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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천무행
작가 : 백두혼
작품등록일 :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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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무협소설이다. 무협소설은 결국 초인에 관한 이야기로서 그 초인이 무엇인지 따져보려 한다. 물론 역사와 운명의 굴레 바퀴를 피할 수 있는 초인은 절대 없다.
천륜과 인륜이 교차하는 강호 천하의 모든 은원이 어떤 식으로 생기고 해소되는지 정교하게 엮어보았다. 대의를 위해 자식을 없애야 하는 아버지, 또 다른 대의를 위해 그 부친을 넘어서야 하는 아들. 나름의 대의를 위해 그 둘 사이를 이용하고 이간하는 절세의 협객.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던져야 하는 가인. 정의가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1.공산조어(公山鳥語)
작성일 : 19-10-22 04:03     조회 : 921     추천 : 1     분량 : 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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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산조어 (公山鳥語)

 

 

 오늘 아내가 죽었다.

 

 그는 대나무 침상에 똑바로 누운 아내의 손을 잡은 채 하루종일 하염없이 앉아있었다.

 그녀의 손이 점점 차가워졌고 굳어갔다. 그리고 점점 무거워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지만 대나무로 짜서 지은 소박한 모옥의 창으로 이제 늦은 오후의 햇살이 길게 들어서고 있었다.

 

 새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 그도 아내도 쓸쓸했다.

 그는 문득 누워있는 아내로부터 고개를 돌려 마당을 향해 열린 문밖을 내다 봤다.

 

 이른 봄날의 화사한 오후 햇빛 아래로 갖가지 꽃잎이 날리고 있었다. 집 주위에 심어 놓은 복숭아나무 배나무 앵두나무 등의 꽃잎이 봄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비어 있던 손 한 쪽을 마당 쪽으로 조용히 내밀었다. 그러자 땅을 향해 천천히 떨어지던 색색의 꽃잎들이 하강을 멈춘 채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분홍색 하얀색의 꽃잎들이 허공에서 한 데 모여 빙빙 돌더니 천천히 대나무 모옥의 문을 들어서서 그의 아내가 누운 침상 위까지 다가왔다.

 

 그 회오리를 향해 펼쳐졌던 그의 손바닥이 아래로 내려지자 침상 위에서 나부끼던 꽃잎들이 천천히 아내가 누운 침상 위로 떨어져 내렸다.

 

 이제 잠자듯 누운 그녀의 얼굴과 머리칼과 몸 위로 분홍색과 하얀색의 꽃잎이 잔뜩 내려앉았다.

 

 그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깊은 주름살 위로 내려앉은 꽃잎들을 천천히 쓸어냈다. 잠든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여보. 여전히 참 아름답구려. 우여곡절이야 있었지만 이 정도면 우리 참 잘 살아낸 거 아뇨?”

 

 그녀의 대답은 없었다.

 

 대나무 숲 가운데 자리 잡은 모옥의 작은 마당에 장작들이 단정하게 쌓였고 그 위에 무명천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의 시신이 모셔졌다.

 

 그는 장작더미 앞에 주저앉아 모옥에서 들고 나온 칠현금(七絃琴)의 줄을 고르기 시작했다.

 

 길이 3자 6치 6푼. 흑단으로 짠 악기를 조용히 조율하던 그가 천천히 금의 줄을 튕기기 시작했다.

 

 그가 연주하는 곡은 공산조어(公山鳥語). 빈 산에 우짖는 새들의 노래였다.

 

 곧 그가 연주하는 음률에 맞춰 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위 곳곳에 내려앉아 칠현금 소리에 맞춰 우짖기 시작했다. 슬픈 곡조였고 새들의 우짖음도 처량했다. 대나무들이 흔들리고 곡이 절정을 향해 달려 오르자 주변의 작은 것들부터 새들 몇 마리가 나무에서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울음에 지쳐 혼절한 것이다.

 

 칠현금 소리가 천지를 메우고 주위를 가득 메운 대나무마저 흐느끼는 가운데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졌고 둥근 달이 떠올랐다. 공산조어를 시작으로 그의 금은 멈출 줄을 모르고 울어댔다.

 

 몇 시진이고 금을 타던 그의 손길이 멈추고 천지는 다시 적막해졌다. 새들은 그제야 칠현금 소리에서 놓여나 제 갈 길로 날아오르는 모양이었다.

 

 “여보. 일찌기 장자가 그 내자의 죽음 앞에서 손뼉을 치고 노래한 까닭을 내 다는 모르겠으나 내 그대에게 할 일은 다 한 것 같소. 우리 이제 근 이갑자의 세월을 해로했으니 어찌 무슨 회한이 있겠소. 부디 먼저 가시오. 나도 곧 따라 가리다. 내 지은 죄가 많아 착한 그대 곁으로 간다는 보장은 없겠지만 그 어디라도 그대 가는 곳으로 가리다.”

 

 이 말을 마친 그가 오른손을 들어 자그마한 삼매진화(三昧眞火)를 일으켜 장작더미로 발출했다.

 

 잘 마른 장작더미가 순식간에 불에 타올랐다. 그리고 그 위에 놓인 그녀의 시신도 활활 타오르는 화염 속에 천천히 사그러져 갔다.

 

 그는 그녀의 마지막을 잠시 지켜보다가 다시 금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의 그 곡은 매화삼농(梅花三弄)이었다. 그녀가 살아생전 가장 즐겨 청하던 곡.

 

  이제 장작더미를 삼킨 불덩이도 사그라졌고 잉걸만 잔잔하게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동쪽 산등성이 쪽으로 희미한 여명이 움트기 시작했다. 세상이 푸른색으로 움트는 시간. 이제 그도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그는 무릎 위에 놓였던 금을 옆으로 치우고 한숨을 푹 쉰 다음 가부좌를 틀고 앉아 천천히 운공을 시작했다.

 일주천(一週天)을 부드럽고 평온하게 마친 그가 단전에 모았던 손을 풀어 오른손은 머리 위로 올려 하늘을 향해 펴고 왼손은 땅을 향해 폈다.

 

 “내 평생 이 귀한 걸 천지우주로부터 받아 잘 썼소이다. 이제 깨끗이 내놓고 돌아가리다.”

 

 중얼거린 그가 그의 신체 내부에서 조용히 돌던 기운을 반대 방향으로 운기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을 채운 광대한 내기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살아생전에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역공(逆功)에 잠시 머뭇거리던 그의 내기가 단전을 중심으로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임(任)과 독(督)의 양대 혈맥을 틔운 지가 이미 백여 년 전. 오기조원(五氣朝元)과 삼화취정(三花聚頂)을 이룬지도 이미 그 언저리. 인세에 보기 드문 경지를 이룬 그의 모든 내공이 이제 축기(畜氣)의 도리를 반대로 거슬러 산공(散功)의 단계를 밟고 있었다.

 

 그가 내뱉은 말 그대로 그는 그가 평생을 쌓아올린 것들을 천지음양(天地陰陽)과 오행(五行)의 도리대로 우주에 되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세수 이미 백 사십여세. 나이 세는 것도 귀찮아진지 오래여서 정확치도 않은 나이였다. 그의 유일한 존재 이유였던 그녀가 세상을 떠난 지금 이제 그는 더 이상 이 세상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위해서 선택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이 바로 완전한 산공이었다. 그의 근골(筋骨)과 세맥(細脈)을 낱낱이 받히고 있는 내공을 허물지 않고는 죽을 수도 없는 존재였고 그는 기꺼이 그 방법을 취했다.

 

 그의 내부를 거꾸로 대주천하던 내기가 이제 하늘과 땅으로 내민 양 손바닥을 통해 토해지기 시작했다. 오색의 서기가 메아리를 만들며 하늘로 날아오르고 어두운 묵빛의 기운이 땅으로 스며들었다. 그 기운이 점점 강해지면서 그의 몸을 채우던 그 엄청난 내공이 서서히 사그러졌다.

 

 몸 안의 세맥들이 점점 가늘어지며 말라갔고 근골은 점점 무너지기 시작했다. 먼저 그의 허연 머리칼이 서서히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감고 있는 두 눈의 두덩이 점점 가라앉았다. 피부는 심하게 쪼그라들고 입 안에서 강건하던 그의 이빨들이 하나 둘씩 빠져나왔다.

 

 이제 그의 양손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도 미약해지고 있다. 그의 세맥들은 이제 다 말랐고 단전도 텅 비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남은 상단전(上丹田)과 하단전(下丹田)의 본원진기(本源眞氣)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품어 나오는 본원진기의 색은 조금 전과 달리 각각 영롱한 붉은 색과 파란 색이었다. 상단전과 하단전의 기운이 각각 다른 색으로 발현한 것이다. 드디어 양손에서 붉고 푸른 본원진기가 빠져 나오며 그의 신색은 죽음에 닿고 있었다.

 

 그의 머리칼은 모두 사라지고 그의 얼굴은 이제 목나이의 몰골이었다. 몸에 걸쳤던 갈의도 푸석푸석 삭아서 사라져 버리자 그의 앙상하게 말라버린 몸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사람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의 산공이 이제 끝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가 두 눈을 천천히 힘겹게 떴다. 그의 눈동자는 그 빛을 완전히 잃은 채 사그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역시 힘겹게 입을 열었다.

 

 “다... 이루었도다.....”

 

 겨우 이 말을 중얼거린 그가 양 손을 통해 마지막 진원진기를 내뿜었다. 영단으로도 보이는 작고 영롱한 붉고 푸른 덩어리 두 개가 양 손에서 터져 나왔다. 그것은 회광반조의 그것이었고 또한 그것이 그의 마지막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의 양 팔은 떨어졌고 그의 고개도 역시 툭 떨어졌다. 그는 그가 원하던 바 그대로 그의 모든 것을 우주에 되돌린 것이다.

 

 그의 목나이 같은 얼굴의 두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하지만 그의 입가엔 미소가 걸려있었다.

 

 멀리 동쪽 하늘은 이제 푸른빛으로 밝았고 주위의 대나무 숲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희미하게 남았던 잉걸불도 완전히 사라지고 어딘가에서 아침 새 지저귀는 소리가 즐겁게 울려 퍼졌다. 평온한 새벽이었다.

 

 초라하게 마른 채 내려앉은 그의 맨몸이 그대로 먼지로 사라진대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풍경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진원진기의 영체(靈體) 두 덩어리가 대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의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그것들은 차마 떠날 수 없다는 듯이 그의 신체 일장 밖에서 완만한 원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것들이 점점 원의 지름을 줄여 그의 신체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파란 영체는 그의 머리 부분을 중심으로 돌기 시작했고 붉은 영체는 그의 허리 쪽을 중심으로 돌았다. 하지만 아주 완만하게 그 빛을 잃어 가고 있었다.

 

 태양 빛이 이제 그 조용한 마당을 비추기 시작했다. 하루 중 가장 정순한 양기가 대기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때 그것이 시작됐다.

 

 빛을 잃어가던 푸르고 붉은 빛이 점점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마치 태양의 기운을 담아내기라도 한 듯 점점 더 영롱하게 빛나며 그 크기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주위를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돌기 시작했다.

 

 곧바로 그의 신체를 중심으로 빛의 회오리가 생겼다. 빛의 회오리는 점점 휘황찬란하게 반짝이며 오히려 주위의 태양빛마저도 내몰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위의 새소리가 멈췄다. 다가오던 아침이 멈춘 듯 했다.

 

 “고오~~~~”

 

 엄청난 속도로 도는 빛의 회오리 가운데에서 공명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푸르고 붉은 덩어리가 만든 빛의 회오리는 처음에는 보라색이었으나 점점 흰색으로 변해갔고 이제 눈부신 광휘 그 자체로 주위의 모든 빛을 삼키고 있었다.

 

 잠시 후 빛 회오리의 윗쪽으로 오색의 광채가 모여들었다.

 오기조원의 경지에서 일어나는 형태처럼 오색의 환이 차례로 만들어졌지만 그 크기와 선명함은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리고 아래쪽에서도 짙은 묵색의 기운이 모여들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가며 광휘로운 빛 회오리의 밑부분을 따라 떠받히기 시작했다.

 

 이제 눈부시게 빛나는 빛의 회오리가 점점 떠오르고 있었다. 묵빛의 기운이 아래에서,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보라 오색의 영롱한 환이 위에서 그 빛의 회오리를 감싸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삼 장 이상 떠 오른 빛의 회오리 밑에 그의 허물어진 육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의 몸은 이미 그 빛 회오리와 일체화 되어 허공에 같이 떠오른 것이다.

 

 잠시 후 오색의 환들이 차례로 눈부신 흰색의 회오리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밑의 묵빛 덩어리도 역시 회오리 안으로 흡수되고 있었다. 이제 빛의 회오리는 더욱 강하고 눈부시게 회전을 더해갔다.

 

 어딘가에서 향기가 나기 시작했다. 수정이라도 부딪히는 듯 맑은 운율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두 그 빛의 회오리 안에서였다. 그리고 완전한 흰빛의 회오리가 극한으로 회전하면서 점점 투명해져갔다. 그 안에서 점점 그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다.

 

 알몸의 그는 이제 더 이상 말라비틀어진 목내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근골이 제자리를 찾아 똑바로 섰고 피부에선 광채가 나고 있었다. 머리와 하초에서 짙은 검정색의 모근이 자라나고 있었고 온몸의 주름은 사라진 채 하얀 피부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아! 천고의 전설로도 설명이 안되는 기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환골탈태(換骨奪胎)와 우화등선(羽化登仙)의 기연이 같이 벌어지는 현장이었다.

 

 이제 완전히 투명해진 빛의 회오리가 그 범위를 줄일 대로 줄여서 그의 몸에 다가섰고 이어 그의 몸 안으로 점점 스며들고 있었다.

 

 잠시 후 드디어 모든 빛은 사라졌다. 지상으로부터 일 장 정도의 높이에 이제는 그만이 둥둥 떠 있었다. 다시 햇빛이 그 위세를 되찾았고 그의 신체를 따사로이 비추기 시작했다.

 

 그의 머리칼은 어느새 어깨에 닿을 만큼 길어져 있었고 온 몸은 하얀 광채 속에 세상에 찾기 힘들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되살아나 있었다. 그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하늘나라에서나 맡을 수 있는 천도향(天桃香)이었다. 그의 주위로 수정이 부딪치는 듯 영롱한 파열음이 물방울 떨어지듯 울려 퍼지고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던 그의 몸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그의 오른손 중지였다. 살짝살짝 움직이던 손가락이 멈추고 숙이고 있던 그의 고개가 천천히 들어 올려졌다. 그리고 드디어 그의 눈이 떠졌다.

 

 오색 빛으로 영롱한 눈동자가 요요롭게 눈앞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듯 빛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그 빛이 조용히 갈무리되고 잔잔한 눈동자가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먼저 그의 입에서 크게 한숨이 내쉬어졌다.

 “휴우... 운명의 끈이 이렇게 이어지다니....”

 

 그의 몸이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하지만 땅에 발을 내딛지는 않았다. 땅에서 두 푼 정도의 높이에서 그의 몸은 하강을 멈췄고 그대로 그는 걸음을 내딛었다.

 

 “큰일이구나. 사람의 모양을 하였으되 이미 사람이 아니구나.”

 

 그는 천천히 읎조리며 발길을 옮겨 장작더미가 다 타고 남은 흔적에 다가섰다.

 

 하얗게 남은 잿더미에 하얗게 타다 남은 아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는 조용히 손을 뻗어 그 잿더미와 그에 섞인 것들 모두를 허공에 띄워 올렸다. 그리고 다시 손짓하자 그 모든 것들이 완전하게 먼지처럼 부서졌고 다시 흔든 그의 손짓에 따라 허공에 흐르는 바람에 섞여 사라져갔다.

 

 “여보. 조금 더 기다려 줘야겠소. 아직 나에게 시킬 일이 남았던 모양이오.”

 

 몸을 돌린 그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가 수십 년을 살아 온 그 모옥으로 들어갔다. 여전히 그의 발은 땅에 닿지 않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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