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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공주와 호위기사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10.22

하늘이 반짝였다. 파란 하늘과 황금빛 태양! 정말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클라우드는 손을 쭉- 뻗으며 상쾌한 기분으로 말했다.

"정말이지 사직서를 제출하기 좋은 날이로군요!"

"기각."

하지만 그의 사직서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타올랐다. 레이라는 그의 사직서를 절대로 받아주지 않았다. 호위기사가하기 싫은 클라우드와 그런 그를 절대로 해고해주지 않는 공주, 레이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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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22 23:30     조회 : 501     추천 : 0     분량 : 4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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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황제폐하

 

  폐하, 저는 열일곱의 나이에 기사가 되어, 폐하와 제국을 위해 5년 동안 검을 휘둘렀습니다. 당시에 옆 소메르왕국과의 전쟁으로 나라는 뒤숭숭하였으며, 소인은 가장 앞에서 적들의 목을 베어 제국의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그 전쟁의 승리로 소인은 폐하의 하해와도 같은 은혜로 공주전하의 호위가 되었습니다만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변방에서 조용히 제국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오니 부디 변방으로 발령을 내어주십사 간청합니다.

  확실히 말씀드리면 호위는 저의 분야가 아니라고 사료됩니다. 소인은 전쟁에서 칼을 휘두르던 몸, 아직 안정되지 않은 국경으로 저를 보내주시어 그 능력을 제국을 위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꼭! 반드시! 무조건! 발령을 내어 주시기를 간청 드립니다.

 

  클라우드 솔렝 드림]

 

  “태워.”

 

  클라우드는 부들부들 손과는 대조적으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편지를 메이드에게 넘긴 공주도 환한 얼굴로 웃었다.

 

  “내 호위가 그렇게 싫어?”

 

  “그럴 리가요.”

 

  “입에 침은 발랐어?”

 

  바르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입에 굳이 침을 바르지 않더라도 이 거짓말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이번 퇴직간청 편지는 몇 번째야?”

 

  “공주전하께서 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굳이 세지 않았다. 클라우드의 저 편지가 몇 번째인지는 공주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개수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것도.

  제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명성이 자자한 레이라 카렌 메스피토 공주는 제국의 제 1황녀로 1남1녀를 둔 황제가 가장 총애하는 자식이었다. 황태자인 에이치 필르웰 메스피토는 영 귀염성이 없고 무뚝뚝했기에 잘 웃어주는 황녀를 더욱 좋아했다.

 

  “그만 포기하는 게 좋다니까? 벌써 1년 째 인거 알고 있어?”

 

  “저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언젠가 황제폐하께서 읽어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마 영원히 아바마마께 네 편지가 닿을 일은 없을 거야.”

 

  알고 있었다. 이 무시무시한 공주는 절대로 황제에게 편지가 닿지 않도록 철벽을 지고 있었다. 때문에 황제를 알현하러 갈 때에도 옆에 꼭 붙어서 감시를 해대었다. 황실에 널리고 널린게 기사니 그 중에 실력있는 기사 아무나 데려다 호위를 시켜도 되건만. 레이라는 굳이 클라우드를 옆에 잡아놓고 있었다.

 

  “하루에 한 번씩 그렇게 소각을 하시면 사용인들이 싫어하지 않을까요?”

 

  “가까운 곳에 네 편지를 소각할 소각장을 따로 만들어두었으니 걱정 하지 마. 멀리 떨어져 있는 소각장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되니까.”

 

  호위기사 하나 잡아두겠다고 소각장까지 새로 만드는 이 공주를 보아라. 1년 동안이나 그렇게 편지를 써대었으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면서 보내줘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나도 너같은 호위기사는 필요 없다고 갖다 던져버리면 그만인 것을... 제국에서 제일가는 미녀이며, 그 소문은 대륙에까지 퍼져나가 호위를 하고 싶어 하는 기사들은 널리고 널렸다. 그런데 굳이 왜?

 

  “전부터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호위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입니다.”

 

  “아니아니, 넌 호위에 딱 최적화된 인물이야.”

 

  왜죠?

  클라우드는 소리 내어 묻지 못했다. 레이라는 무엇이 그리 신이 났는지 내내 웃고 있었다.

 

  “그리고 넌 아바마마가 허락해도 내 허락 없이는 이동이 아예 불가능한 거 알아?”

 

  “황실 인사권은 폐하께서 담당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내가 얼마 전에 네 거취권을 아바마마께 하사받았거든.”

 

  뭐라고?

  클라우드는 레이라의 말에 절망했다. 뭘 받아? 아니, 이래봬도 귀족인데 그렇게 마음대로 공주한테 하사해도 되는 거야?

  눈이 휘둥그레 떠진 클라우드를 보며 레이라가 꺄르르 웃었다. 클라우드가 절망하는 것이 기분이 좋은 것인지 그녀는 꽤나 기분이 좋은 듯 유쾌한 웃음으로 클라우드를 보았다.

 

  “그러니까 내 호위를 그만둘 수 있다는 희망은 이제 버리는 게 좋아.”

 

  칫- 클라우드는 속으로 혀를 찼다. 어떻게 해서든 황제에게 편지가 전달되면 일이 잘 될 거라는 희망마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아니, 잠깐. 아직 진짜로 황제가 레이라에게 그를 넘긴 것인지는 알 수 없으니 이렇게 희망을 마냥 버릴 수는 없었다. 그를 절망시키기 위한 레이라의 계락일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내 호위하기가 싫어?”

 

  “아니요.”

 

  “아니 싫다는 티는 팍팍내면서 직접적으로 싫으냐고 물어보면 왜 아니라고 하는 건데?”

 

  “호위하기가 싫어서가 아닌 호위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클라우드는 돌려 말했다. 이래나 저래나 호위하기 싫다는 말이었지만 절대로 직접적으로 호위하기 싫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전에 레이라가 황제에게 울며불며 ‘솔렝경이 제 호위하기 싫대요!’라고 일러바치는 바람에 ‘우리 공주가 어디가 어때서!’라면서 불호령이 떨어질 뻔했던 것을 생각하면 아주 현명한 처사였다.

  공주의 호위는 하고 싶으나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니 한번 고려해보라는 사려 깊은 척 하는 이 발언에 레이라가 클라우드를 노려보았다.

  클라우드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레이라를 마주보았다.

 

  “차를 가져다 드릴까요?”

 

  그는 어차피 계속해봐야 끝이 없는 이 언쟁을 어떻게든 끝내고자 말을 돌렸다.

 

  “헤나한테 시킬 거야. 넌 아무것도 손대지마.”

 

  클라우드가 자리를 뜨려하자 레이라가 다급하게 그의 옷자락을 낚아채며 말렸다.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자면 클라우드는 레이라의 호위를 그만두고 싶어 한다. 때문에 황제에게 여러 번 상소도 올리고 편지도 올리며 발버둥을 쳐왔다.

  그런 클라우드가 곱게 공주에게 차를 갖다 줄 리 만무했다. 지난 1년의 세월동안 클라우드가 깨먹은 찻잔만 해도 수십 개는 될 것이다.

 

  “공주님의 호위기사에 정말 안 어울리지 않나요?”

 

  “호위기사는 호위만 잘 하면 돼. 차는 상관없어. 그러니까 너, 어디로 떨어지지 말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어.”

 

  클라우드는 입을 삐죽였다. 이 공주의 마수에서 정말이지 벗어나고 싶었다.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레이라는 정말 좋은 공주였다. 사용인들에게도 친절하며, 제국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명석한 공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다만 기사가 되자마자 전쟁터에 투입되었던 클라우드에게 있어서 이러한 평화로운 생활은 정말이지 좀이 쑤시는 일이었다. 변방에서는 가끔가다 튀어나오는 몬스터를 토벌하러 가기도 하고, 적군의 스파이가 넘어오지는 않는지 감시하기도 하며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많은 일들을 한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하루라도 빨리 변방으로 가고 싶었다.

  전쟁의 공을 인정받아 공주의 호위가 되었지만 실상 그것은 클라우드에게 있어 벌이나 마찬가지였다. 들밭에서 신나게 날뛰며 놀아야 할 야생말을 마구간에 가둬놓거나 마차를 끌으라고 고삐에 묶어놓고 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하랴.

 

  “공주님도 저 마음에 안 들죠?”

 

  “당연한 소리를.”

 

  “그런데 왜 안 보내주시는 건가요?”

 

  “당연히 네가 좋아하는 꼴을 보기 싫으니까.”

 

  이런 악덕 공주같으니라고!

  클라우드는 울컥 넘어오는 살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지켜야 할 상대에게 살기를 내뿜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며 자신을 다독였다.

 

  “황성에서 죄를 지으면 변방으로 쫓겨나겠죠?”

 

  “안 쫓겨나. 그리고 너 죄 못 지어.”

 

  “어떻게 그렇게 자신하십니까?”

 

  “넌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안 하잖아.”

 

  1년 동안 함께 있으면서 레이라는 클라우드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알아낸 모양이었다. 클라우드는 조용히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의 양심에 그르치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주의였다. 설사 그것이 변방으로 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하더라도 그 일로 누군가가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기거나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면 그는 절대로 하지 않았다.

 

  “솔렝경은 여전히 공주전하께 무례한 언동을 하시는 군요.”

 

  헤나가 조용히 차를 내오며 클라우드를 꾸짖었다.

 

  “불경을 저지르고 있는 솔렝 후작가 3남, 클라우드 솔렝을 황실 호위에서 내쫓아주시겠습니까?”

 

  클라우드는 헤나의 꾸짖음을 놓치지 않았다. 불경죄는 크나큰 죄였다. 하지만 레이라는 단칼에 고개를 내저었다.

 

  “기각.”

 

  그리고는 헤나가 가져다준 차의 향을 맡으며 쾌활하게 말했다.

 

  “그 변명도 질렸어. 다른 이유를 준비해오지 그래?”

 

  클라우드의 표정이 확 구겨졌다. 그는 품 안에서 기다란 종이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펜을 들어 찍- 선을 그었다.

 

  “그건 뭐야?”

 

  “어떻게 하면 공주님께서 저를 저 멀리멀리 보내실지 궁리하는 내용이 담긴 종이입니다.”

 

  “그런 게 있었어?”

 

  클라우드는 보란 듯 레이라에게 계획서를 들이밀었다. 거기엔 레이라의 화를 돋우기 위한 방법부터 레이라가 싫어하는 행동 등의 지시사항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 연구 많이 했구나?”

 

  “어떻습니까? 이래도 저를 호위기사로 남기셔야 합니까?”

 

  “어. 남길 거야.”

 

  레이라는 단호하게 말했다.

  결국 클라우드는 무릎을 꿇었다.

 

  “제발... 제발 저 좀 해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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