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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8화)
작성일 : 19-10-25 21:44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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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8

 

  “그러나 아직 앞의 3건의 사건들 간의 연관성이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는 다소 무리한 가설 아닐까요?”

  차 형사가 의문을 제기했다.

  “좋은 지적이야. 그렇긴 하지만 내 가설이니까 들어봐……. 먼저 미지의 A란 사람, 또는 집단이라 해도 좋아. 이 A는 앞의 살해된 3명을 없애야 할 이유가 있었던 거지.”

  “개인적인 원한이나 증오 같은 걸 말하는 건가요?”

  박 형사가 물었다. 그의 얼굴에는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어떤 사람이기에 3 명씩이나 죽일 만큼 악연이 깊은 것일까.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밝혀내야 할 일이지……. 어째든 A는 이들을 없애고 싶었지만 자신이 직접 할 수는 없었던 거지.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들을 제거하라고 지시한 거야. 왜 그랬을까?”

  “자신이 노출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겠죠.”

  박 형사가 당연한 것 아니냐는 투로 말했다. 반면에 차 형사는 민 반장의 가설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맞아! 그래서 자신의 조직을 이용한 것인지 아니면 살인 청부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든 그 A는 의도한 대로 세 명을 살해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긴 거지.”

  민 반장이 잠시 말을 멈추고 형사들을 바라보았다. 형사들이 저마다 머릿속으로 골똘히 민 반장의 가설을 검토하는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민 반장이 원하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우리가 메인 3건의 사건 수사과정에서 오토바이가 범행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 사실을 역정보로 언론에 공개를 한 거지. 이 점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되는데…….”

  “A가 허를 찔렸다고 생각하겠는데요? 설마 경찰에서 그런 중요한 정보를 언론에 공개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허를 찔린 A는 다급해졌고,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수 있는 단서들을 없애려고 했겠죠.”

  차 형사가 민 반장의 가설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맞아. 오토바이를 경찰에서 찾아낸다면 곧바로 자신의 정체가 드러날 것이고, 절대로 경찰에서 오토바이를 찾아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A는 그 오토바이를 은닉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지.”

  “가능하다면 이 기회에 범행과 관련된 사람들도 함께 묻어버리고 싶었겠죠. 그래야 영원히 자기가 드러나지 않을 테니까요.”

  차 형사가 민 반장의 가설에 마무리를 지었다.

 

  창문 하나 없는 좁은 회의실은 언제나 답답하고 공기가 탁했다. 형사들은 항상 이렇게 창문도 없이 회의실을 만든 사람이 누구냐며 불평을 터트리면서도, 막상 수사회의가 도중에 막히거나, 시간이 많이 소요될 때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담배를 피워댔다. 지금도 회의실 안이 매캐한 담배 연기로 자욱했다.

  민 반장은 진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더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출근해서 벌써 네 잔째 마시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그만 두기로 했다.

  “그런데 관련된 사람들을 없애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는데……. 양평 창고 집 사건에서부터 삐꺽거리게 된 거지.”

  “A가 양태호를 시켜 문형표 사건의 용의자인 김선호를 제거하려 했는데 오히려 김선호에게 죽임을 당하고, 이 과정에서 김선호는 양태호에게서 A가 자기를 죽이라고 지시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박 형사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그렇지. 이들 사건으로 우리는 장필수와 김선호가 A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거지.”

  “그런데 김선호는 어떻게 양진수를 알게 됐을까요?”

  차 형사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그 점은 나도 잘 연결이 안 돼. 지금으로서는 양태호와 다투면서 알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야.”

  “김선호가 고문을 해서 알아낸 것이 아닐까요?”

  김 형사가 조심스럽게 말을 했다.

  “글쎄.…….그건 아닐까 싶긴 한데.”

  강력반에서는 국과수의 지문감정보고서로 장필수와 김선호가 범행에 유력한 용의자로 전국 경찰에 수배령을 내렸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의적이었다. 두 사람의 행적을 조사를 하면 할수록, 그들이 용의자라는 생각이 점점 더 의심스러워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들은 전형적인 소시민들일 뿐이었다.

  물론 겉과 속이 다른 사이코패스 같은 범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였지만, 오랜 강력반 형사를 해 온 이들의 감각과 판단으로 볼 때에는 두 사람은 범죄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어째든 지금으로서는 민 반장의 가설이 약간 불안했지만 사건의 실체에서 크게 벗어난 것 같지 않아 보였다.

  “그럼 반장님? 양진수는 무슨 역할을 한 걸까요? 왜 김선호는 양진수를 찾아간 걸까요?”

  박 형사의 질문에 민 반장이 어깨를 약간 으쓱거렸다.

  “그건 나도 모르겠어……. 김선호가 왜 하필 양진수를 찾아 갔는지,아니면 꼭 양진수라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어. 그걸 우리가 알아내야할 과제겠지.”

  민 반장이 말을 마치고 두 손바닥을 마주쳤다. 회의를 시작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자! 그런데 느닷없이 장필수가 마약과다 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

  민 반장의 말에 김 형사가 자신 없는 말투로 대답했다.

  “A가 장필수도 제거한 것이 아닐까요?”

  “그래! 나도 그런 생각이 들어. 김선호뿐 아니라 장필수도 제거해야 자신에게 이어지는 꼬리를 완벽하게 자르게 되는 거겠지. 더군다나 김선호 제거에 실패한 A로서는 절친한 친구인 장필수가 더욱 부담스러웠겠지. 그럼 이제 A가 취할 행동은 무엇일까?”

  민 반장이 차 형사를 쳐다보았다. 아마도 차 형사는 짐작하고 있을 것 같았다.

  “김선호겠죠……. 김선호가 살아 있는 이상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선호도 몸을 감춘 것을 보면 그 친구도 A의 위협을 안 것이겠죠.”

  “그래, 그 말이 맞을 거야. 지금으로서는 어째든 우리가 그의 신병을 먼저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거야.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김선호가 중요한 인물이지만……. A에게도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까.”

 

  “아 참 복잡하네! 그 A는 과연 누구일까?”

  김 형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혼자말로 중얼거렸다. 민 반장이 대답 대신 차 형사를 바라보았다.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민 반장님의 가설이 맞는다고 한다면……. A라는 인물은 장필수와 어떤 식으로든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자일 겁니다. 그리고 아마 막강한 지위와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닐까요?”

  차 형사가 자기의 생각을 말했다. 민 반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자기가 은퇴를 하게 되면 후임 강력반장으로는 차 형사가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행동도 민첩하지만 사건을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다른 형사들이 막무가내 식으로 나무를 찾는다면, 그는 멀찍이 떨어져서 먼저 숲을 본 다음 그 숲에서 뭔가 부자연스러운 나무를 찾아내는 방식을 즐겼다.

  그것은 웬만큼 공부하지 않고는 습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차 형사는 그 바쁜 업무 중에서도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인터넷 공개강좌로 범죄수사학을 공부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A가 장필수를 제거했다는 것 자체가 서로 관계가 있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살해당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A가 사회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이 누구입니까? 전직 국회의장이고, 유명한 중견 배우이고, 실력 있는 변호사가 아닙니까? 이런 사람들과 원한이든 뭐든 관계를 가지려면 최소한 본인도 그 정도 수준은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설마 우리 같은 일반인들과 얽힐 일이 있겠습니까?”

  그러네. 형사들 중 누군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민 반장님의 가설을 들으면서 떠 오른 생각인데……. 살해당한 사람들끼리만 놓고 생각한다면 서로에게는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나이도, 직업도, 출신학교뿐 아니라 하다못해 사는 곳이나 고향도 각각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연결 고리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차 형사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민 반장의 가설을 근거로 해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반대로 A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 맞다! A는 그 세 사람을 다 알고 있겠네.”

  김 형사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을 했다.

  “맞습니다. 살해당한 세 사람은 모두가 A와는 개인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그렇다면 살해된 세 명의 지인들을 서로 비교해보면 겹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요?”

  “그 사람들 중에 A가 있다는 거지요?”

  김 형사가 감이 잡힌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야아!? ……. 오늘은 막내가 제법인데?”

 

 

  그때 김미림 순경이 회의실 문을 활짝 열고 들어왔다.

  쟁반 가득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가 들려있었다. 커피를 본 형사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저마다 한 마디씩 김 순경에게 농담반 진담반으로 칭찬을 던졌다. 아메리카노를 기대했던 민 반장으로서도 자판기 커피인들 고맙지 않을 까닭이 없었다. 달달한 커피가 입에 들어오자 다소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았다.

  “차 형사의 말이 맞는다면……. 내 생각에는 장필수의 지인도 같이 비교하면 더 좁혀질 것 같은데?”

  박 형사의 말에 민 반장도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 오히려 장필수의 지인 중에 A가 있을 확률이 컸다.

  “옳은 생각이야.”

  “장필수는 아무래도 사업가이니까 사업하고 연관이 있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면 주요 납품처 같은……. 그런 곳에서 부탁하는 일이라면 쉽게 거절할 수 도 없을 것 아닐까요? 특히 상대가 자기 사업의 생명줄을 쥐고 있다면…….”

  유림실업을 조사했던 박 형사가 계속 좋은 의견을 냈다. 민 반장은 박 형사의 의견에 타당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림실업의 주 거래처가 어디라고 했지?”

  민 반장이 박 형사에게 물었다.

  “유림실업은 전량 대승전자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유림실업을 대승전자의 계열사라고 까지 할 정돕니다.”

  “반장님? 이상하지 않습니까? 경비용역업체의 최대 고객도 대승그룹이고, 유림실업도 주요 거래처가 대승전자이고……. 뭔가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차 형사의 말에 민 반장은 그 말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대승그룹 정도면 충분히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자금과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국내 최고의 대승그룹이 이런 일을 벌이는 목적이나 동기가 있을 것이란 생각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이번 사건들이 대승그룹에 어떤 도움이 있을지 모르지만 만에 하나 일이 잘못하면 그룹 전체가 무너질지도 모를 위험한 일을 벌일 이유가 있을까? 그들은 제거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그룹에 위협적인 존재들이었을까?

  더군다나 비자금을 조성했다던가, 아니면 탈세를 했다던가 하는 경제사범의 범죄라면 그나마 이해나 동정을 받을 소지가 있었지만, 사람을 살해한 사건은 누구의 동정도 받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대승그룹 정도의 기업이라면 위험성이 큰 폭력보다는 차라리 돈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더 쉬운 방법일 것이다. 민 반장의 생각은 거기에서 막혔다. 동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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