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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고양이울음
작가 : beenjin
작품등록일 : 2019.9.7

 
5.꺾이는 길
작성일 : 19-10-21 19:57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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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꺾이는 길

 그렇게 나는 여관의 뒤 길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차의 시동을 걸었다.

 차의 시동은 부드럽게 걸렸으며, 도요타 특유의 엔진 소리가 들렸다.

 차의 좌석은 차갑게 식어 있었으며, 차의 창 밖으로는 해가 뜨기 전의 새벽의 푸르름이 감돌고있었다.

 그렇게 나는 여관 주인이 그려준 약도를 차의 내비게이션이 있는 곳에 놓아두고, 차의 엑셀을 밟아 여관 주인이 소개해준 이름없는 여관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관의 뒷문으로 나와 약도에 그려진 대로 여관의 뒤에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여관과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마을은 큰 강을 마을의 중심에 품고 있었으며, 그 주위로는 산들이 겹겹이 놓여있었다.

 강은 마을을 통과해 지나고 있었다.

 그 강에는 자그마한 다리 3개가 놓여 져 있었다.

 모두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한 그런 작은 크기였다.

 강은 한 동안 물이 넘친 적도 마른 적도 없는 듯, 매우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강을 제외하면, 이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이는 것은 거리도 집들의 모양도 아닌 산일 것이다.

 산은 매우 커 보였으며, 깊어 보였다.

 그런 산들은 마을을 감싸듯이 사방으로 서 있었다.

 산들은 하나 같이 높은 삼나무로 덮여져 있었다.

 삼나무들이 높게 솟아 있어, 그 밑의 그늘은 깊은 구덩이와 같았다.

 그런 그늘들이 내 뿜는 암흑과 아직까지 떠 있는 달의 달빛의 조화는 매우 신비로워 보였다.

 그런 산의 그늘들 밑에서 매우 신비한 소리들이 줄지어 들리기 시작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낙엽이 떨어져 바삭 거리는 소리, 산 속 어딘가에서 울리는 방울소리.

 어떠한 소리가 들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 마을의 산은 신비로웠다.

 ‘빛이 닿지 않아 무엇도 볼 수 없었기에 그럴 것이다.’

 나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신비함을 미루어 짐작했다.

 그런 깊은 산의 밑에는 집들이 줄지어서 서 있었는데, 그 집중에는 무너져 있는 빈 집도 있었다.

 벽은 반쯤 허물어져 있었으며, 문 또한 없었다.

 빈집을 제외하고, 사람들이 살고 있는 무너지지 않은 집들은 모두 다 아침을 맞이하기위해 집에 불을 키고 있었다.

 아직까지 집에 굴뚝이 붙여져 있는 집들은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직은 집에서 잠이 깨거나 아침을 먹고 있을 것이다.

 밖은 아직 푸르른 새벽이고, 거리에 서 있는 것은 나와 이 차 뿐 이였다.

 사람들은 이제 깨어나 해가 있는 거리에서 삶을 이어 나갈 것이다.

 아마도 푸르른 달빛이 흐르는 지금이 사람들과 저 산들에게는 가장 편안할 것이다.

 각자의 그늘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가 피어 오르는 굴뚝은 내게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그렇게 이제 아침을 준비하는 산과 마을을 뒤 로 한 채 여관의 뒷 길을 찾기 위해, 계속 차를 달렸다.

 뒷 길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났다.

 뒷길은 산들 사이에 비밀스럽게 숨어있었다.

 차 하나가 겨우 지나 갈 법한 그런 넓이였다.

 뒤 길은 마치 이곳이 특별한 어딘가로 향하는 입구임을 어필하듯 이태까지 오던 도로와의 경계가 확실했다.

 나무들이 길의 양 옆으로 나 있었으며, 길은 포장이 안 되어있는, 흙 길이였다.

 차를 움직이기에는 아스팔트의 도로가 편하지만, 흙 길 또한 매력이 있다 생각해 그 뒤 길로 들어섰다.

 뒤 길이 어디까지 이어진지도 얼마나 가야 하는지도 짐작이 안 됐기에 나는 라디오를 틀었다.

 일본어의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뜻을 알 수 없는 가사들이 내 귀에 들어왔다.

 차 안의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것보다는 버틸 만했다.

 곧게 나 있는 흙 길은 울퉁불퉁하지도, 그렇다고 아스팔트의 도로처럼 편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한 10분쯤 나아가다 보니 해가 떴다.

 해가 뜬 하늘을 보니 매우 푸르렀다.

 뜨거운 햇빛이 차 안으로 들어와 차의 온도를 높였다.

 나는 더워서 에어컨을 틀었다.

 그리고 운전을 하다 보니 이제는 햇빛에 눈이 따가워 나는 선글라스를 꺼내 썼다.

 그렇게 햇볕이 내리쬐는 울퉁불퉁한 길의 위에서 차를 몰았다.

 일직선의 길이 앞으로 쭉 나 있었던 흙 길의 끝은 얼마 안 가 나타났다.

 흙 길의 끝에 다다르니 코너가 나타났다.

 그 코너를 돌자 아스팔트의 산 길이 펼쳐졌다.

 어디가 끝인지도 모를, 매우 긴 길이 펼쳐져 있었다.

 그 산길은 매우 큰 산을 타고 구부러지면서 매우 큰 산에 붙어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 산 길로 들어섰다.

 매우 구불구불한 길이였다.

 나는 바로 앞의 코너밖에 보지 못하게 되었다.

 대충의 종착지도 보이지 않았고, 들어서니 바로 앞의 코너밖에 보지 못했다.

 언제쯤 도착을 할지 점점 감이 안 잡히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 길에서 잠을 청해야 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 또한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차피 나는 차를 몰아 어디인지도 모르는 도착지를 향해 가고 있었기에 충분히 이 구불구불한 길에 들어설 자신이 있었다.

 여관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짐작은 안 갔지만.

 이 길 위에는 여관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었다.

 확신조차 들기 시작했다.

 ‘이 길의 위에는 여관이 있다’라는 믿음을 가졌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니 편의점이 보였다.

 편의점은 생각지도 못한 위치에 있었다.

 여기에 편의점이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편의점에는 아무런 사람도 올 것 같지가 않았다.

 편의점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나는 마침 담배도 사야 했기 때문에 편의점의 차를 편의점 앞에 대고 나서 안으로 들어갔다.

 편의점 안에 직원 한 명이 서있었다.

 직원은 풍채가 좋은 남자였다.

 여타 다른 편의점이 그렇듯 그는 편의점의 브랜드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그의 덩치 때문에 작게 그 옷이 작게 느껴졌다.

 그는 안경을 또한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그 안경 덕분에 그의 인상은 매우 선하게 느껴졌다.

 안경을 쓰고 있지 않으면, 마치 야쿠자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그는 안경 뒤로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고 내가 들어온 지도 모른 채 그 생각을 이어갔다.

 그는 내가 시야 안에 들어오자, 급히 눈을 뜨고 급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마음껏 구경하세요.”

 편의점 직원이 건네는 인사라고는 느껴지지 않게 -또한 저런 인사말은 매우 듣기 힘들 것이다.- 매우 특이하게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렇게 나는 직원의 앞으로 다가가 담배를 하나 달라고 말했다.

 그는 담배를 그의 뒤에 있는 가판대에서 꺼내어 나에게 건네고는 가격을 말했다.

 나는 그 금액을 현금으로 지불하고는, 편의점을 나왔다.

 담배의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벗기고 나서, 담배를 덮고 있는 종이를 제거했다.

 그리고는 담배의 밑 둥을 쳐 한 대를 꺼내어 물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비가 오기 시작했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는 어느새 힘을 더해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차에 우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담배를 잠시 주머니에 넣어 놓고는, 편의점으로 다시 들어가 우산을 사려했다.

 편의점의 직원은 또 긴 생각에 잠겨, 밖에 비가 오는지도 보지못했다.

 그에게 나는 창 밖을 가리키며, 비가 오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

 그는 그제서야 편의점의 백 룸으로 뛰어가 우산이 걸려있는, 판매대를 들고 나왔다.

 판매대는 살집 좋은 직원이 들고 나올 때까지는 크다고 느껴지지 않았지만, 그 판매대는 막상 앞에서 보니 매우 크고 무거웠다.

 나는 그 판매대에서 검은 우산을 하나 꺼내 계산을 하고는, 포장지를 뜯었다.

 나는 편의점을 나와 우산을 펼치고 아까 꺼내 놓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담배의 불을 붙이고는 나는 첫 모금을 아주 깊게 삼켰다.

 담배의 연기는 비의 수분을 머금고는 피어올랐다.

 담배를 그렇게 다 피고는 나는 차에 올라타 다시 길을 나섰다.

 그렇게 차를 타고 가며, 나는 그 편의점에 대해 생각했다.

 그제서야 나는 편의점의 간판이 한국어로 되어있다는 사실과 편의점의 직원이 나에게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것을 떠올렸다.

 한국을 떠난지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난 나는 그 사실에 대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차를 멈추고 담배갑을 꺼내어 보았다.

 말보로 골드라고 담배 정면에 선명하게 한국어로 적혀 있었으며, 담배 갑 옆에는 kt&g 라고 선명하게 쓰여져있었다.

 일본의 편의점에서 한국의 세금을 땐 담배를 그것도 저런 꽤나 규모가 큰 편의점에서 팔지 않을 것이다.

 과연 저 편의점의 정체는 무엇인가가 궁금해, 차를 급하게 유턴하고 왔던 길로 되 돌아갔다.

 편의점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

 그곳에는 그저 큰 바위들이 엉켜 있는 회색 절벽만이 있었다.

 나는 매우 이상한 길로 들어선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는 차에 다시 탔다.

 어디가 앞인지도 어디가 뒤인지도 이제는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가 유턴을 해서 이 곳으로 돌아온 것이 맞는가?

 내가 혹시나 아까부터 직진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모든 생각들은 조금씩 뒤틀려 가기 시작했으며, 나의 추측이 통하지 않는 범위내에 모든 답이 있었다.

 나는 생각하기를 그만하고, 다시 어디가 앞인지도 뒤인지도 모르는 이 길을 일단 나가고 싶었다.

 나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모든 게 조금씩 틀어져 보이기 시작했다.

 

 “길을 잘못 들었는데 저 사람?”

 여자아이가 말했다.

 “니가 방금 이상한 짓을 해서 그래”

 남자아이가 그녀의 말에 반박했다.

 “흐음… 얼굴을 봐 두고 싶었어”

 여자아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괜찮아 그 사람 어차피 이 곳으로 올 수 밖에 없어.”

 남자아이가 말했다.

 그렇게 나는 길을 잃어가고 있었다.

 회색의 절벽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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