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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7화)
작성일 : 19-10-25 21:36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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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오후 늦게 강력반 팩스가 가벼운 기계음을 토해냈다.

  차 형사가 사무실로 들어오다가 팩스기기에서 공문을 집어 들고 내용을 읽다가 급하게 민 반장에게 다가왔다. 각 경찰관서에 업무공조를 알리는 경찰청의 지시였다.

  < 강서구 등촌동 피살 사건 >

  업무공조 내용을 읽던 민 반장은 순간적으로 이 사건도 연쇄 살인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죽은 남자가 자신들이 주시하고 있는 문제의 그 경비용역회사 직원이라는 사실이 더욱 그런 확신을 갖게 만들었다.

  “야! 차 형사! 너 지금 당장 강서경찰서로 달려가서 이 사건에 대해 정보를 받아와.”

  차 형사도 무엇인가 감을 잡았는지 민 반장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점퍼를 집어 들고 밖으로 뛰어 나갔다. 민 반장이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아이……. 반장님!!! 사무실에서는 금연이라는 것 모르세요?”

  아직 담뱃불을 붙이지도 않았는데 김 순경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피우는 것 아냐. 그냥 물고만 있는 거야…….”

  민 반장은 속으로 투덜거리며 의자에 털썩 앉았다. 머릿속에는 많은 그림이 그려지는데 막상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가 없었다. 연쇄 살인 사건은 문형표 피살사건 이후로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용의자로 보였던 장필수가 마약과다복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더니, 오늘은 역시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비용역회사의 직원이 피살된 것이다. 장필수의 친구 김선호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연쇄 살인 사건이 끝난 것이 아닌가?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장필수의 마약 투약 사실을 제보한 사람은 누구일까…….’

 

  그저께 밤이었다. 저녁 10시가 넘어 수사 회의를 마치고 퇴근하려고 할 때 강력반 사무실 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 늦은 퇴근으로 다들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팀원들이 전부 한마디씩 투덜거렸다.

  이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라면 잘못 걸려온 전화이거나 사건 신고 전화밖에 없을 터였다. 머피의 법칙이라고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더 컸지만……. 민 반장의 눈치에 할 수 없이 차 형사가 전화를 받았다.

  “강력반이죠? 사건을 제보하려는데요.”

  차 형사가 전화를 받자말자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냈다. 불길한 예감은 항상 일어난다는 말이 맞았다.

  “무슨 사건이죠?”

  차 형사가 전화기를 턱으로 괴고 메모지에 볼펜으로 상대방의 제보 내용을 적어나갔다. 사건이란 말에 퇴근 준비를 서두르던 형사들 사이에서 작은 불만들이 터져 나왔다.

  “일산 무슨 오피스텔이요?”

  “마두역 앞에 있는 제일오피스텔 617호실……. 그곳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있으니까 지금 출동하면 현장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차 형사가 전화 통화 내용과 함께 전화를 건 남자의 특징을 메모지에 간략하게 썼다. 굵은 목소리. 40대 중반 정도로 추정. 서울 말씨. 사건을 제보하는 사람치고는 너무 침착하고 담담한 음성....... 혹시 범인? 차 형사는 좀 더 남자와 통화를 끌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예! 잘 알겠습니다. 전화 제보해 주신 분의 연락처와 성함 좀 알려 주시겠습니까?”

  “뚜뚜뚜뚜…….”

  그러나 차 형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는 끊어졌다.

  “뭐야 이거?”

  차 형사가 마치 상대가 수화기 안에 있기라도 한 듯 수화기를 쳐다보았다. 이상했다. 마치 투약 현장을 보고 있는 것처럼 정확하게 상황을 알고 신고를 하는 걸까.

 

  “뭔데 그래?”

  사무실 입구에서 서성대던 강력반 형사들은 웬만한 일이면 모른 척 덮어두고 그냥 퇴근했으면 하는 마음들이었다. 그러나 차 형사의 얼굴 표정에서 그들은 퇴근이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퇴근보다 중요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아니? 이 사람 이상하네.…… 마약 투약 사건을 왜 우리 강력반에 제보를 하는 거야?”

  “그럼 제보 내용을 마약단속반에 이첩하고 퇴근하시죠.”

  김 형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을 했다.

  “아! 제발 오늘은 일찍 퇴근 좀 하자! 퇴근 좀…….”

  박 형사도 따라 투덜거렸지만 아무도 사무실을 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어째든 사건이 접수된 마당에 그냥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약단속반에 이첩을 하든지, 사건을 직접 조사하든지 간에 어떤 조치를 취한 뒤에야 퇴근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근데 좀 이상하지 않아? 마약 사건인데 왜 우리에게 직접 신고를 한 걸까? 더군다나 우리 관할도 아닌데.”

  민 반장은 제보 내용이나 방법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냥 전화를 건거겠죠. 사람들은 아무 일이나 다 경찰서에 전화만하면 되는 줄 알잖아요.”

  전화 제보 때문에 퇴근이 지체된 것에 짜증이 난 김 형사가 퉁명스럽게 말을 했다.

  “야! 김 형사! 생각 좀 해라……. 어떻게 일반인이 우리 강력반 전화번호를 아냐? 112로 걸려온 것이라면 몰라도.”

  차 형사의 말이 맞았다. 일반 경찰 신고 전화가 아니라 강력반 직통 전화 번호를 알고 있는 일반인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들 퇴근하시죠. 제가 김 형사와 같이 현장에 들려 확인해 본 다음 현지 퇴근하겠습니다. 김 순경!? 지금 차량과에 전화해서 차 있나 좀 알아봐줘. 있으면 배차도 신청해주고.”

  박 형사가 김 형사와 현장으로 출동하고 다른 형사들은 자리를 떴다. 민 반장은 전화 제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 마약 투약 사건을 일부러 강력반에 제보를 한 것일까?

  김 형사 말처럼 정말 아무 일도 아닌데 자기가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자기의 직감처럼 제보된 마약 사건이 지금까지의 사건들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걸까? 아무래도 현장으로 출동한 두 형사가 돌아와야 무엇인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민 반장이 박 형사 전화를 받은 것은 그로부터 2시간 정도 지난 뒤였다. 집에 들어와 샤워를 마치고 거실 소파에 앉아 맥 주 한 잔을 따라 마시려던 참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자고 아내도 안방으로 들어간 뒤였다. 민 반장은 얼른 안방과 딸아이의 방안 기척을 살핀 뒤 핸드폰을 들고 베란다로 나갔다.

  “그래. 어떤 일이야?”

  “반장님! 이건 뭔가 있는데요? 죽은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죽어? 누가?”

  “예. 유림실업 장필수 대표가 죽었습니다. 지금 국과수에서 나와 시신을 검시하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사인이 약물과다투여로 보입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민 반장의 머릿속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가 왜 갑자기 마약으로 죽어? 장필수라면 지금 경찰에서 가장 중요한 용의자로 주시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경찰에서는 오토바이를 증거로 장필수에 대한 체포영장을 검찰에 청구했었지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된 상태였다. 민 반장은 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해 단서를 보강하던 중이었다.

  그런 용의자가 갑자기 마약과다 복용으로 사망을 해 버린 것이다. 민 반장은 황당하다 못해 갑자기 모든 것이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장필수의 죽음은 사건을 구성하고 있던 퍼즐 한 조각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 형사의 현장 스케치를 들은 민 반장은 일단 내일 수사회의에서 자세한 보고를 듣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민 반장은 담배를 꺼내 물었다가 집이란 것을 깨닫고 도로 집어넣었다. 거실에서 안쓰러운 얼굴로 아내가 민 반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 나가봐도 괜찮아요?”

  “응?...... 괜찮아. 왜 자지 않고?”

  민 반장이 베란다에서 거실로 들어서며 아내의 두 어깨를 살포시 잡고 아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아내의 얼굴에도 어느새 잔주름이 많이 생겼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 한 구석에서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짠한 마음이 들었다. 민 반장이 뜻도 없이 고개를 가만히 끄덕였다. 나름의 고마움의 표시였다.

  아내가 그런 민 반장의 마음을 아는지 고운 미소를 지었다.

 

  다음 날 수사회의가 시작되었다.

  먼저 박 형사가 장필수의 사건에 대해 보고를 했다. 사고는 의외로 단순했다. 장필수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혼자 위스키 한 병을 다 마셔 만취한 상태에서 필로폰을 주입하려다 치사량보다 많이 주입하여 사망한 사고였다. 관할 경찰서에서는 필수가 만취 상태에서 필로폰의 양을 제대로 가늠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사고사라고 보고 있었다.

  그러나 민 반장이나 강력반 형사들은 단순 사고사로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국과수의 부검 보고서를 봐야 정확한 사인과 정황을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단순 과실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한 고의적인 타살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강했다.

  그것은 국과수의 지문감정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 있었다. 그동안 정 의장과 문형표 사건 현장에서 잠재 지문을 여러 개 찾아냈었지만 지문의 주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그들이 범죄 경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 이란 뜻이었다.

  물론 행안부에서 관리하는 전 국민들의 지문 자료와 비교 검색하면 찾아 낼 수 있겠지만, 그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는 또 다른 위법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했다.

  그런데 이번 양태호 사건에서 찾아 낸 지문이 뜻밖에도 문형표의 흰색 익스플로러에서 찾아냈던 잠재 지문과 일치한다고 국과수에서 보고서를 보내왔던 것이다. 그것은 김선호가 문형표를 살해한 범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김선호의 지문은 정 의장이나 박 변호사의 현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점이 민 반장이나 강력반 형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 혼란스러움은 이번 장필수 사건으로 어느 정도 사라졌다. 죽은 장필수의 지문을 채취해 감정한 국과수에서 이번에는 정 의장의 제네시스 차량에서 검출된 지문이 장필수의 지문인 것으로 판독했다. 즉, 장필수와 김선호가 이들 사건에 어떤 형태로라도 직간접적으로 관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자!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한 번 짚어보자. 분명히 우리가 놓친 것이 있는 거야. 다들 사건을 지금과는 다른 각도에서도 살펴보자고……. 특히 장필수의 사건을 잘 살펴야 될 것 같아.”

  민 반장이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는 사건의 개요도를 보면서 말했다.

  “어제 사망한 장필수 사건까지 포함하면 지금까지 전부 6건의 사건이 발생했는데……. 정 의장, 문형표, 박 변호사 사건을 하나로 보고, 그 이후에 발생한 양태호, 양진수, 그리고 장필수 사건을 하나로 묶어서 보면 어떨까?”

  “앞의 3건의 사건을 메인 사건이라 보고, 그 후의 3건은 앞의 메인 사건들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다 발생한 부차적인 사건으로 본다는 말씀인가요?”

  차 형사가 민 반장의 가설을 자기 나름대로 다시 정리했다.

  “맞아. 내 가설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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