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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기록되지 않은 쐐기용사의 영웅담
작가 : SolaR
작품등록일 : 2019.9.1

인류는 ‘이레귤러의 시대’라 불리는 최악의 시대와 맞서며 끔찍한 고통을 견디어내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정체불명의 괴물들, 생태계를 뒤바꿔버릴 정도로 지독한 이상기후, 그로 인해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인간들까지.
그러나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고통의 나날들 속에서도 누군가는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기록되지 않을 누군가의 영웅담이다.

 
3장 대장장이, 그리고 엠브리오(2)
작성일 : 19-10-21 19:16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6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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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바리는 앞장서는 청년을 뒤따라 걸으며 의문에 잠겼다.

 

 이 사람은 대체 누구이며,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던 것일까?

 

 길게 내려 입은 케이프 코트나 목이 짧은 단화는 기암괴석이 솟아오른 거친 지형과는 도통 어울리질 않았다.

 

 ‘혹시 이 사람이 대장장이?’

 

 검을 고쳐준다는 것도 그렇고, 여러 정황상 그가 대장장이임은 맞는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확신은 할 수 없었다.

 

 그에게서는 대장장이의 특징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눌러쓴 두건 밑으로 보이는 그늘진 얼굴은 대장일을 하는 사람답지 않게 희었고, 두꺼운 코트를 입고 있어서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대장장이 특유의 발달한 상체 근육도 보이지 않았다.

 

 답답함에 지쳐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까도 싶었지만 더없이 나쁜 첫인상 때문에 선뜻 그러기가 어려웠다.

 

 ‘뭐 대장장이의 조수겠지.’

 

 바리는 잠정적으로 그렇게 결론지었다.

 

 대장일이라는게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이라 도제를 들이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중요한건 저 사람이 대장장이냐가 아니야. 지팡이 다루는 솜씨. 기척을 완전히 죽이는 기술은 또 어떻고. 반응할 틈도 주지 않고 정확히 급소를 노리는 게 어디 쉬운 일이야? 여간내기가 아닌건 분명해.’

 

 어디선가 튀어나와 주저 없이 급소를 노리는 지팡이에 눈앞이 깜깜해졌었다.

 

 설마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할 줄이야. 만약 그에게 살의가 있었더라면 그 자리에서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을 것이 분명했다.

 

 분했다.

 

 하지만 분한만큼 호기심이 생겼다.

 

 바리가 익힌 자기류 검술은 수녀원을 찾은 객들에게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수녀원을 찾는 방문자들 중 조금이라도 무술을 익힌 자가 있으면 그 곁에 붙어 배움을 청했다.

 

 무술에 대한 동경 어린 호기심이야말로 바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니까.

 

 “저기, 이름이 뭐야?”

 “리시엄.”

 

 리시엄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도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하는구나 싶어 말을 이어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나는 바리야. 바리 카흐.”

 “응.”

 “크로우베리 수녀원에서 온 수녀. 시스터 바리.”

 “그래.”

 

 리시엄은 자기 이름만을 간단히 밝힌 뒤로는 형식적인 대답만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바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질문 세례를 이어갔다.

 

 “그런데 지팡이는 왜 두드리는 거야?”

 “그냥.”

 “아하! 알았다. 지금 속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지? 그래서 바닥을 두드리면서 리듬을 만들고 있는거고.”

 “.......”

 “그런데 리듬감이 조금 부족한 거 같은데.”

 

 묵묵히 듣고 있던 리시엄이 문득 멈춰서더니 바리를 돌아보았다.

 

 “조용히 좀 걸으면 안 될까?”

 “뭐 어때? 이 정도는 가벼운 수다잖아.”

 “나한테는 가볍지 않아.”

 “되게 까칠하네.”

 

 날이 선 목소리로 바리를 쏘아붙인 리시엄은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바리는 무심하게 멀어져 가는 리시엄의 뒷모습을 보며 지나치게 능글맞던 빌헬름이 새삼 그리워졌다.

 

 ‘둘이 섞어서 반씩 나누면 딱 좋겠네.’

 

 **

 

 오두막으로 돌아온 리시엄은 열쇠를 꺼내 잠겨있던 문을 열었다. 기름칠되지 않은 경첩이 끼익하는 불쾌한 소리를 냈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던 리시엄이 문득 멈춰서더니 바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악수하자고? 이제 와서?”

 

 그것을 뒤늦은 화해의 의미로 받아들인 바리가 무심코 손을 맞잡으려했지만 손등만 찰싹 얻어맞고 말았다.

 

 리시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검을 달라고. 악수 하자는 게 아니고.”

 “그러면 그렇다고 말을 하면 되지. 때릴 필요는 없잖아! 사람 무안하게!”

 “아플 정도로 때리지는 않았는데.”

 “아프고 안 아프고의 문제가 아니야! 이렇게 된 거 오기로라도 악수를 하고 말겠어!”

 “거절하지!”

 

 착각에서 비롯된 언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려고 하는데.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화들짝 놀란 바리가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두건을 두른 여성이 입가를 가린 채로 얼어붙어있었다.

 

 바리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그녀는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있었다. 노출이 과한 의상 틈으로 보이는 구릿빛 피부는 자연스러운 건강미보다는 어딘가 인위적인 어색함이 느껴졌다.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리시엄님이 다른 여자랑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설마 바람피우는 거예요?!”

 

 바리와 리시엄의 유치한 실랑이를 사랑싸움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비틀린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만만치 않은 괴짜의 등장에 바리는 리시엄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며 조용히 속삭였다.

 

 “애인이 의심이 좀 많나보네.”

 

 바리가 이죽거리자 리시엄은 단호하게 부정했다.

 

 “누가 애인이라는 거야?”

 “엥? 저 사람이 바람이라잖아. 혹시 미련 많은 전 여자 친구?”

 “아니. 저 애는 스토커 같은거다.”

 “그건 좀 너무하지 않냐?”

 

 그녀의 처지가 조금 딱하다고 생각하는 사이 성큼성큼 다가 온 그녀가 바리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이 추녀는 대체 어디에서 나타난 거야? 너 누군데 리시엄님하고 꽁냥거리는 거냐?”

 “추녀!?”

 

 다짜고짜 바리를 매도한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소리쳤다.

 

 “리시엄님! 설마 이런 여자가 취향이었어요?”

 

 언뜻 현실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납득하는 것 같기도 같았다.

 

 “아니지. 리시엄님의 취향이 이런 추녀라면 지금껏 내게 관심이 없던 것도 이해 할 수 있어.”

 

 어처구니가 없어진 바리의 언성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야! 이런 무뚝뚝하고 재수 없는 남자는 내 쪽에서 사양이거든!”

 “뭐라고? 네까짓 게 감히 리시엄님을 거부하겠다는 거야?”

 “나보고 대체 어쩌라고!?”

 

 정작 본인인 리시엄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마치 자신이 심한 모욕이라도 당한 것처럼 이를 갈았다.

 

 “이 도둑고양이 같은 년이!”

 

 안 그래도 끓는점이 낮은 바리의 인내심은 이쯤에서 한계를 맞았다.

 

 “누구보고 도둑고양이라는 거야! 새끼 돼지 통구이같이 시커멓게 그을린 게.”

 “별꼴이야. 이건 최근에 유행하는 태닝이라고. 너같이 촌스러운 게 유행이 뭔지는 아니?”

 “그게 무슨 태닝이야? 꼬락서니를 보니 식용유 바르고 허수아비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온 모양이구만.”

 “뭐, 뭐라고!”

 “그리고 태닝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옷이나 더 사 입어. 가슴이 다 드러나잖아. 보는 내가 다 부끄럽다.”

 “전혀 안 부끄럽거든! 풍만한 가슴은 여자의 무기니까. 아, 이제 보니 너는 드러낼 무기가 없구나. 혹시 비폭력주의자?”

 “있는 거, 없는 거 다 꺼내고도 스토커 취급을 받는다면 그런 무기는 차라리 없는 게 낫겠다.”

 “으그극!”

 

 분을 못 참고 씩씩거리던 그녀가 두건을 벗어 바리의 발치에 내쳤다. 두건 속에 숨어있던 금빛 장발이 거칠게 휘날렸다.

 

 “더 이상 못 참아!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다!”

 

 **

 

 느닷없이 날아든 결투 신청에 바리는 커다랗게 뜬 눈을 천천히 껌뻑거렸다.

 

 결투보다는 발치에 떨어진 두건이 신경 쓰였다. 두건을 주워들자 역할 정도로 진한 향수 냄새가 피어올랐다.

 

 바리가 호통쳤다.

 

 “야! 물건을 함부로 내팽개치면 안되지!”

 “어? 응?”

 “봐봐, 더러워졌잖아. 자, 받아.”

 “으, 응. 고, 고마워.”

 “하여튼 요즘 애들은 물건을 너무 함부로 쓴다니까.”

 

 먼지를 탈탈 털은 두건을 무심코 건네받고 보니 무언가 이상했다.

 

 “잠깐. 왜 내가 비난을 받아야 하는거야? 결투잖아! 결투를 신청한 거라고! 그런데 공손하게 두 손으로 주리?”

 "왜? 그러면 안 되는 거야?"

 

 보기에 따라서는 약을 올릴 작정으로 의뭉을 떠는 것이라 생각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엄연한 오해였다.

 

 상식이 부족한 바리는 결투에 대해 가벼운 대련 정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바리가 결투의 예법을 알고 있을 리 없었다.

 

 그러다 보니 허드렛일을 도맡던 예비수녀답게 빨랫감이 늘어나는 것이 거슬렸던 것이다.

 

 “당연하지! 검사가 결투의 예법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니?”

 “미안하지만 나는 검사가 아니라 수녀인데.”

 “야! 아무리 도발이라지만 거짓말도 적당히 믿을만한 거짓말을 해야지!”

 “진짜라고!?”

 

 생각지도 못한 오해 속에서 서로를 이해시키지 못 한 둘의 대립은 잠시 소강상태를 맞이하였다. 좀처럼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자 바리는 리시엄에게 도움을 청하려고 돌아보았다.

 

 두 여자의 대립구도에서 한 발 물러나있던 리시엄은 어느새 가지고 나온 목검 두 자루를 들고 있었다.

 

 “자, 받아.”

 

 그렇게 건네받은 목검은 말이 목검이지 검의 형태만을 간신히 갖춘 나무 막대기에 가까웠다. 그나마 번들거리는 표면이 무언가 가공을 했다는 것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왠 나무 몽둥이야?”

 “결투를 할 거면 이걸로 해. 내 집 앞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면 찝찝하니까.”

 “잠깐. 나는 결투를 할 생각이 없는데?”

 

 결투를 할 생각이 없다고 한 발 물러나자 리시엄이 히죽하며 웃었다. 작위적인 무뚝뚝한 모습보다는 저 맥 빠지게 웃는 얼굴이 그의 평소 모습인 것 같았다.

 

 “네가 과연 결투를 거부할 수 있을까? 검을 고쳐야 하잖아.”

 “고쳐야지.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인데?”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이자, 리시엄은 리시엄대로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리를 바라보았다.

 

 “꼴을 보니 빈털터리 같은데. 네 검은 무슨 돈으로 고치려고?”

 “엥?”

 “설마 공짜로 해줄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지?”

 “뭐? 됐다, 됐어! 너 말고 대장장이 본인에게 부탁하면 되지. 의리를 아는 그 분이라면 이레귤러와 싸운 나의 공적을 알아주실거야.”

 

 리시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설마 아직 눈치 못 챈 거냐?”

 “뭘?”

 “내가 그 대장장이 본인이다.”

 

 순간 바리의 표정이 복잡하게 일그러졌다. 그 표정을 실망이라고 해야 할지, 안도라고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네가 대장장이였던 거야?”

 “왜? 내가 대장장이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냐?”

 “아니, 그건 아니지만. 대머리 촌장씨가 꼬박꼬박 존칭을 붙여서 부르길레 근육이 울끈불끈 한 중년 아저씨를 생각했거든.”

 “흥. 근육이 울끈불끈한 중년 아저씨가 아니라 미안하게 되었군.”

 

 콧방귀를 뀐 리시엄은 바리에게만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자그마한 목소리로 은밀한 제안을 해왔다.

 

 “결투를 해서 이겨. 그러면 네 검을 고쳐주도록하지. 공짜로 말이야.”

 

 바리는 아무래도 이용을 당하는 것 같아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망가진 검을 들고 험난한 자갈사막을 건너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시엄은 들고 있던 목검 하나도 마저 나누어준 뒤 둘 사이에 자리를 잡고 섰다.

 

 “우선 결투를 하려면 입회인이 필요해.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입회인을 맡아줄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 같군.”

 “그래서? 네가 입회인을 하겠다고?”

 “별 수 없잖아.”

 

 어깨를 으쓱거리는 그의 표정을 보니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듯 했다.

 

 그가 연설을 하듯 양팔을 활짝 펼치며 말했다.

 

 “입회인의 권한으로 결투의 패자는 이곳을 떠나는 것으로 하지. 양자 이의 있나?”

 

 바리는 영 탐탁지 않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상대방은 더없이 좋은 기회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그렇다면 반드시 승리하겠어요. 그리고 도둑고양이를 쫓아내고 리시엄님과 러브러브 할거에요.”

 

 그 모습을 보니 아까까지 내키지 않던 기분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리시엄은 만족하는 눈치였다.

 

 “좋아. 그럼 양자 모두 동의했다고 생각하고 결투를 진행하도록 하지. 이번 결투에서는 날붙이의 사용을 금한다. 그러니 각자 소지 중인 무기를 내놓도록.”

 

 바리는 거리낌 없이 검을 걸어둔 허리띠를 풀어 리시엄에게 건넸지만 상대편 여성은 어째서인지 붉어진 얼굴로 머뭇거리고만 있었다.

 

 리시엄이 재촉했다.

 

 “빨리 꺼내.”

 “하, 하지만.......”

 

 바리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언뜻 봐서는 압수할 무기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옷 속에 숨겼을까 추측도 해보지만 탱크톱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파레오, 그리고 짧은 핫팬츠 어디에도 무기가 숨어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선뜻 무기를 꺼내지 않자 리시엄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결투에서 입회인의 권한은 절대적이야. 지금 당장 무기를 꺼내지 않으면 몰수패를 당하게 될 거야.”

 

 뭐라고 의견을 달려던 그녀는 결국 체념한 듯했다.

 

 “네, 알겠어요.”

 

 그녀가 가슴께에 손을 얹더니 파레오와 탱크톱 사이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날이 휜 단검 하나를 꺼냈다. 그와 동시에 그녀가 자랑하던 풍만한 가슴도 한층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에 바리가 히쭉 웃었다.

 

 “어머나! 아까 뭐라고 했었지? 풍만한 가슴은 여자의 무기라고 했나? 그건 비유가 아니었구나?”

 “시끄러워.”

 

 그녀는 수치심으로 붉게 물든 얼굴로 발악하듯 악을 썼다.

 

 “두고 봐. 반드시 때려눕혀줄 테니까.”

 “글쎄. 그건 두고 봐야겠지.”

 

 둘의 입씨름이 다시 시작될 기미를 보이자 보다못한 리시엄이 끼어들었다.

 

 “너희들은 입으로 결투를 할 셈이냐?

 

 리시엄은 상대방이 꺼낸 단검까지 확실히 받아낸 뒤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바리는 허공에 대고 목검을 휘둘러보았다. 어설픈 겉모습과는 다르게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목검인지 처음 휘두르는데도 손에 착 달라붙는 것 같은 일체감이 느껴졌다.

 

 목검을 고쳐 잡은 바리가 이름을 밝혔다.

 

 “내 이름은 바리. 바리 카흐.”

 “나는 모네. 잘 기억해둬. 너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줄 여자의 이름이니까.”

 

 결투에 앞서 통성명을 하던 중 상대방의 이름을 들은 바리가 주춤하며 물러났다.

 

 “잠깐. 모네? 모네라고?”

 “뭐? 문제 있어?”

 

 모네.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독특한 이름은 분명 기억 속에 있는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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