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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일인지하만인지상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9.10.25

역사 속 난세의 간웅이 현대 대한민국 정치판에 발을 디딘다.

 
남의 힘 가지기 (2)
작성일 : 19-10-25 09:33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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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호 너는 내 옆에 있으면서 다른 것은 다 늘었는데 그 거짓말은 영 늘지를 않네. 네가 그런 말을 할 때는 너무 확 보인단 말이지.”

 “에이. 아니야. 거짓말을 내가 왜 해.”

 “호호. 그럼 내가 너의 속을 한 번 맞춰볼까? 너는 뭔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것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 고민을 하고 있어. 아니야?”

 “헉!”

 이은빈이 정확하게 짚으며 말하자 민호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터트렸다. 그것에 이은빈은 배를 잡고 웃으면서 민호의 어깨를 쳤다.

 “거봐. 내가 다 알고 있지? 중요한 일이 아니면 내 껌딱지인 민호가 내 곁을 한나절이나 비울 리가 없지. 그래. 지금 고민하고 있는 거 다 말해봐.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라면 해결해줄게. 이 이은빈이 나서면 해결 안 되는 일은 거의 없는 거 알지?”

 “으음... 그렇다면...”

 이은빈에게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는 민호는 그녀가 이렇게 나오자 더 참지 못하고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것에 이은빈의 눈빛은 달라져 갔고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였다.

 “그래? 그 조라는 사내가 그리 말했단 말이지. 흐음~ 뭔가 수상쩍은 인물인 것은 맞네. 그런 자는 완전히 신뢰해서는 안 돼. 하지만... 이 도시가 문제가 많은 것은 백 번 공감이 가는 내용이지. 특히 그 변태 같은 송창원을 몰아내는 데에는 무조건 찬성이야. 내가 도와줄게.”

 “어떻게? 설령 그 자에게 당해서 임신을 한 여성이 있다고 해도 모조리 중국 조직으로 팔려간다면 증거를 찾을 수가 없을 텐데...”

 “호호. 민호는 잘 모르겠지만 이 바닥이 그렇게 다 정이 없지는 않아. 분명 누수는 있기 마련이거든. 그것이라면 발이 넓은 내가 다 알아볼 수 있지. 내게 맡기고 너는 그냥 따라오기나 해.”

 이은빈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으면서 민호의 손을 잡고 루시퍼 클럽 밖으로 데리고 갔다. 그렇게 그녀와 손이 닿자 민호는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항상 침착한 성격인 민호지만 그 순간은 마치 마약을 한 것처럼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았고 이은빈이 다시 말을 건 후에야 자신이 크로넨워스 클럽 앞에 다시 왔음을 알았다. 이에 민호는 혹시 몰라서 후드를 깊게 눌러썼고 이은빈은 입구의 파이어리츠 조직원에게 외쳤다.

 “이것들아. 손님 받아라.”

 “뭐? 미친 여잔가? 어이. 아줌마. 여기서 이러면 안 돼. 다른 데서 주정부려.”

 “뭐야? 너 신참이니? 나 이은빈이야. 감히 누구한테 아줌마래. 너희 클럽 정 마담한테 은빈이가 왔다고 전해. 그럼 알아서 올 거야.”

 이은빈은 포스 넘치는 어조로 호령을 했고 그 이름에 좀 경험이 있어 보이는 조직원이 달려와서 앞선 조직원의 뒤통수를 치고 앞에 섰다.

 “이 멍청아. 이 바닥에서 일하는 놈이 어떻게 이 분을 몰라보냐. 저기 꺼져 있어. 하하. 은빈 누님 오셨군요. 들어오시지요. 제가 안내하겠습니다.”

 “에이~ 됐어. 남의 가게 매상 올려주기도 싫고. 그냥 정 마담이나 불러와. 친구끼리 조용히 이야기나 하고 싶으니까.”

 “네. 알겠습니다. 바로 모셔 오죠.”

 그 조직원은 두 번 권하지는 않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이은빈보다 나이가 좀 더 있어 보이는 여성이 나왔고 이은빈을 보며 반갑게 인사를 했다. 이에 이은빈은 정 마담을 데리고 으슥한 곳으로 갔고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민호는 적당히 떨어진 거리에서 이를 지켜보았고 30분 정도 지난 후 그녀는 정 마담과 헤어지며 민호에게 와서 말하였다.

 “역시 이 바닥이 정이 아주 없지는 않네. 중국으로 팔려가지 않은 여자가 하나 있다고 하네? 4년 전에 크로넨워스에서 이 짓거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송창원에게 강간을 당하고 임신까지 한 여자가 있었다고 해. 그런데 워낙 처지가 불쌍해서 정 마담이 절대 세상에 나오지 말고 숨어살라면서 빼돌렸다는군. 그녀도 눈치가 있었는지, 말을 잘 듣는 타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4년 간 조용히 잘 살고 있다고 하네?”

 “그렇다면... 아이는 낳은 거야? 피해자만으로는 부족하고 혼외 자식이 있어야 확실하게 옭아 넣을 수 있는데...”

 “응. 원치 않은 임신이긴 했지만 그래도 잘 낳고 키우면서 살고 있다는군. 여기 이 주소가 그녀가 지금 지내는 곳이야. 같이 갈래?”

 이은빈은 같은 여성의 일에 꽤 열성적으로 나서며 제안을 했다. 그 말에 민호는 잠시 고민을 했다. 조에게 이를 전하고 둘이서 해결을 할지, 아니면 이은빈과 함께 나설지에 관하여 였다. 그리고 민호의 결정은 후자였다. 그것은 이성적인 판단이라기보다는 감정의 영향이 컸다.

 그런 민호의 결정에 따라 이은빈과 그는 다음날 루시퍼를 부지점장에게 맡기고 인산 시 남부의 어촌 마을에 들어섰다.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그야말로 깡촌이었고 민호는 이런 곳이라면 숨어 지내기에는 확실히 좋겠다고 생각하며 쪽지에 적힌 주소 앞에 섰다.

 이에 민호가 뭐라 하려는 순간 이은빈은 민호를 막고 자신이 말하겠다고 하면서 문을 두드렸다.

 “저기요. 말씀 좀 물을게요.”

 루시퍼 클럽에서 직원과 손님들을 호령하는 그런 여걸의 목소리 톤과는 꽤 거리가 있는 어조로 이은빈은 말하였고 이 신뢰감 있는 따스한 목소리에 문 안에 있던 누군가가 달려와서 문을 열고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저기... 정 마담 님이 보내셨습니다. 여기 이건 평소 좋아하시는 음식이라고 싸주셨고 이건 생활비에 보태시라고 넣어주셨네요.”

 “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안 해주셔도 되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직접 안 오셨네요? 뭐 차라도 대접해드릴까요?”

 그녀는 정 마담이라는 단어와 음식의 모습에 경계심을 풀고 이은빈과 민호를 맞아주었다. 그렇게 집 안으로 들어간 이은빈은 그녀가 준비한 차를 마시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사실은 한 가지 여쭐 것이 있습니다.”

 “네? 뭐죠? 제가 이곳에서만 살아서 알려드릴 만한 것이 없을 텐데... 밖에 통 나가질 않거든요.”

 “아드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은빈은 거실을 거닐고 있는 4살 아이를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하였다. 이에 피해 여성 ‘김하정’의 눈빛은 변하였다.

 “어디까지... 알고 오신 거죠?”

 “김하정 님이 4년 전에 무슨 일을 당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저 아이의 친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다 알고 왔습니다. 김하정 님. 4년 전에 인산 시장 송창원은 당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자는 지금까지도 시장을 연임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고 당신은 시체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앗아갔다고 해도 될 이 자에게... 복수를 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것은... 하지만 정 마담 님이 말했어요. 그 자는 이길 수 없는 상대라고. 그러니까 행여나 부자관계를 밝히거나 하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고요.”

 이은빈의 제안에 김하정은 몸을 부르르 떨며 고개를 흔들었다. 4년 전에 강간유도제를 먹고 송창원에게 강간을 당한 후에도 몇 개월을 크로넨워스 클럽에서 일했던 그녀는 인산 시의 생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은빈의 제안에도 감히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자 이은빈은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맞잡아주면서 말하였다.

 “물론 혼자서는 절대 이기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이제 김하정 님은 혼자가 아니에요. 우리가 나설 겁니다. 크로넨워스 클럽의 주인인 파이어리츠 조직에 대항할 힘을 가지고 있는 안하무인 조직과... 송창원 시장의 정치력에 맞설 수 있는 국회의원 차승민이 김하정 님의 편이 되어줄 거예요. 다른 자들은 몰라도 이 둘은 믿어도 되는 존재랍니다.

 그렇기에 김하정 님이 용기를 내어주신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거랍니다. 어떠신가요? 우리와 함께 하시겠나요?”

 “으음...”

 이은빈의 말에 김하정의 눈빛은 흔들렸다. 사실 그녀도 이런 시체와 같은 삶에 한계가 온 상태였다. 어린 나이에 친구들과 인산 시로 놀러왔다가 그런 끔찍한 일을 당하고 4년이나 재미라고는 없는 어촌에서 지내면서 사는 것은 고역과도 같았다.

 또한 이은빈의 말과 목소리에는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믿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에 김하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은빈은 그녀를 안아주면서 민호에게 브이 자를 보여주었다.

 

 이후 이은빈 휘하의 안하무인 조직원들이 이곳으로 도착했고 그들의 보호 속에 김하정은 인산 시로 귀환하였다. 민호는 조에게 연락하여 이것들을 모두 알렸고 자기 없이도 일을 이 정도로 진척시킨 것에 조는 신기해하면서 민호를 칭찬했다. 물론 자기와 벌인 일의 모든 정보를 너무나 쉽게 이은빈에게 알려준 것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과가 좋으니 뭐라 할 수는 없었다.

 조는 다음은 자기 차례라고 말하면서 행동을 개시했다. 그가 향한 곳은 송창원 시장이 업무를 보는 인산 시청이었다. 조는 청소 업체 직원으로 위장하여 정기 청소 시간보다 10분 빨리 도착하였고 매우 태연하게 인사를 하며 시장실로 향하였다.

 조는 이곳에 오기 전에 CCTV를 해킹하여 시장이 시장실에 없음을 알고 있었고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문을 열어서 안으로 잠입했다. 그리고는 내부를 샅샅이 뒤져 바닥이나 책상, 의자 등에 있는 머리카락을 모두 채취하여 비닐 봉투 안에 넣었다.

 그 다음 조는 이것과 김하정의 아들 머리카락을 가지고 서울로 돌아와서 얘기가 된 병원으로 가서 친자확인 검사를 요청했고 며칠 후 그 결과가 나왔다. 염색체가 99.8퍼센트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좋아. 이 정도면 해 볼 만해.”

 조는 그리 말하면서 검사 자료를 가지고 차승민에게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자신의 계획과 검사 자료를 모두 알려주었다. 이를 들은 김다니엘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럴 수가... 그런 천인공노할 짓이 대한민국에서 자행되고 있었다니... 한 마디로 한국 여성들을 강간한 후 외국으로 팔아버렸다는 것 아닙니까. 의원님. 이것들을 절대 가만 두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래야겠지. 그럼 조. 이 자료를 당장 언론에 공개하면 되겠는가?”

 “아니요. 언론을 완전히 믿을 수는 없겠지요. 그것에 앞서 인터넷 여론을 들쑤실 필요가 있습니다.”

 조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준비한 카드를 말하였다. 이에 차승민은 호기심이 동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인터넷 여론? 그들은 왜?”

 “본래 언론이란 것은 여론을 따라가기 마련입니다. 요즘 인터넷 기자들은 조회 수로 돈을 벌기 때문에 여론이 들쑤시면 피라냐처럼 달려들게 되어 있죠. 유명 정치인이 강간유도제를 먹인 여성을 강간하여 자식을 낳았는데 생활비나 그런 것을 전혀 주지 않고 모른 체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인터넷에 퍼트린다면... 분명 화제가 될 겁니다. 그 후에 이 자료를 터트리면 됩니다.”

 “말은 쉽긴 한데... 어떻게 인터넷 여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거지? 검색어 순위에 올리려면 굉장히 많은 사람이 클릭을 해야 하는데...”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죠.”

 차승민의 의문에 조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풀고 노트북을 켜서 신나게 키보드를 두들겼다. 그러자 여러 인기 사이트에서 조가 쓴 글이 메인으로 올라섰고 거기에는 수많은 추천과 댓글이 달렸다.

 “헉! 어떻게 한 거지?”

 “여기서 해킹의 기본을 배운 후 그것을 통해 각 사이트의 회원들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다수 알아두었습니다. 그것들을 가지고 이렇게 프로그램을 돌려 다수의 추천을 올리고 댓글을 달면 메인에 뜨게 되지요. 그 다음은 알아서 화제가 되게 되어 있습니다. 워낙 자극적인 내용이니 말입니다.”

 “대단...하군.”

 조는 한 사이트를 정리한 후 바로 다른 사이트로 넘어가서 같은 식으로 처리하였다. 그런 조의 모습을 차승민은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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