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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가면의 기사들
작가 : 스와디아
작품등록일 : 2019.9.2

가면을 쓴 두명의 소년 이야기

 
37.참전(2)
작성일 : 19-10-24 19:49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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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

 

 

 

 그리고 그 기사는 조용히 자신의 검은 고쳐 잡았다. 유리한 상황이지만 조금도 방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 기세에 가늘게 몸을 떨며, 검을 다 잡았다. 인챈트의 빛은 남아 있으나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희미했다.

 

 

 어느 순간부터 그 기사는 투구를 벗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쓰고 있지 않았던 것처럼.

 

 

 “오랜만이군. 예전에는 대련한다고 자주 놀아주곤 했었는데.”

 

 

 “....”

 

 

 “성에서 지낼 때도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정말로 과묵한 친구로군. 로크는 잘 지내고 있을지 궁금한걸.”

 

 

 “주군의 전언입니다. 당신에게는 실망을 많이 했다고 하셨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자신을 막을 생각이었냐고 말입니다.”

 

 

 “이 정도라니,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군. 아직 반도 못 보여줬으니까.”

 

 

 “... 그리고 당신은 그 절반을 보여주지 못한 채로 이곳에서 죽겠죠.”

 

 

 란슬롯은 그 말을 끝으로 투구를 다시 썼다. 간단한 손 모양으로 명령을 내리자 뒤에 있던 기사들은 일제히 병사들과 괴물 사이에 섞여 들어갔다. 그리곤 불쑥불쑥 나타나 우리 병사들을 도륙해 나갔다.

 

 

 “젠장..”

 

 

 상황이 갑자기 안 좋게 흘러갔다. 이곳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법으로 인해 생긴 혼란을 잘 비집고 들어왔다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전력의 차이는 엄청났다.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가 비집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적들이 우리를 천천히 포위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베어도 그보다 많은 수의 병사들이 우리를 감싸 들었고, 그 사이사이에 강한 기사들이 섞여 있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내가 낙심하고 있을 때 엔마 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라그나. 지금부터 지휘권은 내가 다시 가져간다. 불만은 없겠지?”

 

 

 “지금 상황에서 지휘권은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싸움은 졌습니다. 지휘권을 누가 가지던 퇴각밖에 답이 없습니다.”

 

 

 “그래. 이미 진 싸움이야. 그러니 너라도 도망쳐. 이미 알고 있잖아. 퇴로가 막혔어. 병력을 데리고 돌아가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웃기지 마십시오! 죽어도 병력을 챙겨서 돌아가야 합니다. 이미 이들을 잃으면 저 혼자 도망친다고 해도 전쟁의 승패는 정해집니다.”

 

 

 “그럴 리가 있나. 아직 우리는 우리 전력의 반도 안 보여줬잖아?”

 

 

 “...!”

 

 

 “나는 너를 믿고 있어. 드래곤은 온다. 이미 그만큼의 도박이 아니라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던 거야. 나는 그걸 지금 깨달았고 너는 이미 한참 전부터 알고 있었어. 네 생각보다 너의 역할은 커. 이곳에서 죽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

 

 

 나는 엔마 경의 말에 담긴 진심을 느꼈다. 뜨거운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그러나 그것은 보이지 않겠지. 나의 가면이 내 감정을 숨겨줄 테니까.

 

 

 나는 날렸다. 검은 기사는 나를 잡지 않았다. 이미 그럴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기사로서 정말 치욕적이었지만 그것보다도 동료를 버리고 도망간다는 죄책감이 훨씬 컸다. 가면이 무겁다. 그리고 베었다. 눈앞의 적들을. 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비우고 몸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 괴물들을 뚫고 지나가기 위해서. 죄책감을 떨쳐내기 위해서. 뒤에서 비명소리가 끊이지 않았지만 그것에 신경쓸 시간은 없었다. 없어야 했다.

 

 

 -------------------------------------------------------------------------

 

 

 “로드. 이제 움직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 방금 성벽을 통째로 날린 저 녀석이 발트하임이다. 각자 자신의 목표를 잊지 마라. 이번 기습이 통하지 않는다면 죽는 것은 우리일지도 모르니까.”

 

 

 -----------------------------------------------------------------------------

 

 

 멀리서 볼 때도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 정도는 알았지만 도착해보니 그 이상이었다. 없어진 서쪽 성벽으로 적들의 병력이 물밀 듯이 들어왔다. 그것도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통일된 모양의 갑옷과 검을 착용한 걸로 보아선 놈들 군대의 기사단이나 그에 준하는 정규 병력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들은 지휘를 위해서 처음부터 기사단을 병사들 사이에 넣는 전략을 취했지만 사실 기사단을 투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굉장히 컸다. 강력한 무력인 만큼 잃었을 때에 큰 손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을 투입하는 상황은 단 두가지 뿐이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마지막 한 수. 그리고 패배 앞에서 둘 수밖에 없는 마지막 한 수. 물론 발트하임의 군대에 있어선 전자이겠지.

 

 

 이미 발트하임과 로크는 판단을 한 것이다. 기사단을 투입하는 마지막 한 수를 통해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그리고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나도 알고 있다. 이미 우리는 저항할 모든 수단을 잃었다. 멋모르고 성벽을 넘어 돌격한 내가 있던 동쪽 군은 지금쯤이면 전멸했을 것이고 흔적조차 없는 서쪽 성벽의 방어 병력 또한 괴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쪽 성벽을 날린 마법사의 위치도 모르고 있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다 내던지고 편하게 죽고 싶은 마음도 들 정도였지만 그러지 못한 것은 나를 위해 희생한 엔마 경과 병사들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 도박의 수가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드래곤이 있음을 믿어야 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였다. 생각해보자. 그들이 참전할 것은 전제 조건으로 생각해보았을 때 그들은 과연 언제 참전할 것인가.

 

 

 이 때까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드래곤들의 목적은 인간을 구원하는 것이 아닌 발트하임과 그 군단의 확실한 섬멸. 그들이 만약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인간의 군대를 수호하고자 했다면 처음부터 나타났겠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그들의 목적은 그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가장 원하는 상황은 지금일 것이다. 적의 최고 전력이 전투에 참여하고 성벽을 부숨으로 해서 마법사들의 위치가 드러난 지금. 그들을 섬멸하는 것에 있어서 지금만큼 좋은 상황은 없는 것이다.

 

 

  애초에 그들이 인간과 동맹을 했을까? 아니겠지. 지금도, 아마 카셀 국의 건국 시기에도. 그들에게 있어서 인간은 그저 방패일 뿐.

 

 

 지금도 끊임없이 신음 소리가 들려온다. 팔이 잘린 채 정신을 놓은 사람. 두동강난 시신. 병장기가 부딪히는 소리와 말발굽에 짓밟히는 사람들. 불타는 도시의 모습.

 

 

 그리고 그 위로, 그렇게나 기다리던 것이 다가왔다. 내 생각이 맞았던 것이다. 구름과 공기를 가르며 날고 있는 거대한 형체. 한 둘이 아니었다. 큰 것은 50m가 넘어가 보였고 작은 것이라고 해도 30m는 넘어가는 형체가 적어도 수십개 이상 나타났다.

 

 

 “이제 나타나는가..”

 

 

 하나 같이 입에 은은한 빛을 물고 있는 것이 말로만 듣던 브레쓰를 준비하고 온 것 같았다.

 

 

 “예상이 맞았음을 좋아해야 하는 건가. 슬퍼해야 하는 건가를 모르겠군. 망할 도마뱀 새끼들.”

 

 

 한 순감 회의감에 빠졌으나 그것에 취해있을 시간도 없었다.

 

 

 “다들 빨리 피하십시오! 적 기사들과 최대한 거리를 벌려야 합니다. 서두르세요!”

 

 

 드래곤들은 우리를 동맹으로 보고 있지 않다. 적대시 하지 않는 것 뿐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의미였다. 다시 말해 우리가 저들과 백병전을 벌인다고 그들의 공격 범위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미련 없이 브레쓰를 쏠 것이다. 그러니 그 전에 거리를 벌리는 것이 중요했다. 다만 전쟁 통에 내 말을 몇 명이나 들었을지, 몇 명이나 하늘 위의 드래곤을 보았을지, 몇 명이나 내 말을 이해할지는 알 수 없었다. 모든 것은 이미 상식을 떠난지 오래였으니까.

 

 

 나는 눈을 감았다. 칠흑과도 같은 어둠이 내 앞을 막아섰다. 그러나 그것은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지는 않겠지. 조금 뒤 드래곤들의 포효 소리와 함께 땅이 크게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형형색색의 브레쓰가 땅에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말 그대로 파괴.

 

 

 주위에서 들려왔던 소음이 거짓말처럼 일순 사라진다. 고통에 떠는 신음소리 병장기의 소리, 그 모든 것들이 드래곤의 위엄에 묻혀 사라지고 있었다.

 

 

 발트하임과 카셀의 전쟁, 드래곤의 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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