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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4화)
작성일 : 19-10-25 21:29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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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4

 

  선호는 묶인 팔을 다리 아래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묶인 손목이 밧줄에 쓸려 끊어질 것처럼 통증이 왔다. 이어서 어깨와 팔꿈치의 관절이 저마다 소리쳤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었다. 묶인 밧줄을 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선호는 계속 다리를 오므리고 팔사이로 밀어냈다. 팔목이 저려왔다. 이를 악물고 발끝에 힘을 줬다. 이번에는 무릎이 턱에 걸려 다리가 빠져 나오질 못했다. 선호는 다리를 벌려 무릎사이로 고개를 묻고 마지막 힘을 줬다. 으아악. 다리가 빠져 나왔다.

  그때 통화를 마친 양진수가 선호를 보았다. 그리고 쏜살같이 달려와 발로 선호의 가슴을 걷어찼다. 숨이 멎을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양진수의 공격이 이어졌다. 손이 묶여 있어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선호는 막기에 급급했지만 온 몸에 고통이 찾아왔다.

  양진수의 발길질이 선호의 턱을 강타했다. 선호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거실 바닥에 나가 떨어졌다. 그 바람에 선호의 주머니에 있던 주머니칼이 바닥에 떨어졌다. 선호는 재빨리 몸을 굴리며 주머니칼을 두 손으로 잡고 끄트머리에 달린 작은 단추를 눌렀다.

  찰칵 소리와 함께 날카롭게 날이 선 칼날이 튀어 나왔다. 공격을 하던 양진수가 칼을 보고 잠시 멈칫하며 거리를 두고 물러났다. 아무리 선호가 손이 묶여 있더라도 일방적으로 공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양진수가 주춤거리는 사이 선호는 칼날을 안으로 돌려 묶인 밧줄을 끊기 시작했다. 마닐라 삼으로 꼬아 만든 밧줄은 쉽게 잘리지가 않았다. 양진수가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고 공격해 들어왔다.

  선호는 칼을 휘둘렀다. 다시 두 사람 간에 거리가 생겼다. 선호는 상체를 낮추며 발을 뻗어 빗질을 하듯 양진수의 발을 걷어찼다. 종다리를 걷어차인 양진수가 뒤로 넘어졌다.

  선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칼을 앞으로 겨누고 뒷걸음으로 현관문을 향해 걸어 나갔다. 눈치를 챈 양진수가 앞발차기로 공격을 하며 몸을 돌려 현관을 막아섰다. 선호는 양진수의 공격이 멈춰 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밧줄을 잘랐다. 질겼던 밧줄도 조금씩 올이 잘려나가 절반 정도는 잘라진 것 같았지만 여전히 팔을 옭아매고 있었다.

  빨리 끝을 내려는 듯 양진수가 또 다시 옆차기로 공격을 시작했다. 묶인 팔로 막아냈지만 뒤로 밀려났다. 양진수는 옆차기에 이어 선호의 머리를 노리고 앞발로 내리 찍었다.

  선호는 거의 반사적으로 묶인 팔을 앞으로 내밀어 공격을 막았다. 이 번 공격으로 끝장을 내려던 양진수의 공격은 오히려 전세를 역전 시켰다. 내리 찍는 양진수의 발길질을 막으려는 선호의 안간힘으로 묶인 밧줄이 끊어져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회전력을 멈추지 못한 양진수의 발뒤축이 칼날에 베였다.

  발뒤축의 인대에 손상을 입었는지 양진수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발목을 잡은 양진수의 손가락 사이로 붉은 피가 흘러 나왔다. 선호는 망설이지 않고 양진수에게 달려들어 칼로 턱밑에 들이댔다. 양진수의 두 눈에 공포가 잔뜩 서렸다.

  선호는 칼끝을 내린 뒤 손날로 양진수의 목덜미를 내리쳤다. 억 소리를 내며 양진수가 정신을 잃고 자리에서 쓰러졌다. 선호는 쓰러진 양진수를 들어 벽 쪽에 있는 소파에 앉힌 다음 자신도 맞은편에 앉았다. 양진수가 정신을 차리자 선호가 소파 사이에 놓인 유리 탁자위에 칼을 거칠게 내려놓았다. 유리에 부딪친 칼날의 금속성 소리가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자……. 서로 편하게 빨리 끝내자.”

  선호의 말에 양진수가 고개를 들었다. 양진수의 눈에는 여전히 공포가 담겨있었지만 처음보다는 덜했다.

  “사실만 말해주면 아무 일 없을 거야……. 약속하지.”

  양진수가 큰 숨을 내쉰 뒤 입을 열었다.

  “뭘 알고 싶은 건지 모르지만…….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위에서 지시한대로 따랐을 뿐이다.”

  “위?”

  “그래. 위”

  “위라는 것이 누구야?”

  “후후후……. 네가 안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선호는 양진수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나만 묻자. 왜 나를 죽이려고 한 거야.”

  “말했잖아. 난 지시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그것 밖에는 아는 것이 없다.”

  “거짓말 하지 마!”

  선호가 단호하게 다그치자 양진수가 큰 숨을 내쉬었다.

  “믿든 말든 그건 네 자유지만. 살고 싶으면 어디 외국이라도 나가 쥐 죽은 듯이 숨어 살아라. 이것이 내가 해 줄 수 있는 말이다.”

  선호가 아무 말도 없이 양진수를 쏘아 보았다.

  “그들은 네가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선호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었다. 자신과 필수의 삶을 뒤틀리게 만든 그들을 내버려두고 숨어 지낼 수는 없었다.

 

  그때 선호의 뒤쪽에 있는 주방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잠깐 선호가 고개를 돌리는 사이 양진수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설마하니 다리를 다친 양진수가 무리한 짓을 할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고 방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양진수는 소파에서 뻘떡 일어나며 피로 물든 발로 탁자를 걷어찼다. 탁자의 유리가 날아와 선호의 가슴을 때렸다.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날카롭고 참기 어려운 통증이 가슴을 베었다. 탁자위에 놓았던 칼이 현관 앞으로 미끄러져갔다.

  양진수가 주먹을 쥐고 선호의 몸 위로 날아들었다. 가슴을 부여잡고 있던 선호가 반사적으로 앉은 자세에서 오른발을 뻗어 양진수의 가슴팍을 걷어찼다. 동시에 양진수의 오른손 주먹이 선호의 턱을 가격했다. 양진수가 거실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선호는 앉아있던 소파와 함께 뒤로 나뒹굴었다. 한순간에 우위가 흐트러졌다.

  선호가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양진수의 발길이 다시 턱을 가격했다. 깊은 상처를 입었음에도 양진수의 발길질은 매서웠다. 얻어맞는 순간 무시무시한 충격이 턱에 느껴졌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했다. 턱뼈가 부러진 것 같았다.

  양진수를 책상물림 직장인으로만 여겨 경계를 소홀히 했던 자신의 불찰이 가져 온 결과치고는 너무 치명적이었다.

  양진수의 발길이 다시 날아왔다. 선호는 거의 반사적으로 두 팔을 들어 양진수의 발길질을 막았다. 팔뚝위로 참기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밀려왔다. 그리고 양진수가 흘린 피가 선호의 얼굴에 흩뿌려졌다. 공세를 잡기 위해서는 일어서야 했지만 양진수가 틈을 주지 않았다.

  유리한 위치에서 선호를 무자비하게 공격하던 양진수가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선호의 뒤로 다가와 목을 졸랐다. 양진수의 팔 힘은 굉장했다. 한 팔로 목을 비틀고 다른 한 팔로 선호의 뒤통수를 짓눌렀다. 목이 비틀리며 숨이 막혀왔다.

  “어차피 죽을 몸. 내가 끝내주마.”

  양진수의 거친 숨소리가 선호의 귓가에 뿜어져 나왔다. 양진수가 조였던 팔에 힘을 주었다. 선호는 피가 얼굴로 쏠리는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지체하다가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선호는 오른손을 움켜쥐고 밤주먹을 만들어 어림짐작으로 양진수의 인중을 노리고 있는 힘을 다해 힘껏 올려쳤다.

  선호의 밤주먹을 정통으로 인중에 맞은 양진수가 팔을 풀고 얼굴을 감쌌다. 그 바람에 둘 사이에 틈새가 벌어졌다. 선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몸을 뒤로 휘며 뒤통수로 양진수의 얼굴을 들이받았다.

  연속적인 선호의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양진수가 뒤로 벌렁 나가 떨어졌다. 양진수의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다. 선호는 재빨리 일어나 쓰러진 양진수의 복부를 걷어찼다.

  ‘헉’소리를 내며 양진수가 배를 움켜쥐었다. 이번에는 거꾸로 선호가 양진수의 목을 한 팔로 거머잡고 다른 한 팔로 뒤통수를 앞으로 밀었다. 여차하면 양진수의 목이 부러질 수도 있는 자세였다.

  “아까 통화한 놈이 누구야? 그 놈이 회장이야? 말해! 말 않으면 넌 죽어…….”

  “미친놈……. 내가 이런다고 말할 것 같으냐?”

  양진수가 팔꿈치로 선호의 옆구리를 가격했다. 복부 전체에 통증이 번지면서 숨이 탁 막혔다. 양진수가 재차 같은 곳을 한 번 더 후려쳤다. 양진수는 치명적인 급소만 노려 공격을 했다. 양진수의 목덜미를 비틀고 있던 팔에서 힘이 쭉 빠졌다. 한 번 더 옆구리에 공격을 당한다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 같았다.

  양진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체육대학 출신답게 단단한 몸에 손놀림과 발놀림이 빠르고 정확했다. 특히 그의 발길질은 한 번의 가격으로도 상대방의 뼈를 부러뜨릴 수 있을 만큼 위력적이었다. 그런 그를 단순한 직장인으로만 여긴 자신이 어리석었다.

 

  일단 선호는 몸을 굴려 양진수에게서 떨어졌다. 발을 다쳤는데도 놈의 완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분명히 자기보다 한 수는 강했다. 그렇다면 상대와 맞붙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이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선호는 자기도 모르게 두려움이 엄습해 오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겪었던 그 누구보다도 강한 상대였다. 잘못하면 오히려 자기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싸움에서 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그리고 사건을 풀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왜? 두렵나? 오늘 나를 상대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해주지.”

  양진수도 온 몸에 손상을 입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양진수의 광대뼈와 코는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부어올랐고 잔뜩 일그러진 얼굴에는 웃고 있는 것인지 찌푸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아니……. 후회는 네가 하게 될 거야. 진작 말하는 것이 더 좋았다는 걸 느끼게 해주지.”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면서 거리를 조금씩 좁혔다.

  언제 다쳤는지 선호의 이마에서도 피가 흘렀다. 흘러내린 피가 선호의 눈을 찔렀다. 그렇다고 눈을 비비거나 감을 수도 없었다. 그것은 상대에게 좋은 공격 기회를 주는 일이다. 지금은 아주 작은 실수라도 해서는 안 되었다. 그것은 곧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때 끊어졌던 양진수의 핸드폰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눈길을 돌리지 않았다. 양진수도 집중력이 대단했다. 한동안 울리던 핸드폰 소리가 끊기자 순간 주위에 적막이 흘렀다.

  그때 선호의 몸이 휘청거렸다. 양진수가 승기를 잡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선호의 턱을 노려 오른발 돌려차기를 했다. 그러나 그것은 선호의 노림수였다. 선호가 양진수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상체를 뒤로 제키며 똑같이 돌려차기를 했다.

  양진수의 발길이 맥없이 허공을 걷어찼을 때 선호의 발뒤꿈치가 양진수의 턱에 그대로 꽂혔다. 양진수가 뒤로 넘어지며 거실 벽에 있던 장식장에 부딪혔다. 장식장의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며 거실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거실에 쓰러졌던 양진수가 깨진 유리조각을 손에 쥐며 일어섰다. 앞이 뾰족하게 깨진 유리조각은 웬만한 칼보다 날카로웠다. 양진수가 유리조각을 휘둘렀다. 선호는 뒤로 주춤 주춤 피하면서 틈을 노렸다. 그러나 가득이나 좁은 아파트 거실에 쓰러지고 깨진 가구들 때문에 움직일 공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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