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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산타수염
작가 : 광선
작품등록일 : 2019.8.29

29살 직장인 김소하가 어느 날 산타로부터 받은 한통의 편지로 모험을 하게 되는 어른 동화이야기.

 
2부. 사라진 산타
작성일 : 19-10-25 13:04     조회 : 202     추천 : 0     분량 : 3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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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숲과 무릎까지 쌓인 눈은 수색을 더디게 했다. 앞으로 전진하고 싶어도 좀처럼 진도가 나지 않았고, 아빠도 나의 손을 잡고 앞에서 이끌어주느라 발이 느려졌다. 요정들도 오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요정들이 지상에 내려와 다른 사람들 눈에 띄게 되면 세상이 시끄러울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두 사람만이 오게 된 것이다. 원래는 아빠 혼자 가려고 했었지만. 영준이 삼촌은 헬리콥터 조정도 어렵고 아빠와 같이 오고 싶었지만, 어떤 상황인지 몰라서 요정의 힘이 있는 아빠가 오게 된 것이다.

 

 ‘그러고보니 나는 인간인 엄마와 요정인 아빠 사이에 태어났으니 나도 뭔가 힘이 있을까?’

 

 지금까지 아무런 능력이 없어서 엄마의 유전자만 물려받아 태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능력이 있을지 모른다는 실날의 희망을 품어본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할 틈이 어디 있는가? 얼른 엄마와 다른 사슴들을 찾아봐야지.

 

 “어!”

 

 갑자기 아빠가 외마디를 질렀고, 아빠의 시선이 향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 반갑네~”

 

 컴컴한 숲에 환한 한줄기 빛이 빛나고 있었고, 그 빛은 어느 건장한 청년이 손전등을 들고 우리를 비췄다. 순간 눈이 부셔서 손으로 눈을 가렸고, 손전등은 우리 앞 바닥을 비췄다. 손을 내려 앞에 있는 청년을 보았다.

 

 “아! 아저씨!”

 “안녕~ 이브! 오랜만이지?”

 “산타영감?”

 

 아빠는 놀란 표정으로 말을 더듬거리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는 바로 엄마가 맡기 이전부터 산타였던 원래 산타였다. 엄마와 모두가 사라진 여기서 갑자기 산타가 나타나서 아빠와 나는 서로 얼굴을 보며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렸다.

 

 “이봐이봐. 정신 차리라고.”

 “산타영감이 왜 여기서 나와?”

 “놀랐지? 라푼 우선은 우리집으로 가자. ”

 

 산타는 몸을 움츠려 양손을 교차시켜 팔을 쓰다듬으며 우리를 재촉했다. 찬기운이 감도는 숲속에서 이미 우리의 발은 꽁꽁 얼어 있었다. 산타는 손전등으로 길을 비췄고, 그 뒤를 우리가 따라갔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앞에는 견고하게 지어진 나무집이 있었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창틈으로 빛들이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환영해!”

 

 산타는 문을 열고 우리보고 얼른 들어가라고 손짓을 했다. 찬 공기가 안의 따뜻한 공기를 침범할 것 같아 우리를 부랴부랴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부드러운 카펫트가 깔려진 바닥에 발을 올렸다. 산타도 들어와 문을 닫자 공기가 따뜻하고 포근함으로 가득찼다.

 

 “아이 따뜻해!”

 “이브!”

 

 눈을 감고 온화하고 나른한 온기를 느끼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매우 친숙하고 낯익은 목소리였다.

 

 “엄마?”

 

 누군가 갑자기 나를 품에 꼭 안았다. 익숙한 향기였다.

 

 “소하! 어떻게 된거야? 걱정 많이 했잖아.”

 

 아빠도 뒤늦게 엄마를 발견하고 엄마를 품에 안았다. 내가 엄마의 품에 안기고 엄마는 아빠의 품에 안기고 우리는 3단 샌드위치가 되었다.

 

 “하하. 반가운 가족 상봉이군.”

 

 산타는 따뜻하게 준비된 코코아를 양쪽 손으로 들고 3단 샌드위치 옆에 서 있었다. 아빠는 산타 손에 있는 코코아를 집어 들고 하나는 나를 주었다. 우리 모두는 응접실로 가서 소파에 앉았다.

 

 “라푼! 루돌프가 납치됐어.”

 “뭐?”

 

 아빠와 나는 놀라서 들고 있던 코코아를 하마터면 떨어뜨릴 뻔 했다. 엄마를 찾아서 루돌프도 어딘가 있을 줄 알았는데, 루돌프는 없다니. 다른 사슴들은 산타 집 뒤쪽 창고에 마련된 임시 우리에서 자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 선물을 다 나줘주고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루돌프의 상태가 이상하더니 아래로 곤두박질 쳤어. 그런데, 다행히 썰매에 방화벽이 미약하게 있어서 심하게 다치지는 않았고, 눈 떠 보니 나는 산타영감 집에 누워 있었어.”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라서 아! 자정이 넘었으니 크리스마스구나! 여튼,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을 잘 나눠주고 혹시나 볼 수 있을까 싶어 산책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늘에서 썰매가 떨어지는 것이 보여 그 곳으로 열심히 뛰어가보니 이미 루돌프는 없고 사슴들과 소하만 있었지. ”

 

 “그럼 루돌프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르는거야?”

 

 아빠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나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루돌프는 어디 있는지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아무 말도 못하고 코코아도 마시지 못한채 들고만 있었다.

 

 “대충 감은 오니까 다들 걱정은 마. ”

 

 산타는 모든 것을 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를 안심시켰다.

 

 “아마 그 종족일거야. 루돌프가 마지막 남은 후손이니까 지키려고 한 걸거야. 마취총이나 그런 것으로 기절시키지 않았을까? ”

 

 “종족이요? 마지막 남은 후손? 루돌프가? 무슨 말이에요?”

 

 산타가 꺼낸 이야기에 나는 더욱 혼란스러워 뭐가 뭔지 몰랐다. 산타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위를 쳐다보다가 다시 우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루돌프가 사실은 지구 최초의 원시종족의 하나라고 했다. 넓적 큰 뿔 사슴을 선사박물관에서 본 기억이 난다. 거대한 뿔과 거대한 몸집이 놀랐는데, 그러고보니 루돌프와 닮아 있었다.

 

 “최초의 원시종족은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신과 인간의 중간 정도의 개념일까? 소하나 라푼은 알고 있지? 루돌프의 진짜 모습을.”

 

 진짜 모습이라니. 산타가 말하는 이야기에 나는 침을 삼켰다.

 

 “이브! 사실은 너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루돌프는 사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단다.”

 

 엄마가 부드럽게 나의 머리를 만져주며 말했고, 나는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사람이라고?”

 

 나는 커다랗고 큰 특별한 동물이라고 여기고 있었는데, 사람이라니. 그러면 나는 루돌프의 등 위에서 껴안고 있었던 건가? 나의 행동에 얼굴이 붉어졌다. 왜 아무도 진작에 말을 하지 않았을까? 어쩐지 루돌프는 침대도 있었고,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나 부엌도 있었던거야. 그렇지만, 집 자체는 큰 창고 같아서 거대한 몸으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그리고 그들을 지켜주는 수호집단이 있지. 그 종족은 루돌프들을 지키려고 했지만, 거의 멸종되고 사라졌어. 밀렵도 많이 당하고 괴물사냥이라며 헌터들도 많았으니까. 그리고 내가 알기론 루돌프가 유일하게 남았을거야. 내가 산타로 있을 때도 시시때때로 찾아와 루돌프를 데려가려고 했었지. 자신의 성에 가둬서 지키려고 했는데, 그것이 과연 루돌프를 위한 것인지 거기까지 미쳐 생각을 못하고 있더라. 루돌프도 싫었고, 계속해서 도망다니고 내가 막아주고 그랬는데, 결국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루돌프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것을 알고 그 틈에 납치한 것이 아닌가 싶어. ”

 

 산타의 말을 들으면 우선은 루돌프를 해치려는 의도가 아니어서 안심했다. 어딘가 안전하게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산타마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면 절대로 만나게 해주지 않을 테니 빼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어쨌든 다들 루돌프가 안전하게 있을 것을 생각하니 한시름 놓인 표정이다.

 

 “내 일을 맡아서 산타로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마워. 소하도 라푼도 이브도 오늘 피곤했을테니, 여기서 한숨 자고 낼 밝아지면 루돌프 찾는 일에 다같이 힘을 쏟아보자. 나도 오랜만에 산타마을에 가봐야겠어.”

 

 산타는 손님용 방에 마련된 침대를 내어주었고, 우리 세사람은 다시 반가움에 서로 안고 그동안 놀란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엄마는 매우 피곤했는지 아빠 무릎을 베고 잠들었다. 아빠는 엄마를 들어 올려 침대에 눕히고 졸려워서 눈을 비비고 있던 나도 안고 엄마 옆으로 옮겨주었다. 아빠는 다른 사슴들이 잘 있는지 확인하고 오겠다고 밖으로 나갔다. 충격적인 일로 잔뜩 긴장해 있던 몸이 풀리면서 이내 눈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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