는지 확실히 보았다.

 

 로웬의 표정은 진중하면서도 동시에 도전적이었다. 알 수 없는 빛으로 눈이 반짝였다. 아무나 지을 수 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전 이 도시들의 바깥이 보고 싶었습니다."

 

 로건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묻지 못했다. 경보기가 삐익 하면서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토해냈기 때문이었다. 로웬이 깜짝 놀랐고 로건은 오른손을 뻗어 경보기의 연결선을 뽑았다.

 

 "이건……?"

 

 아까의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로웬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비구역에 가까워졌다는 뜻이지."

 

 곧이어 전조등의 불빛 아래로 높은 철조망이 나타났다. 4~5m 는 되어 보일 듯한 높이였다. 가도가 끝나는 곳이기도 했고 구역이 끝나는 곳이기도 했다.

 

 로건은 철조망 바로 앞까지 차를 몰았다. 센서가 허가된 차를 감지하자 자동으로 출입구가 열렸다. 보안차량이 통과하자 출입구가 다시 닫혔다.

 

 드르륵. 타이어가 비포장도로를 긁으며 앞으로 조금 나아갔다. 로건은 차를 세우고 전조등의 조도를 높였다. 빛이 전방을 옅게 비추었다. 그러나 주위를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로웬이 새하얘진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가 바로 비구역이네."

 

 스모그 아래로 폐허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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