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소희는 자신한테 일어난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퇴원을 한 후 승훈 아저씨네 집에서 같이 살게 된 소희는 꿈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승훈 아저씨랑 승훈 아저씨의 여자친구인 은경 언니는 자신을 정말 친동생처럼 대해 주었다. 일요일이었고 세 사람은 같이 놀이공원에 가서 놀기로 해서 은경은 승훈의 집을 찾아왔다. 세 사람은 준비를 마친 후 집을 나왔다.
승훈, 은경, 소희는 서울랜드에 왔다. 일요일이어서 놀이공원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소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놀이공원에 와 본 것이었다. 가족 또는 친구, 연인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놀러 온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 보였다. 소희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은경이 롤러 코스터를 타고 싶다고 해서 세 사람은 롤러 코스터를 타는 곳으로 갔다. 하늘을 달리는 롤러코스터를 보니 소희는 덜컥 겁이 났다.
“이걸 타자고? 난 됐으니까 둘이서 타고 와.”
“오빤 형사가 뭘 이런 걸 겁내고 그래요?”
“난 놀이기구는 질색이라고.”
“됐어요. 됐으니까 가서 표나 사 가지고 와요.”
하는 수 없이 승훈이 표를 끊었고 세 사람은 길게 늘어선 줄 뒤로 가서 섰다. 롤러코스터가 세 번 돌고 나서야 세 사람이 탈 차례가 되었다. 세 사람은 앞좌석에 앉았다. 모든 사람들이 다 탑승하자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 정점에 다다른 롤러코스터가 급히 낙하하자 사람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소희는 무서워서 눈을 감았다. 롤러코스터는 엄청난 속도로 공중에서 곡예를 하며 철로를 달리더니 금새 종착점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안전벨트를 풀고 롤러코스터에서 내렸다.
“난 말야. 정말 이해할 수가 없어. 도대체 이런 게 뭐가 재밌다고 타는 건지.”
“오빠가 이상한 거에요. 난 재밌기만 하더만. 재밌었어?”
“재밌었어?”
은경이 소희한테 물었다.
“다신 안 탈래요.”
소희는 방금 전 정말 무서웠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 무서웠던 만큼의 스릴 또한 느꼈기에 다시 한 번 타고 싶다는 모순된 감정도 느꼈다.
“다들 겁쟁이네.”
세 사람은 유령의 집에도 가고 서울랜드의 곳곳을 돌아 본 후 서울랜드를 빠져 나왔다. 날은 이미 어두워져서 둘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은 후 세 사람은 근처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창가쪽 외진 곳에 앉은 세 사람은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자 아메리카노 세 잔을 주문했다. 조금 후 세 사람이 주문한 커피가 나왔다.
“사실, 어제 퇴근하다가 전단지를 돌리며 널 찾고 있는 청년을 봤어.”
승훈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빠를 봤군요.”
“오빠? 오빠가 많이 걱정하는 것 같던데 그만 집에 돌아가는 게 어때?”
“그럴 순 없어요. 제발 절 집에 보내지 말아 주세요.”
두 사람은 소희의 반응에 꽤 놀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은경이 물었다.
소희는 자신이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꺼냈다. 소희의 이야기를 다 들은 두 사람은 너무 놀라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도대체 세상에 어떻게 그런 부모가 있을 수 있는 건지 믿어지지기 않았다.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제발 절 집에 보내지 말아 주세요.”
“오빠, 설마, 집에 보낼 생각은 아니죠?”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게 나을 거 같아.”
“감사합니다.”
“그만 나가자.”
세 사람은 커피숍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