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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에나멜
작가 : 신정
작품등록일 : 2019.10.20

요양 간 오지마을에서 주인공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일들.

 
에나멜 10
작성일 : 19-10-20 08:52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7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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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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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바로 옆집이었다. 그런데도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정말 노해림 집에 가면 아저씨를 깨울 방법을 알 수 있는 건지 유리병 속 토마토 맛 내용물이 뭔지도 알 수 있는 건지에 대한 불안감이 은근히 일어있었다. 그리고 문 앞에 섰을 땐 의심하는 마음까지 일어있었다. 노해림이 문을 열려고 할 때, 물어보았다.

 “잠깐만요, 혹시, 당신도 집에 신경접속회로를 설치해놓았다든가 사용하고 있다든가하면 문 열기 전에 말해요. 어차피 들어가면 알게 될 테니까, 혹시 그런 거 있으면 지금 털어놔요.”

 전에 들어가 본 적 있긴 했다. 하지만 1층 한 자리에 앉아 내내 집배헬기로봇 얘기만 했었다. 이렇게 말하는 나는 심각했다. 더는 그러한 일로 놀라고 싶지 않았다. 또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된다면 어떨지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데 그는 심각하게 말하는 날 들여다보기라도 하듯 눈을 맞춰 마주보면서 말했다. 나만큼 심각하게, 어쩌면 나보다 조금 더 무거운 듯 느껴질 만큼.

 “없어요. 난 그런 거 없어.”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길게 내뱉고,

 “알았어요. 들어가요.”

 계단 쪽으로 움직이는 노해림을 따라서 같이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불을 켜 보니 한동안 올라오지 않은 것인지 먼지 쌓인 바닥에 걷는 걸음에 따라 발자국이 남을 정도였다. 창문도 꼭꼭 닫혀있어 그 동안 묵은 공기에 엷게 한 층 쌓여있는 먼지들이 녹아들어있는 듯했다. 난 우선 꼭꼭 닫혀있는 창문부터 활짝 열었다. 밀려드는 바람 따라 바닥에 쌓여있던 먼지가 곡선을 그리며 일어나는 모양이 전등불빛 아래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기억 잃고 두어 번 올라온 이후로는 들여다본 적이 없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이리 와요. 자료들은 방에 있어.”

 방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밖에 켜놓은 불에 의지해야했다. 그런데 문 안쪽으로 들어갔을 때 뭔가 열심히 어질러놓은 광경이었다. 이렇게 어두운데 이렇게 어질러져있는 가운데서 뭘 어떻게 찾는다는 말인지.

 “여기서 찾는다는 거였어요? 이 중에서?”

 “아마도.”

 아마도? 찜찜하고 의심스러운 기분으로 쳐다보니 그가 다시 말했다.

 “방 꼴이 이 모양이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찾으려는 게 어디쯤 있을지는 알고 있으니까.”

 정말이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일자로 움직여 방 한쪽 불빛이 들지 않는 곳에 놓여있는 책상 쪽으로 걸어갔다. 뭘 챙기는지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는데, 이내 빛이 드는 문 가까이로 걸어 나오는 손에 인쇄물이 들려있었다. 난 그가 건네는 인쇄물을 받아들면서 말했다.

 “찾는 게 아니라 그냥 가지러 오는 거였네요.”

 “그건 그러네. 주의사항하고 그 외에 신경접속회로와 관련 있는 항목들은 따로 모아서 책상 위에 올려뒀었거든. 바닥에 이렇게 어질러져있는 건, 신경접속회로에 대한 인쇄물들이야. 원래 한 군데 잘 담아놨었는데, 전에 들어왔을 때 그걸 실수로 엎어버려서 이렇게 됐어. 그런데 한 번 엎어버리니까 그전처럼 해놓을 엄두가 안 났어요. 그리고 어차피 다 읽은 건데 원래대로 해놓을 필요도 없는 거였고.”

 아, 그랬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방 안쪽을 가늘게 뜬 눈으로 살펴보았지만, 뭐가 뭔지 알아볼 수 없었다. 손에 들고 있는 인쇄물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난 괜히 아래로 시선을 돌려 가느다란 눈으로 훑어보며 말했다.

 “어쨌든 필요한 걸 찾았으니까, 빨리 가서 아저씨부터 깨워야겠어요.”

 

 그새 무슨 일이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 바로 2층으로 올라갔다. 수운아저씨는 여전히 그대로 누워있었고, 수혁아저씨도 마찬가지였다. 수혁아저씨는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 갑자기 탁 긴장 풀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그에 반해 너무 조용한 수운아저씨 모습에 다시 긴장해서 다가가 확인해보았더니 수운아저씨 역시 규칙적으로 숨 쉬면서 진짜 잠자는 중이었다. 마음이 놓였다. 난 그제야 들고 있는 인쇄물을 들여다보았다.

 “뭐야.”

 황당한 마음에 옆에 선 노해림을 쳐다보니, 같이 쳐다보고 있던 그 역시 어이없고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게…뭐지? 왜 이런….”

 열한 장 인쇄물 전부, 어떤 설명이 쓰여 있는 게 아니라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난 진정하려고 무진 애를 썼다. 혼란스러워하는 노해림에게 더 따져봐야 의미 없었다. 현재 그는 기억을 잃은 상황이 아닌가 말이다. 어쩌면 누군가 그 방에 들어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 하더라도 이 시점에서는 더 복잡하기만 하다.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전부 스케치였다. 그리고 스케치한 옆으로 하나도 빠짐없이 깨알 같이 무언가 휘갈겨 써놓았다. 아래쪽에 신경접속회로 주의사항이라고 쓰여 있는 걸 보면 전혀 상관없는 건 또 아니었다. 그림도 글씨도 뭔가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 하지만 뭘 그린 건지 뭐라고 써놓은 건지 정말 알아보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한 장씩 넘기면서 살펴보고 있는데, 몇 장 나누어 가져간 노해림이 말했다.

 “재은 씨, 미안한 말이지만 이거 뭐라고 써놓은 건지 알아볼 수도 없잖아. 이렇게 들여다봐도 소용없을 것 같은데.”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입술을 깨물면서 노해림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그대로인 아저씨들 모두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상태였다. 잠들어있는 거라고 해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대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차라리 이 집에서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아.”

 “또 뭘요.”

 “생각해봐요. 그 유리병에 들어있던 내용물 말이야. 정말 희설 씨가 한 말대로 만들기는 희설 씨 본인이 직접 만들었지만 그게 뭔지는 모르고 있다면, 만드는 방법을 써놓은 종이든 그 내용물에 대한 설명이 있거나 이 집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그럴듯했다.

 “근데 희설 씨가 만든 거 아닐 수도 있잖아요.”

 “희설 씨가 만든 거 맞아. 아까 유리병 주면서 물어봤어.”

 “아….”

 이 상황에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노해림과 함께 아저씨들을 한 번 더 살펴본 후,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으로 내려와서 우선 우희설이 어쩌고 있는지 살펴봐야겠다고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침대 아래로 내려와 바닥에 앉아있었다. 마치 2층에 수혁아저씨처럼 침대에 몸을 기댄 채로 말이다. 고개를 늘어뜨리고 있기에 설마 우희설도 아저씨들처럼 되어버린 건가 싶어서 그 앞으로 달려가 가볍게 흔들며 불렀다. 그런데 앉아있는 그녀 옆으로 빈 유리병이 놓여있었다.

 “희설 씨.”

 노해림이 유리병을 집어 들었다. 정말 수혁아저씨랑 비슷한 상태인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문득 정신이 들었는지 우희설이 고개 들어 나와 노해림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내용물이 가득 담겨있는 유리병 하나를 등 뒤에서 꺼내 내 쪽으로 내밀면서 말했다.

 “아저씨가 바늘 꽂았죠? 내 그럴 줄 알았어. 이거, 원래 깨고 나서 먹는 거긴 한데, 먹어봐요. 재은 씨 이미 한 입 먹었다면서. 그러니까, 어차피 입에 대고 말 거, 굳이 최다인 씨 없애려고 애쓸 필요도 없었잖아.”

 지금 뭐라고 한 거지?

 “네? 뭐라고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순간 난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최다인 씨 몰라요? 아저씨가 그랬는데.”

 “아니, 알죠. 근데 최다인이 뭘요?”

 “이거, 최다인 씨가 만들었어. 이거. 먹어봐.”

 그녀는 내 쪽으로 유리병 들고 있는 팔을 뻗어 올리다가 툭 아래로 떨어뜨리면서 해맑게 기분 좋은 아이처럼 웃어보였다.

 

 뇌에 과부하가 걸린 것처럼, 전혀 멀쩡해 보이지 않는 그녀를 쳐다보면서 아무 말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다. 그렇게 서있는데 순간 어깨를 짚는 손이 있었고, 눈앞에 그녀는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런 그녀를 잔뜩 굳어서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노해림 팔을 붙잡고 그에게 기대어 가까스로 방에서 빠져나왔다.

 

 노해림이 들고 있는 빈 유리병을 같이 쳐다보고 있으려니 화가 나도록 억울해졌다.

 “이럴 수는 없어. 최다인도 아저씨도 희설 씨도 이럴 수는 없어. 이럴 순 없다고.”

 벌떡 일어서는데 무거운 시선이 내 움직임을 따라왔다. 그러더니 조심스레 유리병을 내려놓고 따라서 일어섰다.

 “해림 씨,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멀쩡히 아무 문제없이 살고 있던 최다인은 살인용의자가 돼서 갑자기 사라졌는데, 철썩 같이 믿었던 아저씨는 알고 봤더니 살인누명을 쓰고 도망 중이라고 했어. 그런데 집에는 신경접속회로를 설치해놓고 있었어. 게다가 알고 봤더니 틈만 나면 바늘을 꽂아대는 사람들이야. 정말, 그리고 이 유리병에, 이건 진짜….”

 노해림은 날 쳐다보면서 고통스러운 듯 찡그린 채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나 역시 말을 더 이어갈 수가 없었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

 아저씨들은 살인범으로 몰려 도망 다니는 중인 게 아니라 어쩌면 그냥 사기꾼일지도 모른다. 아저씨들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으로 별로 친해보이지도 않았던 우희설과 서로 굉장히 잘 아는 사이였다. 그렇다면 우희설은 아저씨들을 도와주고 있거나 서로 도와주고 있을 거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 관계인지 어떤 일로 엮여있는지는 나도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앞으로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그런 관계에 놓인 사이라는 걸 짐작해볼 뿐이었다. 보이지 않는 구멍으로 온몸에 피가 술술 바람 빠지듯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어지러움에 두 손으로 탁자를 짚으면서 위에 올려놓은 유리병과 필름을 노려보았다. 순간 주먹이 절로 꽉 쥐어졌다.

 “정말 이럴 수는 없어.”

 이내 몸에도 잔뜩 힘이 들어갔다. 그런데 노해림이 제 더운 손으로 살며시 얹어 감싸듯 내 오른 주먹을 잡았다. 난 퍼뜩 놀라서 쳐다보았다.

 “잊어버려요.”

 “네?”

 “두레, 필름신문, 토마토제제, 신경접속회로, 자빠져있는 인간들도 전부 털어내고 잊어버려. 그렇게 중요한 거 아냐.”

 이상한 기분이었다. 잊어버리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귓속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몸이 떨렸다. 그가 하는 말대로, 잊어버리고 싶어서.

 무언가 말을 이어가길 기다리고 있는지, 그는 손을 놓지 않은 채로 지그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난 대답하지 않고 탁자 쪽으로 고개 돌려 여러 장 쌓아놓은 필름을 쳐다보았다. 기사가 전부 지워지고 일회용 정보인식필름으로 바뀐 주간지였다. 토마토제제가 들어있는 유리병 하나, 토마토제제 조제와 보관에 대해 말하는 필름 한 장.

 “재은 씨, 안재은.”

 가만히 고개 돌려 여전히 손을 붙잡고 있는 노해림을 쳐다보았다.

 “이런 말 하고 싶진 않지만, 다인이도, 토마토제제 때문에 어디로 사라져서는 여태 안 나타나고 있잖아.”

 푹 찔러 누르듯 가슴에 통증이 일었다.

 “하지만 희설 씨가 한 말은.”

 순간 윗몸에 힘이 들어가고, 억눌리는 숨으로 찌푸려지는 얼굴. 눈이 질끈 감겼다. 난 그렇게 휘청거리고 있었다. 노해림이 옆에서 붙잡아 부축해주었다. 그때 문득 내가 그에게 그렇게 해줬던 일을 떠올리며 힘없이 피식거렸다. 그는 슬프게 나를 걱정스럽다는 듯 쳐다보고 있었다.

 방 쪽에서 우희설이 홀로 뭔가 떠들고 있는 소리가 좀 전부터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방에서 빠져나오고 몇 분이나 지났을까 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린 건지 그때부터 쭉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알아듣기 힘든 웅얼거림에 가까웠다.

 아까 들어가 살펴봤을 때 그녀는 마치 곧 잠들 것 같은 상태로 눈뜬 채 꿈속을 헤매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눈에도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해보였던 그녀가 약간 풀린 혀로 비몽사몽 잠꼬대처럼 늘어놓던 말을 믿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헷갈렸다. 짐작하고 싶지 않았고, 알 수 없었다. 난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서 잘근잘근 질긴 뭔가를 씹어 내뱉는 기분으로 말했다.

 “아직 몰라요. 지금은.”

 누구든 우선, 아저씨든 우희설이든 일단 누구 한 명 멀쩡한 정신으로 돌아와야 한다.

 “맞아. 확인해야지. 확실하게. 근데 재은 씨, 갑자기 뜬금없긴 하지만 나 기억 잃어버린 거 말이야.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얼마 전부터는 점점 더 기억나기가 싫어지려고 하네. 어떡해야 될지 모르겠어.”

 처음엔 정말 무슨 소린가 싶었다. 그러다 퍼뜩 그가 사고로 기억상실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뭔가 슬픈 기억이라도 돌아온 건가.

 “저기, 뭔가 기억난 거예요?”

 옆에 선 그를 올려다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서글프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 아직 기억난 건 없어. 그런데 별로 기억해내고 싶지 않아. 그냥 이대로 기억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그냥 2년 전에 운 나쁘게 감전 사고를 당했고, 그렇게 기억을 잃었어. 그리고 지금은, 바로 여기서 이렇게 당신을 돕고 있는 거야.”

 

 

 

 

  [토마토제제300g]

 

  효능 및 효과 : 신경접속회로 사용에 의한 증상 완화.(과각성을 동반하는 신체 무기력증)

 

  용법과 용량 : 성인 1회 150g씩, 1일 기준 최대용량 450g. 부작용이 나타날 시 즉시 섭취를 중단한다. 신경접속회로를 충분한 휴지기 없이 사용할 경우, 사용직후에 복용한다.

 

 

 

  14400분 전; 동쪽 절벽.

 “토마토제제는 필름에 입력해놓은 대로만 한 치 틀림없이 만들어야합니다. 토마토제제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성분들을 그 종류부터 용량까지 정확하게 지켜야합니다. 몇 가지 더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여기 기재해 놓았듯 토마토제제는 신경접속회로를 휴지기 없이 사용할 때, 딱 반병씩만 섭취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에 최대 세 번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안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신경접속회로를 휴지기 없이 사용한다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만, 토마토제제를 먹는 건 더 위험합니다. 권해드린다면 토마토제제를 먹지 말고 충분한 휴지기를 두면서 사용하는 방법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두레에서 토마토제제가 꼭 필요하다고 하니 이렇게 알려드리는 겁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토마토제제가 굉장히 위험한 약물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 말씀드린 용법과 용량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토마토제제를 섭취할 때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게 되면 급성중독반응으로 신경성 쇼크를 일으키거나 정신을 잃은 채 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신경접속회로를 강제종료 시켰을 때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증상을 보이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토마토제제는 적정용법과 용량을 무시한 채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그에 의존하게 되고 이내 금단증상을 겪게 됩니다. 신경접속회로가 아니라, 토마토제제에 중독된다는 말입니다. 토마토제제에 비하면 신경접속회로는 오히려 중독위험도가 거의 없을 정도로 낮은 편입니다. 토마토제제에 중독되는 경우 나타나는 금단증상으로 가볍게는 어지럼증, 근육 떨림, 토할 것 같은 상태 등등이 있고 거기서 증상이 더 심해지면 감당하기 힘든 두통이라든가 시야 일그러짐이 나타나게 됩니다.”

 “전에 말했던 캡슐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많이 기다렸는데. 캡슐로 만드는 게 가능하다면, 다들 어떻게든 캡슐 챙겨서 나가려고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다른 게 아니라 그놈의 토마토 때문에 아무도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건 그렇죠. 하지만 꼭 캡슐이 필요한 겁니까? 사실 토마토제제를 캡슐로 만든다는 게…”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전…. 후, 아닙니다. 음, 캡슐은 충전물 부패를 막을 수 있도록 산소에 대해 차단성을 가져야 하는데, 아직 그게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럼 대체 언제쯤 되는 겁니까? 저도 정말 이 지긋지긋한 데서 나가고 싶습니다. 정말, 나도 진심으로 나가고 싶단 말입니다. 그런데 일단 캡슐로라도 어떻게 보장이 되어야, 나갈 시도라도 해볼 거 아닙니까. 잘 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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