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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변이하는
작가 : 교관
작품등록일 : 2019.9.26

주인공은 6일 동안 자신의 변이에 대해서 인지를 한다. 받아들이는 순간 모든 것이 조화와 균형이 된다

 
변이하는25
작성일 : 19-10-21 12:03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208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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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분홍간호사였다. 간호사? 라고 마동은 머릿속에서 되뇌어보았다. ‘다행’과‘불안’이 서로 맞물려 머리를 건드렸다.

  “네, 저예요. 놀라셨어요? 저도 놀랐습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이만하니 말이예요”라고 간호사는 분홍미소를 띠며 말했다.

  뭐가 다행이라는 걸까?

  마동은 생각했다. 마동이 생각을 하면 분홍 간호사는 알아서 대답을 했다. 무의식적 작용반작용의 법칙.

  “몸에 이상은 없어요. 곧 평소처럼 일어나서 움직이게 될 거예요.” 분홍 간호사는 여전한 분홍 미소를 지었다. 마동은 간호사가 하는 말 중에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곧 평소처럼 걸어 다닌다’고 말하면 더 좋지 않을까. 간호사는 아무런 의미 없이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마동은 그 말에 어쩐지 언짢았다.

  하필 벌레처럼 움직이게 된다고 들리는 것일까.

  분홍간호사는 방으로 들어와서는 신속하게 들고 온 주사기에 공기를 뺀 후 마동의 팔에 주사바늘을 망설임 없이 꽂았다. 분홍간호사의 손가락 끝의 분홍매니큐어가 조금씩 움직이더니 주사기안의 약물이 마동의 혈관 속으로 퍼져 들어갔다. 분홍간호사를 바라보았다.

  “이 주사는 억제제입니다. 괜찮아요. 마동 씨는 지금 이걸 맞지 않으면 심각하고 뜻하지 않는 변이가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선생님께서 그러셨어요. 이제 곧 선생님께서 들어오실 겁니다. 그리고 목이 마르시면 저기 놓인 주스를 마시세요.”

  뜻하지 않는 변이?

  분홍간호사는 어쩐지 풍만함이 사라졌다. 얼굴은 같은 얼굴이었지만 지금 이전의 분홍간호사에 비해 이제 막 본 분홍간호사는 그녀만의 풍만함이 물 빠진 오이처럼 빠져나가버렸다. 분홍간호사가 지닌 풍만함은 금새 빠져나가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간호사가 지닌 풍만함이 빠져버리니 간호사는 고독한 여자처럼 보였다. 풍만함은 그 나름대로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달력 속의 수영복차림의 모델보다 보기 좋았다. 그것은 진심이었다. 주사를 놓는 간호사의 웃음에서 고독을 보았다. 행복하면 불안해지는 것처럼.

  간호사가 보인 고독 역시 일반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고독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고독이 곰팡이처럼 퍼질 것 같았다. 아니면 그동안 마동이 잘못 본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풍만하지 않았지만 풍만함이 간호사라고 착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보는 것이 전부 믿을 것은 못 된다. 마동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마동은 분홍간호사가 자신의 몸 위로 올라와서 간호복을 벗었던 생각을 했다. 지금 그것을 떠올리는 것이 적절한지 그렇지 않은지 불확실하지만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분홍간호사의 풍만함이 빠져나간 것이 자신의 잘못인양 마동은 책임을 느꼈다. 분홍간호사는 마동의 생각을 읽었는지 살이 좀 빠졌어요,라며 분홍미소와는 다른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흠.

  분홍간호사는 숙달된 솜씨로 주사기의 머리 부분을 눌러 억제제를 투여하고 바늘을 빼고 솜으로 그 자리를 꾹 눌렀다가 솜을 버리고 문밖으로 나갔다. 그 모든 행동이 흐트러짐이 없었고 동작하나하나가 얼음판위에서 썰매가 미끄러지듯 이루어졌다. 신속하게 할 일을 끝내고 방에서 불필요한 소리를 내지 않고 사라졌다. 주사바늘이 들어올 때는 얘기치 못한 따끔거림이 있었다. 주사바늘의 따끔거림은 꿀벌에게 쏘였을 때의 따가움과는 전혀 다르다. 바늘도 역시 쇠붙이다. 뾰족한 쇠가 피부를 뚫고 들어와서 사람들을 착각하게 만드는 봄바람과 흡사했다. 두꺼운 외투를 벗어볼까. 하며 봄옷을 입고 밖에 나가면 당황하게 만드는 따끔거림이었다.

  아직도 여전히 두려운 마음이 일었다. 어릴 땐 단순히 그 뾰족하고 긴 바늘이 무서웠지만 어른이 되어 갈수록 단순함에서 오는 두려움보다는 좀 더 확대된 공포가 그 속에 있었다. 그렇다고 마동이 선단공포가 있다는 말은 아니었다. 주사의 가장 큰 두려움인 주사쇼크에 대해 사람들은 무지했다. 병원에서는 환자가 조금만 아프면 감기를 낫게 해주는 강력한 ‘주사한방’이라는 처방을 의사들은 그동안 공공연하게 해오고 있었다. 환자들은 의사의 말이라면 그저 믿을 수밖에 없었다. 수면위로 올라온 주사쇼크로 인한 사고사나 장애가 찾아오는 경우는 미세한 부분이었고 대부분 의료분쟁에서도 환자는 패소하고 말았다. 뒤처리와 위생에 관한 업무처리에 대해서 일반인은 알지 못했다. 주사가 의미하는 바는 강압과 질서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상징은 여러 개의 구체성을 만들어낸다. 주사는 주사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회수, 빅브라더와 의료기관의 협착을 말해주었다. 그 속으로 들어가면 프랑스의 지하도로보다 더 세밀하고 복잡하게 뻗은 밀착관계가 있어서 뿌리를 걷어내기는 불가능했다.

  주사바늘 같은 쇠붙이보다 큰 쇠붙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마동에게는 수월했다. 변종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고 변종이 아니라고 해도 무거운 침묵 속에 들어갈 뿐이다. 마동은 거대한 쇠붙이에는 다가갔었다. 철길, 송전탑 같은 거대한 쇠붙이는 마치 로봇과과 흡사했고 손을 닿아보면 그만의 실체와 세계가 느껴지기도 했다. 자신과 가까이 있다는 기분은 유구했다. 거대한 쇠붙이는 높은 곳에서 또는 아주 먼 곳에서 마동을 긍휼히 바라보았다. 주사바늘은 마동에게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마동은 성인이 되면서 병원에 가 본적이 없었다. 지금가지는 그래왔다.

  분홍간호사가 소리 없이 나간 후 마동은 조명을 받아서 더 붉게 보이는 주스 병을 집어 들었다. 눈을 떠서 두리번거렸을 때 주스는 이 방안에 단언하건데 없었다. 주스는 마동이 잠깐 눈을 감은 사이 어딘가에서 누군가로부터 아무도 모르게(마동도 모르게) 테이블 위에 놓여 졌다. 눈에 익은 주스다. 뚜껑을 열고 마동은 벌컥벌컥 마셨다. 목으로 주스가 넘어가는 느낌이 좋았고 주스를 마시고 나니 배가 부르고 무엇보다 그 맛에 상당히 놀랐다. 이건 굉장한 맛이다, 라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주스를 마실수록 욕구가 올라오고 몸의 구석구석으로 실핏줄을 타고 힘이 전해졌다. 기존의 주스보다 맛있었다. 주스에서는 철분의 맛이 혀가 아릴정도로 강하게 났는데 그 자극에 마동은 흥분했다. 과즙도 아니었고 육즙도 아니었지만 신선하고 깨끗하고 날것의 맛이었다. 처음 맛보는 맛이라 자세하게 설명은 안 되지만 월급을 통틀어 한 번에 사먹을 수 있는 요리의 몇 배나 되는 맛이었다. 마동은 1리터정도의 주스를 마시고 나니 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팔다리가 제 것처럼 움직였다. 몸은 가벼웠고 그 탄력에 침대에서 뛰어서 바닥에 착지를 했다.

  이 방은 내과 복도의 여러 개 문중에 하나를 열고 들어온 방이었다.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먼치킨 마을의 한 집처럼 작고 아담한 곳으로 용도는 도무지 알 수 없는 방이다. 수면실과 또 달랐다. 묘한 의사와 묘한 분홍간호사가 운영하는 묘한 내과 안의 묘한 방일뿐이다. 단지 그것뿐이다. 마동의 머릿속 사고는 이미 어느 시점에서 조금씩 삐거덕 거리기 시작해서 지금은 완전히 멈추었다. 그렇게 표현해도 무관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얼굴윤곽도 기억이 나지 않았고 하루 전의 일들에 대한 기억도 사고가 되지 않았다. 작은 그림자들이 마구 밀려 들어와 머릿속 기억 회로를 뒤죽박죽으로 뒤엉켜 놓은 것 같았다.

 

  “그래요, 한결 몸이 가벼워졌을 겁니다. 이제 어떠세요?” 신뢰감이 묻어나는 목소리의 의사였다. 이 작은 방에 의사의 목소리는 하나의 선율처럼 방안에서 물처럼 흘렀다가 바닥에 가라앉았다.

  “어떻게 된 일이죠?”마동은 자신의 목덜미를 손으로 문질렀다. 그 뜨겁던 기운이 사라져서 다행이었다. 여자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을 지닌 의사는 마동의 동공에 플래시불빛을 비쳐보고 반사를 확인했다. 그리고 여기저기를 훑어보았다. 의사는 여자 속옷의 버클을 능숙하게 풀어버리는 손놀림으로 마동의 머리를 살짝 젖히더니 목덜미를 유심히 확인했다.

  “동공이 상당히 작아졌습니다. 지금 밖에 나가면 시야협착이 일어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될 수 있어요. 자칫 시력이 완전히 망가질 수 있습니다. 일단 낮 동안은 시야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저희가 준비한 선글라스를 착용하세요. 낮에는 이걸 쓰고 다니도록 하세요. 선글라스라고 하지만 일반적인 안경으로 보일뿐이니 실내에 들어갈 때도 벗지 않도록 하세요. 아무쪼록 조심해야 합니다.”

  의사는 생각났다는 듯 “일반적인 안경점에서 판매하는 선글라스나 안경은 안 됩니다. 반드시 처방을 받아서 구입하거나 여기서 간호사에게 말씀해주세요. 시력은 잃어버리고 나면 어떠한 경우에라도 되살리지 못합니다. 시력이 나빠지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니 주의해 주세요.”

  “아, 더 중요한 건 이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태양빛이 내리쬐는 곳에서 두 시간이상 이동하는 것은 안 됩니다. 우리들의 소견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겁니다.”

  우리들이라는 건 의사와 분홍간호사외에 또 다른 의사가 있다는 말인가. 여기도 어떤 집단에 속하는 곳일까.

  여자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얼굴을 가진 의사는 간호사처럼 마치 마동의 생각을 읽고 있다는 듯 자신이 가지고 온 선글라스를 써보라고 건네주었다.

  정말 이 의사는 누구일까. 단순한 내과전문의는 아니다. 도대체 누구일까. 분홍간호사와 어떤 사이일까. 그렇다면 분홍간호사는 역시 누구일까.

  “인간은 뇌의 기능 중에 단지 2%만 사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인간이 뇌의 기능을 50%정도만 사용을 한다고 해도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0년 후의 인간이라면 또 모를까 말이죠. 그런데 만약 인간이 뇌의 90%이상을 사용해 버린다면 지금 우리 모습에서 굉장히 진화한 모습으로 바뀌게 될 겁니다.”

  마동은 의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집중했다. 분명 이 의사가 하는 말은 마동 자신과, 자신의 무의식과 연관이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은 보통 눈에 보이는 것으로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게 됩니다. 망막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시신경계에 전달하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믿고 있죠. 그 외의 것은 보지 못합니다. 보려고도 하지 않죠. 그리고 자신이 믿고 있는 정보, 팩트라고 여기는 부분과 팩트 사이의 구멍은 그저 하나의 검은 점으로 메꿉니다.”

  마동은 집중했다. 의사는 신뢰가 가득한 마동에게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려 하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한 명확함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인간은 놀라운 망각이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여지는 것 이외에는 잊어버리게 만들죠. 인간은 폭력을 좋아합니다. 폭력 속에서 폭력이 지니는 미학에 매료되어 사람들은 폭력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정당하다는 이유에서 자행되는 폭력은 자본주의사회에서 정당하니 권장하는 풍토가 되었습니다. 강도가 뒤에서 자신을 덮쳤거나 하는 경우에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 나오는 형태의 폭력은 정당합니다. 누구의 도움을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큰일을 당합니다. 도움이라는 것은 도와주는 이들이 자신의 입장을 한 번 고려해본 다음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한 발 늦어집니다. 이렇게 정당한 폭력은 언론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들에게 퍼지게 됩니다. 그리고 언론위에는 누가 있겠습니까.”

  의사는 잠시 마동의 눈동자를 살폈다. 살피는 의사의 눈은 깨끗하고 하얗다. 어떤 썰매도 아직 달리지 않은 순수한 빙판 같았다.

  “그들은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이어져서 폭력을 조장하고 있어요.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흡수해 버리고 말죠. 정당한 폭력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정당한 폭력이 개인의 전부일수는 있어요. 하지만 모두의 일부라도 되어서는 안되는데 자본주의는 조장을 합니다. 나쁜 사람은 사건사고로 뉴스에 보도된 사람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나쁜 사람은 필요악처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죠. 나쁜 짓을 하되 법을 피해가며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우리가 서 있는 이곳입니다. 대부분 뇌의 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뇌를 얼마나 더 사용이 가능할까 연구를 하지만 기능이 좋아진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요. 그건 진화와 변이의 문제입니다. 시간이 걸린다는 말이죠.”

  의사는 마동의 오른쪽 눈동자를 살폈다.

  “만약 인간이 뇌를 90%까지 사용하게 된다면 눈에 보이는 너머의 진실을 보게 됩니다. 초월적인 능력이 생겨나죠. 타인의 의식을 들여다 볼 수 있고 세포의 움직임과 항체를 일일이 뇌가 자의적으로 관장을 하게 되어서 충격에 의한 상처나 굴절도 막을 수 있거나 더 빠르게 치료가 가능할 것이며 작은 전기 자극에도 뇌가 반응을 해서 인체를 전도체로 사용가능하게도 될 겁니다.”

  의사는 차분하게 말했다. 공상과학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의사는 침착한 말투였으며 침착한 표정으로 침착해 보이지 않는 마동에게 이야기를 했다. 침착함은 의사의 입에서 나와서 마동에게 전해졌다.

  “그렇게 되면 무슨 일들이 가능하죠?” 마동도 침착성을 유지하려 애쓰며 의사에게 물었다. 주스덕분에 입이마르는 현상은 없었다. 주스의 맛을 생각하니 배속에서 주스를 더 달라는 요동이 태동했다. 어쩐지 주스는 과하게 마시면 안 될 것 같았다. 여자에게 호감을 불러들이는 얼굴을 지닌 의사는 미소를 만들며 마동에게 말했다. 의사의 미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호감을 지니게 만들어 버리는 마력적인 미소였다.

  “우리가 흔히 초능력이라고 부르는 일들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폭력을 막아내기도 하겠지만 상상이상의 폭력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몇 명이 마음을 단합한다면 폭력을 조장하며 폭도가 난무하는 세상을 만들어버릴 수도 있어요. 초능력으로 전기의 흐름을 조절할 줄 안다면 말이죠.”

 “우리는 모두 자기장 안에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전깃줄 속을 다니는 전기를 제외하고 외부에 노출된 전기의 자기장이 많습니다.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게 되면 전기 자극으로 텔레포트와 텔레파시가 가능할 것이고 대기 중에 산발되어 있는 미미한 전기의 미립자를 끌어 모아 물건을 들게 하고 쇠붙이를 공중이동 시킬 수도 있는 것이죠. 뇌의 기능이 더욱 발달되면 뇌사상태의 환자들의 말을 알아듣고 그들과 소통이 가능해 질 겁니다. 뇌사상태로 죽어가는 자들을 살려 낼 수는 없으나 그들이 보내는 언어를 알아들어 가족들에게 유언이나 하고픈 말을 전달 할 수 있는 것이죠. 책 백 권을 읽으면 그 내용이 머리에 컴퓨터보다 더 잘 입력됩니다. 컴퓨터는 아직 숫자 1 다음에 2를 입력하지 않고 10과 11을 다음으로 입력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아주 완벽하게 오차 없이 기억을 하고 연산을 하게 됩니다. 다만 노의 기능이 격하게 올라가면 진화가 슈퍼 카의 속도가 되는 반면에 어떠한 부분은 치명적 퇴행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외부의 영향으로 뇌기능이 엄청나게 발달 될 수도 있습니까?”라고 마동은 의사에게 물었다. 마동의 질문에 의사는 가만히 마동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마치 마동의 모든 것을 전부 알아보겠다는 듯이.

  “세계가 좀 좁아져서 보이기도 할 겁니다. 아니면 오목하게 보이거나. 물론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의사는 잠시의 틈을 둔 후 “외부의 영향으로 그러한 경우를 당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1961년 여름에 영국에 거대한 뇌락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뇌락은 일기예보의 역사에도 남아있어요. 지구상 가장 큰 뇌락사건이 영국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거대한 뇌락이 떨어진 원인을 찾지 못했죠. 그 당시가 아무리 기술적으로 지금보다 뒤떨어졌다고는 하나 일기예보 기술은 꽤 믿을만한 정보였는데 초유의 뇌락을 얘기치 못했고 뇌락의 원인에 대해서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당시 영국 북동부지역에 떨어진 엄청난 뇌락으로 한 마을에 있던 수많은 건물이 재로 변했고 사망자가 145명이나 나왔습니다. 세계보건협회와 영국정부가 뇌락이 떨어진 곳에 주둔을 했고 원인을 조사하고 사후처리에 힘썼고 뒤이어 군부에서도 사고 현장에 투입이 되었죠.”

  마동은 의사의 말을 침착하게 들었다.

  “그때 죽지 않고 살아남은 왓킷스라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왓킨스 혼자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살아남았죠. 잿더미 속에서 발가벗은 채로 혼자 구조 되었습니다. 모두 처참하게 타버린 꼬치구이 같은 모습이었지만 왓킨스 혼자서 살아남았습니다. 사람들은 군부대에서 뇌락을 조사하기 때문에 뇌락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뇌락이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사람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죠. 이렇게 거대한 뇌락으로 마을이 형체를 잃어버리고 사람들이 죽어버린 것은 군대에서 핵실험 같은 연구를 하다가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이죠. 물론 웅성거리기만 할 뿐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습니다. 왓킨스는 번개를 맞은 후 꼬박 3개월을 뇌사상태에 있었습니다. 뇌락을 맞은 후 옷과 몸에 난 털은 다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뇌기능이 멈춰 버렸죠. 왓킨스는 뇌사상태로 침대에 누워있느라 엉덩이와 허리에 욕창이 오고 거의 죽었다고 사람들은 생각을 했습니다. 의사들도 그의 생사를 장담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산하보건당국에서 나온 사람들이 병원비와 모든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치료를 계속 하게 했습니다. 정부사람들은 왓킨스의 가족을 찾아가서 무엇보다 아들을 살리는 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며 그의 부모를 서ㄹ득하여 병원에서 뇌사상태를 유지하게 했습니다. 부모는 왓킨스의 투병하는 모습을 차마 지켜 볼 수 없었죠. 완전체의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했으니까요. 털도 없고 피부의 색도 변색이 되었는지 살갗이 지니는 색에서 벗어나 있었습니다. 신문사들은 뭔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며 당시 기자들은 왓킨스와 그를 죽음에서 꺼내려고 하는 정부 사이에서 무엇을 캐내려고 혈안이 되어있었습니다. 왓킨스는 몇 개월이 지나는 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 말은?”마동은 의사의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렇죠. 일어나지도 못하고 일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고 누워만 있었는데 당당하게 보란 듯이 일어납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말이죠. 왓킨스는 당시 26살의 청년이었는데 그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평범한 미래가 없어져 버린 것이죠. 그런데 3개월하고 3일이 지난 평온한 초겨울의 일요일 오전 그는 벌떡 일어나서 다가올 영국의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의사들은 놀람과 동시에 뇌락으로 인해 그를 정신이 붕괴된 상태의 인간으로 취급했지만 왓킨스는 후에 천재적인 면을 보였습니다. 왓킨스의 천재성을 알아 본 건 그의 주치의 두들리 스캇 매튜어스라는 63살의 뇌생리학 박사였습니다. 박사는 왓킨스가 하는 말을 듣고 뇌락으로 인해 그의 뇌기능이 많이 변했으며 고도로 발전했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박사는 왓킨스에게 한 시간 동안 자신의 저서를 읽게 한 다음 그 내용을 물었더니 토시하나 빼먹지 않고 외워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틀 동안 왓킨스가 읽은 책이 50권이 넘었으며 시간이 갈수록 읽는 속도도 더 빨라졌고 모든 내용을 잊어버리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에 들어온 기억의 정보가 넘치면 뇌의 다른 구간에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차곡차곡 저장을 합니다. 그리고 카테고리가 꽉 차면 또 다시 만들어서 저장을 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확인이 가능한 겁니다. 두들리 박사가 질문을 하면 왓킨스는 모든 부분에 대해서 앞을 내다보는 답을 했습니다. 논리에 맞게 접근하여 예측을 한 것입니다. 마치 주식을 예견하듯이 말이죠. 정부에서 왓킨스가 깨어난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 왓킨스의 행동을 주시했습니다. 왓킨스는 정부입장에서는 대단히 연구가치가 높은 인물이었죠. 가령 군수물품에 관한 연구라든가 스파이의 움직임에 대한 정부, 러시아와 미국과의 동향 등 왓킨스는 대부분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영국정부는 왓킨스를 정부의 수뇌부로 데리고 가려합니다. 두들리 박사는 아직 왓킨스가 정상적이지 못한 환자라서 치료를 더 받으며 요양이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곳으로 데리고 가서 일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렸지만 정부는 왓킨스를 병원에서 데리고 갑니다. 두들리 박사는 정부 사람들에게 신문사를 통해 정부의 만행을 모두 고발하겠다며 협박을 했고 박사는 다음날부터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왓킨스에 관한 기사는 기자들에 의해서 추측성보도로 조금씩 알려졌을 뿐 더 이상 알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다만 왓킨스로 인해 영국정보부는 미국을 능가하는 첩보요원들의 활약이 늘어났고 그들이 사용하는 기술력은 64년도에 이미 30년을 앞서나가 있었습니다. 작은 땅에 비해서 강대국이 된 것에 왓킨스의 영향이 컸죠. 하지만 100% 외부의 영향만으로 왓킨스가 그런 능력이 생겨났다고는 말 못합니다.”

  의사는 잠시 침묵했다. 일반적인 침묵에서 벗어난 종류의 침묵이었다. 붉은 다운라이트의 불빛이 방 안에서 산란하는 고요한 소리만 들렸다.

  “왓킨스는 그 이후에 어떻게 됐습니까. 그 사람도 타인의 의식을 들여다본다든가 타인의 생각을 읽었습니까?”

  의사는 마동의 말을 듣고, 당신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하는 기이한 눈빛을 띠고 마동을 바라보았다. 자세를 바꾼 의사는 다시 마동의 동공을 확인하고 입을 벌려보라고 했다.

  “왓킨스와 비슷한 징후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터키에서 한 번, 체코에서도 한 번 일어났고 독일에서도 일어났죠. 74년도에 미국의 텍사스에서는 세 번이나 일어났습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었습니다. 모두 뇌락은 아니지만 비슷한 자연현상에 의해서 발생했습니다. 태풍으로 인해 살아남은 사람 중에 왓킨스와 비슷한 증상을 보였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또 발전소의 전기가 과부하 하는 바람에 전기 자극으로 감전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왓킨스와 동일한 상태가 되기도 했습니다. 각 나라의 정부에 의해서 그들은 관리보호 되었고 신문이나 뉴스기사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모두 각기 서로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사고였지만 후에 그 사고들은 사건으로 발전을 하게 됩니다. 어쩐지 이상하다고 여긴 그들의 가족은 변호인단과 함께 정부에게 원인과 결과를 물었지만 정부는 그들을 알려지지 않는 방법으로 차단했고 사고를 당하고 뇌기능이 급격하게 변이한 그들을 포섭했습니다. 정부로써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자들이 뚫으려고 했지만 무의미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은 각 나라의 정부에 가려서 알 수 없었죠. 2008년 그루지야에서 왓킨스와 흡사한 일이 있었습니다. 일명 왓킨스 사건이라고 불렸죠.”

 

  그루지야는 남오세티아와 전쟁이 한창이었다. 두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라는 나라를 배후에 두고 첨예한 전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2008년 8월 7일 그루지야는 친러 성향의 남오세티아의 수도 츠한발리를 사정없이 공격했다. 남오세티아의 뒤를 봐주고 있던 러시아는 즉각 군사적 개입에 착수하게 된다.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 남오세티아에 침투한 그루지야 군을 진압하고 츠한발리를 점령하는데 성공한다. 이에 미하일 사카슈발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러시아에 휴전을 제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휴전제안을 거절했고 11일부터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아의 경계를 넘어 고리시까지 진격을 하게 된다. 12일 드미트리 메데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남오세티아에서 작전이 성공했다." 며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하고 13일에 유럽연합이 제시한 중재안에 사카슈발리 그루지야 대통령과 서명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문제가 터지고 만다. 중재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멈추지 않았으며 미국이 공군을 통해서 그루지야의 지원의사를 밝히면서 전쟁은 미국과 러시아의 형국으로 넘어서게 되었다. 15일에 이르러 러시아군은 그루지야의 수도인 트빌리시 40킬로미터까지 진격한다. 그루지야로 침투하는 러시아군과 미국의 지원은 고도의 정치적인 문제가 많이 개입되었다. 석유자원으로 러시아의 국력이 다시 강력해졌다는 예이기도 했다. 미국은 공군의 수송기와 해병대를 투입하고 러시아의 병력과 대치를 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그루지야 사태로 인해서 유럽연합국에 미국의 우세적인 상황이 해체되고 있다는 분위기를 쇄신시킬 필요가 있었다. 미국과 러시아군의 대치는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미군과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접경 잉구리댐이 있는 압하지야 지역까지 내려갔다.

  소련 붕괴 이후 그루지야의 민족주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압하지야 인들은 그루지야가 독립을 선포하자 92년 7월에 압하지야도 독립을 선언했고 이에 그루지야 정부는 압하지야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내전이 발생하게 된다.

  92년 9월에 옐친의 중재로 전쟁은 휴전이 되었으나 93년 봄부터 전쟁이 다시 발발했고 휴전과 전쟁이 반복되면서 복잡한 상황은 압하지야 인들만 구석으로 내몰았다. 94년 5월 다시 러시아의 중재로 평화협정에 들어갔지만 사상적인 면으로 일어나는 전쟁의 골은 깊었다. 깊어진 골은 마치 누군가 성냥불로 그으면 모두 불 타 버릴 것처럼 검은 기름으로 충만한 아슬아슬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이런 위태롭고 냉랭한 평화의 분위기가 죽 이어졌다.

  그러던 중 2008년 미국과 러시아의 전투가 압하지야 잉구리댐을 두고 다시 붙었다. 미국의 해병대가 뛰어난 전투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스페츠나츠를 비롯한 특수부대를 가지고 있는 러시아역시 전투력은 막강했다. 그들은 잉구리댐을 뒤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미사일 공격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쌍방 대치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잉구리댐은 세계최대의 댐 중에 하나이다. 무려 272미터에 달했고 저수량만 50만 톤 이상이 되었다. 미사일 요격으로 잉구리댐이 터지기라고 한다면 전투를 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군 뿐만 아니라 압하지야도 모두 수몰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전투 대치는 전면전이지만 대치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두 나라의 군에서는 침투 조를 투입시켜 상대국의 수장을 사살하는 전투형식을 띠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대치상황은 일주일동안 이어졌다. 총알이 하늘을 수놓았고 사이렌이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두 나라의 군은 4시간에 걸쳐 총알을 소비한 뒤 고요한 휴전을 유지했고 다음 날 대낮의 전투로 엄청난 총알을 다시 소비했다. 압하지야 주민들은 모두 대피를 했고 압하지야의 독립군들도 두 나라의 전투에 가담하는 형국으로 바뀌었다.

 

  대치적인 전투 상황이 지속되던 9월의 중순 더위를 뚫고 잉구리댐의 저 먼 하늘에 자줏빛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을 미국 측에서 먼저 감지했다. 그들의 레이더망에 요격기의 출몰을 알리는 불빛이 들어왔지만 그것은 요격기의 편대가 아니었다. 불규칙적인 대기에서 나타나는 전자펄스를 대동한 자기장을 띠는 구름이었다. 자연적인 구름의 모습치고는 구름이 자아내는 색이 자줏빛을 띠고 있었고 구름의 띠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크기였다.

  대치하는 군인들은 점점 어두워져 오는 하늘은 신경 쓰지 않았다. 각 대치중인 미군과 러시아군의 본부에서는 고분자전지자기장을 대동한 구름의 전자펄스 속에 전투기를 매복하고 있지 않을까 레이더망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구름떼는 소용돌이 같은 모양으로 거대한 자줏빛구름의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구름은 고요하지만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냈고 잉구리댐에 마른번개를 떨어트렸다. 마른번개는 소리가 없었고 불길한 모습으로 굉장히 큰 한줄기 빛으로 잉구리댐 위에 떨어졌다. 대치하던 군인들도 자신들 머리위에 거대하고 회오리를 만들어내는 자줏빛구름에게 시선을 주었다. 구름의 소용돌이는 암흑의 조류 같았다. 그 속은 어떤 기계적 장치로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었고 실제로 최적의 군사레이더망으로도 구름 속이 포착되지 않았다.

  소용돌이는 점점 거세게 돌았다.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내리치는 번개는 군인들의 눈에도 확실하게 두려움으로 들어왔으며 소리가 소멸한 마른번개가 무시무시한 속도를 내며 한 번씩 내리칠 때마다 바닥에 닿아서 쿠아앙 하는 거대한 하울링을 만들었다. 미군과 러시아군은 총을 파지하고 대치하던 모습에서 모두 구름의 소용돌이를 바라보았다. 본부에서는 대형을 유지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흐트러지면 전쟁에서 패배하게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대형을 유지하라, 하지만 실전에서 전투중인 군인들에게 불길한 예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

  자줏빛 구름은 소용돌이에서 낙뢰를 잉구리댐의 수문에 떨어트렸다. 번개는 비스듬한 댐의 벽에 떨어짐과 동시에 쿠앙 하는 굉장한 폭발음이 천지를 울렸고 곧 댐에 고요하게 잠들어 있던 수마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붕괴된 수문은 15분 만에 인접한 18킬로미터의 땅을 모조리 휩쓸어 버렸다. 미군은 물론이고 러시아군도 모두 붕괴된 수문으로 폭발하듯 터져 나온 수마에 휩쓸려 버렸고 근방 20킬로미터 내에 있는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상의 모든 것을 대지의 본 모습, 원형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무시무시한 광경이었다. 흙빛 가득한 수마는 떠내려가는 모든 것들을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잉구리댐의 수문은 낙뢰의 폭발로 두 개의 수문이 터지면서 옆으로 넘쳐나는 수압으로 하나의 수문마저 터져버리고 말았다. 세 군데의 수문이 터진 곳으로 잉구리댐에 갇혀 있던 수마는 세상을 덮칠 것처럼 터져 흘렀고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탱크도, 미사일도, 헬리콥터도, 집도, 사찰도, 예배당도, 나무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휩쓸고 지나갔다. 잉구리댐은 수문이 터지는 사태에 대비해서 컴퓨터가 보조 댐을 파괴된 수문 밑에서 올라오게 설계되어 있었다. 보조 수문 덕에 넘치는 수마는 막았지만 터진 댐으로 인해 모든 것이 형태를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루지야와 미국과 러시아는 휴전을 맺고 뒷수습에 돌입했다. 골든타임 72시간을 훌쩍 넘겼다. 군인들의 생사는 알 수 없었다. 일주일 이상 지속된 수습활동 속에서도 군인들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길거리에서 굶주림에 음식을 훔치다 걸려 인간에게 맞아서 처참한 개의 모습 같은 탱크와 날개를 잃어버리고 꼬리가 잘려버린 헬리콥터는 처참했다. 군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 나라의 관료들이 모여 토의를 했다. 두 나라에서 합동으로 단체를 만들고 단체를 보건위생기관으로 지정을 하고 사고의 원인과 군인들의 시신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2주가 넘어가면 남아있던 시신도 물에 불어 외관상으로 전혀 알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발견한다 해도 뒤에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망자의 신원을 밝힐 수 있을 뿐이었다. 그 전에 군인들을 찾지 못하면 중단을 하고 철수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되면 각 고국의 시민단체와 가족들의 항의가 거세게 이어질 것이 뻔했다. 수색을 시작한지 3일이 되던 날 미국 측 군대가 수색하던 중 한 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확히 시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심장은 뛰고 있었고 뇌사 상태의 러시아 보병이었다. 그는 184센티미터의 키에 23살이었고 블라디미르 체르마니노프라는 상병으로 수문에서 13킬로미터 떨어진 그루지야의 작은 마을의 숲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형상이 기이했다. 미군과 러시아군 모두 잉구리댐의 폭발로 군인들의 사체는 전부 쓸려가서 찾을 수 없었는데 러시아군의 블라디미르 체르마니노프 상병 한 사람은 발견한 것이다. 그의 옷은 전부 벗겨져있었으며(자연스레 벗겨진 흔적) 발가벗겨진 채로 숲속에서 발견되었는데 몸뚱이가 물에 불어서 굉장히 부풀어 있었다. 미군은 블라디미르를 러시아군에게 알리지 않고 수거하여 군 의무사령부로 비밀리에 옮겨 보건당국에서 조사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러시아와 미국의 합동 수색 작업은 철수를 했고 그루지야에 주둔하던 미국은 러시아의 협정을 요구했다. 미국은 러시아에게 그루지야 내 철수를 요청했고 러시아는 미국에 막대한 자본을 요구했다. 미국이 수긍함으로서 그들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서 협정에 들어갔고 겉치레 평화시대에 돌입하게 되었다.

  미국의 보건 당국은 이후 블라디미르 상병에 대해서 조사와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은 풍선 같았으며 약한 외부의 충격에도 몸은 쉽게 망가져 죽음으로 갈 수 있었다. 이런 상태로 살아있다는 것이 미국은 오래전부터 해오던 연구에 한 발 더 나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리라 믿었다. 세계에서 제일 강대국으로 설 수 있는 기반은 정보에 있었다. 정보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 방대한 정보는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길이다. 정보수집이 그 일순위에 있었고 미국은 늘 한 발 빼앗기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상병의 연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보안이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안이 흐트러져 러시아군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 국가적으로 난처해질 뿐만 아니라 전쟁의 물꼬를 터는 계기가 될지도 몰랐다. 블라디미르 체르마니노프는 살아있었다. 하지만 살아 있지 않았다.

  심장은 아주 느리게 뛰고 있었지만 뇌는 죽어있었다. 신체의 변화를 연구하려고 해도 몸이 불어서 물컹물컹하여 호수나 링거의 주사바늘을 꽂을 수 없었다. 몸은 거대한 물 풍선 인간을 보는 것처럼 불어있었지만 체내를 가득 채우고 있는 댐의 물은 빠지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상병 역시 왓킨스처럼 몸의 털이 다 빠져나가 있었고 손톱이나 발톱도 원래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미국 최고의 생리학박사들과 병리학, 뇌 전문의들이 모여서 블라디미르에 대해서 관찰을 했지만 전혀 보고된바가 없는 모습의 뇌사상태라 진전은 거의 없었다.

  미군의 군사서류 A1034584의 c-8에 블라디미르의 체르마니노프에 관한 기록일지가 대 시간마다 작성이 되었다. 텍사스 주 보안당국의 연구실 벙커안의 침상에 누워 있는 블라디미르 상병은 한 시간마다 침대위의 시트를 갈아야 했다. 이전 텍사스에서 왓킨스와 비슷한 증상의 사람 세 명을 연구한 곳도 블라디미르 상병이 누워있는 벙커안의 연구실이었다. 군사서류 A1024908의 a-8, a-6에는 텍사스에서 연구한 왓킨스와 비슷한 증상의 연구일지가 개제되어 있었다. 블라디미르 체르마니노프는 정확하게 시트를 갈아치운 뒤 55분이면 몸에서 땀 같은 물이 흘러나와 침상의 시트를 모두 적셨다. 블라디미르 상병의 입안으로 호수를 밀어 넣어 물과 영양분을 공급했는데 그 양이 실로 엄청났다. 블라디미르는 자의로 링거 병 안의 액체를 빨아 마시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링거 병의 액체는 동이 나있었다. 한번 공급받는 링거의 수액은 5명이 한 끼를 먹는 양과 흡사했다. 블라디미르는 뇌사상태임에도 몸에서 액체를 뱉어냈고 링거 병의 액체를 빨아 들였다.

  2008년 마지막 달,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 벙커 속의 연구원들과 군인들은 크리스마스이브라 긴장을 풀고 고요하게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기념일을 만끽하고 있었다. 연구실의 연구도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에는 중단을 하고 시간마다 체크하는 감시체재 만으로 시스템을 돌리고 있었다.

  블라디미르 상병의 침상 시트는 55분마다 갈아 주었고 그 역할은 연구원 중 두 명의 박사가 맡아서 하고 있었다. 한 명은 피부색소학박사인 노라였고 또 한 명은 호흡기관전문의 마이어스였다. 두 사람은 한 조였고 블라디미르의 연구에 착수하는 전문가들 중에 각 분야를 맡고 있는 최고 의학박사들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도 두 사람은 블라디미르 상병의 몸의 변화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블라디미르의 연구가 인간이 지니는 병마에 대해서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믿으며 연구에 참여하게 되었다.

  미국군부의 연구목적을 노라와 마이어스는 알지 못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고 자정을 넘어가면서 그들은 블라디미르의 침대시트를 갈아주려고 연구실로 돌아갔다. 텍사스 주 북쪽 하늘에서 자줏빛의 큰 마른번개가 한 차례 떨어졌고 노라와 마이어스가 블라디미르가 누워있는 연구실로 들어가려고 유리문을 열려고 하는데, 모아이의 입처럼 굳건하게 닫혀서 열리지 않았다. 노라는 되돌아서 열쇠를 가지러 갔다. 문은 비밀번호를 누르면 열리는 도어시스템이었고 이 비밀번호는 매일 바뀌었으며 들어 갈 수 있는 연구진에게만 알려진 번호였다. 비밀번호가 틀렸다고 빨간불이 들어왔다. 연구를 하는 벙커 안에서 빨간색은 좋지 못했다. 노라가 고요한 크리스마스로 넘어가는 밤에 열쇠를 가지러 간 사이 마이어스는 유리벽안의 블라디미르 상병이 누워있는 침상에서 몸을 움직이는 모습을 목격했다. 몸을 움직인다고는 하지만 그저 침대가 달그락 거릴 뿐이었다. 침대는 간질환자가 증상을 보이는 것처럼 덜덜 거리며 움직였다. 마이어스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유리문에 붙어 있는 것밖에 없었다. 블라디미르의 몸이 점점 줄어드는 모습이 마이어스의 육안으로 들어왔다. 블라디미르의 몸에서 물이 조금씩 빠져 나오면서 침대가 흔들거렸고 블라디미르의 몸은 점점 줄어들었다. 이대로 뒀다간 블라디미르의 몸에서 수분이 다 빠져나와 그는 가죽만 남은 인간으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마이어스는 노라를 힘껏 불렀다. 블라디미르의 몸에서 많은 양의 물이 빠져나와 연구실의 침대 밑바닥에 흥건하게 고이기 시작했다. 마이어스는 노라를 더 큰소리로 불렀다. 마이어스는 유리문의 손잡이를 잡고 다시 한 번 비밀번호를 누르며 문의 손잡이를 세차게 돌렸다. 마이어스가 문을 열려고 문에 붙어서 노력을 하는 동안 블라디미르의 몸은 점점 쪼그라들어가고 있었다. 마이어스는 주먹으로 문을 두드리기도 했고 구둣발로 차기도 했다. 마이어스는 블라디미르의 호흡기관을 연구하고 싶었다. 어떠한 경로로 인해서 블라디미르의 허파에는 허파꽈리 공간에 있어야 할 폐포모세혈관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블라디미르의 뇌사상태가 유지되는 동안 호흡기관의 장기가 이상하더라도 그는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었다. 마이어스는 블라디미르를 통해서 호흡기관을 심도 있게 연구하여 인간의 수많은 비밀 중에 하나의 비밀을 푸는 열쇠를 발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블라디미르의 몸은 계속 줄어들었다. 뱀의 가죽이 내용물을 빠져나가 쪼그라들듯 부풀어있던 청년의 몸은 줄어들고 있었다.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막아야 했다. 물은 분명 신체에 뚫려 있는 구멍을 통해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거나, 피부가 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신체를 가득 채우고 있던 물이 피부를 통해서 나오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피부의 피막을 뚫고 나오는 것이라면 피부의 손상이 심각하게 된다. 일반인 같지 않은 블라디미르의 피부가 변이를 일으킨다면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블라디미르의 증상을 막아야 한다는 강한 신념에 마이어스는 사로잡혔다. 문을 있는 힘껏 찼다. 비밀번호를 계속 눌렀다. 도어의 잠금장치는 4번의 오류가 나면 컴퓨터가 비밀번호 시스템 자체를 스스로 파기해 버린다. 도어의 스크린에는 어떤 숫자도 나타나지 않았고 문은 더욱 강력하게 입을 다물었다. 마이어스가 노라를 부르며 유리문에 붙어서 블라디미르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을 때 블라디미르 상병이 침대위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의 몸은 근육이 하나도 없는 등 푸른 생선처럼 매끈한 인간의 몸을 하고 있었다. 물로 만들어진 억지스러운 피부처럼 보였다. 마이어스는 놀란 눈으로 블라디미르를 바라보면서 입으로 크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봐, 블라디미르 나야, 그동안 자네를 돌봐온 사람이라구!”

  블라디미르는 털이 하나도 없는 몸으로 천천히 자신의 몸에 붙은 호스를 잡아 당겼다. 뇌사상태의 블라디미르는 침대위에 누워 있어서 늘 눈은 감고 있었다. 마이어스는 아직 블라디미르의 눈동자를 보지 못했다. 침대위에 상체를 일으켜 호스를 떼고 있는 블라디미르는 눈은 뜨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 눈동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흰자위도 검은 동자도 보이지 않았다. 안구가 하나의 회백색으로 쪄낸 오래된 두부의 색 같았다. 눈을 깜빡이지 않아서 더욱 공포스럽게 보였다. 마이어스는 그 모습에 많이 놀라서 멍하게 블라디미르의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때 노라가 열쇠를 들고 왔고 열쇠를 꽂아서 문을 오픈하려면 두 사람이 한꺼번에 두 개의 키를 동시에 돌려야 한다. 특수훈련을 받은 경비원과 노라와 마이어스는 합을 맞춘 다음 문을 열고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블라디미르의 눈에서 진한 물감처럼 강한 자줏빛의 포자가 서서히 발하기 시작했다. 그 빛은 프리즘 에메랄드를 굴절하여 관통한 7개의 빛깔이 모두 자줏빛으로 나오듯 빛의 색이 강했으며 블라디미르는 천장을 향해서 자줏빛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그 불길한 자줏빛은 하나의 빔으로 모아지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는 괴성을 지르며 노라와 마이어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블라디미르와 눈이 마주친 경비원들과 나라와 마이어스는 시야가 순식간에 협착이 왔고 눈에서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바닥에 쓰러졌다. 블라디미르는 자줏빛 빔을 쏘아대는 동시에 몸에서 흘러나온 방대한 양의 체액이 연구실 안을 찰랑거리며 번지다가 콘센트에 흘러들어가 전기스파크를 일으키며 불이 붙기 시작했다. 불은 서류를 태우고 휘발성 알코올 성분이 있는 약품에 붙더니 더욱 혀를 날름거리며 발광하기 시작했다. 불은 삽시간에 연구실을 화염으로 휩싸이게 만들었다. 벙커안의 블라디미르가 누워있던 연구실은 모두 타버렸고 노라와 마이어스 역시 화염에 휩싸여 새까맣게 타버린 시신만 확인되었다.

 

  의사는 마동에게 왓킨스와 블라디미르의 예를 들어 주었다. 침착하게 이야기를 하는 의사에 비해 마동은 가슴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블라디미르의 연구실에서 모두 죽었는데 그런 사실을 어떻게 사람들이 알았죠?”

  “정보는 그렇게 쉽게 소멸하지 않습니다. 정보의 시대로 접어든 지는 아마 백년도 더 됐을 겁니다. 모든 부분은 정보를 통해서 자료가 남거나 이동을 합니다. 정보는 유전자와 같습니다.”

  소피도 비슷한 말을 했다.

  “연구실은 모두 불에 타버렸지만 그 상황을 카메라는 꾸준히 담고 있었고 그 기록이 A-1034584 c-8 서류에 기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블라디미르 체르마니노프는 연구실을 빠져 나갔던 모양입니다. 미국의 군부는 엄청난 집단입니다. 우리의 상상 그 이상이죠. 그들은 불에 모든 것이 홀라당 타버린 연구실에서 블라디미르의 흔적을 발견했고 그가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블라디미르는 잉구리댐에서 터진 수마로 인해 왓킨스와 흡사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결론을 내린 미국 군부는 블라디미르의 수색을 하게 됩니다. 미군수뇌부는 미국전역에 경보를 내리고 미 특수 군과 CIA에게만 비밀리에 블라디미르의 흉상을 알리고 체포하라고 명령을 하달합니다. 비밀수색을 하게 되죠. 하지만 블라디미르 상병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막강한 미국정부의 수색에 발각되지 않고 3년 동안 도망 다녔습니다. 블라디미르의 외모는 일반인들과 많이 달랐을 텐데 어떻게 가능 했을까요. 3년이 지난 후 블라디미르가 발견되었을 때는 완전한 시신으로 발견됐죠. 3년 동안 블라디미르는 군부의 첩보망을 피해 다녔는데 발각되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몰랐습니다.”

  “아마도 3년 동안은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마동은 의사의 말을 듣고 외모가 많이 다른 블라디미르가 길다면 긴 3년을 어떻게 지냈을까. 3년 동안 다녀야 하는 블라디미르의 마음에 애써 다가가 보려했다. 마동은 자신의 왜 블라디미르에게 애착을 가지는지 의문이 들었다.

  “3년 동안 어땠을까요? 행복했을까요? 아니면 행복을 느끼지 못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죠. 그걸 알고 있는 당사자는 입을 다물어 버렸으니.”

  “기이한 것은 말이죠, 3년 동안 블라디미르와 마주친 사람들이 그를 집에서 며칠 재워주고 음식을 나눠줬습니다.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같이 앉아서 티브이를 보기도 했어요. 블라디미르는 사람들에게 일반론에서 벗어난 어떤 무엇인가를 제공한 모양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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