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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PD와 고스트 버스터즈
작가 : 까치
작품등록일 : 2019.10.12

200년 이상 이어진 무당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절대로 무당은 은 될 수 없어 신을 거부하고 방송국 PD가 된 남자.
숨길 수 없는 그의 능력들이 갑작기 튀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귀신을 보는 신PD... 과연 이 남자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될까?




 
11화 대물림
작성일 : 19-10-19 00:23     조회 : 256     추천 : 0     분량 :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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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남의 방

 

 

 새벽 5시.

 꿈속은 고통스러웠지만

 몸과 마음이 매우 가벼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꿈속에서 그들이 나타난 것은 의문이었다.

 분명 장 부장과 그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 뭘까?

 분명 장 부장이 그들과 연결되어 있을 것 같아.

 피를 더는 묻히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장 부장 손에 이미 피를 묻혔다는 소린가?

 장 부장이 혹시 그들을 죽인 아들들의 자손이란 말인가?"

 

 귀남은 낮에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 네 몸에 잡것들이 달려 있는지도 모르면서

 누굴 심판 한단 말이냐?"

 

 " 다른 사람들에 붙어 있는 잡귀들만 보느라

 정작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들은 보지 못하는구나.

 수신제가부터 하자. "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이리저리 풀었다.

 온몸이 짓눌려 작은 가방 속에 갇혀 있었던

 것처럼 뻐근했다.

 

 " 천장이 이렇게 낮았었나?"

 

 어렸을 때 크고 높았던 모든 것들이 축소된 것 같았다.

 귀남은 책상 위에 놓인 앨범을 꺼내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았다.

 

 

 " 참. 벌써 30년도 더 된 것 같네.

 어떻게 웃는 사진이 한 장도 없냐.

 그땐 뭐가 그리 힘들었기에…….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어릴 적 귀남은 자신을 가뒀었다.

 그 누구도 어머니가 무당이라는 이유로

 흉을 보거나 손가락질을 한 적이 없음에도

 귀남은 무당인 어머니가 부끄러웠고

 빨리 어른이 되어 도망치고 싶은 마음뿐이었었다.

 

  문을 열려고 하는데 문틈 사이로

 장독대 앞에서 빌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다.

 몇 십 년 동안 빠짐없이 물을 뜨고 비셨다.

 대체 무엇을 위해 비는 것인지.

 그 대상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귀남은 이제 부쩍 늙은 어머니가 가여웠다.

 문소리를 들었는지

 어머니가 돌아보셨다.

 

 " 푹 자지 않고?"

 

 " 잘 잤어요."

 

 ' 어디 불편한 건 없었고?"

 

 " 네."

 

 " 그래 씻어라.

 오늘 특별한 손님이 오실 거야."

 

 " 특별한 손님이요?"

 

 " 그래. "

 

 귀남은 씻고 가볍게 밥을 먹었다.

 소시지와 장조림. 그리고 계란후라이.

 어릴 적 이 세 가지가 없으면

 절대로 밥을 먹지 않았었다.

 아침 밥상에 그 반찬들이 그대로 올라왔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어머니의 밥상은 참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 소소한 반찬들이 몸속을 채우는 순간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힘이 생긴다.

 20년간 아침밥을 먹지 않았던 귀남은

 오랜만에 주체할 수 없는 힘을 내는

 마법의 약을 먹은 것 같았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의 모습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몸과 얼굴을 정돈하고

 절을 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 제가 도와 드릴 건 없어요?"

 

 " 아니다. 그냥 넌 쉬어."

 

 ' 알겠어요."

 

 " 그리고 특별한 손님이 널 만나러 오면

 널 데리고 갈 것이다.

 그분을 따라가면 된다."

 

 " 그분을 따라가라고요?"

 

 " 그래."

 

 " 그분이 누구신데요?"

 

 " 보면 알 것이다."

 

 어머니 일을 도와주는 몇몇 분들이 오셔서

 귀남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그분들은 곁눈질을 할 뿐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아마도 어머니의 당부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왠지 마음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다행이야. 외롭진 않으시겠다."

 

 마루에 앉아서 태평하게 햇볕을 쬐고 있는데

 멀리서 누군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대번에 그 사람이 특별한 손님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 스님!"

 

 귀남은 허겁지겁 산비탈을 내려가 스님을 맞이했다.

 산을 넘으면 해담사라는 조그마한 절이 있는데

 그곳에 계신 주지승이셨다. 귀남은 넙죽 절을 하였다.

 

 " 그래 잘 지냈느냐?"

 

 " 네. 스님.

  하나도 안 늙으셨네요?

  어머니가 오늘 특별한 손님이 오신다더니

  스님이셨어요?"

 

 " 안 늙긴.

 눈 깜짝할 새 늙은 중이 되어 버렸지 뭐냐.

 특별한 손님은 무슨.

 이놈아, 자주 좀 들려.

 어머니 외로우신데.

 말벗도 해 드리고 해야지."

 

 " 아니 이렇게 북적거리는데

 외로울 시간이 있으시겠어요?"

 

 " 저런 사람 백 명 천명이 너랑 비교 하겠느냐?"

 

 " 이제 자주 들려야죠."

 

 " 그래. 얼마나 어지러운 세상이냐."

 

 "네?"

 

 " 저기 저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을 봐라.

 남에게 미래를 구걸하니 말이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우면 저리하겠느냐?"

 

 " 뭐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면 좋죠."

 

 "녀석. 어릴 때는 죽어도 싫다고 하더니

 그러니까 인간사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 그때처럼 오늘도 매 좀 맞을까요?"

 

 " 아직도 기억하느냐?"

 

 " 그럼요. "

 

 " 얼마나 네 천방지축으로 날뛰었으면

 도를 닦는 중이 매를 들었겠느냐?

 그땐 어쩔 수 없었다. 이해해라."

 

 " 아닙니다. 따끔하게 맞아서

 지금 그나마 사람 구실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귀남은 무당이었던 어머니를 피해

 스님이 계시는 곳으로 자주 도망을 치곤했었다.

 그곳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었다.

  천자문도 배우고 그림도 배웠었다.

 스님은 그를 자식처럼 생각했다.

 

 " 스님 오셨습니까?"

 

 " 네. 귀남 어머니. 별일 없으시지요?"

 

 " 네. 저는 스님 덕분에 잘 있습니다.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시지요?"

 

 " 아닙니다. 오늘은 귀남이와 마시겠습니다."

 

 " 네. 그러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정옥은 나와서 스님을 맞이했다.

 

 " 스님. 어디로 모실까요?"

 

 " 차는 됐다. 걸어갈 것이다.

 아직 걸어 다닐 순 있다."

 

 스님과 귀남은 길을 걸었다.

 주변은 한결같았다.

 집만 조금씩 고쳤을 뿐

 전혀 변하지 않았다.

 귀남은 그것이 못내 안타까웠고 화도 났다.

 모든 것이 멈춰 버린 고향이 참 진절머리가 났다.

 

 " 서울 생활은 어떠하냐?"

 

 " 뭐 이제 20년 넘게 살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처음엔 신기하던 모든 것들이

 눈에 익더니 자연스러워지고

 어떨 땐 가소로워질 때도 있습니다."

 

 " 가소롭다?"

 

 " 아등바등 사는 제 모습을 볼 때면

 대체 무엇을 위해서 사는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가져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꼭 쥐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때가 있습니다.

 지나면 다 부질없는 것들인데

 너무 쉽게 허물어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

 

 귀남은 오랜만에 스님을 만나서

 뭔가 건설적인 어른으로 자랐다는 것을

 흉내 내고 싶었다.

 

 " 어허. 그놈 참.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이곳이 변하지 않음을 한탄하고 있다니.

 너무 겉과 속이 다르지 않으냐?"

 

 귀남은 속마음을 들켜 몹시 당황했다.

 얼굴까지 빨개져 있었다.

 

 " 아니 그걸 어떻게.

 스님 앞에선 정말

 생각도 아무렇게나 할 수 없군요."

 

 " 올해 나이가 몇이더냐?"

 

 " 마흔입니다."

 

 "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된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흔들리고 있구나."

 

 " 겸손하겠습니다."

 

 "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곁에 두고 있느냐?"

 

 귀남의 머릿속에는 단 한 명의 사람만 떠올랐다.

 장 부장이었다.

 

 " 그를 미워하느냐? 아니면 시기하는 것이냐?"

 

 " 사실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 그가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 적이 있더냐?"

 

 " 아닙니다. 그저 그 사람을 가까이하면

 토악질이 나오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사지가 찢기는 고통이 느껴집니다."

 

 " 그렇다면 그자는 사람이 아닌 요괴의

 모습을 하고 있겠구나?"

 

 " 아닙니다. 평범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잡귀들이 많아서

 요괴 같은 행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잡귀들이라……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믿느냐?"

 

 귀남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스님이 어떤 의도로 말씀을 하려고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 전 어쩌면 좋습니까?

 그들의 세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

 

 " 그자는 지금 미쳐 있다."

 

 " 미쳐 있다고요?"

 

 " 자신이 하나의 신이라 생각을 하는 것이지."

 

 "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그자를 무너뜨릴 방법을 찾아야지."

 

 " 네?"

 

 " 더는 지체할 수 없다면 철저히 무너뜨리는 수밖에

 그자 때문에 많은 사람이 잘못된 믿음으로

 죽을 위험이 있단 말이다.

 그자도 살리고 다른 사람도 살리려거든

 서둘러야 할 것이다. "

 

 " 죽을 위험이 있단 말씀이세요?"

 

 " 그렇다. "

 

 " 저는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그저 그들이 무슨 일을 꾸미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관여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 그래. 잘 생각했구나.

 눈감고 귀 닫고 그렇게 살려무나.

 세상만사 참견 질하고 다니지 말고."

 

 " 네. 스님.

 그런데 어디로 가십니까?"

 

 " 이리로 올라가면 된다. 거의 다 왔느니라."

 

 10분 정도 산비탈을 올랐다.

 아침 산비탈은 축축했고

 콧구멍이 아릴 정도로 상쾌했다.

 말 그대로 싱싱했다.

 

 " 다 왔느니라."

 

 그곳엔 누군가의 무덤이 모여 있었다.

 

 " 여긴 누구의 무덤입니까? 엄청 많네요."

 

 언뜻 봐도 20개의 가까운 무덤이었다.

 스님은 산등선을 쭉 훑어보고 합장을 한 뒤

 귀남에게 말했다.

 

 " 이곳은 200년 동안 대대로

 이어진 무당들이 모여 있는 무덤이다."

 

 " 무당들이요?

 무당들만 묻힌 무덤인가요?

 희한하네요. 이런 곳이 있다니.

 무당들이 이렇게 많아요?

 게다가 한 곳에 다 묻혀 있다는 게

 신기하네요. 처음 봅니다. 이런 곳은."

 

 " 저 맨 아래쪽이 너희 어머니가 묻힐 곳이다."

 

 " 제 어머니 묻힐 곳이라고요?"

 

 " 그렇다."

 

 " 와, 무슨 국립묘지 같네요.

 무당들만 모아 놓은 곳도 있고.

 저희 어머니를 모실 묘가 있단 소리는 못 들었는데.

 뭔가 무당들의 협회에 가입해서 얻은 건가요?"

 

 귀남은 신기한 것을 본 것처럼 떠들어댔다.

 바로 그때 스님이 말했다.

 

 " 이곳은 너의 조상들의 무덤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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