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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전생에서 만난 그대
작가 : 판도라
작품등록일 : 2019.10.4

“뭐...뭐라구요? 돌아갈수 있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구요?"

뜻밖의 사고로 400여년전의 명나라로 타임워프를 한 임서은, 그런 그녀에게 염라대왕은 한가지 제의를 하게 되는데...

알고보니 이 모든것은 그녀의 전생이 저지른 일, 전생이 저지른 일은 후생이 수습해야 하는게 명부의 원칙이라고?

더이상의 망설임은 없다! 요동으로 갈것이다. 이여백, 누르하치, 이성량, 만력황제...기다려. 명나라 요동의 역사는 내가 고쳐쓸터이니!

담대하고 지혜로운 그녀의 좌충우돌 요동 정벌기,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그녀와 그의 사랑과 갈등도 지금 시작되는데....

 
여행
작성일 : 19-10-23 04:00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12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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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남으로 가실 작정이십니까.”

 

 광녕성 동문밖, 황제의 긴 행렬이 늘어선 맨끝에 우사와 봉선의 앞을 막으며 흰 눈을 뒤집어쓴 남자가 말과 함께 표연히 나타났다. 우사는 말없이 봉선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가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한것도 잠시, 마주선 남자의 얼굴표정이 하도 숙연해서 우사는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부인께 작별인사도 고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봉선이 우사 대신 말했다. 남자의 얼굴에는 숙연한 표정이외는 그 어떤 내색도 보아낼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엄숙한 분위기가 더욱 그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당분간 부인께는 발설하지 말게. 폐하께서 아시면 나는 궁을 빠져나가지 못하네.”

 

 우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남자의 얼굴에 한가닥 서글픈 기색이 스쳤다. 그리고 한참 그들을 바라보던 그가 천천히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 사람이 안다 해도, 폐하께 고하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하물며…”

 

 남자의 잠깐 끊긴 말을, 우사가 곧바로 이었다.

 

 “하물며 부인이나 폐하의 상황으로는 지금 우리 둘을 막을 여유가 없을 테니까.”

 “그 사람은 결코 두분을 막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폐하께서는…”

 

 남자는 잠깐 우사를 바라보다가 행렬 앞쪽의 황금색 가마에 시선을 주었다.

 

 “전과 다른 상황이니 형님께서 그렇게 남하를 일찍 서두르지 마십시오. 이 점을 부탁드리러 왔습니다.”

 “당연히 경성까지는 모셔드려야지. 자네만 그런 충심이 있는 게 아니네.”

 

 우사가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충심때문이 아닙니다. 만일 폐하의 좌우에 형님이 안계신다면, 저 사람이 시름놓고 정양하지 않을까봐 그러는 것입니다.”

 “알았네, 알았어. 정말 대단한 애처가 나셨네그려.”

 

 우사의 빈정거리는 말에 이어, 봉선이 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했다.

 

 “그건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단 경성에 가서 그곳의 정리를 한 다음 남하할 것이니, 만일 그 사이 무슨 변고라도 있게 된다면 바로 소식을 알리겠습니다.”

 

 봉선은 말을 마치자 자신이 안고있던 거문고를 앞으로 내밀었다.

 

 “총망한 걸음이라 부인께 인사를 고할수 없으나, 이별의 징표로 이걸 드리오니 앞으로 저를 본 듯이 해주십시사고 전해주십시오.”

 

 남자가 거문고를 받아들자, 우사와 봉선은 그를 향해 한번 읍을 한 후 단연히 말에 올라 몸을 돌렸다. 남자는 그들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기마행렬이 눈보라속에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서야 천천히 말머리를 돌렸다. 남자가 향한 곳은 의외로 광녕성이 아니었다. 해가 거의 저물무렵 다른 한 성곽에 도착한 남자는, 성안에 들어서자마자 주점을 향해 곧추 말을 몰았다. 주보가 안에서 급히 마중나오는 게 보였다.

 

 “이게 얼마만입니까, 둘째도련님께서 오늘은 웬 일로 행차하셨습니까.”

 

 주보가 말고삐를 받아들자, 남자는 그에게 거문고까지 넘겨준 다음 안쪽에 시선을 주었다.

 

 “혹 안에 어떤 노인장이 와있지 않는가.”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분이 둘째도련님의 손님이라면 어찌 일찍 알리지 않으셨습니까.”

 

 주보의 놀란 얼굴을 뒤로 하고, 남자가 주점안으로 들어섰다. 그런 남자의 시선안으로 한쪽 구석에 앉아 표연히 술을 마시고 있는 한 노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주점안에는 그 노인외에는 단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걸음을 옮겨 노인의 앞에 가 섰다. 노인은 느긋한 표정으로 술 한잔을 들이킨후 눈을 위로 치뜨고 말했다.

 

 “많이 늦었군.”

 “눈보라에 말이 빨리 달리지 못했습니다.”

 

 남자는 노인의 앞에 앉아, 스스로 술 한잔을 따랐다. 그리고는 술잔을 들고 노인을 보았다.

 

 “평소 제가 다니는 곳은 빠짐없이 알고있군요. 헤투알라성밖 수림이나 금주의 주점까지.”

 “내가 누구란 걸 알면서 그런 말을 하는가.”

 

 노인이 얼굴을 들고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는 여전히 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서찰을 받고 바로 왔습니다. 하오니 이젠 그 사람은 그만 놓아주시고, 저를 이용해주십시오. 굳이 명부의 목적을 이루시려면.”

 

 술잔을 들던 노인의 손이 허공에서 멎었다. 하지만 다시 술을 쭉 들이킨 후 노인이 빙그레 웃었다.

 

 “자네를 이용해서 되는 일이라면, 애당초 그 아이를 여기로 보낼 필요도 없었겠지.”

 

 남자의 눈에서 이채가 어렸다. 잠시후 정서를 눅잦히는 듯 그가 나직히 말했다.

 

 “뭐가 문제입니까. 역사를 몰라서, 아니면 제가 명부가 원하는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자네의 그 성정이 문제일세.”

 

 노인은 싸늘하게 웃더니 말했다.

 

 “그 아이처럼 뜨거운 마음을 품고있는 사람이 바로 명부가 선택한 적임자라고 할수 있지. 굳이 그 아이가 아니어도 되겠지만, 자네처럼 고인 물의 성정을 가진 사람은 절대 역사를 채워쓸수 없네. 쓸수 없구말구.”

 “역사를 채워쓰다니요.”

 

 남자가 이해 안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남자를 향해 노인이 피씩 입꼬리를 올렸다.

 

 “툭 털어 말해주겠네. 후세 사람들이 알고있는 역사는, 결과만 있고 내용이 없는 빈껍대기와도 같네. 하여 명부에선 얼마전 그 역사의 내용들을 채워넣는 임무를 맡게 되었는데, 사람의 생사부를 책임지는 최판관에게 그 일을 맡겼댔지. 하지만 최판관은 유독 명말청초의 요동일대를 쓰기 어렵다고 하였네. 해서 명부에서는 어쩔수 없이 그 아이의 사고를 만들었고, 이로서 그 아이가 이 세상에 오게 된것이지. 최판관은 지금 그 아이가 만들어가는 역사를 그대로 쓰고있고. 이젠 알아듣겠나?”

 “요동 역사의 부족한 이야기를 채워간다면,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어도 그 부분의 내용은 채워쓸 수 있는게 아닙니까. 왜 하필 그 사람을 이곳으로 오게 만든 건지 저는 이해할수 없습니다.”

 

 남자의 의문에 노인은 천천히 수염을 내리쓸었다. 그의 수염이 바람에 가볍게 흩날렸다.

 

 “아까 말하지 않았나. 그 아이만큼 열정이 없는 사람은,이 부분의 역사를 채워넣을수 없다고. 명말청초의 요동은 신진세력인 누르하치가 강대해지고, 명의 장군들의 세력이 감퇴되며, 만력의 태정으로 변방 민족들의 움직임이 빈번한 불안정한 시기를 겪게 되네. 이 복잡한 과정을 써내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설사 억지로 써낼수 있다 해도, 그것이 사실에 의존하지 않은 허구라면, 그런 역사는 쓰지 않기만 못하이.”

 “사실에 의존하려는 대왕님의 의도는 충분히 존중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하여, 열정과 의욕에 넘치던 사람을 명부가 조종하는 허수아비로 만드는 소행은 결코 존중하고 싶지 않습니다.”

 

 남자가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다 그는 문득 시선을 내렸다. 조수처럼 밀려드는 착잡함이 그의 다음 말을 막은 듯, 그는 한참동안 그린듯이 앉아있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런 그의 눈동자에 염라대왕의 비웃는 듯한 표정이 얼핏 비쳐졌다.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드디어 남자가 낮은 한숨과 함께 스르르 틀어쥐었던 주먹을 놓았다. 그녀를 위하려면 그녀 대신 그녀가 감당하고있는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한다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염라대왕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이야말로 바른 순서일지도 모른다고 결심한 후 비로소 연 입이었다.

 

 “흠…”

 

 그의 태도변화에 염라대왕은 잠깐 멍해있다가 곧 얼굴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약간은 조심스럽게 남자의 풀린 표정을 훔쳐보며 고개를 기웃하고 말했다.

 

 “그토록 냉심냉면의 총병부 둘째도련님이 머리를 숙인다면, 제아무리 냉혹한 지옥의 염라라 해도 사정을 봐주지 아니할수 없거늘.”

 

 염라대왕은 잠시 말을 끊고 안온한 미소를 지었다. 왠지 한시름 놓은 듯한 얼굴이기도 했다.

 

 “그대가 명부의 지시에 따른다면, 천기를 누설한 그 아이의 죄는 사하여주겠네. 후반생을 대가로 한 자네의 소원을 들어줄테니 지금부터 어디 내게 말해보게나.”

 “제 소원이라면, 제 곁에 있는 동안만 그 사람을 다치지 않겠다는 약조만으론 안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 사람이 몸 건강히 천수를 누릴수 있게 해주셔야 합니다.”

 

 남자의 말에 염라대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전혀 걱정 말라는 듯 그가 말했다.

 

 “여부가 있겠나.”

 “저희 아이도 다치지 않겠다는 약조를 하십시오.”

 “약조하지. 어차피 저번에 손쓰다가 실패도 했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그 사람이 돌아간 후에 이로 인해 고통스러워 하지 않도록, 명부의 소관 범위내에서 그 사람의 이곳 기억을 지워준다고 약조해주십시오.”

 “명부의 소관이라…”

 

 염라대왕은 천천히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한참 난감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말했다.

 

 “맹강탕을 마시게 하라는 건가.”

 “네. 그리해주십시오. 그것이 제가 저의 후반생을 희생하는 대가니까요.”

 “…”

 “만일 대답치 아니하시면 그 사람과 함께 명부에 반기를 들겠습니다. 일이 여기까지 왔은즉 명부에서 다시 저런 사람을 선택하여 사고를 빚어낼 일은 행하기 어렵겠지요. 어떤 것이 중하고 어떤 것이 경한지 대왕님께서 재고하시어 명석한 판단을 내려주리라 믿겠습니다.”

 

 남자가 말을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싸늘하게 식은 그의 눈에 창밖의 삭풍이 비꼈다. 염라대왕이 늦을새라 그의 소매를 잡았다.

 

 “참으로 어이가 없네그려.”

 

 염라대왕이 한탄조로 말했다. 그리고는 낮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부부는 닮아간다는 말이 틀림이 없어. 그 아이가 전생에 자네에게 어떤 은인이었는지.”

 “제게 복이 있어 그 사람과 삼생의 연이 있다면, 이생의 삶이 결코 허무하지는 않으리다.”

 

 남자의 말은, 벌컥 열린 문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에 그만 삼켜지고 말았다. 뒤이어 짙은 슬픔이 스쳐지나간 그의 얼굴에 그 어떤 확고한 결심이 서렸다. 그는 고개를 돌렸다.

 

 “우선은 요동의 전란을 꾀하는 누르하치부터 토벌하라고 하셨지요. 언제면 되겠습니까.”

 

 ……

 

 이여백은 말을 재쳐 광녕성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밤새 내린 눈이 수북히 쌓여 길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 같은 혹독한 추위에 군사를 동해야 한다니…하지만 염라대왕의 마지막 한마디는 그에게 추호의 여지도 남겨주지 않고 있었다.

 

 “봄이 되어 날이 풀리면 살찐 여진의 말들이 요동을 짓밟을것이야. 그 꼴을 보고싶지 않으면 엄동설한에 출병하여 저들의 기를 꺾어놓게.”

 

 그는 나직히 한숨을 내쉰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성밖의 눈덮힌 벌판을 바라보았다. 결코 전쟁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한때는 식구처럼 지낸 누르하치에게 드디어 선전포고를 해야 한다는 허탈한 감정보다는, 출병을 앞둔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 그녀가 몸조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 컸다. 회임 석달째를 잡아드는데도 그녀는 임산부가 응당 가져야 할 휴식을 전혀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총병부 후원에 들어서서 말에서 내리자, 문지기 하인이 다가와서 말고삐를 받아쥐었다. 그는 거문고를 안고 조용히 그녀의 침소로 들어섰다. 시비들은 아직 깨지 않은 듯 했고, 날샐무렵의 정원안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그녀의 방으로 들어서면서 최대한 발자국소리를 내지 않았는데도, 밖에서 들어서는 찬 기운이 느껴졌는지 그녀가 몸을 일으키더니 묻는다.

 

 “어찌 이리 일찍 들어오십니까.”

 “밤새 안자고 있었어?”

 

 그의 나무라는 어조를 느꼈는지, 그녀가 어둠속에서 가만히 고개만 까댁하는 게 보였다. 그는 거문고를 내려놓고 그녀옆으로 다가가서 질화로에 손을 가까이 댔다.

 

 “저런, 불이 거의 꺼졌군.”

 

 그가 사람을 부르려 하자, 그녀가 손을 내밀어 그의 손을 잡는다.

 

 “조금만 있으면 날이 밝을터인데…다들 곤하게 자고있으니 깨우지 마세요.”

 “항상 다른 사람 생각만 하고있지. 그렇게 당신 몸이나 좀 챙기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손을 치우며 그녀를 자리에 잡아눕혔다.

 

 “몸이 차니까 건드리지 마. 고뿔이라도 걸리면 당신 손해야.”

 

 그녀가 순순히 자리에 눕자, 그는 달빛을 빌어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빙그레 웃었다.

 

 “서방이 외박했는데도 일언반구도 묻지 않는, 당신이라는 여자는 대체 무던한 건가, 무심한 건가.”

 “어제 오후부터 출타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녀는 누운 자세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리고는 그를 가만히 응시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시선안으로 흰 깁에 싸인 한 물건이 들어왔다. 그녀가 나직히 물었다.

 

 “동문밖에 가셨댔죠?”

 “당신이 알고있을 줄 알았어.”

 

 그는 거문고를 그녀앞으로 밀어놓았다.

 

 “이건 봉선이 당신한테 전해주라고 두고 간거야.”

 “고마워요.”

 

 그녀가 조용히 말하자 그는 일순간 어리둥절해졌다. 그는 잠시 그녀를 응시하다가 말했다.

 

 “뭐가, 거문고를 전해준 것이?”

 “아니요. 그들을 찾아가 잠시 오라버니를 떠나지 말게 해주신 것이.”

 

 그는 침묵하다가 한참후에야 웃으며 그녀를 보았다.

 

 “대체 당신이 모르고있는 건 뭐지?”

 “글쎄요. 시간을 따져보면 이제 당신은 누르하치를 상대하여 싸우게 되지 않을까요. 엄동설한에 출병이 불리하긴 하지만, 만일 역사대로 간다면 당신은 부득불 출병해야 하구요.”

 

 어둠속에서 그녀가 잔잔히 그를 응시했다. 왠지 그녀의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워 그는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누르하치는 토벌해야 해. 그토록 당신을 고생시킨 죄는 절대 용서할수 없으니까.”

 “하필이면 이 추운 계절에…”

 “그것이 내 운명이라면, 받아들일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짐짓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잊지 말아. 맹고가 우리 손에 있으니 누르하치도 삼분 삼가하게 될 거야.”

 “드디어 시작되는군요. 당신과 누르하치 사이의 기나긴 전쟁이…”

 

 어둠속에서 그녀가 가볍게 기침을 깇었다. 그가 다가가서 그녀의 등을 두두려주자, 그녀는 몇번 숨을 고르다가 머리를 들었다. 그와 시선이 마주친 그녀의 눈동자에 계명의 별빛이 오롯이 담겼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홀린 듯, 그가 한참동안 숨을 죽이고 그녀를 보았다.

 

 “출전을 준비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테니, 그사이 당신과 함께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어딘데요?”

 “가보면 알게 될 거야. 당신 몸이 걱정되어 어제 신부님께 물어봤는데…지금이 석달째여서 안정기에 들어섰다 하니 거기 다녀와도 무리는 아닐 거라고 했어. 일단 날이 밝으면 가마를 준비시킬테니까 당신은 령이에게 시켜 이삼일 일정으로 행장을 꾸려줘. 오후쯤 되어 눈이 멎고 날씨가 풀리면 출발하자구.”

 “그럼…저 일단 눈을 좀 붙일께요.”

 

 그가 머리를 끄덕이자 그녀는 곰상스레 그의 품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잠시후 쌔근거리는 숨소리에 그가 머리를 숙여보니, 어느새 잠이 든 그녀의 얼굴이 슬프도록 안온해보였다. 그는 온몸이 경직된 듯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손을 올려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그나마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잠깐 몸을 뒤척이자, 그는 입을 다물고 모든 행동을 멈췄다. 그는 그녀가 편안한 자세로 돌아눕기를 기다렸다가, 잠기 한점 없는 맑은 눈빛으로 창밖의 계명성을 바라보았다.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될터인데, 부디 그 누구도 저희를 방해하지 말게 해주소서.”

 

 .......

 

 투명한 물빛이 서은의 얼굴에 비치어 얼른거린다. 뒤이어 그녀의 어여쁜 얼굴에 진홍빛 미소가 어렸다. 그녀는 반짝이는 눈으로 뒤를 돌아보다가 다시 고개를 숙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분명 아련히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그녀의 눈을 시리게 했으리라. 그렇지 않다면 왜 갑자기 눈가가 촉촉히 젖어드는지 그녀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어찌 여태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녀의 원망어린 말을 듣는데도, 이여백은 기쁘다는 듯 웃었다. 그는 몸을 돌려 행장들을 내려놓은 후, 그녀의 뒤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았다. 그의 손이 무심코 그녀의 배에 닿았다. 그녀는 팔을 올려 그의 손을 덮은 자신의 손에 힘을 주었다. 배 아래쪽에서 뭔가 살짝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이리 살차니 분명 사내아이일 거야.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으며 환하게 웃었다.

 

 “여러 번 왔어도 언제 한번 자세히 본적이 없었네요. 여기가 온천일줄 누가 알았겠어요.”

 “신부님한테 물어봤었는데, 지금쯤이면 온천욕을 해도 괜찮다고 했어.”

 

 그가 하는 말에, 그녀의 얼굴이 저절로 붉어졌다.

 

 “그래도 만사 조심하는게 나아요. 저는 그냥 발만 담그고 있을께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그가 그녀를 들어올려 물가에 앉혔다. 그리고는 그의 손이 그녀의 옷고름을 풀었다. 그녀는 어찌할바를 몰라 그의 품에 머리를 묻었다. 이미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또 그의 아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몸을 보인다는 자체가 부끄러웠다.

 

 “서방님...”

 “쉿.”

 

 그가 머리를 저어 그녀의 말을 막았다. 학창의가 열리고 겉도포가 열리고 저고리가 열렸다. 얇은 속적삼 아래에 그녀의 탐스러운 곡선이 얼핏 보였다. 그녀가 추운지 바싹 몸을 움츠렸다. 그는 잠깐 멈추는 듯 싶다가, 이내 그녀를 안아들고 물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삽시에 온천의 뜨거운 열기가 그들을 휩쌌다.

 

 “휴우…”

 

 깊숙히 물속으로 몸을 숨긴 서은은 드디어 긴 한숨을 터뜨렸다. 그녀의 동그란 이마에 어느새 작은 땀방울들이 맺혔다. 단지 온천의 열기때문이 아니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당신 옷이 젖었잖아요.”

 

 그녀가 머리를 들자 그가 작게 눈웃음을 짓는다.

 

 “벗으라고?”

 “그게 아니라…”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동굴안의 풍경을 두리번거렸다.

 

 “밖은 겨울인데 여긴 항상 그대로네요. 서늘하긴 하지만 춥진 않고…”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그만 숨을 들이켰다. 젖은 장삼을 벗어젖히는 눈앞의 남자가 삽시에 그녀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했던것이다.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망설이는데 그가 이내 몸을 돌려 물가로 걸어나간다.

 

 “그대로 가만있어. 자리를 준비해놓을 테니.”

 

 그녀는 눈을 깜빡이다가 물속 깊숙히 얼굴을 묻었다. 차마 그의 뒷모습을 보기 쑥스러워서였다. 잠시후 머리를 들어보니 어느새 마른 옷을 갈아입은 그가 모피로 깐 자리에 앉아있었다.

 

 “추우면 불을 지펴줄까.”

 

 묻는 목소리가 퍽이나 다정했다. 그녀는 머리를 가로저었다. 무슨 연유때문인지 최근엔 사색에 잠겨있는 때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 그녀를 기쁘게 해주려는 그의 모습이 더없이 진지하고 믿음직스럽다.

 

 “왜 갑자기 이리로 오셨는데요?”

 

 가볍게 물장난을 치며 그녀가 무심한척 물었다. 그가 고요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 어차피 그는 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그녀가 그를 흘깃 보았다. 오늘이 지나면 언제 또 이런 안온한 시간이 있을까. 그리고 눈앞의 이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도 더할나위없이 짧을터. 그러니 이처럼 잡다한 생각으로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한다면 평생의 후회로 남을지도 모르리라. 그리 생각한 그녀는 다시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 걱정 안하셔도 돼요. 신부님한테 허락을 받으셨다면서요.”

 “이대로 이곳에 눌러살순 없을까.”

 

 그가 문득 말했다. 그녀는 잠시 어정쩡해 있다가 입가에 서글픈 미소를 떠올렸다.

 

 “세상을 피할순 있어도 운명은 피할수 있을까요?”

 “운명은 자기 자신이 만들어가는 거라 하지 않았나.”

 “그 만들어가는 방법이 고작 숨어사는 것입니까.”

 

 그녀는 이내 후회했다. 그의 얼굴에 스치는 체념이 그녀를 가슴아프게 만들었다. 어머니를 여읜 후론, 다시는 가족을 잃고싶지 않다는 남자, 삶의 의욕을 잃고 운명이 지배하는대로 살던 남자, 자신을 만나서 드디어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가려는 결심을 굳혔는데 자신은 오히려 그의 그런 마음에 냉수를 끼얹는 셈이 되었다. 그 방법이 어떻든 모든 것을 피해 숨어살고싶은 마음은 그녀도 똑같은 것이 아니였던가.

 

 “돌아가는 것과 죽는 것이, 당신을 떠난다는 점에선 똑같은 것이 아닌가요…”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자신을 좀 가만히 나뒀으면 싶었으나 염라대왕이 그리 선심을 쓸리는 없었다. 어차피 그를 떠나게 되면 자신의 생 또한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녀는 문득 고개를 들어 웃었다. 그녀의 느닷없는 웃음에 그가 의아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한번이라도…”

 “…”

 “단 한번이라도 당신은 제가 온 세상이 궁금하지 않습니까.”

 “…”

 “왜 물어보지 않는 겁니까? 제가 살았던 그쪽 세상은 어떻냐고…”

 “그게 나한텐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관심 없는 일에는 궁금증조차 보이지 않는 그의 성정은 여전하였다. 그런 사람이여서, 너무도 초연하고 담백한 사람이어서 결국은 이 세상에 홀로 남게 된 걸까.

 

 “시간이 좀 있으니 오늘은 소상히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그녀가 물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숨막힐 듯 아름다운 곡선이 투영된 속적삼 바람으로 그녀가 그의 앞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함초롬히 젖은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아찔하게 보이는지, 그의 흔들리는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에서 그녀는 확인할수 있었다. 그녀가 몸을 낮추어 그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

 

 “제가 온 세상과…앞으로 우리 일들을 말이에요.”

 

 ……

 

 “그곳은…하늘에서 비행기가 날고, 땅에서 차가 달리며 티브이로 세상를 알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합니다. 사람이 사는 집은 고층건물이고 사람들사이 연락은 핸드폰으로 하며, 사람들은 태어나서 학교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고 회사라는 곳에서 출근을 하며 어른이 되면 결혼을 하고 늙으면 퇴직을 합니다.”

 

 한겨울인 바깥 세상에 비해 아늑한 동굴의 호수가에서, 두툼한 모피로 깐 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서은이 말했다. 그녀의 까만 머리카락을 한웅큼 쥐어드는 남자의 눈빛은 혼란스러워 보였다. 아마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듣게 되어서 감당하기 어려운 듯한 얼굴이었다.

 

 “티브이…인터넷…핸드폰…”

 “티브이는 네모난 상자 같은데서 화면이 나온다고 보시면 돼요. 그건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해서 보이는 건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울고 웃죠. 인터넷은 컴퓨터와 컴퓨터가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교환할수 있는 통신망이라고 보시면 되고, 핸드폰은 소리가 들리는 서신 같은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멀리 떨어져있어도 서로의 목소리로 직접 대화할수 있으니까요.”

 

 자세히 설명했는데도 그의 표정이 무척이나 난감해보여 그녀는 체념을 하고 화제를 돌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명나라 말기가 청나라보단 오히려 민주주의 맹아가 싹튼 시점이라고 생각해요. 서방님께서 지금은 잘 못알아 들으시겠지만.”

 

 이여백은 그녀의 말을 듣고 깊은 사색에 잠겨있다가 한참 지난후에야 입을 열었다.

 

 “명나라 말기…명이 곧 멸한다는 건가.”

 “그럼…요.”

 “폐하…때문에?”

 “오라버니 대까지는 무사해요. 오라버니 이후로 2대가 더 이어져요.”

 “그다음엔…”

 “청(清)이 시작되죠. 청의 시조가 바로 누르하치구요.”

 

 그가 짐작했다는 듯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는 천천히 기억을 더듬었다.

 

 “누르하치는 1616년에 후금을 세우고 그 아들 홍타이지는 국호를 청으로 고칩니다. 청나라는 열두명의 황제를 거치지만 청나라 말기에 아편전쟁이 일어나게 되죠. 그로부터 이 나라는 근대사에 들어서게 되고 신해혁명으로 군주전제제도가 페지되며, 그후엔 손중산의 중화민국, 모택동의 중화인민공화국을 거쳐 몇십년후에는 제가 왔던 그 시간대에 이르게 됩니다.”

 “명이 그렇다면 조선은…”

 “조선은 1592년 임진년에 왜란을 겪게 되며 왜구를 겨우 물리친후 또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어 나라 전체가 참담하게 짓밟힐 것입니다. 두번의 호란으로 청나라를 섬기게 되는데, 청이 멸한후 불행히 다른 나라 패권쟁탈로 남북으로 갈리게 됩니다. 분단의 아픔이죠.”

 “임진왜란…”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그의 손이 잠깐 허공에서 멎었다. 그녀는 고개를 쳐들었다.

 

 “임진왜란은 당신 가문과 밀접한 상관이 있어요. 임진왜란때 산서총병을 맡고계신 이여송(李如松) 큰형님과 당신이 총병과 부총병으로 명에서 파견한 원병을 거느리고 조선에 출전하게 될 것입니다. 조선의 백성들은 소나무(松)와 잣(柏)나무로 심어 두분을 기릴 것이며, 명나라가 멸하면 당신 큰형님의 자손은 조선 경북에 건너가서 성주 이씨의 제사를 잇게 되고, 나머지 인척분들은 중국 철령에 이씨 가문의 집성촌을 이루고 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잘 안다면 내 결말도 잘 알겠군.”

 

 그의 민감한 질문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의 시선을 피했다. 피할수 없는 문제라는 건 알았지만 섣뿔리 다답하기엔 뭔가 망설여졌다.

 

 “당신은…”

 “괜찮으니까 말해줘.”

 

 그가 웃음띈 눈길로 그녀를 재촉했다. 어쩌면 이리도 의연할까, 자신의 결말을 듣는 순간조차.

 

 “당신은…임진왜란에 출전하셔서 평양에서 큰 공을 세우게 되지만, 귀국하신 후 이유 모르게 파직이 되셨고 몇번 영전과 좌천을 거듭하다가 그후에 누르하치와의 사르후 전역에서…”

 

 그녀는 그만 입을 다물었다. 그는 주의깊게 듣고있다가 조용히 눈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

 

 “전장에서 죽게 되는가. 그리 나쁜 결말은 아니군.”

 “그게…”

 

 그녀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한참 침묵하다가 손을 내밀어 그의 목을 꼭 껴안았다.

 

 “다른 얘기로 넘어가시지요.”

 

 이여백은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괜찮다는데...”

 

 그의 말은 그녀의 행동에 의해 중단되었다. 언제 꺼내들었는지 그녀가 흰 깁에 싼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그녀가 항시 간직하고 있는 단검이었다. 그녀는 몸을 바로 하고 앉아서 그것을 받쳐들었다.

 

 “이것으로 약조를 해주시겠습니까, 생사를 약조하는 단검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생을 허타이 버리지 않겠다는 약조를 말입니다. 그 약조만 해주신다면…저는…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가 이유 모르겠다는 듯 크게 미간을 찌푸렸다. 뒤이어 그녀는 손을 내밀어 다시 그의 허리를 껴안았다. 그가 몸을 움찔했고, 그녀는 애원하듯 말했다.

 

 “부디…제게 약조해주십시오.”

 “난, 자결하지 않아.”

 

 이여백이 말했다. 그녀가 크게 움찔했고 그는 빙그레 웃더니 고개를 숙여 그녀를 들어다보았다.

 

 “혹 당신이 잘못 기억한 것이 아닌가? 내가 누르하치와의 패배로 자결할만큼 나약한 성정은 아니야. 그러니 생을 허타이 굴 일도 없을 것이다.”

 “제가…기억한 것이 아니라, 기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녀는 더 바싹 그를 안았다.

 

 ”그걸 보고 말았어요. 염라대왕이 가지고있는 책…그건 사람의 명수가 적혀있는 책이에요. 거기에 씌여져 있었어요.”

 “명부에서 기재한 것대로 가야 한다는 법은 없다.”

 

 이여백은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에서 단검을 빼앗아들었다. 뒤이어 그의 손이 번뜩하더니 단검은 첨벙 하는 소리와 함께 호수 중앙에 떨어졌다. 그런 행동을 한 후에 그는 황망함도, 당혹감도 없는 단단히 굳은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저 물은 일년사시절 40도이상 온도를 유지하는 온천이다. 즉 지열로 생긴 온천수지. 지열이 가지고있는 자연능력으로 단검을 아주 오랜 시간 보존해줄 것이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오래, 어쩌면 오랜 시간 저것을 지켜줄수 있을 것이다. 이것으로 약조가 되는가.”

 “서방님…”

 

 그녀의 눈에 눈물이 가랑가랑 맺혔다. 되었다. 그동안 마음 졸였던 그의 취약한 운명이, 단검의 약조로 단단히 굳어지는 감을 느끼며 그녀는 눈물을 떨구었다. 그가 그녀를 품안으로 끌어당겨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녀는 그의 품속에 얼굴을 묻고, 그가 들을새라 깊고 시름겨운 한숨을 가만히 내쉬었다.

 

 “서방님, 그걸 아십니까...세상의 일도 자연의 이치와 같다면…저도 그 변하지 않음을 기약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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