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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6화)
작성일 : 19-10-25 21:35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4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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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

 

  선호는 춘천의 아파트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경찰이 자기의 인적사항을 파악했다면 이 아파트를 찾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았다. 어쩌면 지금쯤 경찰에서는 법원에 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요즘 들어 이웃에서도 자기를 이상하게 보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비어있던 집에 갑자기 낯선 젊은 사람이 수시로 들락거리니까 아무래도 수상쩍어 보이는 것 같았다.

  선호는 아파트를 나와 바로 은행으로 갔다. 그리고 계좌에서 가능한 많은 금액의 현금을 인출했다. 조만간 경찰에서 자기의 계좌와 카드를 동결 시킬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금 인출이 불가능해 지고 정말 손발이 묶이는 꼴이 될 것이다.

  설령 계좌를 동결을 시키지 않더라도 자신이 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을 인출하게 되면 곧바로 경찰에게 자기의 소재를 알려주는 꼴이 될 것이다. 따라서 가급적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있었다.

  선호는 은행에서 일을 본 뒤 아파트로 돌아와 간단한 옷가지와 소지품을 챙겼다. 이곳을 떠나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좁은 지방 도시보다는 오히려 서울이 숨어 지내기에는 더 유리할 것 같았다.

  처음 여기로 내려온 것은 워낙 다급한 상황 때문이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상황에서는 계속 이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또 자기가 찾으려는 조직 폭력배 조직도 서울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서울까지 고속철도로 1 시간이면 갈 수 있다지만 수시로 오갈 수는 없었다. 범을 잡기위해 굴로 들어가는 것이 순서 같았다. 결정을 하자 선호는 바로 서울로 향했다.

  선호는 대학교 주변의 고시촌을 찾았다. 모텔이나 호텔에는 경찰의 수배 전단이 이미 배포됐을지도 모르고, 경찰에 협조를 할 수 밖에 없는 숙박업소에서는 선호가 숙박하는 순간 경찰에 신고할 것이 뻔했다. 그런 숙박시설보다는 차라리 옆방에 누가 거주하는지 조차 관심이 없는 대학가 고시촌이 신분을 감추기에 더 적당할 것 같았다.

 

  한 달 치 대실료를 선불로 지불한 뒤 선호는 고시촌을 나왔다. 은행에서 인출한 현금은 필요한 만큼만 지갑에 넣고 나머지는 쇼핑백에 넣어 인근 대학교의 도서관에 있는 무인 사물함에 넣어 두었다.

  도서관은 여러모로 편리했다. 우선 연령이나 성별이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누구하나 특별히 선호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인터넷과 공중전화 사용이 용이했다.

  선호는 도서관 로비에 있는 컴퓨터에 앉아 구글을 켰다. 그리고 가지고 나온 양진수의 핸드폰을 열었다. 그러나 양진수의 핸드폰에서는 아무 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 흔한 카카오나 페이스북 같은 SNS계정이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자신의 직업과 관련되어 자신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같았다. 선호는 최근 통화기록을 살펴보았다. 양진수가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통화한 전화번호가 아마도 회장이거나 아니면 조직에서 양진수의 윗사람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호는 찾은 전화번호를 구글로 검색을 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중국어로 적혀 있는 수 십 개의 유사 전화번호만 화면에 가득했다. 선호는 다시 전화번호와 함께 양진수가 다니던 회사 이름을 같이 넣어 검색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경원시큐어리티 회사에 관한 정보가 수두룩하게 떴다.

  채용정보부터 회계자료, 기타 회사와 관련된 많은 자료가 검색됐지만 선호가 알고자 하는 정보는 하나도 없었다. 그때 선호는 문득 양진수가 회장의 지시에 따르는 조직이라고 한 말이 생각이 났다.

  이번에는 양진수와 회사이름, 특수영업팀이란 단어를 묶어 검색을 했다. 화면에 뜬 자료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찾는 자료는 없었다. 자료 검색을 잠시 중단한 선호는 정신을 집중했다.

  팀장과 회장사이에는 적어도 몇 단계의 직급이 있을 것 같았다. 일반 회사라면 이사라든가 상무, 전무 같은 임원 직급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회장 지시를 수행하는 부서의 팀장이라 해도 바로 회장과 통화를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선호는 다시 구글에서 경원시큐어리티의 회사 정보를 검색했다. 생각한 것처럼 회장이 있고 그 밑에 부회장, 사장, 부사장 등 무려 7단계를 거친 다음에 팀장이 있었다. 그러나 양진수가 속했던 특수영업팀은 그의 말처럼 공식 조직도에는 보이지 않았다.

  선호는 회사 정보에 실린 최서진 회장의 프로필을 살펴보았다. 이마가 벗겨지고 풍채가 제법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가 자신을 보고 웃고 있었다. 풍채에 비해 가늘고 옆으로 찢어진 두 눈은 얍삽해 보이기는 하지만, 살인을 기획할 만한 무모한 배짱은 없어 보였다.

  그럼 누굴까. 분명히 양진수는 회장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했는데. 경원씨큐어리티 말고 다른 조직이 있는 것일까. 혹시 특수영업팀은 경원씨큐어리티와는 별개 조직인 걸까.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히 양진수는 경원씨큐어리티 회사 직원으로 되어있었다.

 

  선호는 컴퓨터에서 눈을 떼고 상체를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묻고 생각에 잠겼다.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일까. 선호는 양진수의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생각 같아서는 양진수가 죽기 전에 통화했던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그건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연결고리마저 날리는 꼴이 될 것이다.

  문득 선호는 양진수가 통화했던 대화가 얼핏 생각났다. 그때 양진수는 통화 중에 상대방에게 실장이란 호칭을 사용했던 것 같았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었지만, 분명히 그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

  선호는 다시 경원씨큐어리티의 조직도를 보았다. 그러나 조직도상에는 실장이란 직책은 없었다. 그럼 양진수는 누구와 통화를 한 것일까. 무심히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경원씨큐어리티 회사의 정보를 보던 선호의 눈에 활기가 비쳤다.

  마우스를 스크롤하며 경원씨큐어리티의 정보를 검색하던 선호가 마우스를 멈췄다. 그래. 이것인지 모르겠다. 경원씨큐어리티의 주요 거래처 현황이었다. 제일 상단에 올라있는 회사는 다름 아닌 대승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승 그룹 계열사들이었다.

  선호는 다시 전화번호와 대승그룹을 묶어 검색을 했다. 대승그룹에 대한 자료가 몇 페이지에 걸쳐 화면에 떴다. 선호는 그 자료들을 제목을 중심으로 훑어보았다. 대부분 대승그룹과 관련된 홍보자료 사이트였다. 계속 하단으로 마우스를 스크롤 하던 선호가 한 자료를 클릭했다. 사이트가 열리면서 전화번호와 함께 박두희 그룹기획조정실장이란 이름이 보였다. 드디어 조직의 꼬리를 잡은 것이다.

  양진수가 마지막으로 통화했던 인물을 찾은 것이다. 선호는 두 손을 깍지 끼고 손가락 마디를 한씩 꺾었다. 뚜두둑하는 가벼운 뼈 맞히는 소리가 났다. 열 손가락을 다 꺾은 선호가 다시 마우스를 움직였다.

  박두희란 인물에 대한 자료가 필요했다.

  선호는 구글에서 대승그룹의 홈페이지를 검색해 클릭을 했다. 유명한 서양화가가 그린 유화를 배경으로 만든 홈페이지가 인상적이었다. 선호는 홈페이지 카테고리에서 공지 사항을 클릭 했다.

  일자별로 그룹 내의 중요 행사들과 관련된 자료들이 올려져있었다. 그중 한 자료를 열었다. 한 장의 사진과 함께 관련된 기사가 쓰인 자료였다. 사진 밑에는 작은 글씨로 배경 설명이 적혀 있었다.

  <지난 2월 14일 평택 반도체 공장 증설 기념식 후에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식수를 심은 차주영 회장님>

  그리고 차 회장을 중심으로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선호는 박두희 실장을 찾았다. 박 실장은 차 회장 바로 옆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굴에는 그룹 내 제 2인자로서의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회장의 권위를 해치지 않으려는 듯 차 회장보다 약간 뒤에 서 있는 모습에서 자기 관리에 철저한 성격을 보여주고 있었다.

  적당한 체격에 굵은 웨이브가 진 머리칼은 남자치고는 흰 얼굴과 잘 어울렸다. 어찌 보면 자유분방한 스포츠맨 같으면서도 굵고 짙은 눈썹과 날카로운 콧날이 결코 만만찮은 인물이라는 것도 느끼게 했다.

  선호는 그런 박두희의 사진을 보면서 사건의 실체에 가깝게 다가섰다는 생각과 함께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 사건으로 선호는 많은 것을 잃었다. 유일하게 남았던 절친한 친구 필수도 잃었다. 그리고 굴곡 많았던 자기의 삶이 철저하게 부셔지고 뒤바뀌어 다시는 돌아 올 수 없게 되어버렸다.

  선호는 가능하다면 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처음부터 이 모든 일들이 자신에게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었다. 선호는 컴퓨터를 끄고 천천히 도서관을 나섰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이 낮고 무거웠다.

  선호의 마음도 하늘만큼 무거웠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조직을 찾아내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막막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자기가 먼저 박두희에게서 진실을 밝혀 내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다. 아니면 경찰에게 잡혀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게 될지도 모른다.

  죽거나 잡히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죄를 지은 것은 조직인데도 필수나 자기가 그들을 위해 억울하게 멍에를 짊어져야 한다는 것은 참을 수가 없었다. 너무 억울했다. 그 누구도 필수나 자신의 삶을 좌지우지 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한 두 방울 떨어지던 빗방울이 금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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