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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승려 포청천
작가 : 설매1
작품등록일 : 2019.10.18

저는 자연이 수려한 강릉에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강릉을 사랑하며 살 것이기에 이곳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현제의 삶에서 과거의 삶에 도전하는 <승려포청전>은 이어질 것입니다.
이번 제 4회 대한민국 창작소설 공모대전에 출품하기로 한 장편소설은 처음부터 두렵고 두려운 작품었습니다. 모든 것이 선에서 이루어진 신의 세계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의 세계를 이야기로 전게되면서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역사적 인물 고려왕건의 일대기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영웅의 실화입니다. 그럼에도 그 영웅의 사후 세계에 있음직한 죄를 다루게 되었고 그 영웅의 부인 29명에 대한 올곧지 못한 점을 찾아 세상에 이슈가 되었던 미투에 접목 시켰습니다.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왕건시대 전쟁으로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의 반란을 안정시키는데 탁월한 엄변으로 변론하여 왕건죽음 49일 동안 그의 죄가 타당함을 밝혀 하늘세상의 옥황상제 품으로 올려 보내는 과정이 주목 할 만 한 스토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는 불가에 입문하여 수 십 년 동안 의심을 풀기위한 목적으로 부처 가까이에 항상 있어야 한다는 이유가 일상속에 합께 하였습니다. 신의 세계를 평정하는 승려 일현은 불현듯 마음에서 일어나는 한 생각에 모든것을 초개 처럼 버리고 슬려의 길을 살면서 망자가 돤 왕건의 죄를 풀어가는데 반전과 반전의 기회를 적절하게 하여 소설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 하였슴니다. 감사합니다.

 
11화
작성일 : 19-10-18 21:21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1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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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하늘에 구멍이 뚫린 양 비가 쏘다 졌어요.”

  이곳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던 곳이라며 수인은 손으로 가리켰다. 아버지가 5계년 계획을 세워 관에서 회의를 하는데 모두 놀랐대요. 이 냇물이 북쪽에서 흘렀거든요. 아버지가 이곳에 오기 전에는 북쪽이 호수가 있는 곳이라 해마다 넘쳐 나는 물난리에 세간 사리를 모두 물에 떠내려 보내고 궁핍한 살림은 더욱 궁핍하고 그랬대요. 자랑삼아 설명하였다.

  마젤란은 서라벌에서 만난 일현 대사를 떠 올렸다. 자기의 말을 그대로 믿어 주어 수인 이와 혼인을 허락하여 주었다. 개방된 대사의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그는 그날 밤을 회상하였다. 참으로 화통하고 큰 그릇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이곳에 오니 가족이 모두 자기를 무슨 외계인 보듯 하여 마음이 불편하였지만 어쩌랴, 참을 수 밖에 이곳에서 혼인을 하고 가려는 두 사람은 가족에게 좋은 점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그들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수인의 오빠도 아직 보지 못했다. 어머니보다 오빠가 더 무섭다.

  부엌에서는 새 손님에게 줄 저녁상을 준비하느라 분주 하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마음의 준비도 할 사이 없이 사위로 받아 주어야하는 벙벙하고 멍멍한 마음은 저녁 준비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시집을 안 간다고 했는데 저런 사람을 만나려고 그랬나 하는 생각도 해 봤다. 딸이 보통 사람인가, 엄마가 이래라 저래라 하기에는 어렵다. 더욱이 함께 살아온 것도 아니고 어릴 때 딸의 의사를 무시하고 어미의 생각으로만 저질러 시어머니를 딸려 보냈던 죄책감이 있었다. 딸을 떠나보내고 보고 싶을 때마다 얼마나 후예를 하였던가. 이제는 자식이지만 어렵다. 그래도 이것은 아니야 고개를 흔들어 보았다. 사위 될 사람을 남들이 본다면 어쩔까. 생각할수록 가슴에 불이 나고 창피 할 것을 생각하니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관에 녹을 먹고 있는 아들이 빨리 집에 오기를 기다렸다.

  수인은 마젤란을 데리고 임영관으로 갔다. 가족을 떠나 살았던 세월만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컸기 때문이다. 둘이 임영관으로 들어갔다. 어릴 때 보았을 때는 집들이 많아 어느 한 마을에 온 것 같이 넓었는데 다 자라서 신라의 궁궐 같은 집을 많이 보아서 그런지 들어와 보니 어릴 때 보았던 것과는 달리 보였다. 여전히 감회가 있었다. 들어왔다 나갔다하는 사람들이 분주하다. 이제 수인의 사업 계획도 진행되고 있으니 할머니가 지어 놓은 집들 하나하나를 눈 여겨 보게 된 것이 우연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구십구 칸의 집은 20채였다. 그 숫자를 맞추어 짓는 다는 것이 쉬웠을까. 그렇게 지은 집에 꿈도 많았을 터인데 아버지가 사라지자 무엇인들 눈에 들어 올수 있었을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할머니가 떠날 때 명주관아에다 운영을 부탁하며 인재 양성에 필요한 학교로 쓰이면 좋겠다고 했었다.

  “오늘 여기서 한번 묵어볼까요.” 마젤란의 팔을 잡아당겨보며 농을 하였다. 감동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에 넘쳤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도 아니었으면서 이러한 일들을 하였다는 게 고개가 숙여졌다. 자기는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 이곳저곳에다 사업을 늘리느라 바삐 살았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비교해도 수인의 가족에게 고개가 숙여졌다. 진정 훌륭한 사람들이구나, 고려라는 나라도 전쟁에 시달렸던 민족이 아니었나, 그럼에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훌륭한 일을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보통사람과 다르다고 느꼈다. 집들을 둘러보며 자신이 너무 작아보였다. 이름만 왕자라는 자부심으로 살았던 게 부끄럽다.

  필리핀 나라는 자유국가도 아니요. 이 나라 저 나라가 들어와 필리핀 국민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 뭐 그리 왕족이라고 자랑할 수 있으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수인은 행복했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고향에 와서 할머니의 흔적과 아버지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현실이 마젤란이 아니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곳을 오고가는 사람들은 모두 보부상인 이거나 중앙의 선비들일 것이지만 남의 행동에는 관심이 없다.

  한양에서 여행 온 어느 다정한 젊은 부부가 여관에 묵어가려는가 하는 눈들이다. 여기서 보기 드문 남녀가 팔짱을 끼고 걷는 두 사람을 보고 웃으며 지나간다.

  “수인 아기씨가 왔어요?”

  오빠는 놀랐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돌아와 수인의 소식에 반가움에 찾았지만 없었다. 둘이라는 말을 부인으로부터 들었다.

  “두 분이라니?”

  “아기씨의 약혼자와 함께 왔어요. “

  부인 말에 의하면 오래 동안 보지 못한 누이가 신랑감을 데리고 왔다는 것에 놀랍고 동생에 대한 그리움에 참았던 가슴이 울컥 가슴을 적신다. 매제 될 사람이 궁금하다. 발을 씻고 세수를 하였다. 들어오기 전에 깨끗한 모습을 누이에게 보이고 싶어서다. 수인이 마당에 들어서며 오빠를 불렀다.

  “오라버니! “

  반가움에 안겼다.

  “고맙다! 몸은 건강 하느냐?”

  아버지대신으로 누이를 않아 주었다 ‘이럴 때 아버지도 계셨으면’ 하는 마음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또 옆에서 우두커니 서있는 마젤란을 수인이 소개를 시킨다. 부인으로부터 대강 들었기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집에까지 데려 올 사람이라면 무어라 할 말이 있으랴. 수인은 사업가다 신여성이고,’ 하는 이해심으로 반겼다. 먼 곳까지 찾아오느라 고생 하였다며 악수를 하여 반겨 주었다.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가족과 함께 저녁상 앞에 모였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아버지의 빈자리가 비어있어 서로의 가슴속에는 안타까울 뿐이다.

  수인은 어머니와 나란히 누웠다.

  “너의 아버지 소식은 아니?”

  자식 앞에서 참고 참았던 남편의 소식을 물었다. 진즉부터 참았던 말이리라.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과부 아닌 과부로 살고 있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행방을 묻는다.

  “여기로 오기 전에 마젤란과 만났어요.”

  “아버지를 만났단 말이냐.”

  무심하고 무심하여라. 살다가 어찌 이런 일도 있단 말이냐. 가난했던 것도 아니요, 병이나 죽은 것도 아니고 생, 이별 이라니, 지난번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너무나 기가 막혀 돌아오는 내내 울었단다. 사람이 살다가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안 터구나. 아버지에 대한 섭섭함이 가슴에 맺혀 오랜만에 만난 딸에게 속에 있던 말을 털어 놓는다.

  “모습은 어떠하더냐.”

  해인사에 계셨대요. 저도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보고 처음 만났어요. 고려왕실에서 아버지를 모시러 해인사에 갔었나 봐요. 고려왕의 임종을 지켰대요. 자세한건 모르지만 왕실에서 일 년 가까이 계시다가 저와 만났어요. 저희 둘의 혼인을 허락하셔서 이렇게 왔습니다. 그 무렴 저 사람하고 처음만나 서로 사업이야기를 하다가 마음이 맞는 것 같아 금방 친해졌는데 아버지가 오시는 바람에 저 사람이 아버지께 혼인하고 싶다고 고백 했어요. 저 사람은 멀리 바다건너에 있는 필리핀이라는 나라에 살고 있는데 그곳의 왕자라고 했어요. 수인은 어머니 손을 꼭 잡아 쥐고 있었다.

  “너희 혼인을 허락했단 말이냐.”

  고려말고 어디에 또 사람 사는 나라가 또 있단 말이냐! 다행이 마젤란에 대한 궁금증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남편보다는 더 호기심이었다. 수인은 웃었다. 골 깊은 이곳은 대관령이 놓아 문명의 혜택을 받고 살지 못하는 관계로 사람들이 타지의 일에 정보가 어둡다. 더욱이 집안에서 살림만하는 여인네들이 무었을 알겠는가. 하슬라에 유지 부인이었던 그녀이지만 남편이 없는 동안 문 박 출입을 삼가고 살았다. 때로는 시어머니인 미향을 생각하여 수인이가 있는 서라벌에 다녀오고 싶어도 못 갔던 것이다. 수인으로부터 남편의 소식을 들으니 가슴이 떨린다. 살을 부비며 자식을 낳고 살 때에도 하늘같던 남편이라 항상 어려워하였다. 시어머니도 그랬다. 이제는 늙어 가정의 어른으로 아들을 의지하여 사는 처지에 바라는 건 천리 먼 곳에 혼자 있을 수인이의 일이 걱정이었는데 혼인할 사람을 데려 왔으니 바쁜 일이 생겼다. 그리고 딸의 일이 걱정이다.

  “저 검은 사내와 혼인하면 바다건너에 있다는 나라로 갈 것이냐.”

  어머니 질문에 수인은 아직 거기까지 입 밖에 내어보지 못하였다. 갑자기 떠나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 되지 않을 것이다. 마젤란이 고향에 간다는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러 곳 사업을 하고 있지만 서라벌에서 살아갈 것 같았다.

  수인은 오랜만에 어머니와 누어있는 행복감에도 마젤란을 생각하였다. “ 여기서 저 사람과 혼인 하고 싶어요. 어머니가 알아서 해주세요.”

  수인의 말에 잠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웃에게 어찌 보여 준단 말이냐. 옛날 떵떵거리며 살던 아찬 집 딸이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저런 사람과 혼인할까? 이웃의 입방아에 오를걸. 생각하니 겁이 났다. 조용히 살던 고을이 온통 소문으로 들끓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는 딸이 듣지 못하도록 깊은 한숨을 삼켰다. 날도 따로 잡지 않고 혼인날을 정하여 그녀를 당황하게 하였다. 이런저런 부정도 할 사이 없이 집안이 분주 하였다. 따로 준비할 것은 없고 첫날 밤 입을 옷과 이부자리만 장만하면 된다고 하였다. 혼인을 서라벌에서 간단히 하고 싶었다. 그러다 멀고도 먼 고향으로 내려왔던 것은 단 한번인 혼인을 부보님이 보는 앞에서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아버지가 없어도 가족이 있는데 하는 생각에서였다. 혼인하고 떠나면 언제 다시 가족을 또 본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한걸음에 달려올 수 있었다.

 

  고려 촌 황야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하루 밤을 보냈다. 발의 통증이 더욱 심했다. 집주인이 손님대신으로 한약방에 들렸다. 약을 처방받았다.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한의원 말대로 꼼짝없이 있어야 했다. 소피를 보려고 해도 대변을 보려고 해도 막대기가 없으면 밖으로 나갈 수 없이 아파 왔다. 방에서도 앉은뱅이가 되었다. 함께 걸어 왔던 보부상들은 날이 새자 길을 떠났고 다음 보부 상인들이 당도 하려면 오후 시간이 되어야 북적거릴 요량이다. 줄을 이어 다음 보부상들이 당도 할 때까지 마을이 조용하다. 타향객지에서 아는 사람도 없고 하루 종일 마루에 앉아 이 곳 저 곳의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저잣거리가 조용하더니 차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보부상들이 물물이 도착하고 있었다.

  묵어갈 손님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집주인은 아침부터 마당을 쓸고 뜰에 흑 맥질을 하였다. 함지박에 담겨있는 흙물을 휘휘 저어 맥질하는 여인의 하얀 손등을 할 일없는 나그네가 보고 있다. 손길 닿는 곳마다 뽀얗게 변하는 신선함에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스님도 사내인 것인가,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여인이 하던 일을 멈추었을 때 한마디 말을 걸었다.

  “매일 흙 맥질을 하시는가, 봅니다. 어제 마당 입구에서 집안을 한참이나 살펴보았지요. 어찌나 깨끗한지 어느 한곳도 거스르는 곳이 없더군요.”

  “그저, 매일 마음 닦는 거지요. 흙을 풀어 맥질을 하고나면 가슴이 편안하답니다.”

  그녀는 말을 하면서도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전쟁 통에 겪었던 일들이 지을 수 없어 그렇게라도 마음을 달래려 하는 것이다. 그녀의 모습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흑심을 품어본 것도 아닌데 얼굴이 붉어진다. 인간의 욕망은 어느 시대건 상관없이 끝없이 일어나고 일어난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 통에서 남자들은 불안을 해소하기위해 무자비한 행동을 하게 된다. 삼국이 서로 땅 빼기를 할 때 북방지역 외딴 곳은 으레 적으로 오랑캐가 들이 닥쳐 무자비하게 수탈해가는 것이 일수였고 여인을 강간하는 것이 그들의 행위였다. 삼국 통일이 되자 땅을 수복하기위한 싸움이 계속되다보니 사람 사는 것이 전쟁이었다. 그러한 시대를 살아온 이곳 여인네들은 손에 일을 잡고 있어야 그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애비도 모르는 자식을 낳기도 하였고 애비를 전쟁에 잃은 자식을 키우며 그곳에서 사는 여인들도 많으리라. 그러한 고려 촌 마을은 거의가 상처를 보듬고 사는 사람들이 어울려 살고 있는 곳이다. 이 집에 흑 맥질을 매일하는 여인도 그러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고려왕 붕어 소문을 들었다며 생각난 듯이 물었다. 그들은 고려왕이 자기들을 살려주었다고 마음으로 잊지 못하고 살았다. 보부상들이 들려주는 소식에 며칠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손을 씻고 마루에 걸터앉는다. 무언가 외로움에 몸을 떨고 있는 것 같았다. 고향에 가지 않고 이곳에 있느냐고 물었다. 고향에 자식도 하나 있고 부모도 있는데 가지 않고 혼자 외롭지 않으냐고 하였다. 고향에서 가족이 얼마나 기다리겠냐고, 그 다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는 먼 산만 바라보았다.

  이집은 어찌 소문이 나 있기에 주막을 찾는 사람이 없을까, 저작거리가 술렁이고 있는데 한 사람도 집 앞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없다.

  “여기 사람들은 고향에 가지 않는 답니다.” 처음엔 강제로 끌려왔지만 여자들이 어쩌겠어요. 고려 북방정책이 성공하면서 오랑캐들을 인질로 잡아 두었다가 고려에 귀하 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살아도 된다는 조건으로 놓아 주었는데 대부분은 고려여인들과 살림을 차리고 살고 있지요. 저 역시 어쩌겠어요. 대장이라는 사람이 귀하 하여 산다고 하여 그와 몇 년 살림을 하였지요. 아이도 생겨서 마음 놓고 살았는데 어느 날 아이를 데리고 자기고향으로 도망갔어요. 그 충격으로 아이를 찾으며 헤매고 다녔죠. 정신을 차리고 사는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 남자는 열심히 일했어요. 그렇게 밭을 일구고 곡식을 심으면서 살았는데 무슨 마음으로 떠났는지 혹시나 돌아올까 하는 기대감으로 산답니다. 부끄럽게 쓸 때 없는 말을 하였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모두가 나라가 온전하지 못해 일어난 일, 그런 일을 격고 죽지못해 살아가는 목숨이 그 여인뿐이랴. 백성들이 무슨 죄가 있어 모두가 전쟁 때문이고 신라가 망한 것도 골품제의 뿌리를 뽑지 못한 시대적 과오 때문이리라. 나라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많은 여인을 취하여 왕손을 늘린 것이 왕건의 통일 정책이라 할 말이 없는 것이다. 왕손이 많은 것은 왕실의 홍복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나라일이 조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왕권다툼이 끊이지 않는다면 그 또한 나라를 흔드는 행위이기에 태조 왕건도 그 점에 염여 하였다. 이웃 나라는 기회만 있으면 쳐들어 올 기세로 호시 탐탐 노리고 있는데 정치를 잘해 다른 나라가 넘보지 못하도록 기틀을 바로 잡고 노력 하여야 백성의 안전한 삶이 유지될 것이다.

  삼면이 바다로 이어진 한반도가 또다시 전쟁이 없으란 법이 없다. 처음으로 낯선 땅 낯선 곳에서 나라걱정을 하였다. 벌써 날이 저물었다. 여인은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자리를 떴다. 새파란 하늘에 샛별이 떠 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다 보니 엉덩이가 아팠다. 문틀을 잡고 일어났다. 진물이 나는 발바닥을 조심조심 지팡이를 짚고 힘을 뒤 금치에 의지하여 밟으며 마당을 지나 저잣거리를 기웃거렸다. 여전히 한 집 두 집 호롱불이 켜지고 이제 마지막으로 당도한 보부상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여인 집 마당 한편 커다란 나무 밑에 서서 사람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그들은 마을에 들어서자 이미 정해진 곳으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여인의 주막에는 오늘도 찾아드는 사람이 없나보다. 하는 생각으로 안으로 들어왔다. 손님이 주막집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집 내부에 이상이 있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이리도 깔끔스럽게 꾸며놓은 집에 사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하룻밤의 숙박비보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곳 떠나갈 사람이 쓸 때 없는 생각을 한다는 게 웃음이 나왔다. 워낙 많은 것을 보아온 탓에 세상일들이 예사로 넘기기에 산사람이 너무 고통이 크기 때문이다. 여인의 모습에서 아무런 느낌을 받은 게 없어 무시하기로 하였다. 저녁상을 물리고 어느 한곳에 머물러 살지 못하는 나그네 외로움에 젖어본다.

  고려촌의 밤은 깊어 망망대해의 바다에 혼자 떠 있는 기분이다. 어디나 뜨거운 삶의 흔적이 가라앉아 있는 밤, 한순간 지루하다는 느낌이 든다. 밤이 이렇게 지루했던 날들이 있었던가. 정착이 미흡한 나그네의 길에 한순간 마음이 정하는 대로 따라 나섰던 나는, 하룻밤 정 때문인가, 집 주인이 외롭고 허허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를 더 걸어야 닿을 수 있는지 미지의 발걸음은 두렵고 낯설어 더욱 외롭다.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니라면 그 닿을 곳이 어디든 진리의 안목을 넓혀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미투가 사회적 이슈로 수위가 높아지는가 싶더니 강제성이 약하다는 여론인지 성했던 유투브 글들이 아래로 밀리었다. 사랑의 행위는 순차적 절차를 중히 한다. 그러나 강간의 행위는 순서가 없다. 그 자체가 강제성이다. 인간 몸은 구조적으로 성 행위를 부추기는 성감대가 있다. 성감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면 남녀 누구나 성행위를 하거나 성을 떠 올린다. 인간이나 짐승이나 종적 보전의 의무로 태어났기에 그 의무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 까지 성감대를 풀어 만족 시켜야 행동이 평화롭다.

  언젠가 들어 봄직한 이야기가 기억에 있어 미투의 근거로 설명해 보려 한다. 그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인간 본연의 성적 행동을 적어 보려한다.

  홀로된 여인은 정조가 목숨이다. 목숨으로 지키려고 하는 정조는 몸의 구조에 따라 허락하지 않는다. 여인은 그 구조적 몸을 무시하는 일에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몸의 피로를 악화시키는 일이며 무엇엔가 집중하여 정신시련을 극복하여 왔다. 그럼에도 요조숙녀에게 비켜갈 수 없는 충격적 반전은 남성의 도전적 강간 행위이다.

  어느 농촌 마을에 혼자 사는 과부가 있었다. 동리 사내들 흑심의 대상으로 여인의 일거 수 일 투석을 감시하던 사내 세 명이 있었다. 그들은 주막 집 술자리에서 시시 때때로 여인에 대한 음흉한 생각을 공공연하게 줄 안주로 삼으며 대화거리를 느려 희희낙락으로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그들이 주막집 술안주로 여기는 여인은 중병이 들어 얼굴이 노래가지고 바깥출입을 못하고 방에서 나오지를 못하였다. 그 사내들은 술자리에 모여 이야기 하였다.

  “저 과부 년이 사내가 그리워 상사병이 난거야 틀림없다니까.”

  장담하고 나서는 한 사내에게 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 하였다. 자기들이 그 과부의 병을 고처 줄 의무가 있다고 셋이서 신바람이 났다. 그들은 며칠을 두고 고심하고 의논한 끝에 여인의 병을 해결해 주기로 합의를 봤다. 두 사내 중 한사람은 천하장사로 이름난 사내였지만 두 사내는 그저 보통 한 연인을 감당하는 그런 약골이었다. 어느 날 밤을 이용하여 그 여인의 집 근처에서 세 사람은 만났다. 세 남자는 여인의 사내인 양 누가 먼저 여인의 방에 들어 갈 것인가를 서로 처다 보며 정하였다. 의논 끝에 약골인 두 사내가 차례로 여인을 강간하려 들어가기로 약속하고 천하장사 사내는 맨 나중에 들어가기로 차례를 정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성감대는 몸이 죽어 없어져 귀신의 몸이 되어도 성적 행동을 탐한다. 그건 인간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무도 모르는 갓난아기도 소변을 보았거나 대변을 보았을 때 울음으로 그 느낌을 전하는 것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사랑의 행위를 꿈꾼다. 젊고, 늙고를 떠나 생각이 성감대에 묶여있는 사람은 성에 대한 기대의 에너지로 인간의 삶을 유지시킨다. 법이 있고 질서를 파게 할 수 없는 인간은 다른 것에 정열을 쏟으며 살기도 한다.

  이 밝은 세상에 인간의 존엄성을 아니 여인의 존엄성을 울 부 짓다가 미 투 운동이 붉어졌다. 기나긴 인생길에 한 두 번은 겪었음 직한 강간의 역사는 의례 그러려니 하고 가슴에 묻고 살았다. 먼 옛날 인간이 있었던 때부터 진화하고 진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달도 뜨지 않은 밤 과부 집 방문이 슬그머니 열린다.

  “누구냐!”

  혼자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누워 있는 여인의 방에 시커먼 그림자가 나타나자 누워 움직이지 못했던 여인이 소스라쳐 소리를 질렀다. 놀란 여인은 가슴을 부들부들 떨고 있을 수많은 없었다. 어디서 그러한 힘이 솟아났는지 땅거미처럼 붙어있던 몸에 힘이 가해졌다. 숨이 끊어질듯 맥을 놓고 살았지만 혼자 살고 있는 집에 겁은 그림자가 스쳐 갔다는 것은 여인을 탐하는 무리일 것이라는 걸 어림짐작으로도 알 수 밖에 없다. 몸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순식간에 사내의 힘에 눌려 버둥거렸다. 여인은 그렇게 당할 수는 없었다. 덮치는 괴한에게서 사생결단으로 비켜나려 하였다. 사내는 이미 여인의 허리춤을 풀고 있었다.

  띄엄띄엄 떨어져 있는 이웃이 소리를 지른다고 누가 달려와 문을 열어줄 사람도 없었다. 여인은 괴한의 힘에 눌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버둥거렸지만 힘의 소모가 짧았다. 솟았던 전신에 힘이 빠졌다. 힘을 다해 용을 써 보았지만 건장한 사내의 힘을 당해낼 재간은 없었다. 마지막 까지 사르마 속옷을 움켜쥐고 안간힘을 쏟는 중에 사르마 고무줄이 툭 끊어졌다. 넓은 폭의 사르마 고무줄이 끊어지는 동시에 알몸이 드러났다. 사내는 히죽 웃으며 팽창한 사내 연장에 충성을 다 하기위해 두 다리에 전신의 힘을 모으는 여인의 가소로운 힘에 히죽 웃음을 흘리고 사타구니에 힘을 가하려 덤볐다. 그 힘에 눌려 이길 수 없다는 것에 여인은 사내의 팔을 물었다. 그러자 사내의 넉살스러운 말이 여인의 가슴을 누른다.

  “가만, 있어 봐.”

  여인은 사내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다 틀렸다. 사내의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가슴에 닿자 여인은 힘을 다하여 다시 한 번 사내를 밀어 내 보려 힘을 써 보았다. 그러나 더 이상 소모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아 드러난 알몸을 포기해야만 했다. 사내의 무게가 느껴졌다. 사내의 헉헉거리는 숨소리는 그녀 마음을 울렸다. 밤마다 사내가 그리워 몸부림치며 살았던 생각이 났다. 그래도 이것은 아니었다. 혼자 살면서 속마음에 정한 사내가 한 둘이 아니었지만 과부를 보쌈 해 갈 간 큰 사네는 없었다. 눈물이 흘렀다. 분한 것인지, 억울한 것인지, 얼굴을 보지 않아도 마을에 사는 남정네라는 걸 느낌으로 알았다. 모르는 사내도 아닐 것이다. 외딴 집 컴컴한 방안에 사네와 둘 뿐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녀는 모든 것을 체념하기로 하였다. 벗어 날 수 없다는 데 힘을 풀어야 했다.

  사내의 팽팽한 성기가 조였다 풀어진 살 속으로 들어왔다. 그 순간 여인은 사내를 안고 말았다. 첫 번째 사내의 성기는 여인의 뜨거운 살 속에 들어가자 맥을 못 추고 버둥거리다가 참아볼 여력도 가추지 못하고 비실비실 밖으로 나와 버렸다.

  여인은 힘을 접고 사내를 동조하였는데, 한 번의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끝났다는 사실에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런다고 요조 숙녀로 절개를 지켜왔던 자신이 어쩌겠는가, 사내는 더 이상 그녀의 옆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재생 불가한 몸인 줄 잘 알기에 몸을 일으켜 바지를 끓어 올렸다. 여인은 사내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고 싶었지만 그러지를 못했다. 수절했던 과부의 몸에 팽팽한 사내의 성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그녀는 무너지고 있었다.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사내의 맛이 이런 거구나, 하는 순간 딱 정 벌레처럼 여인의 가슴에 달라붙었던 사내가 떨어져 일어나려는 것을 보고 사내 머리끄덩이를 잡아 당겼다. 창피함도 요조숙녀로 살았던 어제까지의 자신을 잊었다. 사내 머리채를 돌려 잡은 손에 힘이 가해졌다. 다시 시도해 보라는 시늉이다. 그럼에도 사내는 자신이 없었다.

  “연장도 부실한 이 도적놈아!”

  다시 사내의 멱살을 거머쥐고 달라붙었다. 어디서 그러한 힘이 솟아나는지 여인의 힘은 장사였다. 꿈에서라도 한 번만 여인을 탐하고 싶었던 사내는 여인의 속살 한 번에 만족하고 여인이 잡은 멱살을 풀었다. 한 번 더 시도해 보지 못하는 자신의 부실한 몸을 어쩌랴. 여인이 거머쥔 손을 풀어야하는 자신이 한심하여 미실비실 밖으로 기어 나왔다. 뒷간 뒤에 숨어 있던 두 사내는 첫 번째로 들어간 사내가 나오자 궁금하여 그의 앞에 우르르 마주섰다.

  “했는가, 어땠는가, 가만히 대어 주던가.”

  어둠속의 사내얼굴은 활짝 피었다. 한 번 더 하지 못한 것이 대한 아쉬움을 털어 놓았다.

  “애를 썼는데 허사였어, 한 번 밖에 못했네,”

  두 번째 사내가 엎드려 팔꿈치 폈기 운동을 한다. 자기는 자신이 있다는 허세였다.

  “이봐, 한참 기다렸다가 들어가.”

  첫 번째 사내의 말이다. 과부가 약이 올라 있어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거였다. 사내는 그것으로 만족하고 히죽거린다. 세 사내는 한 시간을 기다렸다. 두 번째 사내는 계속 팔꿈치 펴기를 하다가 벌떡 일어나 뒷간을 지나 살금살금 여인이 있는 방문을 살짝 열었다.

  여인은 울화가 치밀어 눈이 점점 새파랗게 독이 올라 있었다. 도적놈이든 앉은뱅이든 들어왔으면 몸을 풀어주고 갈 것이지. 병신, 쪼다, 문둥이새끼, 무슨 욕이든 다하여도 속이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뒤척거리고 있는데 검은 그림자가 또 나타났다. 아까 들어온 사내가 몸을 추슬러 다시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죽은 척 잠든 척 기척도 없이 누워있었다.

  두 번째 사내가 여인의 이불속으로 발을 넣어 보았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사내는 차츰 차츰 깊숙이 여인의 옆으로 바싹 붙었다. 놀라지도 화내지도 않는 여인은 그 사내를 끌어 않았다. 이번에는 참았던 여인의 욕정이 그 사내를 잡아 눕혔다. 이번엔 그냥두지 않을 것이라고 여인이 사내의 옷을 벗기기 시작하였다 사내는 놀라 이게 웬 떡이야, 하는 생각으로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히 누워있었다. 그 여인은 사내의 아래 도리를 벗기고 사내 배에 올라탔다. 그 사내의 성기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여인은 스스로 미처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무너져야 한단 말인가. 어쩌랴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몸을 그녀는 그 남자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내 머리카락을 쓸어 잡았다. 사내의 몸을 더듬어 확인해 본다. 칠흑의 밤에 비치는 두 번째 남정네가 다른 사람 일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할 수 없었다. 이미 여인은 사리분간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사내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갔다 대었다. 그 향기가 꿀맛이다. 활활 타는 뜨거운 입김을 사내의 성기에 뿜었다. 사내의 그것이 부풀어 오르더니 그녀 앞에서 끄덕이며 절을 한다. 여인은 기회는 지금이다 사내를 타고 올랐다. 행복에 겨워 눈물이라도 날 것 같았다. 죽어 늘어졌던 몸이 아니었다. 이렇게 좋은걸 몇 십 년을 혼자 바늘로 허벅지를 찌르며 긴 밤을 새웠단 말인가. 지난날이 허무하다. 남편에 대한 원망과 욕이 터져 나왔다.

  한순간 무너지는 자신의 자존심을 위해 죽은 남편을 향해 분풀이 라도 해야만 될 것 같았다. 씨 발 놈이 죽으려면 연장은 두고 가지 이렇게 좋은 것을, 여인은 자신의 행동에 욕을 하는지 죽어 없어진 남편을 원망하는지 분간 할 수가 없다. 자존심이 무너지는 순간 알지 못하는 억울함을 속으로 욕지거리를 하였다.

  돌리고 돌리고 한창 팽팽하던 사내의 연장이 막바지로 치 닿아 여인의 성감대가 꿈틀거리기 시작하였다. 여인이 죽을힘을 다 하는 바람에 굳어있던 성감대가 풀어지는가 싶었다. 사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급했다. 여인이 정신없이 방아를 찧어대는데 두 번째 사내의 성기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신호가 왔다. 사내는 한 번의 기회를 허비할 수 없었다. 여인을 돌려 여인의 배에 올라탔다. 사내는 부르르 떨며 여인을 부서져라 끓어 않고 짐승소리를 내며 몸을 떨었다. 시간을 조금만 더 끓어 주었으면 여인의 굳어 있던 성감대가 풀어질 텐데 사내의 그것이 의심스럽다. 여인은 사내를 끓어 안고 혼신을 다해 동조하였지만 울어도 시원치 않을 기회를 노치고 있었다.

  “어떻게 해 씨 발”

  여인은 사내의 얼굴이고 가슴이고 손이 닿는 대로 갈겨댔다. 방바닥에 널 부러진 사내는 여인에게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에 금방 일어날 수가 없었다. 여인의 마음을 알기에 미안함과 멋쩍은 얼굴로 몸의 허약함을 원망하며 빙그레 웃고 있었다. 여인은 악으로 치받치는 몸을 부르르 떨어야했고 참아야 했다. 더 이상 사내를 괴롭히면 안 될 것 같았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조금 더 기다려보자 하는 마음에 두 다리를 오므려 참을 수 없는 순간을 입술을 깨물며 악으로 참아보려 하였다.

  사내가 여인의 심정을 헤아려 한 번 더 해볼 요량으로 별짓을 다해도 연장은 일어 설 줄을 몰랐다. 사내는 안타까운 심정이었지만 다음 사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얼른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지루하게 기다리던 천하장사는 느긋했다. 스스로 자신이 넘쳤다. 두 세 번은 거뜬히 여인을 만족 시킬 각오가 되어 있었다.

  두 사내는 할 일을 다 했다하여 천하장사에게 일임하고 새벽이슬을 맞으며 자리를 떴다.

  등치도 크고 다리도 굵었다. 동리에 씨름선수다. 마누라가 있다. 사내에 비해 마누라는 약골이었다. 소문에 천하장사에 치여 밤마다 곤욕을 치른다는 소문이다. 약골인 마누라를 생각하느라 참고 살았던 사내는 이러한 기회를 만났던 것이다. 다시 올 사람도 없겠다. 이미 길 닦아 놓은 곳에 걸어 가기만하면 된다는 자신만만의 걸음으로 스스럼없어 과부의 방문께로 다가갔다. 밤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때마침 하늘이 흐려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은 밤이라 사람을 알아 볼 수 없다.

  두 번째 남자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은 여인은 세 사내가 그러한 짓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 했다. 여인은 누어서 생각했다. 이제는 안 오겠지. 그러나 다른 날에는 오겠지. 그나마 사내와 살을 섞어본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몸이 비비꼬이며 사내를 원하지만 다른 도리가 없다는 판단에 몸을 일으켜 정지로 나가 물 한 바가지를 떠 몸에 부려다가 검은 인기척에 놀랐다. ‘아직 안 갔는가.’ 사내가 집에 가지 않고 있었다는 게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목이 타는 것을 느끼고 물 한 바가지를 다 마셨다. 몸에 힘이 솟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리 여유로운 순간이 아니었다. 물바가지를 내 팽개치고 사내의 손을 끓고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여인은 홋 치마도 거치지 않고 발가벗은 몸으로 물바가지를 들고 있었다. 칠흑 속에 서 있던 사내가 여인의 손에 끌려 들어오는 느낌 또한 달랐다. 세 번째 사내가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은 볼 수 없지만 등치가 다르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세 사내가 처음부터 말짜 듯 돼 짜듯 여인을 겁탈하기로 의견을 모을 때 서로 약속한바 있다. 어떤 순간에도 말을 하지 않기로 되어있었기에 여인은 누가 누군지 모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구름이 끼어 비가 오려는 날 밤을 택했기에 세 사내 의견대로 잘 이루어지고 있었다. 여인이 어찌 알까. 그저 성감대를 풀어야 살 수 있다는 한 가지 생각뿐이다. 그래도 여자의 느낌은 촉으로 알아진다. 이 사람은 다른 사내라는 걸 알았다.

  천하장사는 여인을 안았다. 여인을 안은 천하장사는 여유로웠다. 두 사내의 말에 의하면 여인은 성감대를 풀지 못했음을 알았다. 천하장사 사내는 최대한 분위기를 잡으려 노력하였다. 그것이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도 아니고 사내의 열기는 불덩어리로 화끈거렸다. 사내는 허리춤을 풀고 여인의 아랫도리에 방아를 찧기 시작한다. 여인이 스스로 사내를 받아주는데 무엇이 급하겠는가. 천천히 몸을 조절하여 여인을 만족시킬 것이다. 주막에서 농담 삼아 술 안주로 삼았던 과부와 실제로 살을 맛 대고 있다. 무엇이든 간절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진실이 되었다. 무엇을 망설이랴, 하룻밤을 즐길 태세로 여유로웠다. 그래도 생각지도 못했던 여인의 알몸 앞에서 의연할 사내가 어디에 있으랴 생각대로 몸이 얌점 하게 접근하려 하지 않는다. 벌써 아랫도리라 끈적거리어 다급하다는 신호를 받았던 것이다.

  여인은 기운이 펄펄했다. 성감대를 아직 풀지 못했으니 육신은 더욱 힘에 불끈거렸다. 여인의 아랫도리가 꿈틀거린다. 여인은 생각했다. 다른 사내인가, 아랫도리가 사내의 그것에 꽉 물리어 꿈틀거린다. 무언가 다르다. 여인은 속으로 간절히 빌고 싶었다.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여인은 빌었다. 성감대를 풀 수 있다면 이 사내의 여인에게 머리끄덩이를 잡혀 꺼꾸러져 죽는다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여인의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방아 소리가 요란스럽다. 사내 입술이 여인 입술을 포갠다. 입에서 뜨거운 김이 뿜어 나온다. 여인도 사내 입술에 동조하여 신음한다. 천하장사의 몸이 땀으로 미끄럽다. 사내의 그것이 꺾이지 않는다. 여인은 제발, 제발 속으로 흥얼거린다. 사내가 묻는다. 좋으냐고, 여인은 흥얼거린다.

  “더 좋게 해줄게. “

  사내는 자신이 있었다. 이 날을 위해 푸주 간에서 소간을 날 것으로 배부르게 먹은 탓이리라. 과부 하나쯤이야 얼마든지 죽여줄 수 있지. 과부의 몸에서 뜨거운 것이 뭉클뭉클 뿜어져 나와 사내 몸을 녹인다. 사내는 신바람이 났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오랜 과부생활에 사내를 그리워했을 여인이 불쌍하다는 생각에 뜨겁게 키스했다. 여인의 비명소리가 점점 커진다. 뭉클 뭉클 뜨거운 것이 쏘다져 박으로 흐른다. 사내는 이제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 여인은 몸을 부르르 떤다. 사내를 끓어않은 여인의 손이 힙이 가해진다. 사내는 해 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여인의 힘이 가해질수록 사내 성적 기술은 능수능란하다. 여인의 흥분상태는 숨이 넘어갈까 염여 할 지경에 처했을 때, 사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음을 터트렸다. 사내도 사정하였다. 힘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사내의 연장이 여인의 자궁에 물려 나오지를 않는다. 둘이는 서로 다시 엉켜 키스를 하며 떨어질 줄을 몰랐다. 눈물범벅이 된 여인 얼굴을 사내가 닦아준다. 여인은 사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떨어질 줄을 모른다. 몸이 마디마디 흐물거린다. 그러나 아직도 여인의 아랫도리에 힘이 솟는다. 여인의 몸은 아직도 완전하게 풀어지지 않았다. 기다렸다. 사내 연장의 힘이 또 있으랴, 하는 간절함이 있었다. 여인의 아래 도리에서 사내의 그것이 다시 꿈틀거린다. 이럴 수가. 정 년 다시 또 방아를 찧어 준단 말인가. 여인은 더 이상 울고만 있을 수가 없다. 무엇인가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랑합니다.”

  사내 가슴에 안겨 몸부림 쳤다. 또 한 번의 천둥번개를 맞은 듯 성감대가 요동을 친다. 사내는 여전히 땀을 뻘뻘 흘리며 여인의 하반신을 찧고 있다. 얼마나 많은 분비물이 고여 있었기에 첫 번째나 두 번째나 여전히 뜨거운 것이 쏘다지고 있다. 두 번째의 섹스에서 여인은 그만 실신하여 늘어졌다. 정신을 잃었는지 종이 사람이 되에 땅 바닥에 붙었다. 사내는 할 일을 다 했다는 만족감에 그 여인의 옆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인간의 몸은 오묘하여 말로 표현하여 설명 하지 못한다.

  자연발생적 동물의 감정인 암 고양이는 생식기가 돌아오면 밤거리를 돌며 애절한 울음으로 숫 고양을 찾아 시끄럽게 소리 내어 울고 다닌다. 거리에 고양이가 늘어나면서 숫 컷을 찾는 암 고양이 소리는 환한 가로등 밑이나 달 밝은 밤에 더 요란스럽게 애절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여인들이 이혼율이 높아짐에 따라 여인은 성감대를 누르기 위해 술을 마신다. 술을 마신다고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미 투 운동이 여성의 인권을 회복시켜 주는 건 사실이지만 자연스런 사랑의 행위는 소심한 남성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사회가 될 수 있겠다. 죽어가는 여인의 성감대를 풀어준 세 남자의 행위는 다분히 미투에 해당 된다.

  글을 연제하면서 이 글을 보아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쏟아져 나오는 인 쇠 물이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를 오염 시킨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들린다. 글 쓰는 마음은 그런 것에 상처를 받게 된다. 주체 못하게 쏘다지는 언어를 방치해야 하는가, 어떠한 경위든 풀어내야하는 경지에 처해 있다면 해결책이 무엇인가. 그러한 것들에 힘이 빠지고 의혹이 상실되어도 해야 하는가, 글을 써서 천금을 노리는 것도 아닌데, 마음을 다스려 컴퓨터 앞에 앉아 본다.

 

  월리안 커튼은 전쟁 중에 카메라를 들고 목숨의 위험도 무릎 쓰고 맥아더 장군이 이끄는 인천 상육 작전이나 그 많은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얻어낸 자료를 세상에 남겼다. 월리안 커튼은 기자로서 역사에 남을 자료를 찍기 위하여 총성을 뚫고 전쟁터를 돌며 목숨을 걸었다. 총탄에 쓰러져가는 전우들을 보면서 카메라를 들이대야 하는 떨림은 전쟁의 참혹함을 기록으로 남겨 전쟁을 종식 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후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목숨을 걸었을 것이다. 미국인 월리안 커튼기자의 자료는 세기를 넘어 존재할 것이다. 그러한 전쟁자료를 보면서 생각했다.

  필리핀도 대한민국과 같이 스페인의 신민지로 살았던 역사를 보면서 동쪽바다 길을 따라 고려의 영토에 들어와 수인을 만난 마젤란의 행보는 무엇으로 증명할 것인가. 역사의 증명은 언어뿐 다른 것은 적다.

  수인과 마젤란의 혼인 하던 날 소문은 꼬리를 물고 명주군 여인네들이 모여 들었다. 귓속말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릴 때 떠난 아찬 어른의 딸이 검뎅이와 혼인하러 왔다 메, 서라벌에서 큰 부자로 산다더니 신랑의 얼굴이 왜 저래. 신부는 어릴 때 모습이 있네. 아찬 어른은 중이 되었다지, 그 좋은 자리를 팽개치고 떠난 지도 꽤 오래 되었지. 등등 깃 전이 시끄럽다.

  기러기 두 마리를 마주 세워 놓고 혼례식을 거행하는 동안 주위의 사람들은 구경거리를 노칠 세라, 마당이 비좁았다. 부자 집 혼인식에 먹을 것이 풍부할거라는 소문은 하슬라 고을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참석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수인과 마젤란은 행복했다. 그녀의 가족들도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혼기에 차 있던 수인과 혼인하기 위해 먼 곳에서 찾아온 더구나 한 나라의 왕자가 아니던가. 그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도 나무랄 데가 없는 사위 감이다. 사람들이 모여든 것은 오래만이다. 조용하였던 아찬 어른 댁 마당이 사람들에 인해 북적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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