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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에 버금가는 자.
작가 : Stonehead
작품등록일 : 2019.9.29

저승의 최고신, 염라대왕의 현신, 신아.
그가 머물고 있는 지옥에서 대형사고가 하나 터지는데......

"십이악령이 탈출했네."

저승이 관리하는 최악의 열둘 대죄인들이 저승을 탈옥한다!

"그것 참, 큰일이군요."

신아는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이 즐거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염라대왕은 신아에게 악령의 처리를 맡긴다.
그리고 신아는 기꺼이 이 즐겁게 놀기(?)위해 악령들을 쫓아 이계(異界)로 향한다.

 
chapter 6 추락한 신의 도시 : 버려진 땅의 전쟁.
작성일 : 19-10-19 14:47     조회 : 214     추천 : 0     분량 : 7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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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아와 가까이 있었던 것만으로 함께 휘말린 아소는 신아에게 원망의 눈빛을 보냈다.

 

  “뭐? 왜? 불만 있냐?”

 

  하지만 그런 것에 굴할 정도로 신아는 살아온 세월이 너무 긴 속 시커먼 독사였고, 아소는 세상 경험도 없는 햇병아리였다. 병아리가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거대한 독사는 상대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당신 때문에 나까지 여기 온 거잖아!”

 

  그래도 아소는 굴하지 않았다. 두 눈을 치켜뜨고 신아에게 따졌다.

 

  “어쩌라고.”

 

  신아의 두 눈은 까불면 죽여 버린다는 눈빛을 매섭게 쏘아 보냈다. 아소는 칫 하며 눈을 내리깔 수밖에 없었다.

 

  “이제 어떡할 거야?”

 

  “글쎄······. 이대로 있으면 알아서 찾아올 것 같은데······.”

 

  “같은데?”

 

  “우리가 움직여야 할 것 같아서.”

 

  “엉? 그게 무슨?”

 

  말이 끝나기 무섭게 화살이 하나 날아와 아소의 볼을 스쳐지나갔다. 화살이 빗맞힌 것이 아니라 아소가 고개를 옆으로 틀어 화살을 피한 것이었다.

 

  “뭐야, 이게? 어떤 쌍년이 이딴 걸 날려!”

 

  아소의 욕에 신아가 사방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재들 같은데?”

 

  모래폭풍을 뚫고 곡도를 든 군대가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붕대 틈으로 모래가 흘러내렸다.

 

  “머미 아미(Mummy Army). 사막이랑 어울리는 컨셉이네.”

 

  “머미 아미? 저게? 위험한 거야?”

 

  “임모탈 아미(Immortal Army)라고도 부르지.”

 

  영어를 모르는 아소의 얼굴에 떠오른 물음표를 보자 신아는 재빨리 덧붙였다.

 

  “불사의 군대란 뜻이야. 이미 죽은 것들이라서 죽지도 않고 살의나 살기도 없어.”

 

  머미 아미, 다시 말해 미라군단은 지구에서도 한때 꽤 유행했던 것이었다. 머나먼 고대, 인력자원이 귀했던 시대에 아프리카 사막의 한 교파에서는 죽은 전사의 시신을 미라로 만들어 사막 아래에 묻어뒀다 전쟁이 일어나면 꺼내서 다시 쓰고는 했다. 이 교파는 아프리카를 넘어 다른 대륙으로 까지 넘어가 지배한 전적이 있었다. 이는 형태는 다르지만 미라가 아프로유라시아와 남미 각지에 남아있는 것이 증명하고 있었다.

 

  ‘그때, 머미 아미를 두려워한 자들이 연합해 그 교파를 아프리카로 내쫓았지. 대부분은 다 죽거나 뿔뿔이 흩어져서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일부는 이집트 왕실과 결합했었지.’

 

  머미 아미의 장점은 바로 사막지형의 전투에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여타 언데드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었다.

 

  사막(Desert)의 어원은 라틴어 ‘버려진 땅(Dēsertum)’이라는 것으로 그만큼 인간이 살기 굉장히 열악한 곳이란 뜻이다. 강수량도 적고 낮에는 살인적인 열기, 밤에도 살인적인 추위, 심지어 식량을 조달하기도 어렵다. 일단 한 번 사막에 들어오면 쉽게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 이러한 특성들이 사막 국가, 특히 이집트의 자연 방어벽이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언데드와 머미의 가장 큰 차이는 육체의 유무였다. 언데드는 죽은 자를 되살려 낸다. 스켈레톤 같은 경우는 상관없으나 일반 병졸로 쓰는 언데드는 인간의 육체가 필요하다. 인간의 근육, 신경 등이 말이다.

 

  그런데 사막이나 극지 같은 땅은 인간의 근육을 망치고 신경을 괴롭힌다. 고통을 느끼지는 못해도 행진에 장애를 준다. 하지만 미라는? 육체는 모래가 되었고 붕대 속에는 뼈만 남아있으니 어디든 행진할 수 있었고, 특히 사막은 그들은 홈그라운드였다.

 

 

  사막에서 마주치면 피해야할 상대 중 하나였다.

 

  신아의 설명을 다 들은 아소는 신아에게 손바닥을 보이며 고개를 까딱였다.

 

  “뭐?”

 

  “칼 좀 줘. 나한테 있는 건 꺼내기 좀 그래서. 그걸로 싸울 수는 없잖아.”

 

  빌려간 돈 내놓으란 듯이, 아니 돈 좀 빌려달라는 뻔뻔한 인간을 보고 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당당함과 뻔뻔함을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실감한 신아가 아공간에 적당한 검 하나를 꺼냈다.

 

  고대 로마의 보병검, 글라디우스였다.

 

  후웅, 후웅!

 

  검을 한 번 휘둘러본 아소는 마음에 드는 듯이 씨익 웃으며 머미 아미에게로 달려들었다.

 

  “머미든 뭐든 일단 다 부수면 다 끝이지!”

 

  선두에 선 머미의 가슴을 무릎으로 쳐서 부수고 달려드는 머미 둘의 어깻죽지부터 배까지 쫙 찢어놨다. 붕대가 찢어진 틈에서 모래가 쏟아져 나오고 그 속에 앙상한 뼈가 엿보였다.

 

  작은 체구를 이용해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둔할 수밖에 없는 머미들 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뼈를 차근차근 부수고 있었다.

 

  그사이 신아는 모래로 의자와 탁자를 만들어 티타임을 즐기고 있었다. 무형의 바람막으로 모래폭풍을 막고 환영을 만들어 머미들의 움직임을 아소에게 집중시켰다.

 

  홍차를 한 모금 마신 신아가 아소를 보며 경고했다.

 

  “뒤에 조심해라.”

 

  말 끝나기 무섭게 뒤에서 곡도를 든 머미 여럿이 한꺼번에 공격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아소가 글라디우스를 손안에서 회전시키면서 곡도를 쳐냈다.

 

  미련하기는, 신아는 쿠키를 한 입 베어 먹으며 중얼거렸다.

 

  머미 아미는 사막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진짜 이유는 육체의 유무 따위가 아니었다. 그들은 사막에서 신의 군대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쯤 되니 아소도 이상한 것을 깨달은 듯 했다.

 

  “뭐야, 이거?! 왜 숫자가 안 줄어!”

 

  그랬다. 머미 아미의 숫자는 전혀 줄지 않았다. 분명 뼈가 부서지고 먼지가 되어 쓰러지는 것들이 있었음에도 말이다.

 

  “머미 아미가 왜 불사의 군대라고 불리겠냐? 죽여도 끝이 없으니까.”

 

  “그게 가능해?! 근처에 술사라도 있어!”

 

  “이 일대가 다 술사지. 머미 아미에게 사막은 어머니이자 원천이다. 사막이 품고 있는 무한의 불꽃은 저들에게 무한한 원동력을 주지.”

 

  “그게 뭔 개소리야!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이 사막에서 벗어나야 저 녀석들을 없앨 수 있다는 거야. 뭐, 다시 사막으로 들어가면 부활할 녀석들이지만.”

 

  “그럼 사막에서 벗어나면 되잖아!”

 

  신아가 손가락을 튕겨 마법을 발동했다.

 

  “워프(Warp).”

 

  머미 아미 속에 파묻혔던 아소가 사라지고 신아의 바로 옆에 모습을 드러냈다. 모래에 얼굴을 빼낸 아소는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워프, 간단한 전이마법이야. 아, 마법이라고 하면 모르나? 주술이라고 하는 편이 이해하기 쉬울까.”

 

  “근데 왜 여기야? 이 사막을 벗어나는 편이 더 좋지 않아?”

 

  잠시 말이 없어졌다. 신아는 시선을 딴 데로 돌리고 차를 홀짝였다. 아소의 두 눈이 자연스레 가늘어졌다.

 

  “너 혹시?”

 

  “······이 일대에 누가 장난질을 해놨어. 내 힘을 아예 막아버렸거든.”

 

  “그럼 여기서 못 벗어나?”

 

  “막아놓은 건 이동 마법뿐이야. 나머지는 아직 쓸 수 있어.”

 

  “그럼 어떻게 해야 돼?”

 

  “두 다리로 열심히 뛰어야겠지.”

 

  “야! 이 대사막을 두 다리로 열심히 뛰면? 그걸 말이라고 해! 이제 보니까 할 줄 아는 것도 없는 무능한 기생오라비 아니야!”

 

  다가오는 머미 아미들을 차례대로 베어 넘기면서 소리쳤다. 신아의 이마에 핏줄이 돋아나고 신아의 주위에 바람이 후우웅 불어오며 기세가 변했다.

 

  천기―대지진(大地震)!

 

  드드드드드!

 

  리히터 진도 9.0의 지진이 사막을 뒤흔들었다. 균형을 잡지 못한 아소가 자리에 주저앉으며 말했다.

 

  “뭐, 뭐야?”

 

  땅이 갈라지며 그 틈으로 불길이 솟구쳐 올라오며 주변을 태웠다. 머미 아미들은 불길에 타 먼지가 되어 틈새로 떨어졌다.

 

  “기생오라비라 이정도 힘 밖에 못 쓰네.”

 

  신아의 뼈가 있는 말에 아소가 움찔하며 말을 돌렸다.

 

  “그런데 저것들 불에 태우면 되는 거였잖아.”

 

  “저 틈새나 잘 봐라.”

 

  불길이 올라오는 틈새에서는 앙상한 손뼈가 나와 땅을 짚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흔들리는 땅위에서 다시 굴러 떨어졌다.

 

  “이 사막이 바로 저 녀석들을 만들고 움직이게 만들어. 여기를 벗어나지 않는 이상, 재들은 계속 나와서 덤빌 거야.”

 

  “······독한 놈들.”

 

  아소가 징글징글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근데 재는 뭐야?”

 

  자세를 자리한 아소가 글라디우스 끝으로 모래폭풍 속의 한 소년을 가리키며 물었다.

 

  “끄을세~. ······네 쌍둥이나 노이아가 아닌 건 확실한데······.”

 

  “그럼······ 아군은 아니네.”

 

  말 끝나기 전에 먼저 핏빛 단검이 날아와 신아의 얼굴을 흩고 지나갔다. 상처가 나기 무섭게 상처가 치료되었지만.

 

  “피? 뱀파이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래폭풍 속에 있던 소년이 달려들었다. 신아에게는 어딘가 꽤 낯익은 소년이었다.

 

  “꺄하하하!”

 

  광소와 함께 나타난 소년은 피로 된 비수(匕首)를 들고 신아의 가슴을 찔러 들어왔다.

 

  챙!

 

  아소의 글라디우스가 소년의 비수를 막아 부수었고, 더 나아가 공격까지 감행했다.

 

  후웅!

 

  날라드는 검의 끝을 발로 차 공중으로 뜬 소년이 붉은 핏빛 눈을 빛내며 신아를 응시했다.

 

  “넌 또 뭐야?”

 

  아소의 신경질적인 질문에 소년이 씩 웃으며 답했다.

 

  “그럼 넌 뭐냐? 난 분명 노이아, 그 종 새끼를 데려오라고 했는데······.”

 

  “노이아? 갠 왜 찾아?”

 

  “뭐, 상관없어. 필요한 건 찾았으니까. 우리 오랜만이지, 응? 샤먼아?”

 

  땅에서 솟아난 머미들이 신아와 아소를 포위했다. 그들의 중심에서 소년, 아르키가 신아를 가리켰다.

 

  “너 나 알아?”

 

  하지만 신아는 아르키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르키의 얼굴이 굳었다.

 

  “······뭐? ······네가, ······어떻게, ······나, 날 잊어······! 어떻게! 어떻게 잊어어어어!”

 

  피눈물을 흘리며 달려드는 아르키를 가볍게 쳐낸 아소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넌 또 뭐야? 실연이라도 했어?”

 

  “방해하지 마! 이 하등한 잡종 년아!”

 

  사막의 모래가 갈라지며 피가 솟구쳤다. 살을 익히는 고온의 핏물에 아소는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뭐야, 저게?”

 

  흐르는 피눈물에 따라 아르키의 얼굴에 균열이 생겼다. 지진의 흔적과도 같은 균열의 틈새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니, 그것이 지옥불을 등 뒤에 둔 야차(夜叉)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신아는 아르키가 누군지 기억해냈다.

 

  “바토리?!”

 

  다만 그것은 어긋난 기억이었다.

 

  “난······! 바토리가 아니야!”

 

  아르키의 분노가 신아의 살이 떨리게 만들 정도로 흉포했다. 항우와 여포와 마주했을 때와 같은 감각이 다시 되살아났다.

 

  ‘애초에 바토리의 힘이 이 정도는 아닌데······. 그럼 저 인간의 원한이 바토리의 힘을 항우 수준으로 증폭시킬 정도로 강하다는 건데······. 나한테 원한 가진 애들이 한둘이 아닌데······.’

 

  이곳에 온지 얼마 안 됐지만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 정도는 신아도 자각하고 있었다. 문제는 절대적인 기억력을 자랑하는 신아가 아르키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아르키가 변했다는 것이다.

 

  “내 이름은······ 카인(Cain)!”

 

  온몸의 핏줄이 터져 흐르는 카인의 손에 순백의 검이 들려있었다. 검을 따라 흐르는 피는 검에 새겨진 글자를 빛냈으며 그것은 이 세계에서 오직 신아만이 읽을 수 있는 글자였다.

 

  “일곱 배의 보복······. 설마, 형제 살해자(fratricide), ······카인? 저게 왜 여기 있어?”

 

  신아의 중얼거림을 들은 아소가 혼자 심각해 보이는 신아의 분위기에 말 못하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카인? 형제 살해자? 뭐야, 그럼 패륜아야? 근데 저 기세나 힘이면······, 설마 형제를 제물로 바쳐 힘을 얻은 건가?’

 

  아소는 아린과 천위로 만들어졌다. 천위는 인간의 고독이었고 여기서 살아남은 아소와 아린 남매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를 느낄 수 있을 만큼 끈끈한 우애로 묶여 있었다. 그런 아소의 입장에서 형제를 살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죄였다.

 

  “일단, ······죽이고 보자.”

 

  아소가 이를 악물었다. 아소의 몸에서 열이 나고 흐르는 땀은 검은 연기로 기화되어 주위를 어둡게 만들었다.

 

  순식간에 아소의 신형이 사라지고 카인의 머리 뒤에서 나타나 발을 휘둘렀다.

 

  “너, 인간이 아니구나.”

 

  촥!

 

  순백의 양골검(羊骨劍)이 아소의 다리를 향해 휘둘러졌고 카인의 손이 아소의 얼굴을 잡고 피가 흐르는 땅에 처박았다.

 

  ‘다리가 안 잘렸어? 분명 잘렸을 텐데······.’

 

  양골검을 쥔 손이 강철과 부딪힌 것처럼 부르르 떨렸다. 검이 분노한 듯 그 열기를 전해왔다. 인상을 찌푸린 카인이 아소의 얼굴을 터뜨리기 위해 힘을 주었다.

 

  꽈악.

 

  카인의 손 밑에서 이를 악문 아소가 카인의 손목을 잡았다. 카인이 손목을 잡은 아소의 손을 짜증스럽게 바라보다가 손목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기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먼저 물러설 수는 없었다.

 

  아소의 힘이 점점 더 강해졌다. 핏줄을 따라 검은 선들이 더 많아졌고 검은 연기는 점점 더 많아졌다. 두 눈동자의 흰자는 점점 검게 물들었다.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돌이 거기에 반응하고 있다.’

 

  아소의 분노에 따라 덜덜 떨리는 검은 반지를 보며 신아는 생각했다. 현자의 돌의 파동과 아소의 분노가 맞아떨어지며 현자의 돌이 아소에게 점점 더 많은 힘을 주고 있었다.

 

  ‘과연 가장 깊은 지옥에서 캐낸 원념 덩어리는 다르군. 고작 파편만으로도 이 정도라니. 다만 문제는······ 저러다 마왕이라도 강림할 것 같은데······.’

 

  신아는 이제 짜증과 귀찮음,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인 시선으로 아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왕 강림.

 

  지옥의 원념 덩어리의 힘에 점점 잠식되어 가는 아소라면 충분히 마왕이 될 수 있었다. 힘을 다루는 법을 익히지 못한 아소는 힘에 휘둘려지기 쉬웠다. 마왕이 강림한다는 것은 신들이 이 세계에 개입할 여지를 줄 수 있었다.

 

  “이것도 재밌을 것 같긴 한데······. 참 성가시네. 건들어야 돼? 아님 그냥 둬야 돼?”

 

  신아가 홀로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이 땅에서 다시 기어나온 머미 아미들이 신아에게 달려들었다.

 

  “키야야야악!”

 

  화르륵!

 

  머미 아미들은 신아의 곁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뼈까지 불타고 재는 바람에 날려 멀리 멀어져갔다.

 

  푹!

 

  그 사이 아소는 검은 기운이 넘실거리는 손을 뻗어 카인의 심장을 찔렀다.

 

  피가 아소의 얼굴로 뚝뚝 떨어졌다. 아소의 혀가 입 주위에 있는 피를 핥으며 진득한 미소를 지었다.

 

  ‘피 맛을 봤군.’

 

  이제 슬슬 말려야 할 때라고 여긴 신아가 움직였다. 하지만 그보다 카인이 먼저 움직였다.

 

  피가 뚝뚝 떨어지고 심장이 뜯겨나간 상황에서 카인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너 같은 잡종에게 이 힘을 보이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아소는 대꾸하지 않고 목 안에서 짐승이 그르렁 거리는 소리를 냈다.

 

  “최초의 살인(The First Murder)!”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땅에서는 모래가 흩어지고 피가 솟아나고 소용돌이쳤다. 고열의 핏물이 소용돌이치고 사방으로 휘몰아치며 사막의 지형을 바꿨다.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심장이 뚫린 카인이 웃으며 손짓했다.

 

  “경외하라. 나의 힘 앞에 무력함으로 분노하라.”

 

  카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피가 용솟음쳤다.

 

  “뭐야, ······이거?”

 

  신아는 사막에서 무언가 올라오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니, 밑에서 올라오는 것 아니라 사막의 모래가 점점 사라지면서 모래 밑의 무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었다.

 

  모래가 점점 걷히고 붉어진 하늘 아래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중국식 건축물의 지붕이었다. 황금빛 기와를 얹히고 황금으로 만든 용이 포효하는 건물. 그 아래,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는 황금빛 위용의 거대한 궁전.

 

  “······낙양.”

 

  대한(大漢)의 고도, 낙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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