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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고독한 쥬뗌므
작가 : gloryr****
작품등록일 : 2019.10.26

우리는 저마다 어떤 사랑을 할까?

헌신적인 사랑을 믿는 리아
사랑에 의해 상처만 받는 고독한
사랑을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로이
곁에서 바라만 봐도 행복한 민호
사랑을 투쟁으로 쟁취하려는 지민
제각기 다른 사랑을 믿는 이들이
만드는 동화 같은 이야기

멋진 공주와 예쁜 왕자 동화 속으로
​지금 당장 들어가볼까요?

 
36. 에피소드-12
작성일 : 19-10-26 11:32     조회 : 174     추천 : 0     분량 : 1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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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여름을 앞둔 늦은 봄날.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선선했다. 공원에는 소풍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끼리 무슨 나들이야. 단합해서 뭐 좋을 거 있다고."

 "그래도 술이랑, 안주는 정 마담 언니가 쏜대."

 "술, 술. 맨날 먹는데 지겹지도 않나."

 

  이영화가 투덜거리며 여자들끼리 피구를 하는 광경을 지켜봤다. 정 마담은 눈을 부라리며 피구 공을 냅다 꽂았다. 상대 팀 여자는 꺅꺅거리며 공원이 다 울리게 소리 질렀다.

 

 "아주 찰지게 소리 지르네. 쪽팔려. 야! 시끄러워!"

 "왜. 보기 좋은데, 난. 뭐가 그렇게 불만이니. 여기서 너만 빼고 다 즐거워 보여."

 

  류미리는 먹기 좋게 과일을 깎으며 빈정댔다. 이영화는 그녀의 말에 토를 달며 시비를 걸었다.

 

 "니가 그러니까 욕을 처먹는 거야. 이 년아."

 "이 년 이 년 하지 마. 여기까지 와서 그런 말을 해야겠니."

 "그런 말이 뭔데. 아주 지 혼자 고상하세요. 니도 우리랑 똑같아."

 

  이영화가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로 말했다. 류미리는 그녀의 말에 끝까지 대꾸하며 받아쳤다.

 

  그리고 그들이 싸우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푸른 잔디 위를 사이좋게 기어 다니는 한 쌍의 아기가 있었다.

 

 "아갸갸가. 아갸가가가."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기가 잔디 위를 신나게 질주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기를 따라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예쁜 아기가 쫓아갔다.

 

  둘은 규칙 없는 술래잡기를 하며 잔디 위에서 함께 놀았다. 놀다가 지친 아기들은 잔디 위에 나란히 누웠다.

 

  그들의 눈에 비친 하늘은 눈부시게 푸르렀다. 푸른 하늘 사이로 하얀 구름이 둥둥 떠다녔다. 둘은 흘러가는 구름과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봤다.

 

 "히야.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이 꼭 연인 같네."

 

  땀범벅이 된 정 마담이 잔디 위에 나란히 누워 있는 아기 둘을 보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이영화와 류미리를 보며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야! 너네 아기들 좀 봐! 혹시 너희들 나중에 사돈지간 되는 거 아니야?"

 "뭐?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리를 해! 쟤랑 사돈이라니!"

 "마담 언니도 참. 결혼도 수준이 맞아야 하지."

 "너, 뭐라고 했냐! 수준? 이 년이!"

 "이 년이라니! 말 뽐새 봐라. 그러니까 너보고 수준 낮다고 하는 거야."

 

  정마담은 끊임없이 티격태격 싸우는 이영화와 류미리를 보며 혀를 찼다. 어떻게 저 둘은 한시도 싸우지 않는 날이 없는지 지겨울 정도였다. 저런 엄마들 밑에서 자란 아기가 서로 결혼을 한다니. 자기가 말해놓고도 농담에 지나지 않은 우스운 말이었다.

 

 "그런데 참 보기 좋네. 뭔가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녀의 시선이 잔디밭에 나란히 누워 있는 아기들에게 향했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아기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예쁜 아기는 손을 꼭 맞잡은 채로 잠이 들어 있었다.

 

 "이 년들아! 좀 조용해! 너네 새끼들 깨잖아!"

 "새끼라니!"

 "마담 언니!"

 

  이영화와 류미리는 조용히 윽박지르며 고개를 돌렸다. 그들의 눈에도 나란히 누워 있는 아기들이 보였다. 푸른 하늘 아래 잔디밭에 누워 잠든 아기 둘. 시원한 바람이 애기들의 얼굴에 난 솜털을 간지럽히며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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