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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은 살인일 뿐
작가 : 쑤우
작품등록일 : 2019.10.13

잠을 자고 일어난 임현, 그런데 거실에 자신의 동거인이자 친구인 석준이 죽어있었다. 자신에게 쏠릴 용의자를 지목하는 화살표를 진범에게 돌리기 위한 그의 추리.

 
13. 알리바이 조사, 5층
작성일 : 19-10-26 12:03     조회 : 287     추천 : 0     분량 : 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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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엘리베이터의 부재가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느끼며 둘은 5층에 도착했다. 아침과 저녁엔 선선하지만 아직 낮에는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의 계절 덕에 흐르는 땀을 우현은 손등으로 대충 닦아냈다. 50A호와 50B호를 노크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임현은 50C호의 문을 두드렸다. 그들의 바람대로 유일하게 5층에 살고 있는 빌라의 주인이 문을 열어줬다. 임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누구시죠?”

  단조로운 리듬으로 우현과 임현을 향해 빌라의 주인이 질문했다. 우현이 고개를 한 차례 가볍게 숙인 뒤 물음에 대답했다.

  “저번에 cctv 확인은 감사했습니다. 제 후배가 신세를 많이 졌어요, 이정우씨.”

  우현의 대답에 정우는 입을 조금 벌리고 과거의 일들을 생각하다가 손뼉을 살짝 치며 대답했다.

  “아, 그 여자 형사 분 선배신가요? 딱히 신세를 지시진 않았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하신 거니까요. 서서 말하기도 뭐한데 들어오시겠어요?”

  구김살 없이 웃으며 문을 활짝 열고 자신의 집 안을 가리키는 정우를 보고 임현은 처음 느껴본 호의에 대해 자신의 안에서 미량의 경계심이 피어나는 걸 느꼈다. 살면서 그는 이유 없는 호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여러 경험과 여러 말들로 인해 무조건적인 사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임현의 마음을 알 리가 없는 우현이 정우의 제안을 임현보다 먼저 받아들였다.

  “그러죠. 안 그래도 더웠거든요.”

  자신의 심정을 전달하기 위해 임현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우현의 어깨를 잡았지만 우현은 고개를 반쯤 돌려 웃는 것으로 아직 말하지 않은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 웃음을 보고 임현은 깨달았다. 이유 없이 주는 호의에 호의적으로 행동하는 것 또한 어떠한 꿍꿍이가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집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가 제일 먼저 그들의 귀에 들어왔다. 노랫가락에 맞춰 시선을 옮기며 우현은 집 안을 살폈다. 십자가부터 시작해 달력에 그려져 있는 어느 한 교회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는 사진, 책장에 꽂혀있는 성경과 신앙에 관련된 여러 책들이 정우가 신자라는 사실을 우현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임현 또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종교의 흔적들을 천천히 바라보다가 달력에서 걸음을 멈춘 뒤에 유심히 사진을 들여다봤다. 거기엔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찍혀있었다. 어렸던 시절의 임현 자신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이 달력은 뭐에요?”

  “아, 그거요? 교회에서 건물이 지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찍어온 사진들로 만든 달력이에요. 추억이죠, 뭐.”

  정우가 주방에서 임현의 물음에 대답했다. 애매하게 “아, 네…….”라고 대답한 뒤에 임현은 시선을 내려 달력에 적혀있는 정보들을 바라봤다. 그곳엔 교회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가 적혀있었다. 자신이 다니던 곳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한 임현은 달력에서 눈을 떼고 정우의 “주방으로 오세요.”라는 말에 따라 주방으로 향했다.

  이미 우현은 그곳에서 정우가 준비한 믹스커피를 마시며 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임현이 주방으로 들어와 앉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시선을 정우에게 옮기고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식사하시려고 하셨나요?”

  “네. 아직 입에 대지는 않았지만요……. 실례가 안 된다면 먹으면서 해도 될까요?”

  “뭘 한다는 거죠?”

  “네? 아니, 뭐. 별 거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형사님이 찾아온 것을 보면 뭔가 질문하실 게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했거든요.”

  맞는 말이라고 대답한 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우현은 말을 이었다.

  “그럼 질문 좀 드릴게요.”

  “아, 잠시만. 그전에…….”

  손을 들어 우현을 제지하더니 정우는 그대로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시작했다. 예전에 임현이 한 번 우현의 앞에서 한 식전기도인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그의 기도가 끝나기까지 기다렸고 이윽고 기도가 끝났는지 눈을 뜨고 수저를 드는 정우에게 질문을 시작했다.

  “그럼 다시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엊그제 새벽에 어디서 뭘 하셨죠?”

  “그냥 집에 있었습니다. cctv를 통해 보셨잖아요? 저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요.”

  이어서 임현이 질문했다.

  “언제 주무셨는지는 기억나시나요?”

  “네. 성경을 좀 보다 자서요. 세 시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름이…… 임현이었나요? 임현 군은 형사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동행을 하고 있으시죠?”

  연이어 터진 날카로운 지적에 임현은 언젠가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를 대비해 준비한 대답을 꺼냈다.

  “아르바이트 같은 개념입니다. 옆에 있는 형사님과 친분이 있기도 해서요.”

  적당히 알아서 이해하고 정우는 자신의 앞에 놓인 점심밥을 먹기 시작했다. 유부초밥과 된장국, 깍두기와 물로 이루어진 간단한 식사를 바라보다가 정우가 잠시 물을 마시며 쉬는 타이밍에 우현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혹시 그 시간대에 다른 소리라던가 못 들으셨나요? 아니면 무언가를 봤다던가.”

  그 말에 정우는 곰곰이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그런 건 못 들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들리시겠지만 찬송가를 틀어두고 있었거든요. 성경을 읽고 있었으니 다른 걸 볼 시간도 없었고.”

  “그렇군요.”

  짧게 대답하곤 우현은 컵 안에 남아있는 커피를 한 번에 마셔넘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듣고자 했던 말들은 전부 들었다고 생각하면서 임현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우는 둘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자신도 된장국을 한 숟갈 떠 마신 뒤에 몸을 일으켰다. 우현이 괜찮다고 하며 정우를 말렸지만 정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따라 문 앞으로 갔다.

  “고생해주세요.”

  웃으며 정우가 그렇게 말하자 우현도 그를 따라 웃으며 대답했다.

  “고생하고 있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려 하는데 문득 한 의문이 스쳐 임현이 몸을 돌려 정우에게 질문했다.

  “혹시 탈모이신가요? 가발 같은 게 걸려있던데.”

  “아, 네. 원형 탈모가 진행되고 있어서요.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서 사둔 겁니다.”

  감사하다고 임현은 대답한 뒤, 이번엔 진짜로 문을 열고 50C호를 나섰다.

 

  5층을 내려와 2층으로 돌아온 임현과 우현은 거실 바닥에 앉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생성된 어색한 침묵이 아닌 할 말을 정리하기 위해 생성된 필요한 침묵이었다. 물이라도 마실 생각으로 임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우현이 그를 빤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침묵을 깼다.

  “어때요? 좀 도움이 됐습니까?”

  그 말에 임현은 눈을 반 바퀴 굴리곤 자신이 머릿속에 정리해둔 것들을 그대로 내뱉었다.

  “10C호를 제외한 1층의 거주자들은 알리바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5층에 있는 빌라 주인인 이정우 씨 또한 알리바이가 존재하지 않죠. 즉, 2층부터 4층까지의 다른 분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게 왜 도움이죠?”

  “더 이상 빌라에선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빌라의 거주자들한테선 말이죠. 서로가 서로만을 증언해줄 수 있을 뿐, 자신의 집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개의 이웃집 중 단 하나의 집도 증언할 수 없는 상태들에 있었어요. 그나마 쓸 만한 정보들이 몇 개 있었지만 제 생각엔 그게 끝일 것 같군요.”

  “그럼 이제 어떻게 하실 거죠?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많이 있는데요.”

  우현의 말대로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는 걸 임현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대외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들을 제외하고도 그에겐 술잔이라는 문제와 일어나지 못한 이유라는 문제가 존재했다. 팔짱을 끼고 고민하다가 임현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리는 것처럼 말을 건넸다.

  “우선 밖으로 나가죠. 아까 말씀드렸듯 이제 여기에선 얻을 정보가 없는 것 같아요.”

  애초에 일어난 목적은 물을 마시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주방으로 가 생수통을 들어 마셔넘기곤 나가기 위해 현관문으로 발을 옮겼다. 우현은 그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가다 자리에서 일어나 임현의 뒤를 따랐다. 현관문을 열기 위해 임현이 손잡이를 잡았는데 문득 무언가가 생각나 입만 움직여 우현에게 물었다.

  “혹시 제 가방에서 나왔다는 흉기, 저희 집에서 나온 흉기였나요?”

  그 말에 우현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이 집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말에 임현은 고개를 끄덕임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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