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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떼인 목숨 받아드립니다
작가 : venividivici
작품등록일 : 2019.10.26

전직 강력계 소속 경찰이던 석철은 불미스러운 일로 일을 그만 둔 뒤 사설탐정을 꿈꾸며 심부름센터를 차렸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는 석철.
그런 그의 꿈에 밤마다 한 남자가 찾아와 다짜고짜 자신을 도와달라고 한다. 그래서?

 
4.
작성일 : 19-10-26 16:33     조회 : 226     추천 : 0     분량 : 6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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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팀장님은 한숨을 쉬며 안주머니를 뒤적였다.

 

 사무실을 나가려던 팀장님은 갑자기 조카일을 맡아 하겠다는 날 보곤 당황한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꽤나 오랫동안 멍하니 서 있던 팀장님은 경찰서 앞 카페로 날 데려왔고, 지금 이렇게 우린 마주앉아 있다.

 

 “그러니까, 너 사무실 월세 한번만 매꿔달라는 거지?”

 “예. 나중에 여유 될 때 갚을 테니까...”

 

 운명에 맡기는 셈치고 팀장님께 이번 달 사무실 월세를 내달라고 했다. 오케이 한다면 조카일을 맡고 아니라면 그냥 없던 일로 할 생각이었다.

 

 “그래. 뭐, 네가 돈 떼먹고 입 닦을 놈은 아니니까...”

 

 팀장님은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이거.”

 

 팀장님은 자기 휴대전화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화면에는 헤드폰을 끼고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는 남자아이 사진이 떠 있다.

 

 “이름은 임종혁이야.”

 “뭐, 그렇게 껄렁해 보이진 않네요.”

 “말했잖아. 애는 착해. 특별히 사고치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학교 성적도 좋아.”

 “그러니까, 성적도 좋고, 특별히 사고도 안 치는데, 한 번씩 집을 나가서 안 들어온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

 “부모님한테 따로 말도 안하고, 그죠?”

 “그래.”

 “그럼 딱히 착하다고 할 수도 없는 거 아닌가.”

 “야. 그거랑 그건 다르지. 지 아빠랑 사이가 별로 안 좋아. 내 동생이 중간에서 많이 애쓰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지. 그래서 반항하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럼, 이렇게 애가 집 나가면 애 아빠는 뭐한대요?”

 “그냥 내버려두나 보더라고.”

 “며칠씩 집을 나가서 연락도 없는데?”

 “그러니까 내 동생이 더 미치려는 거 아냐.”

 “그럼 학교로 찾아가면 되는 거 아닌가?”

 “지금은 방학이잖아, 이 똥멍청아.”

 “아. 그럼, 학원이나 뭐 이런덴.”

 “집을 나간 놈이 학원은 가겠냐? 지난번에 말하지 않았어?”

 “뭐, 그랬던 것 같긴 하네요.”

 

 팀장님은 한심하단 눈으로 날 보고 있다. 그러다 한숨을 푹 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이제까지는 이렇게 집을 나가서 1주일 정도 있으면 들어오긴 했다는데...”

 “일주일이면 양호하네요. 마침 지금은 방학이기도 하고.”

 “지금은 그렇긴 한데, 보통 집을 나가있는 동안은 학교도 안 나가나봐. 학교에서도 평소엔 조용히 학교생활 잘하고, 달리 사고를 치는 것도 없고, 성적도 좋고 하니까, 크게 뭐라하진 않는 것 같고.”

 

 그러니까, 아빠랑 사이 안 좋은 고삐리가 종종 며칠씩 집을 나가는 게 문제란 거네. 방학이건 아니건 상관없이.

 

 “이번에 집 나간지 일주일 정도 됐다지 않았어요?”

 “어, 그 정도 됐나봐.”

 “일주일 정도 있다 집으로 돌아온다면서요. 그럼 곧 돌아오는 거 아닌가?”

 “그렇다고 이제 오겠지 하고 손 놓고 기다리냐?”

 “그럼, 얘를 찾아서 집으로 데리고 가면 되는 겁니까?”

 “그래. 가능하면, 집나가서 뭐하고 돌아다니는지도 좀 알아보고.”

 “아.”

 “뭐하고 다니는지 좀 본 다음에 집으로 데려다 놓고, 이제 집 안 나가게 잘 타일러봐. 뭐가 불만인지, 문제가 뭔지. 혹시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그걸 어떻게...”

 “그러니까 지금 너한테 시키는 거잖아. 내가 할 수 있었으면 진작했지, 인마.”

 

 자세히 듣고 나니 더더욱 내가 지금 뭔 짓을 하고 있는 건가 싶다.

 

 “또 성질 못 죽여서 애 때리고 그러지 마라.”

 “누가 들음 내가 깡패새낀 줄 알겠네.”

 “니 놈 조카라 생각하고 인마. 좀, 어?”

 “예, 예.”

 “갑자기 왜 마음이 바뀌어서 하겠다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왕 하는 거, 어?”

 “팀장님.”

 “왜.”

 “제가 일 처리 어떻게 하는지 모르세요?”

 “알아. 아니까, 그러니까 더 걱정되잖아. 또 제 분에 못 이겨서 이상한 짓거리하고 다닐까봐.”

 “그렇게 걱정되면 왜 저한테 이걸 시켜요.”

 “그래도 인마. 너 어쨌든, 일 시켜놓으면 해결은 하니까.”

 

 팀장님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원래 잔소리도 많고 잔걱정도 많은 양반이니까 지금 이러는 게 이상하지도 않다.

 

 어쨌든 어떤 마음인지는 알겠다.

 

 “걱정 마세요. 저, 범인 때려잡듯이 팀장님 조카 때려잡아서 집까지 질질 끌고 갈만큼 미친놈 아니에요.”

 “아, 아니. 알지. 그래.”

 

 팀장님과 이야기를 할수록 그 조카와 자기 동생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것 같다.

 

 그런가하면, 대체 나는 왜 이러고 있는가 하는 생각 역시 자꾸만 든다.

 

 도대체 이걸 내가 어떻게 처리 할 수 있겠냐.

 

 “근데, 뭐 다른 건 없어요? 자주 가는 데라거나, 뭐 그런 거.”

 “몰라. 뭐, 애 엄마도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알겠냐.”

 “그럼 어떻게 찾아요?”

 “너 나랑 장난하냐? 니가 하겠다고 했잖아.”

 

 그러게 말입니다. 하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았다. 그랬다간 진짜 한 대 맞을지도 모른다.

 

 “그럼 그 사진이랑 애 학교랑 집주소나 애 엄마 연락처, 이런 거 톡으로 좀 줘요. 일단 아는 만큼 다 알려주세요.”

 “그래.”

 

 팀장님은 앞에 있는 커피를 집어들더니 있는 힘껏 빨아들였다.

 

 “하아.”

 

 의자 등받이에 기대 머리를 굴려본다.

 

 뭐부터 해야 할까. 일단 애 엄마를 만나서 좀 더 자세한 이야길 들어보고, 학교도 한 번 찾아가서 선생님도 만나봐야 하나.

 

 아씨. 내가 진짜 지금 뭐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썅.

 

 거지같은 꿈 한 번 꾼 바람에 이게 무슨 꼴인가. 젠장.

 

 ***

 

 ‘삐- 삐-.’

 

 성가신 금속음 소리에 눈을 떴다. 도저히 일어나지 않고는 못 베길 소리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상태로 손을 더듬어 휴대전화를 집어들고 알람을 껐다.

 

 하아.

 

 그래. 오늘부터는 좀 부지런하고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팀장님 조카문제를 해결해야 하니까.

 

 내가 이 일을 떠맡게 만든 장본인은 어쩐 일인지 어제밤 꿈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내가 이럴 줄 알았...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별 다른 방법도 없다.

 

 젠장.

 

 신의 존재를 믿지 않지만, 어쩌면 신이 게으르고 한심한 나를 자극하려 꿈에 나타나 이 모든걸 꾸민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아직 잠이 덜 깬 모양이다.

 

 담배 하나로 잠을 쫓아낸 뒤 한참을 앉아있었다. 끝끝내 큰맘 먹고 일어나 얼음장 같은 차가운물에 씻고 나오니 이제는 조금 기분이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입고 있던 옷의 냄새를 한 번 확인하고 사무실을 나선다.

 

 평소엔 별 신경 안 쓰고 다니는 편이지만, 오늘은 일을 해야 하니까. 냄새나는 옷과 지저분한 외모는 아무래도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긴 어렵다.

 

 차에 올라 휴대전화에 찍혀있는 학교 주소를 확인하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게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수사를 할 때도 답이 안보일땐, 일단 열심히 뛰어다니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팀장님의 조카가 다닌다는 학교 앞에 차를 주차했다. 교문이 닫혀있긴 했지만 경비실에 이야기하니 그리 어렵지 않게 들여보내 줬다.

 

 건물 안으로 들어와 교무실을 찾았다.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니 네 다섯 명의 사람들이 책상 앞에서 뭔가를 하고 있는 게 보인다. 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저기, 안녕하세요.”

 “예?”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깜짝 놀란 듯 날 돌아보더니 내 눈을 빤히 쳐다본다.

 

 “어떻게 오셨나요?”

 

 내 답을 기다리며 남자는 입가에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흡사, 친절을 교육받은 듯 뭔가 찝찝한 미소다.

 

 게다가 그의 눈은 날 경계하고 있다는 걸 숨기지 못한다.

 

 이 남자의 눈에 드러난 경계심이 내 몰골과 지금 상황을 따져보면 당연하긴 한데, 기분이 나쁘다. 대게 이런 느낌은 100이면 95는 안 좋은 쪽으로 뭔가 있는 건데...

 

 “아, 저기 2학년 3반 담임 선생님 좀 뵈려고 하는데...”

 “아.”

 

 남자는 시계와 내 뒤편의 문을 흘끔 보더니 작게 말을 이었다.

 

 “잠깐 자릴 비우셨는데... 어쩐일로...”

 “아, 저기 그게 좀 복잡한데, 일단은 학생 관련해서 상담할게 좀 있어서요.”

 

 남자는 슬쩍 고갤 돌려 교무실 안을 둘러본다. 짧고 단정한 머리에 단정한 옷차림. 유난히 눈에 띄는 귀 밑의 점 말곤 특별히 눈에 보이는 이상한 점은 없다. 여전히 친절하게 민원인 상대하는 공무원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처음 느낀 기분 나쁜 촉은 어쩐지 점점 커진다.

 

 “그럼 저 쪽에서 잠시 기다리시면, 아.”

 

 남자는 문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기 오시네요.”

 

 고갤 돌리니, 선생님이라기엔 앳돼 보이는 여자가 들어오고 있었다.

 

 “김 선생님. 여기 이 분이 학생 관련해서 상담하고 싶으신 게 있다고.”

 “네? 저요?”

 “안녕하세요. 이석철이라고 합니다.”

 “아. 네.”

 

 남자는 다시 뒤돌아 모니터를 살핀다. 남자의 모니터에는 인체해부도 같은 게 떠 있다.

 

 생물 선생인가.

 

 고갤 돌리니 교무실로 막 들어온 여자가 떨떠름한 얼굴로 날 훑어보고 있다. 나름 신경 쓴 건데 역시 좀 의심스러운 몰골인가. 어쩌면 저 남자도 내 몰골 때문에 유난히 경계하고 있는 것 뿐인가.

 

 난 최대한 밝은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잠깐 앉아서 이야기를 좀 하고 싶은데요.”

 “어떻게 오셨는지 먼저 좀 말씀해 주세요.”

 

 당연한 반응이다. 예전 같으면 경찰 신분증 하나로 다 해결 됐을 일이지만, 지금의 난 내 신분을 증명하는 데서부터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 김 선생님이란 사람은 내 생각보다 훨씬 깐깐한 성격이었던 탓에 난 팀장님과의 전화통화까지 해야 했다.

 

 겨우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그러니까, 잘 모르신다는 거네요.”

 “그렇죠. 저야 방학 중이기도 하고, 일일이 애들이 뭐하고 다니는지 다 알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렇겠네요.”

 

 그나저나 깐깐하게 굴던 김 선생은 이야기를 시작한 뒤론 시종일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내가 종혁이란 녀석이 행방불명이 되었고, 그 때문에 경찰인 큰아버지가 날 고용했단 걸 이야기해도 여전히 차분하다.

 

 “그럼 혹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라도 좀 알 수 있을까요?”

 “음...”

 

 뭔가를 생각하는 듯 자신의 발끝을 가만히 보던 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나에게 말한다.

 

 “종혁이는 굉장히 조용한 친구에요. 수업 중에도 그렇고 쉬는 시간이나 그 외 시간에도... 특별히 누구랑 어울려 노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아, 그래요?”

 

 왕따 같은 건가?

 

 “따돌림을 당한 건 아닐 거예요.”

 

 아, 깜짝이야. 난 생각만 했는데...

 

 “물론, 제가 담임이긴 하지만 반 아이들 모두랑 늘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건 아니라서, 단정 할 순 없지만...”

 “없지만?”

 “적어도 누구한테 괴롭힘을 당한다거나 그런 느낌은 아니거든요. 늘 혼자 겉도는 것 같아서 따로 불러서 몇 번 이야기도 해봤는데 전혀 그런 걸 느끼지도 못했고... 말씀하셨듯이 학기 중에도 가끔 학교를 빠지긴 하는데. 이야길 해보면 사춘기 시절의 방황정도라, 가급적이면 타이르는 선에서 상담을 했었고요.”

 

 적어도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특징도 전혀 보이지 않고 과장된 차분함이 아닌 매우 자연스러운 태도와 시선처리를 보여주고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따돌림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단정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군요.”

 “네. 그리고 잘 아시겠지만 종혁이 부모님이 보통 분들은 아니시잖아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보통 분?”

 “아, 그러니까 만만하게 대할 사람은 아니라는 거죠.”

 

 그 여동생 남편이 무슨 사업을 한다고 했던가.

 

 “만만하게 대할 사람이 어디 따로 있나요?”

 “아, 그런 뜻이 아니라...”

 

 난 가만히 여자의 눈을 보며 뒷말을 기다렸다.

 

 “아시겠지만, 아버님은 잘 나가는 사업가이시고, 어머님도 사회적인 위치가 있으신 분이니까요, 요즘은 아이들도 그런 건 다들 알고 있거든요.”

 “그런 거?”

 “집안 사정이라거나, 경제 사정 같은 것들이요.”

 “아, 예.”

 “그렇다고 종혁이가 특별히 잘산다는 걸 과시한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었고... 정말 그냥 눈에 띄지 않는 아이니까요.”

 

 모르겠다. 일단 이 놈의 애비가 잘 나가는 사업가고, 애미... 팀장님의 여동생은 교수출신의 나름 사회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던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이 녀석을 찾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전혀 없다.

 

 “개학이 언제죠?”

 “개학은 아직 한 달 정도 남았어요.”

 “잘 알겠습니다.”

 “근데 지금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죠?”

 “무슨 일이 생긴 건지는 일단 종혁이를 찾아봐야 알겠죠.”

 “아,”

 

 김 선생이란 사람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떨군다. 그래도 아직 이 선생님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진짜 선생님같은 사람이구나 싶다.

 

 “너무 걱정 마세요.”

 “네. 혹시 찾으시면 저에게도 바로 알려 주세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거라면 저도 대비를 좀 해야 할 것 같아서...”

 “예?”

 “종혁이 부모님도 계시고, 저도 임용 된지 얼마 안돼서 골치 아픈 일이 생기면 곤란하니까요.”

 

 아, 그런 의미의 걱정이었나?

 

 “예.”

 

 가볍게 목례를 하고 일어났다.

 

 내가 그래도 사람은 참 잘 보는 편이었는데, 이것도 일 그만 둔지 좀 되니까 감이 떨어지나 보다. 괜히 씁쓸하고 뻘쭘한 기분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볼을 후려친다.

 

 “어으, 추워.”

 

 이 추운 날, 이 녀석은 어디가 있는 걸까?

 

 납치나 유괴라면 집으로 연락이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고로 무슨 일이 생겼다해도 역시 병원을 통해서 연락이 들어갔겠지. 도대체 이 놈은 어디 쳐박혀 있는 걸까.

 

 아, 너무 춥다. 다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어디로 갈지를 미리 생각하고 나가야 겠다. 무작정 걸어다닐 수 있는 날씨가 아니다.

 

 “어제 그거 봤어?”

 “뭐?”

 “레알이랑 바르샤.”

 “아.”

 

 문 밖으로 운동장을 보며 덜덜 떨고 있는데 이 학교 학생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두 아이가 날 스쳐 지나간다.

 

 “얘들아.”

 

 두 아이는 동시에 날 노려봤다.

 

 “너희들 혹시 종혁이라고 알아?”

 “예?”

 “종혁이 몰라?”

 

 둘은 서로의 얼굴을 가만히 보다가 이상한 눈으로 날 본다.

 

 “아, 모르면 됐어.”

 

 난 아이들을 향해 두 손을 휘휘 저어 보이고는 다시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그렇다면 이제 애 엄마를 좀 만나보고... 그 다음은... 아 썅.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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