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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PD와 고스트 버스터즈
작가 : 까치
작품등록일 : 2019.10.12

200년 이상 이어진 무당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절대로 무당은 은 될 수 없어 신을 거부하고 방송국 PD가 된 남자.
숨길 수 없는 그의 능력들이 갑작기 튀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귀신을 보는 신PD... 과연 이 남자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될까?




 
22화 방송으로 증명하라.
작성일 : 19-10-23 22:55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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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 회의실.

 

 " 자 거의 다 모인 것 같네요.

 기획안은 다 읽어 보셨죠? "

 

 " 네. 그런데요. PD님.

 일단 기획안 읽어는 봤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거 뭐 예전

 프로그램 재탕하는 느낌이에요."

 

 " 어딜 봐서 그런 느낌이야?"

 

 " 어 그러니까 무속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그 대를 이어 받아서 가끔 귀신도 보고

 그 귀신 한 맺힌 거 풀어 주고 뭐 그런 느낌의

 프로그램 아니에요?"

 

 " 비슷한데 조금 달라."

 

 " 약간 토요미스테리 극장이나 이야기 속으로 같은

 느낌이에요."

 

 " 어 맞아. 비슷해."

 

 " 사실 조금 진부하다는 느낌이……."

 

 메인 작가의 반응에 모두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듯 귀남을 쳐다봤다.

 

 " 그래.

 나도 그런 느낌이 있긴 해."

 

 " 요즘 시대에 이런 게 먹힐까요?

 

 " 사실 이게 뭐 꼭 이목을 끌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미신 조장을 하려는 것도 아니고

 이제 겨울인데 납량특집을 하려는 것도 아냐."

 

 " 그럼 왜 갑자기 이런 프로그램을 기획 하시나요?"

 

 " 어 그러니까. 여론들의 추측과 억측들이 난무해서

 그걸 해소? 또는 해명을 하고자……."

 

 " 그러니까. 신PD님 그때 그 방송사고 해명하려고

 무당들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드시는 거예요?"

 

 메인 작가인 경신은 눈을 부릅뜨며 따져 물었다.

 

 "……."

 

 귀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볼펜만 돌리고 있었다.

 

 " 아이고 작가님. 기획서 제대로 안 읽어 보셨네요."

 

 동일이 나서서 대변하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작가님 말이 맞긴 한데 이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에요. 지금 방송국이 정치권과 결탁해서

 우리가 원하는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어요."

 

 " 그렇다면 더더욱 신빙성 있는 기획을 해야죠.

 이 기획안대로 만든다면 정말 웃음거리로 전락할 거예요.

 그리고 섭외하기도 어려울 거예요. "

 

 " 신빙성은 잘 모르겠는데 섭외는 끝났어."

 

 이미 귀남은 어머니인 정옥과 얘기가 된 상태였다.

 어머니는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시다가

 결국 아들의 부탁을 들어 주었다.

 

 " 섭외가 끝났어요?

 어떻게요?

 기획 취지를 말씀 드렸는데도 하신데요?

 이거 타격이 클 것 같은데……

 촬영지는 어딘데요?"

 

 " 어 우리 집에 갈 거야."

 

 " PD님 집으로요?"

 

 " 어 시골집에 가서 찍을 거야."

 

 " 아 PD님 고향에 유명하신 분이 있는 거예요?"

 

 " 어 우리 어머니가 무당이셔."

 

 스태프들이 일제히 귀남을 쳐다봤다.

 

 " 야야 우리 동네이기도 해.

 귀남이랑 고향 같은 거 알지?"

 

 동일이 나서서 분위기를 좀 바꿔 보려 했다.

 냉랭해진 분위기는 풀릴 줄 몰랐다.

 

 " 빠지고 싶은 사람들은 빠져도 좋아."

 

 귀남은 이 상황을 예상이라도 한 듯 편해 보였다.

 

 " 야 빠지긴 뭘 빠져. 우리 회사원이야.

 회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다들 그렇게 생각하시죠?"

 

 동일은 혹여나 못하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봐

 전전긍긍했다.

 

 " 그럼 동일PD님 어머니도 무당이세요?"

 

 " 어? 아니아니 난 아니야.

 우리 어머닌 돌아가셨어.

 엊그제 이장하셨어."

 

 " 야 그런 얘기까지 할 필요 없잖아?"

 

 귀남은 깜짝 놀라 동일을 쳐다봤다.

 

 " 나중에 어차피 그 얘기 촬영해야 해.

 우리 엄마 이장한 거."

 

 " 그걸 왜 해?"

 

 " 야 그걸 왜 빼냐?

 너희 어머니 능력이 발휘 된 순간인데.

 우리 형도 인터뷰 해주기로 했어.

 그때 있었던 친척들도 다."

 

 " 그래. 애썼다……."

 

 " 선배님 왜 말씀 안하셨어요?"

 

 " 뭘?"

 

 " 어머니 무속인 이라는 거요."

 

 " 그게 뭐 자랑이라고 하냐?"

 

 " 저 점 보는 거 좋아한단 말이에요.

 내려가서 좀 봐 달라고 해야겠다."

 

 " 저도 내년에 결혼해야 하는데

 날짜 좀 잡아 달라고 해야겠어요."

 

 " 저도 언제쯤 장가가는지 여쭤 봐야겠어요.

 혹시 손금도 보시나요? 꿈 해몽도??"

 

 " 야 그만! 지금 뭐 놀러 가니?

 자 이거 장난으로 만드는 거 아냐.

 사장님 특별 지시 사항이야.

 이거 만들어서 내가 정치권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해."

 

 " 한 가지만 확실하게 하고 가죠?"

 

 " 뭘?"

 

 “…….

 

 “정치권과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느냐고?”

 

 " 네. 진짜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으세요?

 저희도 방송 만드는 사람들인데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순 없잖아요."

 

 " 이야 언제부터 그렇게……

 언론인의 사명을 갖고 일하셨나요?

 그래 좋아. 한 가지 확실한 건

 난 돈이 별로 없다는 거야.

 내 모든 계좌를 오픈했어.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는데

 내가 직접 가서 오픈했어.

 아무것도 안 나왔어. 됐지?"

 

 " 사과 박스 이런 거 받은 적 없으세요?"

 

 " 사과 박스?"

 

 " 뭐 5만 원짜리 가득 채워서 줬을 지도 모르잖아요."

 

 “맞아요. 요즘은 마늘밭에 바로 묻는 다던데?”

 

 " 야 내가 그런 돈 받았으면 이 짓을 왜 하냐?"

 

 귀남은 스태프들의 억측에 기가 찼다.

 

 " 알겠습니다. 믿고 가겠습니다."

 

 " 참나, 고맙다 진짜.

 그러면 모레 새벽5시까지 집합 해 주세요."

 

 " 그렇게 빨리요?"

 

 " 4시간 정도 가 야해.

 서두르지 않으면 길바닥에서 시간 허비해야 해."

 

 " 알겠습니다."

 

 

 

 

 # 이틀 뒤 방송국 앞.

 

 " 야 왜 아무도 없어?"

 

 "……."

 

 " 동일아. 무슨 문제 있어?

 무슨 일인데?"

 

 " 아니 그게……."

 

 " 말해 봐."

 

 " 장부장 그 새끼가……."

 

 " 장부장이 뭐?"

 

 " 우리랑 같이 하겠다고 했던 스태프들

 전부 나눠서 지원 보냈어."

 

 " 아니 그게 말이 되냐?

 우리 기획하는 거 비밀로 했잖아."

 

 " 사람이 몇 명인데 그게 비밀로 되냐?

 야, 어떻게 그렇게 하냐?

 무슨 억하심정으로……."

 

 귀남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참고 냉정함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 여기서 접자. 귀남아.

 사실 그 사람들이 이걸 믿어 준다는 보장도 없잖아.

 차라리 지금이라도 장부장한테 붙자 우리."

 

 " 그러면 너도 그냥 발 빼라.

 나 혼자 할 테니까."

 

 " 귀남아!"

 

 " 됐어. 화난 거 아냐.

 나도 네가 걱정되어 그래.

 나 때문에 너까지 곤란해지는 거 싫다. "

 

 " 야 너 어디가?"

 

 " 카메라 챙기러."

 

 귀남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장비실로 갔다.

 

 " 아…… 저 고집쟁이를 누가 말리냐."

 

 동일은 귀남을 뒤따라갔다.

 

 " 오지 마."

 

 " 야 나한테 왜 그러냐? 같이 가자."

 

 " ……."

 

 " 야 이거 둘이 촬영하는 거야?

 대학교 졸업 작품 하던 거 생각나는데?

 그때 생각나냐?"

 

 동일은 어떻게든 분위기를 바꿔 보려 노력했다.

 

 " 야 그때 같이 했던 애들이 30명도 넘어.

 대학생도 아니고 공중파 방송국에서 이게 말이 되냐?"

 

 " 그러니까 이거 안 되는 거라니까."

 

 귀남은 동일을 흘겨봤다.

 

 " 알았어."

 

 " 조명은 어떻게 하냐?"

 

 " 됐어 필요 없어."

 

 " 작가는?"

 

 " 작가도 필요 없어. "

 

 " 지미집은?"

 

 " 아이씨 무슨 영화 찍냐?

 빨리 챙겨.

 장부장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몰라."

 

 " 일단 챙겨야 할 건 다 챙긴 것 같아."

 

 " 빨리 나가자."

 

 귀남과 동일은 필요한 장비만 빨리 챙겨서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둘이서 가능할까?"

 

 " 방법이 없잖아. "

 

 " 그래. 해보자. 어차피 이렇게 된 거."

 

 " 야 잠깐만 전화 온다. 어머니네."

 

 " 너 내려간다고 연락 안 드린 거야? 일단 받아 봐."

 

 " 네. 어머니. "

 

 " 아니 딴 게 아니고 어제 온 너희 후배 뭘 좀 두고 간 것 같아서."

 

 " 네? 후배요? 무슨 소리 하시는 거세요?"

 

 " 어제 네가 내려 보냈다는 후배 있잖아.

 그 아가씨가 뭘 두고 갔어.

 촬영할 때 쓰는 거 같은데?

 중요한 거 아닌가 싶어서 아침 일찍 전화해 봤다."

 

 " 집에 누가 왔었다고요?"

 

 " 네가 보냈다고 하던데?

 귀남이 너 바쁘다고 대신 왔다고 하던데."

 

 귀남은 순간 머리칼이 삐쭉 섰다.

 

 " 아 네……

 제가 어제 좀 바빠서……

 대신 후배를 보냈는데……

 뭐 별일 없었죠?"

 

 " 그래. 근데 촬영을 혼자서 왔더라.

 이 험한 곳에 여자 후배를 혼자 보내면 어쩌느냐."

 

 " 네. 죄송해요……

 지금 직원 부족해서요.……

 혹시 어머니 어떤 거 찍어 가셨어요?"

 

 " 뭐 와서 집 주변도 찍고 신당 안도 찍고

 네 방도 들어가고 나도 인터뷰하고

 동네 사람들 몇 명한테도 하는 것 같더라. "

 

 귀남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누군가 잘못된 의도로 기획하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한다면

 그 파급력은 감당이 안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네. 알겠어요. 어머니.

 그 두고 간 건 중요한 거 아니니까

 다음에 내려가면 주세요."

 

 " 그래. 알겠다.

 밥 잘 챙겨 먹고. 수고해라."

 

 " 알겠어요......."

 

 전화를 끊고 귀남은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자신을 음해할 목적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옆에서 통화 내용을 다 듣고 있었던 동일도

 완전히 얼어 있었다.

 

 " 야. 누굴까?"

 

 "그러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 걱정 마. 너 잘못이 아냐."

 

 " 난 괜찮아 어떻게 되도…….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너무 불쌍하잖아."

 

 " ……."

 

 " 인터뷰까지 다했데."

 

 " 말도 안 돼."

 

 " 동일아. 혹시 모르니까 형한테 전화해 봐. "

 

 " 우리 형? 왜?"

 

 " 너희 친형이니까. 그리고 넌 내 친구니까."

 

 " 야 설마. 우리 형이 뭘 안다고?"

 

 " 빨리 해봐."

 

 " 알았어."

 

 동일은 형인 동석에게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 어 형……."

 

 "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야?"

 

 " 어 물어볼게 있어서."

 

 " 뭔데?"

 

 " 형 혹시 어제 방송국에서 왔었어? 아니지?

 누가 와서 촬영하고 그런 거 없었지? "

 

 " 어제 촬영 왔었는데?

 너희 바빠서 못 온다고 보냈다면서."

 

 " 혹시 인터뷰도 했었어?"

 

 " 당연하지. 귀남이 일인데 형이 해줘야지.

 지금 귀남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 어……."

 

 " 내가 얼마 전에 귀남 어머니 말 듣고 이장까지 했다고

 인터뷰 잘 했다.

 야, 너희 아무리 바빠도 여자를 혼자 보내냐?

 운전까지 손수 하고 왔더만."

 

 " 우리 엄마 이장한 거 까지 말했다고?"

 

 " 그래. 사실이니까. 네가 그거 꼭 말하라고 했잖아."

 

 "아…… 알겠어 형. 내가 다시 전화할게."

 

 귀남은 눈을 질끈 감았다.

 

 " 야 어떡하냐?

 누가 선수 친 거야?"

 

 " 누가 찍은 게 문제가 아니야.

 그걸 사실 그대로 방송으로 내 보내느냐가 문제지."

 

 " 아무래도 큰 일 난 것 같다."

 

 " 누구 집히는 사람 없어?"

 

 " 한명 밖에 더 있냐……."

 

 " 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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