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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친은 왕자님
작가 : 핑키pinky
작품등록일 : 2019.10.9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좋아하는 외국 배우에 관해 원없이 대화할 수 있는 친구면 족했다. 거기에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그 나라의 친구이길 바랐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속에 간직했던 소망을 이루려는 찰나...... 여린 꿈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현대 왕실 로맨스입니다.) *작가 이메일 pinkynjy@naver.com

 
낯선 여자
작성일 : 19-10-23 20:54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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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Hey Chris!”

 

 남자를 발견한 리나의 외침에 몽환적인 장면이 사그라지고 말았다.

 피아노에서 손을 뗀 수연이 흠칫 놀란 얼굴로 일어서자 그는 서서히 계단 아래로 내려섰다.

 리나가 남자에게 다가가 포옹하더니 곧 수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수연, 우리 오빠 크리스야.”

 “아, 안녕....아니, Hi, Nice to meet you.”

 “Hi! Nice to meet you, too. Lina told me a lot about you. Welcome to Holland.”

 

 낮은 음성엔 남성적인 매력이 가득했다.

 수연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목례했다.

 차마 ‘Thank you’라고 하지 못했던 건 갑작스런 상황에 놀랐기 때문이었다.

 

 크리스가 주방 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리나가 수연에게 안심하라고 손짓한 후, 그를 뒤따랐다.

 오누이가 걸어가는 사이, 네덜란드어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서로 무언가를 묻고 답하는 듯했다.

 두 사람이 사라지자 거실에 우두커니 남은 수연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는 조심스레 피아노 뚜껑을 닫은 후, 살며시 소파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났다.

 

 ‘휴우, 어떡하지? 방으로 올라갈까? 여기서 기다릴까? 너무 민폐를 끼치는 것 같은데....어쩌지?’

 

 사실 아무도 없는 왕궁에 머무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게다가 친구의 오빠가 돌아왔다면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오래지 않아 리나가 거실로 쪼르륵 달려왔다. 그녀는 우두커니 서 있던 수연을 향해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 소파에 앉혔다.

 

 “걱정하지 마. 음...원래는 일정 마치고 부모님하고 휴가지로 갈 예정이었는데.....음....피곤해서 혼자 집으로 왔대. 크리스가 미안하대. 우리 방해해서 말이야. 아, 너 불편해 하지 말래. 그는 조용히 있을 거래. 투명인간처럼....”

 

 리나가 까르륵 웃자 수연이 옅게 미소 지었다.

 

 “하지만, 리나야, 너희 오빠 쉬셔야 하는데 나 때문에 불편하실까 봐 죄송해. 내가 게스트하우스로 옮기면 어떨까?”

 “What? 어우 야. 그러지 마. 그럼, 나도 갈 거야. 음....너랑 함께 할 시간이 3일 남아서 서운해. 편하게 있어줘. 응? Please.”

 

 리나가 두 손을 모은 채 간절한 표정을 짓자 수연이 피식 웃고 말았다.

 난처하고 미안한 상황이지만 5년만의 만남이 곧 저물 예정이었다.

 벌써부터 아쉬움이 시작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몰랐다.

 

 “수연, 크리스가 학교에 데려다준대.”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돌아와 있던 수연이 놀란 얼굴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저, 정말?”

 “응. 크리스랑 나랑 같은 대학교야. 그는 졸업생. 마침 선생님 만날 거래. 어때? 음....혹시 불편해?”

 

 리나가 걱정스런 표정을 짓자 수연이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마음속에 부담감은 여전한 상태였다.

 애써 좋다고 대답한 건 단지 친구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은 갈망 때문이었다.

 

 준비를 마친 이들이 거실로 내려오자 쇼파에 앉아 신문을 읽던 크리스가 일어났다.

 

 “Good morning!”

 

 다정한 인사에 리나는 장난기 가득하게 대꾸했고 수연은 고개를 숙이며 나직이 인사했다.

 맏이인 그녀에게 오빠의 존재는 좀 어려운 편이었다.

 절친인 규림의 오빠를 동네에서 마주쳤을 때에도 동일했었다.

 그래서인지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색할 뿐이었다.

 더군다나 리나의 오빠는 훤칠한 네덜란드 남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왕자였다.

 이래저래 그녀에겐 어렵고 버거운 상대가 분명했다.

 

 크리스는 숙녀들을 위해 손수 차 문을 열어주더니 곧 운전석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세 사람을 태운 차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 수행원들로 채워진 차량이 그림자처럼 뒤따랐다.

 리나는 수연과 나란히 앉아 한국어로 대화하다가 곧 네덜란드어로 바꾸어 크리스에게 무언가를 얘기했다.

 가끔은 수연과 그 사이에서 통역도 자처했다.

 하지만 힘들어 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매우 즐거운 얼굴이었다.

 그녀는 이러한 상황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어때? 수연? 우리 학교, 좋아?”

 

 수연은 차에서 내린 이후부터 주변의 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리나가 질문을 던지는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곧 겸연쩍은 미소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너무 아름다워. 사실은 우리랑 많이 달라서 독특하게 느껴져.”

 “오, 정말? 한국의 대학교는 어때?”

 “우리는 교문을 따로 세워두고 그 안에 건물들을 배치해. 그러니까 대학이라는 경계를 또렷이 정하거든.”

 “Wow. So interesting! 한국의 방식, 특별해. 음, 나도 언젠간 보고 싶어.”

 

 리나가 흥미로운 표정을 짓자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오면 꼭 구경시켜줄게.”

 “오, 신난다.”

 

 즐거워 보이는 숙녀들 뒤로 크리스가 있었다.

 그는 소담스런 웃음소리에 옅게 미소 지으며 조용히 걷는 중이었다.

 세 사람은 널따란 잔디밭을 지나 커다란 건물로 향했다.

 

 “수연, 저긴 도서관이야.”

 “오, 그렇구나. 건물이 멋있다.”

 

 친구의 칭찬에 리나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웃었다.

 

 “음, 안에 들어가 보자.”

 “그래도 돼?”

 “응. 로비까지는 O.K.”

 

 유리문 안에는 역시나 독특한 풍경이 숨어 있었다.

 수연은 한국과 비슷한 듯 다른 분위기에 흥미를 느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면 이런 느낌일까....?’

 

 “Wow, Chris?”

 

 감상에 잠겨 있던 수연이 낯선 음성 하나에 흠칫 놀랐다.

 시선이 본능적으로 음성의 주인에게 향한 순간, 수연은 또 한 번 놀라고 말았다.

 금발의 여자는 인형, 그 자체였다.

 흰 피부엔 그늘 하나 없었고 커다랗고 동그란 눈은 상대를 빨아들일 듯 그윽했다.

 게다가 미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보조개는 꽤나 귀여웠다.

 늘씬한 키와 세련된 패션까지.....

 수연이 같은 여자에게 감탄한 건 처음이었다.

 

 금발의 여자는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크리스와 포옹하며 볼을 맞대었다.

 서양식 인사에 놀란 수연이 서둘러 시선을 거두었다.

 여자는 그를 향해 사랑스런 미소를 아끼지 않더니 곧 리나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인가 봐.....’

 

 리나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 사이, 이번엔 금발의 여자가 수연을 힐끔 쳐다보았다.

 강렬한 시선을 느낀 이가 살짝 움츠러들고 말았다. 그녀의 아우라는 그만한 파워를 갖고 있었다.

 제 친구를 보호하려는 듯, 리나가 서둘러 나섰다.

 그녀는 금발의 여자를 향해 퉁명스레 한 마디를 내뱉고는 수연과 제 오빠를 밖으로 이끌었다.

 수연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나 친절하고 웃음 많은 이에겐 상상하기 힘든 행동이기 때문이었다.

 크리스가 교수님을 만나러 가자 리나는 제 친구를 새로운 곳으로 안내했다.

 

 “수연, 음....우리 학교에 한국학과 있는 거, 몰랐지?”

 “어머, 정말? 깜짝 놀랐어. 혹시 한국어 거기에서 배운 거야?”

 

 리나가 배시시 웃었다.

 

 “그러고 싶었는데....음....빨리 배우려고 과외 했지.”

 “뭐? 정말?”

 

 수연이 믿기지 않는 얼굴로 웃자 리나가 또다시 입을 열었다.

 

 “음, 네덜란드에서 한국학과는 여기뿐이야. 우리 가보자. 너한테...음....보여주고 싶어. 학생들이 널 보면 놀랄 거야.”

 “그래도 될까?”

 “히잇. 나만 믿어.”

 

 리나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친구를 이끌었다.

 한국학과가 있는 건물은 동양풍으로 지어진 탓에 서양식 건물들 틈에서 단연 돋보였다.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 수연의 입가로 자연스레 미소가 피어났다.

 친구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한국학과를 만난 건 뜻밖이어서 괜스레 가슴이 찡하기까지 했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을 알게 된 걸까? 그리고 어떤 이유로 우리나라를 공부하게 되었을까?’

 

 의문과 감동이 교차하는 찰나, 주위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마침 수업을 마치고 나오던 이들이 수연을 발견한 이후 일어난 일이었다.

 학생들은 어느새 하나 둘씩 그녀의 곁으로 모여들더니 인사를 건넸다.

 

 “안녕? 한쿡 사람입니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린 한국어를 배워요.”

 

 수연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미 리나를 통해 서양인이 한국어를 하는 것에 감탄했었지만 지금의 이런 상황은 그녀의 온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였다.

 흔치 않은 동양인의 등장에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던 이들은 곧 리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그들은 동일한 말과 행동으로 자신들의 공주에게 예의를 갖추었고 리나는 싱긋 웃으며 화답했다.

 

 가볍게 시작했던 일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고 말았다.

 수업을 마친 후, 강의실을 나오던 한국어 교수가 정원을 둘러싼 무리를 발견했고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모두를 강당으로 초대한 것이었다.

 

 “수연 양, 만나서 반갑습니다. 또한 레이던대 학국학과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우리 공주님과 친구가 되신 것이 흥미롭군요. 이곳의 학생들은 동방예의지국, 한국에 관해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막상 한국인을 만나는 건 쉽지 않죠. 이렇게 오셨으니 두 분의 만남을 비롯해 현재 한국의 상황이라던가....음....대학 생활에 관해서 편안하게 얘기해주십시오.”

 

 족히 50대는 되어 보이는 네덜란드 교수님이 수연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말을 귀 기울여 듣던 그녀가 동그래진 눈으로 입을 열었다.

 

 “교수님, 한국어 정말 잘하시네요. 와, 어떻게 이런 일이....깜짝 놀랐어요. 그런데...네? 저, 저보고 학생들 앞에 서라는 말씀이세요? 서, 설마요...저는 말도 잘 못하고...휴우, 너무 떨려서....”

 

 교수가 껄껄 웃었다.

 

 “한국인에게 칭찬받으니 정말 기쁘군요. 강의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차피 여기 모인 모두가 또래이니 친구에게 말하듯 편안히 해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생생한 경험은 우리 학생들에게 귀한 것이랍니다.”

 

 커다란 강당이 속속 채워지고 있었다.

 자리를 메운 이들은 비단 학국학과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이 학과가 속해 있는 국제학과 학생들이 소문을 듣고 몰려든 것이었다.

 

 수연은 상기된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저 친구네 학교를 구경하러 온 걸음에 비하면 감당이 버거울 정도로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수연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곁에 앉은 리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싱긋 웃었다.

 

 “수연, 힘내!”

 

 리나가 먼저 강단에 올라서서 한국어로 인사하자 박수와 함성이 함께 쏟아졌다.

 자국의 공주에게서 뜻밖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 꽤나 즐거운 탓이었다.

 

 “자, 이제....나의 친구....수연을 소개합니다.”

 

 리나의 손짓에 수연이 붉어진 얼굴로 일어서자 뜨거운 박수가 또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성이 살며시 떨리고 있었다.

 이제껏 마이크를 잡은 일이란 절친인 규림과 노래방에서가 전부였다.

 수연은 이런 상황이 도무지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강당을 채운 무리는 떨고 있는 한국의 손님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격한 박수와 함성으로 용기를 북돋워주었고 수연은 진지한 눈빛들을 통해 그들의 갈망을 느꼈다.

 

 사실 머나먼 미지의 나라를 향해 배움을 불태우고 있는 그들의 열정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딱히 준비된 건 하나도 없었지만 마냥 고마워서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수연으로부터 저절로 일었다.

 

 슈트 차림의 크리스가 건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은사와 담소를 나누고 나오는 길이었다.

 대기하고 있던 수행원이 그에게 무언가를 전하자 그는 싱긋 웃더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국제학부의 건물에 들어선 크리스는 계단을 오르더니 곧 강당의 열린 문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동생과 그녀의 친구를 찾으려던 시선은 편안했다.

 하지만 강단 위에 선 이를 발견한 순간, 그의 눈동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싱그러운 미소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은 수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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