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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1950년 그날
작가 : 솔거
작품등록일 : 2019.10.12

1950년 6.25일 그날부터 휴전까지 지금의 고양시 벽제동에서 벌어진 전쟁실화이다.

 
5화. 중공군
작성일 : 19-10-20 16:36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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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구장은 그렇게 해 놓고도 마음이 안 놓여 불안한 나날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1950년도 다 지나 12월 초가 되었다. 그날은 대 낱부터 눈이 펑펑 쏟아졌다. 눈이 많이 와 소북이 쌓이고 기온이 내려가니 바람이 쌩쌩 불며 날씨가 춥고 사나워 졌다.

 

 김 구장은 불안해서 일찍 자지 못하고 곰방대에 불을 부처 뻐금뻐금 빨다가 화로에 재를 털며 생각에 잠겼다.

 

 정말 피란을 안가도 중공군 점령지에서 수난을 안당하고 무난히 넘길 수 있을까?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마루 밑 바둑이 두 마리가 우~웅 소리를 내며 뭔가 겁먹은 소리를 낸다.

 

 집 근처에 사람이 나타나면 악착같이 짖던 개가 왜 저렇게 겁먹은 소리로 우~웅 소리만 낼까?

 

 저 개들이 왜 저럴까? 하고 있는데 그 때 울타리 옆 오솔길에서 사람 음성이 들렸다. 뭐라고 지껄이며 지나가는데 그 말소리가 처음 듣는 말소리다.

 

 그 말소리에 은태 아버지 엄마는 온몸이 굳어오는 것 같았다.

 

 정말 저들이 행패를 안 부릴까? 그렇게 걱정을 하고 있는데 울타리 옆 소로 길에서는 점심 때 부터 쏟아진 눈은 다져져서 사람들이 지나가니 빠각, 빠각 소리가 난다.

 

 김 구장과 은태 엄마는 잠을 못 이루고 거의 뜬 눈으로 그 밤을 지새웠다.

 

 자는 둥 마는 둥 잠을 설치고 창문이 훤해 졌는데 김 구장이 일어나 바지저고리를 입는데 그 때 누가 대문을 두드렸다.

 

 김 구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않았다. 두려움에 어쩔 줄을 모르고 우왕좌왕한다. 식구들도 막 잠에서 깨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중공군이 온 것 아닌가 해서 놀라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은태 형제들은 겁을 먹고 옷도 못 입고 이불속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런데 재차 문을 두드리더니 아무도 없소? 하고 한국말로 대문 좀 열어보세요. 하는 것이다.

 

 김 구장은 한국말 소리에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그래 죽기 아니면 살기다. 생각하고 먼저 딸을 재빨리 장 뒤에 숨겼다.

 

 딸은 장 뒤에서 숨을 죽이고 바들바들 떨고 있다.

 

 딸을 숨긴 김 구장은 방문을 열고 나가 대문 앞에서 헛기침을 하고 “누구시오?” 하고 물었다.

 

 그러니 한국말로 “어르신 멍석 좀 빌리려고 왔습니다. 우리 중화 인민공과국군은 절대 인민을 해치지 않습니다. 안심하고 문을 열어주십시오.”

 

 한국말 소리에 김 구장은 알았어요. 하며 대문을 열었다.

 

 대문이 삑 소리를 내며 열리니 앞에 군인 세 명이 서 있다. 은태도 아버지를 따라 나와 옆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들을 쳐다보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평범한 군인들 같았다. 얼 뜻 보아도 첫 인상이 선해 보였다. 누비 군복에 털모자를 쓰고 한국인 통역과 같이 와서 뭐라고 하니 한국인 통역이 말했다.

 

 “어르신 멍석을 빌려 달라는 것입니다. 돈을 드릴 테니 빌려달라는 것입니다.”

 

 김 구장은 두려움에 벌벌 떨다가 그들이 생각보다 부드럽게 나오니 안도의 한숨을 쉬고 “빌려드려야지요.”

 

 “저기 열 잎쯤 있으니 가져가세요.”

 

 한국인 통역은 중공군에게 뭐라고 하니 중공군이 고맙다고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멍석 열 잎을 가지고 가며 빨간 돈을 주었다.

 

 통역은 어르신 이 돈을 지금은 못 쓰지만 앞으로는 꼭 쓰게 될 것입니다. 절대 버리지 마십시오, 김 구장은 알았습니다. 하고 그 돈을 받았다.

 

 그 광경을 본 식구들도 마음을 놓았다. 예상한 것 보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은태는 아침을 먹고 멍석을 가져다 어디에 썼을까 궁금해 큰댁으로 가니 중공군이 큰댁 뒷동산에서 내려온다.

 

 그래서 뒷동산을 가보니 밤중에 방공호를 크게 파고 거기다 자기 집에서 가져간 멍석을 깔고 옆의 흙벽에 부쳐 놓은 것이다.

 

 그것을 보고 은태는 중공군이 그 밤중에 어떻게 저런 방공호를 팠을까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 짧은 밤에 저렇게 큰 방공호를 어떻게 팠단 말인가?

 

 그날 아침은 아침부터 미군 비행기가 동네 상공을 요란하게 떠다녔다.

 

 중공군은 항상 목에 하얀 치마를 걸치고 다니다 비행기 소리만 나면 치마를 폭 뒤집어쓰고 눈밭에 착 엎드려 비행기가 지나갈 때 까지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비행기 소리가 멀어지면 그 때야 일어나 다녔다.

 

 은태는 호기심에 아침만 먹으면 중공군이 득실거리는 큰댁으로 가 중공군 구경을 한다. 중공군은 은태가 자기들 가까이 가서 총을 만져도 가만히 놔둔다.

 

 호기심 많은 은태가 그렇게 총이며 다른 것을 만져보아도 그대로 보고만 있다.

 

 은태는 신기한 생각에 점심 먹는 것 까지 보았다. 그들은 점심을 오후 2시경 먹었다.

 

 헛간에 짚을 깔고 빙 둘러앉아 함지박에 담긴 밥을 식기에 담아 실컷 먹는 것 같았다.

 

 반찬은 잡탕 국에 김치 한가지다. 잡탕 국은 말 그대로 생선, 닭고기, 되지 고기, 쇠고기까지 들어간 국이다. 그렇게 먹고 봉지담배를 손으로 마라서 피웠다.

 

 은태는 십일 쯤 지나 아침밥을 먹고 큰 마당에서 노는데 초등학교 교감이었던 정 인수 아버지가 나타났다. 그는 예야 아버지 계시냐고 물었다.

 

 은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아버지 안 계세요. 하고 대답했다.

 

 인수 아버지는 그럼 내가 찾아왔었다고 말씀 드려라, 은태는 예하고 대답하고 인수는 잘 있어요. 하고 물으니 그는 네가 우리 인수하고 한반이었냐? 하고 물었다.

 

 예 한반이었어요. 그러냐? 우리 인수는 북에서 학교 잘 다니고 있다.

 

 은태는 펌으로 물은 것이다. 그는 공산당이 좋아서 북으로 갔다가 중공군과 같이 내려온 빨갱이다. 그래서 은태는 아버지가 없다고 한 것이다.

 

 오늘은 중공군들이 사격연습을 한다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마을 맨 끝집 마당에 총을 아무렇게나 싸 놓고 개울 건너 경수네 밭 위에 짚으로 이승만 대통령 허수아비를 만들어 꽂아 놓고 사격연습을 하는데 총알이 거의 다른 곳에 떨어졌다.

 

 그들은 사격 연습을 하는데 질서 없이 뒤죽박죽으로 아무나 쏘고 싶은 군인만 쏘는 것 같았다. 그러니 마을사람이 통역에게 물었다.

 

 아니 어떻게 모두가 쏘지 않고 쏘는 사람만 계속 쏴요 하고 물었다.

 

 통역은 중공군은 3분의 1이 총을 못 쏜다는 것이다. 은태는 통역의 말에 어떻게 군인이 총을 못 쏜단 말인가?

 

 은태는 저런 중공군이 유엔군과 싸우다니?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어떻게 군인이 총을 못 쏜단 말인가? 그런 군인에 밀려 후퇴한 유엔군은 또 뭣이란 말인가?

 

 그런데 건빵은 찹쌀로 반죽해 만들어서 검은 모래에 볶아 전대에 담아 전선으로 가는 중공군에게 두 줄씩 주었다.

 

 찹쌀 건빵을 구을 때는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니 동네 아이들이 화덕 옆에서 검은 모래에 굽는 것을 침을 꼴깍 삼키며 쳐다보고 있으니 중공군은 측은 했던지 한 아이에 세알씩 주었다.

 

 애들은 그것 얻어먹는 재미에 매일 건빵 굽는 화덕 옆을 떠나지 못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친절한 편이었다.

 

 그렇게 51년 봄이 되었는데 전쟁터로 갔든 중공군이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오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표정이 어두워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은태 누나 초등학교 친구 바위 누나가 놀러왔다. 은태 누나는 은태와 같이 있다가 바위 누나가 오니 반갑게 맞았다. 바위 누나는 별명이 ‘딱고 백이’다.

 

 어려서 코를 질질 흘려 붙여진 별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18 살이 되니 함박꽃 같이 환하게 피었다.

 

 은태 누나와 바위 누나는 둘이만 있으니 젊은 중공군 이야기를 했다.

 

 ‘딱고 백이’는 자기네 집에 있는 중공군 소대장 이야기를 한다. 글쎄 어느 날 우리 식구들이 들에 나간 사이 내가 큰 맘 먹고 추파를 던졌지 않니?

 

 그랬더니? 그랬더니 는? 그가 본척만척 하는 거야.

 

 은태 누나는 너무 궁금해서 그래서? 하고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재차 물었다. ‘딱고 백이’는 그래서는?

 

 내가 누구냐? 나는 맘에 들었다 하면 돌진하는 형이지 않니? 그 중공군 너는 못 봐서 모를 거다. 한마디로 미남 중에 꽃미남이야.

 

 중공군 장교는 하나같이 미남인 거 너도 알지?

 

 나도 이야기는 들었어, 그런데 그 애들 보통 미남이 아니야. 한마디로 짱이야 어떻게 그렇게 장교들 모두가 미남인지 이상하게 생각 날 때도 있어.

 

 그건 무슨 말이야?

 

 그것이 우리 아버지 말로 중공군은 심리전에 능하다는 거야.

 

 심리전?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자기들 장교는 다 미남이다. 즉 다 똑똑한 장교들이니 너희 무기가 아무리 좋아도 치고 빠지는 게릴라전에는 자기네 들이 유리하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은태 누나는 그래서 유엔군이 수류탄만 가진 중공군에게 밀려 서울을 내 준 것인가?

 

 야 그런 시시한 이야기 그만하고 네 이야기나 해봐.

 

 바위 누나는 야 우리 집에도 소대가 사랑채에 들어와 있지 않니? 그런데 소대장 소위는 내가 너무 너무 좋아하는 타입인 거 있지?

 

 그래서 우리 식구들 없는 사이 그가 사무실에서 나오니 내가 재빨리 다가가 그의 손을 내 엉덩이에 댔는데?

 

 은태 누나는 눈동자가 동그래서 그래서? 하고 또 호기심에 침을 꼴깍 삼키고 물었다.

 

 그리고는 자기 표정이 이상했다고 느껴 은태야 너는 나가봐 하는 바람에 은태는 누나 방에서 나오고 말았다.

 

 ‘딱고 백이’는 네 동생 들으면 어떠니?

 

 너무 어린애가 그런 것 알면 안 좋지?

 

 뭐가 안 좋아 네 동생도 다 알아.

 

 뭘 아니?

 

 야! 남자애들 12살이면 부랄 다 여무는 거야.

 

 야! 내 동생 이야기는 그만 하고 그 중공군 이야기나 마저 해.

 

 너도 궁금하지? 그래 궁금하다. 그런데 그 중공군 놈이 내 손을 획 뿌리치고 나가버리는 거야.

 

 나는 그놈은 고자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 어떻게 내 손을 뿌리치니?

 

 그 후 ‘딱고 백이’가 중공군 장교와 연애를 한다는 소문이 났지만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오늘도 은태는 아침을 먹고 찹쌀 건빵을 얻어먹으려고 큰댁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집이 텅 비었다.

 

 왼 일일까 해서 집안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 은태는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해서 집으로 와 아버지한테 큰집에 중공군이 하나도 없다고 이야기 했다.

 

 김 구장은 중공군이 한밤중에 주민들 모르게 후퇴를 한 것 같다. 그러니 우선 멍석부터 져 와야겠다. 하고는 지게를 지고 큰댁 방공호로가 멍석을 걷어지고 집으로 왔다.

 

 중공군이 후퇴하고 나니 미군 비행기들이 매일 북쪽으로 가 폭격을 해 댔다. 전쟁은 중공군과 미군이 하는 것이다.

 

 서부전선은 1951년 봄과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되니 유엔군이 또 밀려 수색까지 후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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