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사랑해도 될까요?
작가 : 정예들
작품등록일 : 2016.10.9

수진이 세상 끝에서 마주한 남자. 신의 사자 강선우. '내가 그를 좋아해도 될까요?' 선우가 사랑한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 이수진. '인간인 네가 어떻게 은혜를 갚는다는 걸까? 궁금해졌어. 거기까지만이야. 더 이상은 위험해.'

 
4. 첫 출근
작성일 : 16-10-09 14:08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678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킁킁. 수진은 저도 모르게 갑자기 나는 향기로움에 코를 벌렁거렸다.

 ‘좋은 향기다.'

 그에게선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올리브 향이 났다. 좀 더 가까이서 맡고 싶은 그런 향기였다.

 그렇게 향을 맡고 있던 그녀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 변태같아......'

 그에게서 나는 향기가 그녀의 얼굴을 더욱 발갛게 물들였다.

 

 속에서 하는 말도 들려오는 그는 아무것도 안들리는 척 하는 게 꽤 힘들었다.

 

 '코 좀 그만 킁킁거려. 그쪽 변태 맞는 거 같아.'

 

 그 사실을 말해 줄 수 없어 아쉬운 건 선우였다.

 

 “별로 할 일은 없어. 그냥 청소하고 센터에 걸려오는 전화나 문의 메일에 답장해주면 돼. 그게 끝인데 어때?”

 

 선우가 무심한 척 말했다.

 

 그의 말소리에 수진은 벌렁거리던 코와 마음을 진정시키고 정신을 차렸다.

 

 '옳다구나! 안 그래도 돈이 없어서 일자리 구하려고 했는데 이게 웬 횡재람!'

 

 수진은 선우 덕분에 가지고 있던 고민거리가 하나 줄어든 거 같아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다.

 

 “네!네! 할래요! 할게요! 정말요? 제가 해도 돼요?”

 그의 물음에 그녀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빠르게 대답했다.

 

 '오 하나님,부처님 이 세상의 모든 신이시여! 저를 두번 살려주시는군요!'

 그녀는 쾌재를 불렀다!

 

 '방금전까지 자신을 왜 살렸냐고 묻던 여자가 맞나?'

 

 오늘 수진 때문에 자꾸 웃음이 났다.

 

 “제가 진짜 나중에 은혜 꼭 갚을게요!”

 수진은 두 손에 깍지를 낀 채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말했다.

 

 "뭘로 갚을 거지?"

 

 "말만 하세요! 뭐든 다!"

 

 "......뭐든 다?"

 

 "네네! 그럼요 뭐든!"

 두 팔을 들어 큰 원을 그리며 말했다.

 

 ‘은혜를 갚는다고? 과연 인간인 네가 나에게 은혜를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

 

 '오랜만에 흥미롭네.'

 

 ‘이 여자. 좀 궁금하다.’

 

 **

 

 “처음엔 좀 차갑다고 느꼈었는데 알면 알수록 다정한 사람같아.”

 수진은 설거지를 하다 선우를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 생각의 반절 이상이 강선우였다.

 

 “하암. 오늘 한 것도 별로 없는데 되게 피곤하네. 오늘 그 남자 때문에 심장이 무리했나.”

 

 수진은 피식 웃었다. 본인이 생각해도 오늘은 정말 당황스러웠다. 시도 때도 없이 심장이 쿵하고 얼굴에는 열이 올라서 붉어지는 게 다반사였다.

 수진도 알 것이다.이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생기는 첫 반응이란 것을.

 

 그러나 아직은 그녀 스스로 인정할 것 같지 않았다. 스스로를 챙기는 거부터가 그녀에겐 더 큰일이었으니까 말이다.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니까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 그나저나 내일은 뭐 입고 가지? 치마는 불편할 거 같고 청바지에 흰색 블라우스 입으면 무난하니 괜찮겠지?”

 수진은 내일 출근할 일에 설레하며 옷을 골랐다.

 

 착착.

 두 손으로 스스로의 뺨을 툭툭 쳤다.

 

 “난 강선우 때문에 설레는 게 아니고 첫출근이라 설레는 거야. 이수진. 감정 컨트롤 하자.”

 

 수진은 하루종일 선우를 마주하며 빨개질 자신의 얼굴을 생각하니 민망해졌다. 그래서 감정 컨트롤을 하자며 스스로에게 기합을 넣었다.

 

 수증기가 서려있는 욕실 안.

 

 수진은 샤워볼에 보들보들 거품을 내어 몸을 문지르고 있었다.

 

 “향기 좋다~”

 향기를 맡으며 샤워를 즐기던 그녀의 머릿속에 다시금 선우의 모습이 나타났다. 선우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제게 몸을 가까이 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그의 향기도 지금의 이 향기만큼이나 좋았다.

 

 “에라이! 또 강선우야! 왜 자꾸 생각나, 왜!”

 수진은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선우의 형상에 괜한 자존심이 상했다.

 

 “나 너 안 좋아해! 내 머릿속에 나타나지마!”

 수진은 샤워볼을 벅벅 문지르며 샤워볼에 묻은 거품들을 씻어냈다.

 

 

 티비 소리만이 나고 있는 선우의 거실에서 적막을 깨고 진연이 말했다.

 

 “진짜로? 수진 씨를 네 센터 알바로 채용했다고?......말도 안돼!”

 진연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선우를 쳐다본다.

 

 “내가 살렸는데 일자리가 없으면 또 죽을 거 아냐. 그 여자 목숨은 내 거야.”

 변명이었다. 선우가 살린 사람이 어디 한둘도 아닌데 굳이 또 죽을까봐 없는 일자리도 만들어서 준다는 건 눈여겨볼 점이었다.

 더군다나 그는 삶에 대해서 냉정한 사람이었다.

 

 “그 말을 나보고 믿으라고?”

 

 “그게 아니면 뭔데?”

 

 “아니 그게 이유라면 너는 지금 일자리 때문에 죽으려던 사람들 전부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했다고. 알아? 근데 아니었잖아. 저 여자를 위해서 아니 저 여자만을 위해서 한 특별한 행동이 아니야? 난 그걸 묻고 싶은 거야.”

 

 “오버하지마.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그래. 이게 내가 오버하는 거였으면 좋겠다.”

 선우는 진연을 보며 한심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라구엘의 존재를 잊지 마."

 

 라구엘. 천사들이 두려워하는 천사들의 내무관이다. 천사의 행동을 감시하고 그들이 타락한 천사가 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 그들의 임무이다. 선우와 진연도 항상 라구엘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 아마도 진연이 걱정하는 것은 라구엘에게 걸려 선우가 벌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모든 인간에게 엄격하고 똑같아야 하는 것이 천사들의 의무였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그녀에게 없던 일자리도 만들어서 줬는지 선우 자신도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그 여자가 조금 궁금해졌을 뿐이야. 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인간 친구가 뭔지 궁금해진 것뿐이야. 그래 그거야.’

 

 같은 시각의 수진과 마찬가지로 선우도 복잡한 머릿속을 스스로 정리해보려 애쓰고 있었다.

 

 **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아침이 돌아왔다.

 

 그녀는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졌다.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바람에 반강제적으로 일찍 출근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수진이 센터에 들어오는 선우를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왜 벌써 나왔지?”

 

 혼자였던 자신의 센터에서 아침부터 들려오는 활기찬 소리에 흠칫 놀랐다.

 

 “강선우 씨 오기 전에 미리 청소하면 좋잖아요.”

 수진이 방긋 웃어보였다.

 

 오늘 보는 수진의 모습은 지난날보다 조금은 더 밝아보였다. 그 모습이 인간으로서 예뻤다.

 처음 자신을 봤을 때와는 달라진 그녀가 유독 예뻐보였다.

 

 선우는 빠르게 로비를 훑어보았다. 물걸레질을 한 건지 물이 묻었던 바닥이 점점 말라가는 것이 보였다.

 

 ‘물걸레질까지 한 거면 꽤 일찍 나왔네보군.’

 

 그렇게 눈을 돌리다 선우의 눈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 정착했다. 그녀의 쇄골이었다. 수진이 오늘 입은 하얀색 블라우스는 쇄골 밑을 지나가는 깔끔한 옷이었다. 훤하게 드러난 수진의 도드라진 쇄골이 그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기분이었다.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선우의 시선에 수진이 물었다.

 “혹시 무슨 할 말 있으세요?”

 

 수진의 물음에 선우는 급하게 정신줄을 잡았다.

 

 “어차피 할 일도 별로 없는데 굳이 일찍 나올 필요는 없어. 그냥 나 올 때쯤 맞춰서 와.”

 

 던지듯 말을 하며 선우는 빠른 걸음으로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후우. 거기서 눈이 왜 멈춰? 이거 본능이야? 정신 차려 강선우.”

 선우는 상담실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재빠르게 닫고 문에 몸을 기대며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아니, 저 여자는 왜 저런 옷을 입고 온 거야.”

 

 실상 수진의 옷은 너무나도 평범해서 흠잡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죄 없는 수진의 탓을 하는 선우였다.

 

 “뭐야 누가 쫓아가? 내가 싫나?”

 

 수진은 선우의 속도 모르고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입을 삐죽였다.

 하여튼 알다가도 모를 남자였다.

 

 센터는 아침부터 굉장히 바빴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을 때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었지만 이렇게 상담자 방문이 많을 줄은 몰랐다. 물론 수진이 바쁜 것은 아니었다. 오직 선우만이 바빴다. 수진은 저가 할 일이 없어서 은근히 양심이 찔렸다.

 

 꼬르륵.

 “아 배고파. 점심시간인데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지?”

 선우가 점심에 관한 것은 얘기를 하지 않아서 그녀는 그가 나올 때까지 주린 배를 잡고 있기로 했다.

 

 수진의 소리가 들려오자 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시계로 향했다.

 ‘12시45분. 배가 고플 시간이긴 하지.’

 

 평소 선우는 점심을 제시간에 챙겨먹는 사람이 아니어서 점심에 관한 이야기를 미처 수진에게 전하지 못했다. 혼자 로비에서 기다릴 수진을 생각하니 내심 미안해지는 선우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걸로 하죠. 다다음주에 예약 잡아드릴테니 그때 또 이야기를 나눠보죠.”

 수진을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 선우는 하고 있던 상담을 급하게 마치려했다.

 

 “네? 벌써 끝나요?”

 갑작스럽게 상담이 끝났다고 통보 받은 여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도 될 것 같네요. 우울증은 상담 시간과 비례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장담하나 하죠. 굳이 다음 주에 나오지 않으셔도 우울증 증상 사라지실 겁니다.”

 

 당연했다. 선우는 단순한 상담사도 인간도 아니었으니까. 라파엘인 그의 능력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쪽으로 많이 발달해있었다. 그래서 인간세계에 내려와서 쉽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상담센터에서 상담사로 살아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선우의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고 있던 상담자는 기분이 나빴다. 자신은 꽤나 깊은 우울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몰라주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증세를 가벼이 여기는 것 같은 그의 태도에 더욱이 화가 났다.

 “아무것도 안했는데 내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우울증이 없어질 거라는 게 말이 돼요?”

 여자는 두 눈으로 짜증을 내뿜었다.

 

 “그쪽이 그렇게 자신만만한데 만약에 내 증상이 그대로면 모든 sns를 이용해서 당신 센터 안 좋다고 퍼트릴 줄 알아요! 얼굴 반반하고 잘생긴 거 믿고 돈 벌어가는 그런 곳이라고 내가 여기 신고할 거야!”

 

 화를 내는 여자와 달리

 

 “편하실대로.”

 

 선우는 여자에게 친히 나가라고 상담실 문까지 열어줬다.

 

 '이게 뭔 일이야?'

 수진은 큰 소리가 나는 상담실을 바라보며 눈만 깜박이고 있었다.

 

 “기분 나빠서 정말.”

 여자가 상담실에서 나와 센터 문을 열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수진을 노려보며 여자는 말했다.

 

 “여긴 직원이 사람 나가는데 인사도 안하나 봐?”

 

 “네? 아!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수진은 상황을 파악하느라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인사를 하는 것을 깜박했다.

 

 “흥.됐어요!”

 여자는 수진의 인사를 거절하며 나가버렸다.

 

 ‘아니 저럴 거면 인사를 왜 요구한 거지?’

 어이없는 마음과는 다르게 수진은 끝까지 억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안에서 무슨 일 있었어요?”

 

 수진은 선우에게 눈을 돌렸다.

 

 선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어깨만 으쓱할 뿐이었다.

 

 “밥이나 먹죠.”

 

 그녀를 쳐다보며 말한 선우의 눈엔 아침처럼 또 다시 그녀의 쇄골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요! 평소에 어떻게 드세요? 미리 점심 준비하려고 해도 아는 게 없어서 기다리기만 했네요.”

 

 “시켜먹거나, 사먹거나. 오늘은 시켜먹는 게 나을 것 같군.”

 

 “좋아요. 그럼 제가 전화 할 게요!”

 수진은 휴대폰 찾기 시작했다.

 

 “근데, 안 추워?”

 전화를 찾는 수진에게 선우가 뜬금없이 물었다.

 

 “네? 아니요. 별로 안 추운데요? 추워요? 히터 틀까요?”

 

 선우는 수진의 대답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상담실로 들어가서 옷걸이에 걸린 가디건을 가져왔다.

 

 “이거 걸쳐."

 선우는 자신의 가디건을 수진 앞에 서서 그녀 머리 위로 팔을 들어올려 어깨에 걸쳐줬다.

 

 “아니, 괜찮아요. 저 진짜 안 추워요.”

 그녀는 갑작스레 머리 위를 넘어 어깨에 걸쳐지는 가디건 때문에 몸을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입고 있어.”

 

 ‘그래야 내가 정신줄을 안놔.’

 

 본인의 눈이 또 다시 수진의 쇄골만으로 향할까 걱정되었던 그였다.

 

 그러면서 그는 가디건의 윗단추 두 개를 채웠다.

 혹시나 그녀에게 손가락이 닿을까 손끝으로 조심조심 채우는 그에게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뭐에요 이거. 슈퍼맨이라도 하라는 건가?”

 망토처럼 걸쳐진 가디건을 펄럭이며 수진은 선우에게 웃으며 말했다.

 

 "왜 두개만 채워요?"

 

 선우는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장난치는 수진에게 묘한 배신감을 느꼈다.

 

 ‘왜 너는 아무렇지도 않은 거지? 나는 손을 떨었는데. 이렇게 해주는 남자가 많았나?’

 선우는 떨떠름한 기분을 안고 수진을 식사하는 방으로 안내했다.

 

 식사를 하는 장소는 센터에 있던 또 다른 작은 방이었는데 수진은 배달 음식이 올 때까지 식탁에 앉아 그를 마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게 심적으로 큰 부담이 됐다.

 

 ‘음......이 기분은 마치 닭갈비를 주문해놓고 닭갈비가 완성이 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하는 그런 기분이야.’

 

 민망함에 수진은 두 눈동자를 둘 곳을 찾느라 도르륵 도르륵 눈알만 굴리고 있었다.

 

 “남자랑 닭갈비 자주 먹나봐?”

 선우는 아까의 떨떠름함을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응? 속으로 닭갈비 얘기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대답은 안하고 이상한 눈으로 선우를 바라봤다.

 

 “아,아니. 닭갈비 자주 먹어? 이거 물어보려다가 말이 잘 못 나왔어.”

 선우가 급하게 말을 바꾸며 둘러댔다.

 

 "가끔 강선우씨가 내가 속으로 하는 말을 다 아는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흠흠.기분탓일거야."

 선우는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런가? 아무튼, 닭갈비 자주 먹지는 않아요. 혹시 닭갈비 좋아하세요? 좋아하시면 제가 그걸로 밥 사드릴까요?”

 

 “됐어. 벼룩의 간을 빼먹지.”

 은혜를 닭갈비로 갚는 건 뭔가 허무할 것 같은 그였다.

 

 “은근 돈으로 저 무시하는 거 알아요? 그쪽 돈 많은 건 알겠는데, 두고봐요. 제가 돈 많이 벌어서 그쪽 앞에서 돈 자랑 할 거예요.”

 수진은 입술을 삐죽이며 보란 듯이 말했다.

 

 “뭘로 돈을 벌건데?”

 선우가 팔짱을 낀 채 물었다.

 

 “......”

 

 그의 물음에 수진은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예전 같았으면 배우로 성공할 거란 말을 했겠지만 지금은 왠지 자신이 없었다. 꿈을 포기하자니 아깝고 잡고 있자니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냥 그쪽이 월급 올려주면 저 부자 돼요. 헤헤”

 눈웃음을 지어보이며 그녀가 말했다.

 

 “허.일이나 똑바로 해.”

 어이없어 하던 선우가 고개를 돌리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수진 있어 그런지 오늘은 왠지 시간이 재밌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천사였기에 혼자있어야 하는 외로움에 익숙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

 

 똑똑

 

 “어? 벌써 그릇 가지러 오셨나?”

 

 수진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식탁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을 열었더니 배달원이 아닌 체구가 작은 여학생이 서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4. 첫 출근 2016 / 10 / 9 255 0 6788   
3 3. 이게 다 강선우 때문이야 2016 / 10 / 9 253 0 7328   
2 2. 코가 꿰이다 2016 / 10 / 9 297 0 4643   
1 그러니까 살아. 2016 / 10 / 9 404 0 682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