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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실 -5-
작성일 : 19-10-22 11:40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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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러한 반응을 예상했던 모양인지 김진섭은 탁자에 놓여있던 물을 유홍에게 따라주었다. 벌컥거리며 물을 두 잔정도 더 마셔서야 가라앉힌 유홍이 말했다.

 

  “아무래도 너는 돗자리를 깔아야할 거 같아.”

 

  “뜬금없이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아무튼. 담을 넘든 무엇을 하든 무사히 들어와 있으면 돼. 그거면 됐어.”

 

  소파 거의 끄트머리에 불안하게 앉아선 뭐가 그리 다행인지 가슴에 손을 가지런히 대고 있는 게 김진섭의 눈엔 마뜩찮았다.

  하지만 김진섭은 마뜩찮았던 마음을 접어 내렸다.

  마뜩 차긴 하지만 자신도 동생이 있고 가슴 아픈 그런 동생이 있으니까. 그저 조금만 형이라는 이들의 마음을 동생들이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 바람이 이는 것뿐.

  다만 유홍이 알았다면 이리 자신처럼 마뜩찮단 생각만으로 끝내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며 살짝 미소를 걸었다.

 

  “동생 사랑 대회가 있으면 좀 내보내드리고 싶군요.”

 

  “그건 네가 나가면 당연히 1등이야.”

 

  “과연 그럴지는 의문입니다.”

 

  “그럴지 안 그럴지는 그 대회가 생기면 붙어보자고.”

 

  아쉽다는 목소리가 누가 들어도 알 정도로 김진섭은 유홍에게 물었다. 그가 보기에 유홍은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처럼 보였기에.

 

  “가시는 겁니까?”

 

  “가야지. 동생이 돌아왔으니 휴가는 끝난 거지 뭐.”

 

  “흐음~그렇군요.”

 

  유홍은 어디서 집어 들고 왔는지 모를 안경을 쓰며 웃었다.

 

  “이정도면 편히 쉬었어. 다음엔 길게 쉬도록 노력할 테니 그리 섭섭해 하진 마라, 진섭아.”

 

  왠지 그 또한 아쉬워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김진섭은 웃고 있는 유홍을 마주 웃어 보냈다. 자신이 워낙에 웃는 일이 없어 어색하긴 하지만 아마도 평소처럼 잘 웃었을 거라 생각을 하던 그가 갑자기 탄성을 냈다.

 

  “아!”

 

  이어서 깜빡했다는 듯 이미 가버렸음에도 혹 유홍의 그림자라도 볼 새라 말했다.

 

  “말이란 잘 맞추어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한 쪽은 실패를, 한 쪽은 실타래를 만들려 하니 말이에요.”

 

  아마 들었다면.

 

  “어련히 알아서 잘 하시겠죠. 당신은 유홍님이니까. 그러니 이렇게 늦게 말해줬다고 뭐라 하기는 없깁니다.”

 

  정말로 듣고 있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는 말을 마치며 다시 종이들과 책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정리를 하는 그의 모습은 왠지 바쁜 것 같으면서도 좀 전과는 다른 여유가 보였다.

  그와 동시에 길게 드리워져있던 무언가가 김진섭의 곁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그걸 느꼈는지 김진섭은 피식하고 진실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걸었다.

 

 *.*.*

 

  연두색의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렸다.

  바람에 맡기고 있는 것인지 그만큼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머리카락만 본다면 착각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빠르게 달리던 인영이 멈추자 머리카락이 차분하게 어깨를 덮었다.

 

  “하악-하악-”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인영은 고개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앞머리를 쓸어 올리자 인영의 다급한 눈빛과 함께 전체적으로는 귀엽게 느껴지는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 여자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들겼다. 안에서 기척이 나자 역시나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안에는 유홍과 어떤 중년의 남자가 마주앉아 있었다.

 

  “어서와.”

 

  유홍이 밝게 웃으며 맞았다.

  여자는 유홍이 혼자 있을 거라 생각했던지 중년의 남자를 보며 조심스럽게 인사를 했다. 그 모양새가 유홍은 의아하게 생각이 되었으나 곧 그것이 왜인지 깨닫곤 입가에 웃음을 보였다.

 

  “아아-그렇군. 쿡쿡-”

 

  찌릿하는 눈빛이 느껴졌지만 유홍은 더욱 웃음을 보이며 중년의 남자에게 말했다.

 

  “그럼, 그렇게 하는 걸로 하지. 나가보게.”

 

  아랫사람이었던 모양이다. 유홍도 중년의 남자도 전혀 어색함 없이 행동하는 것에 여자는 놀랐다. 그 놀람을 눈치 챘는지 유홍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여자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예전부터 내 잔일을 도와주던 이야. 생김새에선 전혀 그런 걸 못 느끼겠지?”

 

  “조금은.”

 

  “흐음~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해서 리아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걸?”

 

  모리아는 유홍의 말에 다시금 찌릿하고 노려봤다.

  물론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좀 조심스럽게 행동하고는 있었다. 허나 괜히 그런 것이 아님을 이 남자는 모르는 것인지 알고 그러는 것인지 이곳이 황궁만 아니었다면 한 대 때려줬을 거라 생각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뻔히 보일 정도로 모리아의 얼굴엔 표정이 다 드러나 있었다. 그래서 노려보다 말고 주먹을 살짝 움켜쥐는 게 유홍의 눈에 띄었다. 그는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말했다.

 

  “쿡쿡-그래, 여기 온 게 다 그 녀석 때문이지? 황궁에 잘 들어왔다고 하니까 걱정 말고 가봐. 내 분명히 황제폐하 다음으로 너한테 알려준다 했으니 소식을 들었으면 얌전히 있을 것이지 달려와서 재차 확인하긴.”

 

  “아, 아니. 그게 아냐, 오빠. 이거 봤어? 보고 하는 얘기냐고.”

 

  유홍의 말에 황급히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보이는 게 무언가 일이 생긴 것 같았다. 그는 별일이겠느냐 싶어 그는 아무렇지 않게 종이의 적힌 내용을 읽어갔다.

  유홍은 종이의 내용을 읽으면 읽을수록 손을 부들부들 떨었고 급기야는 종이를 손안에서 구겨버렸다.

 

  “오, 오빠?”

 

  예상치 못한 그의 행동에 놀랐는지 모리아가 당황하며 불렀지만 유홍에게 들려오는 말은 없었다. 그는 지금 읽은 내용이 맞다면 수를 내어야 했기에 모리아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젠장!”

 

  ‘늙은이들이 이리 민첩하게 행동하다니. 어쩐다…어찌해야….’

 

  서성이는 그의 발걸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다시금 그가 있는 방문이 누가 왔음을 알렸다.

 

  “있는가?”

 

  ‘이 목소리는….’

 

  유홍이 성큼 방문으로 가 문을 열었다.

  문 밖엔 옹은성이 서있었다. 그 또한 표정이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보아 무언가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들어오시죠.”

 

  그의 말에 들어가려던 옹은성의 시선이 어정쩡하게 서있는 모리아를 발견하곤 의문을 띄웠다. 옹은성의 시선에 유홍은 모리아를 보곤 고민하는가 싶더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리아야, 미안. 오늘은 이만 돌아가 줄래? 다음에 얘기하자.”

 

  돌아가란 얘기를 할 줄은 몰랐던지 모리아가 놀란 빛으로 유홍을 보았다. 유홍이 대답 없이 자신만 보는 모리아를 향해 더 미안하면서도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모리아는 물러설 수 없는 눈빛으로 받아쳤다.

 

  “정말 미안한데, 돌아가. 네가 아니었다면 몰랐을 이것을 알려줘서 고마운데 여기서부턴 네가 관련되어선 안돼.”

 

  “아니. 이미 그것을 훔쳤을 때부터 관련이 되었어.”

 

  “뭐? 훔쳤다고? 어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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