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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51화)
작성일 : 19-10-25 21:26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4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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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

 

  여러 가지 믿을만한 단서들과 추적할 만한 가설들이 쏟아져 나오자 오랜만에 강력반 사무실이 활기를 띄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김 형사가 조사한 수사 내역을 보고 했다.

  “문제의 경비용역회사는 양평동에 있는 ‘경원 시큐리어티’라는 회사인데……. 겉으로는 아무 문제없어 보입니다. 제법 큰 사옥도 가지고 있고, 전국에 여러 개의 지사도 있는 번듯한 회사인 것 같습니다."

  민 반장은 문제가 없는 회사인데 왜 양태호에 대해 어색한 발뺌을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회사의 주주나 임원들을 조사했는데 이번 사건과 연관이 될 만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설립된 지 20년이 조금 넘었지만 이 업계에서는 가장 오래된 회사랍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경비용역 사업이 있다는 것조차 생소했을 때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업계에서는 제일 큰 회사입니다.”

  “주로 어디와 거래하는지도 알아봤나?”

  “예…….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경비용역업체이다 보니까 웬만한 대기업은 다 거래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민 반장은 문득 대기업과 거래를 한다는 말에 대승전자가 떠올랐다.

  “대승전자와도 거래하고 있나?”

  “예……. 10여 년 전부터 대승전자뿐 아니라 대승그룹 계열사 대부분의 경비 용역을 맡고 있습니다.”

  그 말에 민 반장과 차 형사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직 대승그룹의 관계를 알지 못하고 있던 김 형사가 그런 두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분명히 대승그룹과 거래하고 있는 것 맞지?”

  민 반장이 다그쳐 묻자 김 형사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예……. 대승그룹 담당자에게도 분명히 확인한 사실입니다.”

  김 형사는 자신의 보고 내용에서 뭔가 잘못된 것이라도 있나 싶은 표정이었다. 민 반장과 차 형사가 대승그룹에 대해 확인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 무엇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물을 수가 없었다.

  “양태호에 대해서는 확인해 봤나?”

  “예. 회사에서는 양태호는 오래전에 해고됐다고 합니다.”

  “해고? 왜?......”

  “예……. 2년 전에 양태호가 자신들이 경비 용역을 맡았던 회사에서 사고를 치는 바람에 곧바로 문책을 당했다고 합니다.”

  “무슨 사고?”

  “예. 회사에서는 말하기를 꺼려했는데 경비를 맡은 회사의 중요한 기밀을 빼내 경쟁업체에 넘기려다 발각됐답니다. 그때 보안 책임자가 양태호였답니다.”

  그런 사고였다면 책임자였던 양태호가 징계를 먹고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어떻게 회사도 모르게 양태호 소유의 차량 소재지가 그 회사 주소지로 되어 있는 거야?”

  “회사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서 더 이상은 확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회사에서 꼬리 자르는 것 아냐?”

  “저도 그런 점이 의심스러워서 회사의 인사 담당자를 만나봤는데 양태호가 해고된 것이 분명하답니다. 용역회사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끔 그런 식의 유혹에 잘 빠진답니다.”

  “돈 때문에?”

  차 형사의 말에 김 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경쟁사에서 돈으로 매수를 하는 거죠. 이 업계에는 특성상 나이가 젊은 친구들이 많다보니까……. 직업윤리가 좀 부족한 것이 업계 실정인 것 같습니다. 직원들이 대부분 체대를 나오거나 주먹 좀 쓰는 친구들이라는데……. 자기들 말로도 ‘쓰레기’라고 부른답니다.”

  “아무튼 김 형사는 그 회사에 대해 좀 더 세밀히 조사를 해봐. 그리고 도망간 양태호의 소재는 아직 파악이 되지 않았나?”

  “예……. 워낙 손이 딸려서…….”

  민 반장의 말에 김 형사가 우는 소리를 했다.

 

  “김 형사! 그만 좀 징징 거려라……. 우리가 언제 쪽수가지고 일했냐? 강력반은 발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거야, 머리로…….”

  민 반장은 김 형사에게 지청구를 줬지만 자신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맥이 풀리고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처음에는 수사 인력과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한다더니 수사에 별 진전이 없자 알게 모르게 지원이 줄어들고 질책만 늘어났다.

  이제 언론에서도 지쳤는지 아니면 더 비중 있게 다뤄야 하는 굵직한 사건들에 가려져서인지 이 사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언론도 별로 없었다. 경찰의 진척 없는 수사에도 예전처럼 질책성 기사도 없었고, 새로운 후속 기사를 쓰는 기자들도 없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언론이나 외부에서의 간섭이 줄어들면 수사 담당부서로서는 더 낫지 않느냐 하지만 오히려 더 나쁜 영향을 준다. 당장 수사 예산이 줄어들었고 다른 부서에서 지원 나왔던 수사 인력도 알게 모르게 한 명 두 명씩 자기 부서로 되돌아갔다. 결국 지금은 원래 민 반장이 데리고 있던 팀원들만이 남았다.

  민 반장에게 질책을 당한 김 형사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보고를 계속했다. 사실 그가 수사한 내용은 박 형사의 보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었다.

  “범인이 훔쳐 타고 달아난 승용차가 춘천에서 발견됐습니다. 중간에 유명산 휴양림 입구 CCTV카메라에 한 번 찍힌 뒤 남춘천IC에 있는 CCTV카메라에 잡힌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주변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탐문을 했는데 아직 아무런 소득이 없었습니다. 그 차가 사흘씩이나 아파트 이면도로에 서 있었는데도 눈여겨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차 안에서 무슨 단서가 없었나?”

  “지금 국과수에서 차를 견인해 갔는데 조사하는 데에만 일주일 정도 걸린답니다. 밀린 것이 워낙 많아서…….”

  “무슨 소리야!!! 급행이라고 해! 급행!!”

  “최 박사님이 국과수로 오는 증거들은 전부 다 급행이랍니다. 요즘은 급행이 아니라 KTX랍니다. KTX…….”

  “아이구, 참내……. 또 다른 것은?”

  민 반장은 답답했지만 그것도 현실인 것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무래도 범인이 일부러 춘천까지 간 걸보면 연고지가 그곳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로 그 밤에 그곳까지 갔을 리는 없잖습니까? 내일 다시 한 번 주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탐문을 해 볼 생각입니다.”

  “오케이……. 회의 끝나면 박 형사하고 김 형사는 바로 춘천으로 달려가. 필요한 경우 현지 경찰의 지원을 받도록 하고……. 협조가 잘 안되면 내게 전화해. 알았지?...... 자!! 다들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뛰어 보자구. 범인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잖아?”

 

  그날의 수사회의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회의를 마치고 민 반장은 담배를 한 대 피워 물었다. 의문과 의문이 꼬리를 물고 머릿속을 어지럽혔지만 쉽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양태호는 누구의 지시를 받아 양평까지 가서 김선호로 추정되는 용의자와 다툼을 벌인 것일까? 양태호와 경원시큐어리티라는 경비용역회사와는 어떤 관계일까. 양태호의 역할을 봐서는 단순히 퇴직한 직원은 아닌 것은 분명했다. 경원시큐어리티에서 감추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유림실업과 시큐어리티, 대승전자와는 어떤 관계일까.

  분명한 것은 이 사건의 중심에는 대승전자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드러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지만, 관련된 인물들과 회사들은 전부 대승전자를 매개로 서로 얽히고설켜 있었다. 그 연결 고리만 끊으면 진실이 보일 것 같은데, 어디에서 어떻게 끊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풀리지 않는 생각은 또 있었다. 왜 지금 시점에서 용의자를 제거하려는 무리수를 두었을까. 더 이상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 것일까. 아니면 더 이상 보호할 가치가 없어진 것일까. 괜히 살려 두었다가 자기들의 정체가 드러날까 봐 아예 입막음을 시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양평으로 유인해서 양태호로 하여금 제거하려 했던 것인데 그만 실패를 한 것이다. 자기를 제거하려 한다는 것을 눈치 챈 용의자는 춘천으로 도주를 했고, 용의자 제거에 실패한 양태호는 보복이 두려워 어디론가 잠적했다. 이것이 민 반장의 가설이지만 어느 의문점 하나 입증할만한 증거는 없었다.

 

  민 반장의 가설이 맞는다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추론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즉 더 이상 행동대원격인 용의자가 필요 없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앞으로 더 이상의 살인 사건은 없을 것이란 뜻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더 이상의 추가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벌어진 사건만으로 목적을 달성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벌어진 세 건의 사건들 간의 연관성을 찾아낸다면 살인의 동기와 이를 지시한자의 정체를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누군가가 용의자를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었고, 그래서 더 이상은 용의자를 이용할 필요성이 없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세 사건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용의자를 더 이상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가설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할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말은 용의자의 정체가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알게 모르게 경찰의 수사가 자기들에게 어느 정도 근접해 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 자기들의 말을 듣던 하수인인 용의자가 자기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자기들을 물수도 있는 존재로 변해 버린 것이다. 자신들을 보호하기에는 ‘꼬리 자르기’보다 더 안전한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인류 탄생이후 예나 지금이나 가장 확실한 꼬리 자르기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민 반장은 이런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강력반에서 수사 대상으로 선정한 사람들이나 단서들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그들 중에, 그 단서들 중에 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민 반장의 개인적인 가설일 뿐이었다.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단서와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와 단서로는 그저 코끼리 다리 만지기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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