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초화
작가 : 빈삐
작품등록일 : 2019.10.19

나름 알아주는 미대를 나와 인생이 순탄할 줄 알았으나 생각처럼 되지 않고 꼬이기만 한 도현은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고 친누나 지아의 권유로 전시회를 찾다가 우연히 스카비오사를 가보라는 댓글을 보게 된다.
동묘에 온 도현은 스카비오사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어느 한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 스카비오사를 찾게되고...도현은 가게에 들어가서 그림을 둘러보다 하얀 꽃잎이 휘날리는 나무 아래에 서 있는 연인을 그린 그림을 보게 된다.
그때 가게 안에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노파가 그림이 마음에 들면 가져가라 하고 그림속 인물을 잘 다뤄달라는 의미심장한 소리를 듣지만 도현은 그림의 아름다움에 빠져 그림을 집에 가져가게 된다.
집에 도착한 도현은 그날 밤 이상한 꿈을 꾸게 되는데.......

 
1화-발견
작성일 : 19-10-20 01:39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349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널브러진 물감과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말라버린 붓, 언제 짜놓은 건지 알 수 없는 팔레트 위 물감, 그리고 침대 위에 등이 굽은 새우처럼 자는 도현이다. 나름 알아주는 미대를 나와 유명 SNS 스타처럼 미술로 앞날이 창창할 줄 알았으나 좀처럼 뜻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고 지금까지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다 늦은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어 해가 뜬 줄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다.

 머리맡 휴대폰에서 울리는 마림바 소리가 도현을 깨우려고 애쓰지만 도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현의 방 문 밖에서는 다급한 발소리와 드라이기 소리가 들렸다. 평소였으면 그저 기계의 작은 소음이지만 잠에 푹 빠져 있던 도현을 깨운 드라이기는 포크레인보다 더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었다. 시간상 짧았지만, 체감상 길었던 소음이 지나가고 다시 다급한 발소리가 점점 도현의 방 쪽으로 다가왔다. 벽과 방문 손잡이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계란 같은 얼굴형과 맑은 눈망울, 흰 티에 검은 정장 바지를 입고 한 손에는 흰 양말을 든 누구나 한 명쯤은 선망 할 외모를 가진 사람이 도현을 향해 소리쳤다.

 

 "야!! 너 빨리 일어나."

 

 도현은 잠을 깨운 목소리에 찡그리며 웅얼거렸다.

 

 "으....누나 귀 아파.."

 

 도현을 향해 소리친 사람은 도현의 누나 지아였다.

 지아는 다시 큰 목소리로 말하였다.

 "어휴.. 이게 미대 나온 사람 방이냐! 내가 바로바로 정리하라 했어 안 했어? 그리고 전시회를 다니든 일을 알아보든 뭐든 하라고 했지? 전공 살려서 일해볼 생각은 없는 거야? 어? 맨날 방에서만 그림 구상을 하니까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는 거 아니야!"

 

 의문형이 많았지만, 대답을 할 수 없는 지아의 질문에 도현은 베개로 양쪽 귀를 막았다.

 "오늘은 전시회라도 갔다 와 아니면 회사라도 알아보던지 잠깐이라도 밖에 나갔다 와. 내가 일 끝나고 검사할 거야."

 

 도현은 얼굴을 베개에 파묻고 한 손으로는 가라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

 "알겠어....일 늦은 거 아니야? 빨리 가."

 

 지아는 손에 들고 있던 양말을 신으며 대답했다.

 "지금 간다 가. 누나 돈 벌고 올게"

 

 지아의 말을 끝으로 방문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잠시 후 현관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도현은 다시 자려고 베개를 바로 하고 이불을 다시 덮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꿈틀거리며 침대 밖으로 나와 주방으로 걸어가서 물을 마셨다. 식탁에는 지아가 말아놓은 계란말이와 두부, 감자, 표고버섯이 들어가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된장찌개, 그리고 참기름과 깨에 잘 무쳐진 시금치나물이 있었다. 도현은 작은 목소리로 혼자 말했다.

 "늦었다면서 또 언제 차렸담...."

 

  젓가락과 숟가락을 챙겨 식탁 의자에 앉아 밥을 한 숟가락씩 떠먹기 시작했다. 밥그릇을 비운 후 어제 새벽 그림을 구상할 때 틀어놓은 팝송을 흥얼거리며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싱크대에 물소리와 흥얼거림이 멈추고 거실 소파에 앉아 휴대폰으로 전시회를 검색하였다. 화면을 내리는 도중에 다른 사용자가 올린 글이 눈에 띄었다. 그 사용자도 자신과 똑같이 미대를 졸업했으며 그림 전시회를 추천해 달라는 글이었다. 댓글을 읽어보던 중 전시회와는 상관없는 장소를 추천해준 또 다른 사용자의 댓글이 보였다. 동묘에 스카비오사를 찾아가라는 댓글이었다.

 

 도현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가게 이름에 동묘 스카비오사를 검색해 보았다. 아무 검색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검색 결과가 없어 더욱 궁금해졌고 서둘러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화장실에서 물 세수를 하고 널브러진 방에 들어와 검정 맨투맨과 검정 긴 바지를 입고 하얀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섰다.

 

 가을이지만 햇빛은 쨍했고,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옷을 입은 도현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뭐야 가을인데 왜 이렇게 더워. 괜히 검은색 옷 입고 나왔네'

 

 한 방울씩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가까운 거리이기에 다행히 금방 동묘에 도착했고 골동품 거리를 둘러보았다. 도현은 전부터 옛날 물건에 관심이 많아 동묘에 자주 왔었지만 아무리 둘러보아도 스카비오사라는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아까 본 글에 댓글을 단 사람이 장소를 잘못 알려줬거나 없어진 가게라고 생각한 도현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다른 미술 전시회를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길을 다시 되돌아가고 있는데 가보지 않았던 골목길이 보였고 밝은 대낮이어도 사람이 없어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도현은 천천히 그 골목길을 따라서 걷고 있었다.

 

 5분쯤을 그 골목길대로 걷고 있었다. 그때 텅 비어있는 가게들 사이 스카비오사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도현은 발걸음을 서둘러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저기요.... 누구 계시나요....?"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자 도현은 가게를 조용히 둘러보았다. 가게에는 오래된 그림들이 걸려있었다. 두 남자가 칼을 들고 싸우는 그림, 한 남자가 칼을 들고 누군가를 지켜보는 그림, 한 여자가 달을 바라보는 그림 등 종류도 주제도 다양하였다. 그렇게 가게를 반 바퀴 돌 때쯤 도현의 눈에 들어오는 그림이 있었다. 말채나무 아래 연인이 서 있는 그림이었다. 그림속 남자는 여자에게 손을 뻗고 있고 여자는 그 남자에게 등을 돌려 가는 모습이었다. 남자 얼굴에 눈, 코, 입은 없었지만, 여자는 눈, 코, 입이 모두 아름답게 그려져 있었다. 그림에 채색과 선에 빠져있던 도중 한 늙은 노파가 도현에게 말을 걸었다.

 

 "이 그림 참 아름답지?"

 

 도현은 갑작스러운 노파에 말에 당황하며 대답했다.

 "네.... 아름다워요. 혹시 가게 주인분이신가요?"

 

 노파는 도현을 쳐다보며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네. 이 그림을 가져가고 싶은가?"

 

 도현은 주머니에 돈이 조금밖에 없었지만 그림이 너무 가지고 싶었다.

 "네. 하지만 제가 아직 돈이 조금밖에 없어서.... 이 그림은 얼마 정도 하나요?"

 

 노파는 다시 그림을 보며 말했다.

 "오랜만에 온 손님이니 특별히 그냥 가지고 가시게. 그림 속 인물을 꼭 소중히 다뤄줘."

 도현은 그림을 소중히 다뤄달라는 게 아닌 그림 속 인물이라는 말에 의문이 들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공짜로 얻었다는 생각에 기뻤다.

 "네. 할머니 감사합니다."

 신문지로 포장된 그림을 소중히 들고 다시 들어왔던 골목길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서 그림을 더 감상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지하철에서도 행여 누군가와 부딪쳐 그림이 상할까 봐 최대한 품에 꼭 안고 집에 도착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방에 들어가서 신문지를 벗기고 그림을 천천히 감상했다. 자세히 본 그림 속 여자는 가게 안에서 봤을 때와 다르게 슬픈 표정인 것 같았다. 그림에 모서리부터 붓 터치가 보일 정도로 자세히 본 도현은 슬슬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잠이 들었다.

 

 -삐.삐삐삐.삑

 현관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지아가 들어왔다. 거실 창문 밖에는 이미 해는 사라지고 달이 뜬지 오래였다. 거실불이 켜지지도 않은걸 본 지아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도현이 이자식 오늘도 집에만 있었나?"

 

 구두를 벗고 도현의 방으로 걸어가 방문을 열었다.

 "야! 너 또...."

 

 도현은 그림을 옆에 두고 웅크려 자고 있었다.

 "뭐야.... 오늘은 나갔다 온 건가? 씻고 자야지 어휴...."

 

 지아는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방문이 닫히고 도현은 잠꼬대를 하는 것처럼 웅얼거렸다. 그림은 달빛에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작가의 말
 

 이 작품의 지명과 이름은 실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픽션일 뿐입니다.

 지아-도현의 친누나 (별명:데이지아)

 

 도현과 지아는 학창시절 잘생기고 예뻐서 조금 유명했다고 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 2화-꿈속 2019 / 10 / 20 192 0 3187   
1 1화-발견 2019 / 10 / 20 313 0 349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비오는날
빈삐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