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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60화)
작성일 : 19-10-25 21:46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5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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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

 

  선호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 오피스텔을 나온 뒤 선호는 가까운 PC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대승그룹에 관련된 기사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별다른 특별한 기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선호는 검색 범위를 2년 전까지 확대해 보았다. 역시 특이한 사항은 없었다. 마우스를 빠르게 클릭해 제목만 읽고 자료들을 검색했다.

  그러다 선호는 마우스를 멈췄다. 유림실업이란 회사 이름이 눈에 띤 것이다. 선호는 기사를 클릭해 기사 전문을 보았다. 일간 경제지에 실린 3단 박스 기사였다.

  자료에는 필수가 대승그룹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는 기사와 함께 사진이 실렸다. 사진 속에는 필수와 차주영 회장, 그리고 박두희가 서 있었다.

  ‘박두희?!’

  선호는 곳곳에 박두희의 흔적이 어려 있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 대승그룹이 찾고자 하던 조직이란 말인가?’

  선호는 고개를 저었다. 대승그룹이 이런 일을 저지를 조직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리가 있어 보였다. 몇 번을 곰곰이 생각해 봤지만 허탈감만 깊어질 뿐이었다.

  선호는 일단 박두희 실장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째든 박 실장은 필수를 알고 있는 사람이었고, 의미를 알 수 없지만 필수가 그의 사진에만 표시를 했다는 것은 그에게 무엇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때 때마침 손 대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어, 그래. 손 대위 나야.”

  “야! 그런데 너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것 맞아? 왜 네 이름이 여기저기에 떠도냐? ……. 정말 괜찮은 것 맞아?”

  손 대위는 선호의 걱정부터 꺼냈다. 선호는 그런 친구의 마음이 고마웠다. 그래도 자기를 믿어 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따지고 보면 선호가 가족처럼 믿어 온 사람은 필수와 손 대위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중 한 사람인 필수는 이미 이 세상을 떠났고, 남은 손 대위에게는 걱정만 주고 있는 자신이 답답했다.

  선호는 이 일이 마무리 되는대로 손 대위에게 모든 것을 다 이야기 할 생각이지만, 그 전까지는 손 대위가 더 이상은 이일에 개입이 되어서도 안 되고, 알아서도 안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걱정해 줘 고맙다. 너무 걱정하지 마. 잘 해결 될 거야…….”

  “너도 참……. 알았다. 더 묻지 않을게. 그리고 알아봐달라는 전화번호는 박두희란 사람 것이던데?”

  “박두희!? 대승그룹 기획조정실장?”

  “응……. 너도 알고 있었던 거야?”

  예상은 했었지만 선호는 온 몸에 전율이 돋는 것을 느꼈다. 아직은 대승그룹이 관여된 것인지 아니면 박두희 기조실장 개인이 벌인 짓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의 중심에 박두희가 있다는 것이다.

  “선호야? 왜 그래?”

  선호는 손 대위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잠시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아니야……. 아무 것도.”

  “알았다……. 더 이상 묻지 않을게. 네가 말 못할 때는 무슨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장필수란 친구 통화내역을 조사하다보니까 또 다른 핸드폰이 있던데? 필요할 것 같아 그 전화통화 내역도 같이 보냈다.”

  또 다른 핸드폰이 있다는 손 대위의 말을 듣는 순간 선호의 머릿속을 번쩍 스치는 것이 있었다. 언젠가 필수가 처음 보는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는 별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냥 새 핸드폰을 샀나보다 했을 정도였다.

  ‘조직하고 연락을 하기 위한 핸드폰이 있었구나!’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으려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핸드폰이 아닌 별도의 핸드폰이 필요했을 터이다. 그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한 것이었다.

  서둘러 통화를 끝낸 선호는 손 대위가 보내준 메일을 열어 보았다. 메일에는 손 대위가 말한 필수의 또 다른 핸드폰의 통화 기록도 담겨 있었다. 선호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

  필수의 통화 기록에 찍힌 전화번호는 이전에 양진수의 핸드폰에 찍혀 있었던 전화번호와 같은 것이었다. 박두희. 그의 핸드폰 번호였다. 박두희가 조직이구나!

  선호는 그 핸드폰이 필수의 오피스텔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오피스텔에 갔을 때 조금 더 찾아보고 나올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끝난 일이었다. 다시 오피스텔로 들어 가볼 수도 있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었다. 한 번은 성공했을지 몰라도 두 번은 힘들 것 같았다.

  한편으로는 안방이나 서재에서 핸드폰을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이미 경찰에서 그 핸드폰을 증거물로 압수해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호는 일단 손 대위가 알려준 통화 내역만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남의 대로변에 높게 서 있는 대승그룹 사옥 맨 꼭대기 층.

  대승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차주영 회장의 사무실이 있는 곳이다. 차 회장은 이 큰 사옥의 맨 꼭대기 층을 전부 사용하고 있었다. 그 층의 절반 정도는 기획조정실이나 미래전략실 같은 회장을 보좌하는 조직이 사용하고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회장 집무실과 회의실, 외부 손님 접객실로 꾸며져 있다.

  인테리어는 중후하지만 고루하지 않게, 점잖지만 심플하고 간결하게 꾸며져 있었다. 다른 그룹 회장들의 집무실과는 달리 거의 파격에 가까운 인테리어는 독일의 유명한 건축가가 디자인했다는 소문이 건물 개장 초기에 심심찮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차 회장은 부하 직원이나 자신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기를 죽이기 위해 이 방을 즐겨 이용했다. 바닥에 깔려 있는 두꺼운 갈색의 양탄자는 와인 빛의 메이플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있는 자신의 집무용 책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웬만한 사람들의 기를 꺾기에 충분했다.

  책상 앞에는 이태리 장인이 만든 가죽소파가 놓여 있고, 책상 위에는 수공으로 무늬를 새긴 어른 머리만한 크리스털 문진이 놓여 있었다. 아마도 차 회장은 이런 것들이 자신의 문화적 취향과 수준을 드러내 준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래……. 내가 믿고 있는 박 실장의 일처리 솜씨가 겨우 이정도 밖에 안 되는 거였나?”

  잔잔하지만 무거운 목소리가 무겁게 내려 앉아 있는 방의 공기를 밀어내며 들렸다. 차 회장이 피우는 고급 파이프 담배 향이 공기의 파문을 타고 잔잔히 사방으로 흩어졌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차 회장 집무실의 한쪽은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어 강남뿐 아니라 멀리 김포까지 내려다 보였다.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멀리 서해바다가 보이기도 했다.

  차 회장의 책상은 유리를 등지고 놓여 있었다. 그래서 그 책상에 앉으면 마치 서울 일대를 등 뒤로 거느리고 있는 모양새였다. 차 회장이 자기의 집무실 배치를 그렇게 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짙은 와인색의 원목 책상 상판은 마치 유리를 깔아 놓은 것처럼 투명하고 반질거렸다.

  회장은 커다란 의자에 몸을 파묻고 있었다.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의자는 회장의 앉은키를 덮고도 남을 정도로 컸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 의자 한 가운데 앉아 있는 차 회장의 카리스마를 더 크게 느끼도록 만들어 주었다.

  책상 앞에서 서너 걸음 떨어진 곳에 박두희 실장이 뒷짐을 진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회장에게 질책을 받는 것은 아마도 그로서는 처음 당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고개 숙인 박 실장의 얼굴이 시뻘게졌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기 싫었지만 반박한 여지가 없었다. 평소에는 회장의 복심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처리가 완벽하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그였지만 선호를 제거하는 일은 이상하게도 여기저기에서 실수가 터져 나왔다.

  “그래. 박 실장……. 이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내가 경찰청장에게라도 전화를 넣어야 하는 거야?”

  “아닙니다. 회장님. 죄송하지만 한 번만 더 제게 기회를 주신다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처리하겠습니다.”

  “박 실장? 그러면 지금까지 내가 기회를 줘서 일을 했다는 건가? 실망스럽군……. 지금까지 내가 한 번도 박 실장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 적이 있었던가?”

  차 회장의 말은 평소와는 달리 듣는 사람이 답답하게 여겨질 정도로 느리고 톤이 낮았다. 박 실장은 그런 차 회장의 마음을 읽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은 차 회장은 모르는 일이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잘못되더라도 박 실장이 혼자서 책임을 지라는 강한 압박이었고, 일을 그르친다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협박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대승그룹의 기획실장은 그 누구 못지않은 권력과 재력을 가진 자리였다. 장차관이나 국회의원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하는 자리였다. 그런 자리를 박두희가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차 회장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알았습니다. 더 마음 쓰시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좋아……. 진작 그렇게 했어야지.”

 

  회장실을 나서면서 박 실장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자기 사무실로 돌아 온 박 실장은 ‘경원 시큐어리티’ 최서진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 회장은 박 실장의 아끼는 고등학교 후배였다. 박 실장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경원 시큐어리티에서 대승그룹의 모든 계열사 경비 용역을 맡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매월 최 회장에게서 활동비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챙길 뿐 아니라 잡다한 자신의 개인적인 뒤치다꺼리까지 맡겨왔었다. 이번 일도 최 회장에게 맡겼는데 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차 회장에게 신뢰가 깎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누구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컸는데 그깟 일 하나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 자기가 이런 수모를 당하게 만든 걸 생각하면 당장 거래를 끊고 싶었다. 요즘 들어 돈을 좀 벌고 회장 소리를 듣게 되자 자기에 대한 태도가 소홀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야! 최서진! 너 정말 일을 이렇게 밖에 못하겠니?!”

  박두희는 최서진 회장이 전화를 받자마자 차 회장에게 자기가 당한 수모만큼 그대로 최서진에게 화를 퍼부었다.

  “선배님……. 정말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번에는 정말 확실하게 처리해 버릴 겁니다.”

  “기다려! 기다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 그러다 경찰에서 먼저 찾으면 우리는 정말 같이 죽는 거야! 내말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응?”

  박두희의 고함에 최서진이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선배님. 제가 그걸 왜 모르겠습니까? 저도 지금 다른 일 다 접어두고 이 일에만 올인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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