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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별의 아이
작가 : 이별
작품등록일 : 2019.10.21

자그마치 10년. 리엘은 어린 아이일때 부터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그런 그녀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돈으로 팔려나가 희망조차 잃어버릴 뻔 했던 그녀는 자신이 모르는 장소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어째서 셀레스티얼에 스타더스트 종족 말고는 없는 것인지 알고 있나요?"

"제가… 스타더스트 종족인가요…?"

 
3화 - 셀레스티얼
작성일 : 19-10-21 19:20     조회 : 172     추천 : 0     분량 : 3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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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헉… 헉…."

 

 달리고 또 달린 지 몇 시간이 지났다. 이유조차 알지도 못한 상태로 목적 없는 뜀박질을 유지했다.

 

 이따금 몸을 휘청거리고 넘어져도 일어서서 계속 달렸다. 입고 있는 옷에 묻어나온 혈 자국. 전부 자신의 몸에서부터 흘러내린 피다.

 

 "저기다!"

 

 "당장 잡아!"

 

 저 멀리서 광기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에 맴돌 때마다 더욱 두려움이 몸을 먹어치우는 것 같았다

 

 `제발… 누군가 도와줘…! 나는 이런 걸 원한 게 아니란 말이야!`

 

 "으악!!"

 

 다르다. 이전 꾸었던 행복한 꿈과는 완전히 거리가 먼 꿈이었다.

 

 깨어나고 나서도 누구의 것일지 모를 비명들이 리엘을 괴롭게 만들었다.

 

 "흐으… 으으… 흐으으…."

 

 겁에 질려 숨소리마저 떨려온다. 귀를 손으로 감싸 듣지 않으려 노력했다.

 

 모든 울림이 불안하게만 느껴졌다.

 

 이불에 살갗이 스치는 소리마저 소름 끼치게 다가온다.

 

 온몸에 벌레가 들러붙어 있는 것처럼 파랗게 질린 얼굴로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리엘."

 

 "저, 저리 가…! 오지 마! 나한테서 떨어져!"

 

 아주 약간의 목소리에도 과민반응을 보인다.

 

 어느새 그녀의 옆에 다가온 카일론은 표정 없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머리를 무릎에 묻어놓고 벌벌 떨면서 세상과 단절되려 하는 것을 눈에 담았다.

 

 그는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팔을 뻗었다.

 

 "이, 이거 놔!"

 

 "리엘, 정신 차려!"

 

 "제발 저리 가! 나를 내버려 두라고!"

 

 "내 말 못 들었어?! 뭐 하는 거야 지금!"

 

 카일론은 양어깨를 세게 짓누르며 말했다.

 

 방금 까지만 해도 그의 손을 뿌리치려던 리엘이 정신을 바로잡은 듯 조용해졌다.

 

 "카일론……? 네가 왜 여기에…."

 

 리엘은 의문을 가지고는 고개만 요리조리 돌려보았다. 집이 아니야.

 

 그녀는 낯선 환경에 당황한 모습이다. 몸에 덮인 이불과 침대마저 신기하다는 듯 눈동자를 열심히 굴린다.

 

 "이제야 정신이 좀 들어?"

 

 "여긴 어디야? 나 분명 그때…."

 

 리엘은 말을 하다 말고 꾹 다물었다. 어쩐지 가슴이 시큰시큰해진다. 슬픔에 찬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카일론. 나 있잖아…."

 

 "말 하지 마. 그런 기억은 지워버려."

 

 울망울망 해진 표정을 짓고 있는 리엘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이전 있었던 기억을 더듬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조금만 있으면 눈가에 맺힌 저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 내릴 것 같았다.

 

 "괜찮아, 내가 있어."

 

 카일론은 자신보다 상대적 자그마한 그녀에게 팔을 뻗었다.

 

 아무 말 없이 꼭 안아주었다. 이걸로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된다면 충분했다.

 

 리엘의 떨림이 전해져왔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두려움에 떨던 그녀가 복받침에 눈물을 흘렸다.

 

 "흑… 으윽…."

 

 "이제 괜찮아. 네가 울어도 뭐라 할 사람 없어."

 

 카일론의 말이 심지에 불을 붙이듯 눈시울을 붉히게 하였다.

 

 리엘은 작지만, 거대해진 등을 더듬기 시작했다.

 

 전부 괜찮다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위선이 가득했던 과거를 지워버리듯 눈물을 흘려댔다.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갔을 무렵 그녀는 울음을 그쳤다.

 

 히끅.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딸꾹질을 연거푸 내뱉으면서 눈가를 비비적댔다.

 

 "나… 이제 어떡하면 좋아…?"

 

 목소리가 낮아 잘 들리기 않을 것만 같은 울림이다.

 

 카일론은 그걸 또 알아채고 들은 것인지 생각에 잠겼다.

 

 그럴만한 확신이 서질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손을 내밀었다.

 

 "같이 산책이라도 할까?"

 

 갑자기 산책하자는 그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녀는 뭔가에 이끌리듯 팔을 뻗어 손을 맞잡았다.

 

 "응. 가자, 산책."

 

 복잡한 마음을 이끌고 방을 나섰다. 가장 먼저 눈에 담은 화려한 복도.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된 샹들리에가 반짝반짝 빛을 낸다.

 

 "우와…."

 

 "신기해?"

 

 "응! 엄청나게!"

 

 방금까지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엘은 생긋 웃었다.

 

 그런 그녀를 눈에 담은 카일론마저 미소를 머금었다.

 

 "아직 보여줄 건 많아. 가자, 리엘."

 

 그는 다시금 작은 손을 맞잡았다. 리엘은 그의 손을 무의식에 놓아버렸다는 것을 인지했다.

 

 기쁘고도 미안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카일론은 그녀에게 "그런 표정 짓지 마."라며 침묵을 깨뜨렸다.

 

 "미안해할 거 없어. 너는 뭣보다 그런 표정을 짓는 아이가 아니잖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나 안심되는지 모르겠다.

 

 리엘은 잊지 말아야 할 미소를 한껏 머금고 말했다.

 

 "고마워, 카일론."

 

 

 ****

 

 

 손을 맞잡은 상태로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안내를 따라서 오게 된 넓은 초원.

 

 하늘은 드넓은 우주 그 자체가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별들을 향해 팔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져 있었다.

 

 "예쁘다…."

 

 하늘을 향해 팔을 뻗었다. 그러자 정말로 손에 뭔가가 잡혔다.

 

 저 하늘의 별들 못지않게 찬란한 빛을 내뿜는 자그마한 구체.

 

 이전 카일론이 만들어 보인 것과 똑같았다. 그것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감쌌다.

 

 가슴 언저리에 가져다 대곤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가까이 가져다 대면 위험해."

 

 리엘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카일론이 말했다.

 

 그는 조심스레 뒤로 다가가 왼쪽 어깨에 손을 얹었다.

 

 오른손으로는 그녀의 바로 앞에서 빛을 뿜어대는 구체를 향해 뻗었다.

 

 작은 별을 쓰다듬듯 아래를 받혔다. 그리고는 팔을 하늘로 뻗자 그것이 둥실 날아올랐다.

 

 "나는 아직도 미숙해. 그래서인지 많이 불안하고."

 

 "무슨 소리야…?"

 

 리엘은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를 한 손으로 껴안은 카일론이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행동에 리엘은 절로 고개를 젖혔다.

 

 그때였다. 그가 날려 보낸 구체가 불꽃놀이처럼 번쩍였다.

 

 "저게 그 이유야. 나는 네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위험한…."

 

 "아니야."

 

 눈이 번쩍 뜨일 만큼 예상외의 답변이었다.

 

 그가 멀뚱멀뚱 말을 하지 못하자 리엘이 침묵을 깨뜨렸다.

 

 "카일론은 절대 위험하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야."

 

 그녀의 말에 그는 피식 웃었다. 방금 말한 것에 대한 이유가 어디서 나왔는지 궁금해졌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예쁘잖아!"

 

 뭐? 망설임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고작 "예쁘잖아!"라고?

 

 카일론은 당황한 표정으로 순수함에 가득 찬 그녀를 살폈다.

 

 "지금껏 봐왔던 것들 중 엄청나게 상냥했어. 그러니까 카일론은 착한 사람이야."

 

 배시시 웃어 보였다. 바보 같은 웃음에 피식했다.

 

 그는 리엘의 머리를 헤집듯 쓰다듬었다.

 

 "으갸악! 머리 헝클어졌잖아!"

 

 "둘 다 여기 있었구나?"

 

 헤집어진 머리를 정돈하는 사이 누군가 다가왔다.

 

 옳고 그름이 또렷하고, 위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

 

 가슴께까지 내려온 기다란 곱슬머리는 빨간 색감을 자랑했다.

 

 얼핏 보면 미인이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른쪽 눈을 가린 안대에 의해 오래가지 못했다.

 

 "스칼렛님."

 

 카일론이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손바닥은 자신의 어깻죽지에 가져다 댄 상태였다.

 

 스칼렛이라고 불린 여성은 그를 보더니 손을 내저었다.

 

 "됐고, 일단 대신관이 너희 둘을 찾으니까 빨리 가봐."

 

 "네, 스칼렛님. 가자, 리엘."

 

 허리를 숙였던 카일론은 발걸음을 옮겼다.

 

 리엘은 그 자리에 멀뚱멀뚱 서서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지만.

 

 스칼렛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곧 눈물을 흘릴 것만 같은 소녀의 앞에 다가갔다.

 

 "데려다줄까?"

 

 "네……?"

 

 정신을 차려보니 그녀는 자리에 쪼그려 앉은 상태였다.

 

 시선을 맞춘 상태로 한껏 누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무섭게만 보였던 그녀는 미소 하나만으로 마법처럼 바뀌어 있었다.

 

 "안 갈 거니?"

 

 "아, 네!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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