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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백색살인
작가 : BLED
작품등록일 : 2019.9.30

 
백색살인(46화)
작성일 : 19-10-21 15:53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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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

 

  선호의 생각은 주효했다. 충돌의 충격으로 렉서스의 뒤 범퍼가 떨어져 나가면서 렉서스가 한 바퀴 빙그르르 돌았다. 그 바람에 탑차와 렉서스가 마주보는 꼴이 되었다. 그 순간 양태호의 얼굴이 공포로 가득했다.

  “안 돼!!”

  선호는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며 렉서스와 정면으로 들이 받았다. 렉서스를 잡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었다. ‘꽝’하는 폭발음과 함께 에어백이 터졌다. 엄청난 충격이 온 몸으로 전달되며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을 뻔했다.

  선호가 부풀어 오른 에어백을 제키며 차 문을 열었다. 그러나 충돌로 찌그러진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두 발로 힘껏 밀어봤지만 ‘삐꺽’거리는 소리만 날 뿐 꿈쩍도 않았다.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선호는 두발을 모아 앞 유리창을 힘껏 걷어찼다. 여러 번 걷어차자 유리창 틀이 떨어져 나갔다. 떨어져 나간 앞 유리창을 빠져 나온 선호는 곧바로 렉서스로 달려갔다. 양태호가 기다시피하며 렉서스에서 빠져 나오고 있었다.

  선호는 양태호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 ‘억’소리를 내며 앞으로 꺼꾸러진 양태호가 아스팔트 바닥에 구토를 했다. 토사물이 놈의 팔이며 다리에 묻었지만 선호는 벌벌 기고 있는 양태호의 복부를 또다시 힘껏 걷어찼다.

  그러나 양태호도 지지 않았다. 자신의 복부를 공격하는 선호의 발을 붙잡고 뒹굴었다. 발을 잡힌 선호가 뒤로 넘어졌다. 둘 다 모두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진 꼴이 되었다. 양태호가 오른발 뒤꿈치로 넘어진 선호의 명치를 가격했다. 선호는 숨이 ‘턱’하니 막혀오며 온 몸에서 힘이 일순간에 다 빠져 나간 것 같았다.

  “이 새끼……. 너 오늘 나한테 죽어봐.”

  양태호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선호는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허파가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리고 찢겨진 허벅지에서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선호는 이대로 그냥 누워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양태호가 옆에서 헉헉하는 거친 숨을 내쉬며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선호도 간신히 아스팔트 바닥을 딛고 일어섰다. 양태호가 몸을 돌리며 선호의 턱을 발로 걷어찼다. 선호가 아스팔트 위로 다시 쓰러졌다. 양태호가 달려들어 선호의 목을 두 팔로 거머쥐고 조르기 시작했다. 선호는 양태호의 팔에 목젖이 눌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이 새끼야!...... 어디 한 번 덤벼봐!”

  선호가 오른손 팔꿈치로 양태호의 옆구리를 힘껏 찍어 쳤다. ‘윽’소리를 내며 선호의 목을 죄던 양태호의 팔에서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양태호도 지칠 대로 지친 상태였다.

  선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중지를 옹골지게 쥐어 밤주먹을 만들어 양태호의 미간을 향해 찔렀다. 제대로 콧등을 맞은 양태호가 얼굴을 부여잡고 뒤로 넘어졌다. 양태호의 얼굴이 온통 피로 뒤덮였다.

  선호도 완전히 지쳤지만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날리며 양태호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양태호가 입에서 붉은 피를 울컥 내뿜으며 다시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졌다.

  선호는 양태호의 머리칼을 움켜쥐고 고개를 위로 젖혔다. 양태호의 두 눈이 완전히 풀렸고, 온통 부풀어 오른 얼굴에 피범벅이 된 채 가픈 숨만 몰아쉬었다.

 

  “한 번만 묻겠다. 누가 시킨 거야?”

  양태호가 싸울 의지를 상실했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멍하니 선호만 바라보았다. 선호는 그런 양태호의 머리칼을 움켜 쥔 체 그대로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내리박았다. 양태호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다시 한 번 묻겠다. 누구냐?!”

  “나도 정말 몰라……. 그저 전화로 지시를 받았을 뿐이야.”

  “시킨 놈 이름이 뭐야?”

  “몰라. 그냥 우리끼리 쩐주(錢主)라고만 부를 뿐이야. 이름도 성도 정말 몰라. 알 필요도 없고.”

  양태호가 울컥하며 피를 토했다. 폐에 상처를 입었는지 가픈 숨만 몰아쉬었다. 선호는 양태호가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는 생각이 들자 쥐고 있던 양태호의 머리칼을 풀며 목소리의 톤을 낮췄다.

  “네 위에 누가 있어?”

  “아무도 없어.”

  “그럼 아까 두 놈하고 셋이 하는 거야?”

  “그래…….”

  선호가 손을 내밀었다. 양태호가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껌뻑거렸다.

  “핸드폰 내놔…….”

  양태호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신의 핸드폰을 선호에게 건넸다. 아마 나름대로 판단을 했을 터였다. 이미 상대가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마당에 거부한다고 될 상황은 아니었다.

  선호는 핸드폰의 버튼을 눌러 양태호가 전화를 걸었던 번호를 확인했다. 아까 창고 집에서 전화를 건 것이 마지막 통화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전화번호가 선호가 찾고자 하는 자의 전화번호이리라.

  ‘010-2357-9259’

  버튼을 눌러 최근 통화 내역을 검색을 하자 같은 번호가 여러 번 눈에 띄었다. 전화번호가 처음 검색 된 것은 불과 2 주전부터였다. 형사들이 오토바이에 관해 탐문 차 회사로 찾아왔던 날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전에는 통화 기록이 없었다. 아마도 조직에서 이들에게 일을 맡긴 것이 그때부터였던 것 같았다. 선호가 그 번호를 눌렀다. 두 번의 신호음이 간 뒤 가늘지만 카리스마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

  “이 전화로는 전화하지 말라고 했잖아…….”

  “........”

  선호는 남자의 목소리로 보아 30대 후반 쯤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목소리에 탄력이 남아 있었다. 선호가 대답을 하지 않자 상대방의 숨소리가 멈췄다. 잠시 긴장된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선호는 상대가 전화를 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날 죽이라고 시킨 거지?”

  “..........”

  이번에는 전화기 속의 남자가 침묵을 지켰다.

  “기다려. 네가 누구이던 간에 꼭 찾아내 죽여 버릴 거야.”

  선호의 말에 남자가 가소롭다는 듯이 흐흐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비웃는 투로 한 마디 던졌다.

  “후후후……. 네가 그럴 수만 있다면 기다려 주지. 그것보다 경찰이 오기 전에 먼저 도망이나 가는 것이 순서 같은데…….”

  상대가 전화를 끊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선호가 끊긴 핸드폰에 대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대답대신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경찰이 어떻게 알고 출동을 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놈의 말처럼 일단 경찰의 눈을 피해야 할 것 같았다. 양태호는 어느 틈엔가 사라지고 없었다.

 

  선호는 양태호의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은 뒤 주변을 살폈다. 도로 맞은편에 아신사(峨信寺)라고 쓰인 이정표가 보였다. 선호는 다친 다리를 절뚝거리며 절로 향하는 좁은 도로를 향해 달렸다.

  잠시 뒤에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와 무전기의 삐삐 거리는 소리가 사람들의 고함치는 소리와 뒤섞여 들려왔다. 선호는 좁은 산길 도로를 빠른 걸음으로 계속 걸었다. 통증이 밀려왔지만 일단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걸으면서도 선호는 어떻게 경찰이 알고 신속하게 현장으로 출동했는지 궁금했다. 아마도 핸드폰의 남자가 신고를 한 것 같았다. 남자는 그 짧은 순간에 이 모든 것을 처리한 것이다. 결코 선호가 상대하기에 만만찮은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치고 다친 다리로 밤길을 걷는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처지고 힘들어 걸을 수가 없었다. 더 이상은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힘들었다. 조금 있으면 새벽이 될 것 같았다. 날이 밝으면 옷에 피가 묻고 몰골이 엉망인 선호의 모습으로는 사람들의 눈길을 피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전에 빨리 경찰의 수사망을 벗어나 몸을 숨겨야만 했다. 이제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제법 멀게 들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여러 대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지원 요청을 받고 달려오는 경찰차 같았다.

  마음은 급했지만 몸은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갔다. 선호는 이제 그만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생각해 보면 필수와 저녁을 먹은 뒤 양평에서부터 한 번도 쉬지 못하고 지금까지 힘든 시간들을 보냈던 것이다.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그때 어둠 속에서 아담하게 지은 전원주택이 보였다.

  몸을 낮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크고 작은 여러 채의 전원주택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집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선호는 쥐똥나무로 낮게 담장을 친 주택으로 다가갔다.

  다행히 대문도 없었고 집을 지키는 개도 없었다. 담장 옆에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선호는 허리를 굽히고 발소리를 낮춰 자동차 옆으로 다가갔다. 차 문에 몸을 기대고 앉았다.

  승용차 문손잡이를 살짝 당겨 보았다. 달칵하며 문이 열리면서 자동차 실내등이 켜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선호는 얼른 차 안으로 들어가 차 천정에 달려있는 실내등의 스위치를 껐다.

  그리고 시트에 몸을 숙이고 움직이지 않았다. 혹시라도 인기척을 느낀 개가 짖기라도 한다면 큰 낭패가 될 것 같았지만 다행히도 아무런 기척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선호는 글러브 박스를 열어보았다. 예비키는 보이지 않았다. 운전석 위의 선바이저에도 예비키는 보이지 않았다. 대개 예비키는 차를 샀을 때 받은 상태로 그냥 글러브 박스에 두는 사람들이 많았다.

  낭패였다. 어디에서도 예비키를 찾을 수가 없었다. 선호는 잠시 망설이다 마지막으로 보조석의 선바이저를 내렸다. 그때 뭔가 ‘툭’하며 시트 바닥 밑으로 떨어졌다. 찾던 예비키였다.

  선호는 조용히 시동을 걸었다. 다행히 승용차는 아주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그래도 새벽의 고요함을 깨기에는 충분한 소리였다. 선호는 차 주인이 깨지 않도록 천천히 핸들을 풀며 차를 앞으로 몰았다. 주택 단지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까지는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

  주택단지를 벗어나자 갈림길이 나왔다. 이정표에는 오른쪽 길은 절로 올라가는 길이었고, 왼쪽은 서울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었다. 선호는 서울로 향했다. 일단 자신의 오피스텔로 가서 지친 몸을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는 조용하고 쾌적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차나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피곤이 몰려왔다. 빨리 오피스텔로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선호는 창문을 열었다. 차갑고 상쾌한 새벽바람을 쐬자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십 여분을 달리자 다시 이정표가 나왔다. 이번에는 서울과 춘천으로 갈리는 길이었다. 선호는 이정표에 표시된 춘천이란 지명을 보는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생각이 떠올랐던 것이다. 자기를 없애려는 계획이 실패한 조직이 그냥 있을 리 만무했다. 조직도 선호가 오피스텔로 돌아올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마당에 오피스텔로 간다는 것은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꼴이 될 것 같았다.

  또 경찰에서도 이미 자기의 오피스텔을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오피스텔도 안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선호는 오피스텔로 가려던 생각을 바꿨다. 대신 이정표가 가리키는 옥천면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 다음 중미산으로 빠지는 37번 국도를 타고 춘천으로 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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