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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14-
작성일 : 19-10-18 17:15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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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녀의 말에 일행들은 술렁거렸다. 그 술렁거림 속엔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과 그것을 정확하게 꼬집어서 말하는 그녀의 눈썰미에 놀라움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건가? 우리들처럼?”

 

  “아마도 그렇다고 봐야겠죠. 다만 그 의미는 크게 잡아 두 가지. 단순한 복수심 내지는 자세히 알지 못해 현상금만을 노린 것이던가 아니면 작정하고 알고서는 고용한 이로 나눌 수 있겠지요.”

 

  말이 채 끝나지 않은 듯 내자아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순간, 그녀에게 있어서 난생처음 듣는 목소리가 울려왔다.

 

  “정확하다고 말해줘야 하려나, 젊은 아가씨가 참 눈썰미가 좋군 그래.”

 

  나이가 든 목소리였다.

  그럼에도 어찌 할 수 없는 강인함이 느껴졌다.

  뒤돌아 본 이의 모습은 전신을 뒤덮는 흑색의 천으로 인해 얼핏 입매만 확인이 되었다.

  인자했다.

  그보다 인자할 수는 없다는 입매가 유여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헌데 아니면 어쩌려고 그러는 겐가. 어떠한 ‘표식’을 본 것도 아니고 말이야. 원래 ‘말’이라는 것이 나의 일이 아니면 부풀리고 부풀려져 나중엔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와전되는데 말이야.”

 

  내자아의 입술이 굳게 다물어졌다. 유여한 입매가 말을 마저 이었다.

 

  “상관은 없겠지만, 아무튼 눈썰미가 좋은 것을 탓하게. 여기서 ‘나’를 본 것도 ‘나’에 관해서도. 잊어야할 거네. 그러려면 완벽하게 잊어야겠지?”

 

  주문이 없었다.

  내자아들은 그렇게 보였고 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검은 천에서 나온 가느다랗고 마른 손이 움직일 때마다 같이 움직이는 마른 잎들이 점점 살아있는 것처럼 다가옴에도.

  솨사삭-솨삭-

 

  “솔직히 ‘사냥꾼’이라는 건 귀하다보니 말이야. 특히나 호 황국에선 더욱더 귀하니 어쩔 수가 없네. ‘나’는 다른 연락책이 아니면 곤란하거든.”

 

  입매는 더욱 유여하게 곡선을 그렸다.

 

  “그럼 이만 죽어줘야 겠네.”

 

  하지만 사냥꾼은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들려야 할 소리는 깊고 치명적이며, 독한 소리였음에도 무언가가 거슬리는 것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만든 모양이었다.

  내내 유여하던 입매가 일자로 곧게 됨과 동시에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던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술래’가 납시는 겐가. 원래는 ‘먹잇감’이었을 애송이가. 쯧쯧-역시 이번 일은…”

 

  작게 후회성이 짙은 말을 하던 사냥꾼은 넋이 나간 내자아들을 보곤 혀를 차며 낙엽들 속으로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 현과 원씨의 합작품이 터져 나왔다.

  푸콰아앙-

 

  “콜록-콜록-”

 

  “푸하~아~”

 

  당연하게도 현장은 때 아닌 소음과 함께 밀려오는 먼지 속에 잠기고 말았다.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밝은 음색이 이어왔다.

 

  “하핫! 안타깝게도 이런 걸로 죽어준 이는 없네요. 일일이 수고를 해야겠어요.”

 

  “자네는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쉽게 말을 할 수 있는 겐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군.”

 

  휭-하니 바람이 불어 현장의 먼지를 날려버렸다.

 

  “그야, 당연한 거니까요. 설마 허언(虛言)인줄 알았습니까? 나중에 손이 한 번씩 더 가게 만드는 건 딱 질색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하하하-자네 참, 모순적이군. 그리하였다면 어찌해 이리 달라붙는 것들이 있는가 말이네.”

 

  헛웃음을 날리며 현은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훗-그렇게도 허술해 보입니까?”

 

  “……”

 

  “뭐-보기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만, 딱히 거슬리지만 않는다면 내버려두는지라. 흠, 상관은 없겠죠. 어차피 손은 써야하니까요.”

 

  먹잇감을 찾는 듯 현은 손을 휘저으며 눈을 빛냈다.

  그러한 모습이 마뜩찮아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원씨는 알아서하라는 듯 한발 물러섰다.

 

  “아, 그래도 내 얼굴은 가려줘야 겠죠? 이리 되었어도 ‘천’의 일원인데. 쿡쿡-”

 

  무엇이 좋은 건지 즐거운 웃음을 퍼트리며 어디서 났는지 모를 검은색 천을 눈만 제외한 채 묶어 내렸다. 다행이라면 먼지가 다 가라앉고서도 현의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이 없었다는 거지만.

 

  각자의 특성을 보여주듯 여러 형태의 움직임이 보였다.

  압아산을 휘감는 것처럼 움직임은 불, 물, 빛 등으로 자연적인 것들이었다.

  그 중 제일 빛나는 물과 같은 얼음이 빤짝거리며 앞서가던 걸음을 멈추었다.

 

  “술래를 몰아간다는 건 참 재밌어. 그렇지? 거기다 술래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니까 말이야.”

 

  “……혼자만 재미있으신 것 같습니다, 수장님.”

 

  “어허! 우리의 행동은 비밀이래도!”

 

  그의 마지막 말에 모두의 움직임은 일제히 움찔거렸다.

  비밀은 비밀이지만 그 비밀을 숨겨야 하는 사람이 최고의 자리에 앉은 사람이라 동요하기에는 그들에겐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하핫! 긴장들 하긴. 아무튼간 요즘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출근하고 싶다니까?”

 

  그는 정말 자신이 말한 대로 출근에 가까운 숙식을 북흑전(北黑殿)에서 해결하고 있었다.

  눈빛이 생기 있게 빤짝이며 말하는 모양새가 아무리 봐도 어디의 수장이라 보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그는 즐거워하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는 모든 것이 무료했고 수장이 되었을 땐 정도가 심해서 집무실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방사(房事)를 할 정도였다. 그 마저도 지루해질 때 쯤 현이라는 천재이면서 문제아가 그의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되었다.

  아예 없어진 줄 알았던 호승심까지 일으키게 만든 존재.

  어찌 즐겁지 아니하리.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일원들은 수장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 가지는 알았다.

  여태껏 보았던 수장의 모습 중에서 이토록 즐거워하는 모습은 없었다는 것을.

 

  “자, 자, 가자고. 우리의 흑풍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게야.”

 

  다시금 일원들을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 옹은성은 헤죽하고 웃으면서 앞장섰다.

  얼마나 갔을까 옹은성의 발걸음이 멈춰 섰다. 그에 뒤따르던 일원들도 멈춰 옹은성을 멈추게 만든 것을 보았다.

 

  “!!”

 

  바람이 보였다.

  본디 바람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임에도 그들의 눈엔 톡톡히 보였다. 붉은 향과 함께.

  그렇다면 그에 어우러지는 비명이라도 들려야 할 법 한데도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의문에 살피려던 중, 그들의 귀에 희미한 무언의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하나?”

 

  “……요!”

 

  옹은성이 성큼 붉은 향이 나는 바람 속으로 들어갔다.

  한 두어 걸음 걸었을까.

  바람의 눈인 듯 아무런 바람기 없는 고요한 곳에는 익히 봐왔던 뒤통수와 덩치 있는 사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옹은성과 옹은성을 따라 들어온 이들을 느끼지 못한 것인지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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