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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12-
작성일 : 19-10-18 17:04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3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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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의, 되도록이면 반응을 보일만한 것들로만 말하는 옹은성의 입을 막은 것은 한 여인이었다. 여인은 자신의 눈보다 더 큰 안경을 손으로 슬쩍 올리며 말했다.

 

  “수장님, 어떠한 말씀을 하셔도 대답은 없을 것입니다. 흑풍의 일은 안 된 일이오나 이미 저희의 손을 떠나지 않았습니까. 혹 황제폐하의 명을 거스르는 것을 하자 하시는 건……아니실 테지요?”

 

  “맞아, 흑토(黑土)! 명이란 거스르라고 있는 거니까 당연히 거슬러야지!! 흑토는 참 영리해. 내가 그래서 참 좋아한다니까~!”

 

  “……전 별로 안 좋습니다.”

 

  “참나~내가 좋다고 하면 왜들 싫어하는 거지? 흑광도 그렇고 말야.”

 

  근본적인 무언가가 있을 텐데 옹은성은 그 이유 따윈 아예 머릿속에서 제외시켰는지 갸우뚱까지 하며 짧게 고민을 끝냈다.

 

  “뭐, 그렇다하고. 흑토의 말대로 명을 조금 거슬러보려고 한다. 당연히 내 명을 거스르면 죽음이지만 황제폐하는 황제폐하의 눈과 귀에 띄지만 않으면 괜찮으니까 약간 탈선을 할 예정이다. 고로 참가인원은…….”

 

  넉살좋게 웃어 보이는 그는 이젠 대답은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강하게 말했다.

 

  “자네들 전부다. 탈퇴는 없다. 무조건 참가다, 이상. 참, 내 명이 있기 전까지 각자는 각자의 일들을 보도록!”

 

  휭하니 바람이 한차례 불고 간 듯 회의장은 무척 조용해졌다.

  옹은성을 제외한 이들 모두는 한숨을 길게 아주 길게 내쉬며 자리를 하나둘씩 떠났다.

  그렇게 홍자야가 남게 되었을 쯤, 여태껏 말이 없던 옹은성이 나직하게 홍자야를 불러 세웠다.

 

  “흑광, 들은 것은 없는가?”

 

  때마침 일어나려던 그는 들려오는 옹은성의 말에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안타깝게도 들은 것은 없습니다. 저도 이렇게 될지는 몰랐는걸요. 거기다….”

 

  “아! 그녀석의 숨겨진 ‘힘’을 말하는 건가?”

 

  “……”

 

  “훗-어찌 보면 잘 됐어. 모두가 아마 자극제가 되었을 테지. 괜히 천재가 아니란 말야. 그 나이에, 칭호도 모자라 그 힘이라니. 이제 어디 가서 내 이름은 내밀지도 못할 정도라고. 언제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몰랐을 정도라면. 나보다 높거나, 숨기는 능력이 뛰어난 것일지도 모르겠군. 자넨 어떤 것 같은가.”

 

  아무래도 믿기 싫은 쪽으로 가는 법이다.

  자신보다 높다거나 하는 것은.

  옹은성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홍자야를 보았다.

 

  “…후자 쪽 같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수장님보다 높다는 건…좀…물론 ‘색’을 입힌 것 까지는….”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요즘 들어 드는 마음의 소리를 내보였다.

 

  “나와 비슷할 수도 있지 않을까? 솔직히 ‘색’이란 건 웬만한 의지 가지곤 부족하니. 난 그렇게 아름다운 흑색은 처음 봤어. 한번 부딪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을 넘어서고 있다네.”

 

  마지막 말에서 옹은성의 눈빛이 활활 타오르는 듯했다. 꼭 예전에 잃어버렸던 호승심을 찾은 듯.

  홍자야는 무척 빛나하는 옹은성을 보며 자신 역시 부정하지 못함을 주먹을 세게 쥐는 것으로 보여줬다.

  역시 그에게도 현의 ‘힘’은 자극제였던 거다. 아니 자극제를 넘어선 도전일지도 모를 느낌을 받은 걸 상기했다. 특히나 그 자극은 홍자야에겐 심했다. 평소 현과 친했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다고……해야 하는 건지. 유현, 암튼 네놈은.’

 

  피식하고 웃음이 굳어진 입술 사이로 흘러 나왔다.

 

  “자네도 인정하는 모양이로군. 아니, 더한 자극을 받았는지도 모르겠어. 아무튼 곧 보자구. 그땐 좀 더 향상되어있는 흑광을 볼 수 있을 테지.”

 

  아차하는 마음이 순간 들었지만 이미 옹은성의 모습은 홍자야의 시선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살짝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하는 것을 끝으로 홍자야는 세게 쥔 주먹을 더욱 강하게 쥐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날 이후부터 계속 있었던 자신만의 공간으로.

 

 *.*.*

 

  별들과 달이 한데 어우러져 노는 것이 샘이 났는지 몽실한 구름이 하나둘씩 하늘에 모여들었다. 결국 별들은 하나도 안 보이고 달만 겨우 보일 정도가 될 때쯤.

  뭔가 거뭇한 것이 낮에 보았으면 하얬을 구름들 사이로 보여 졌다.

  그것을 만들고 있는 곳은 현재 상당히 소란스러운 배경을 갖고 있는 압아산이었다. 더 집중해보자면 옆에서 소란스럽거나 말거나 아예 다른 세상이 되어있는 현과 원씨 그리고 한 이십대 초중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였다.

  그들은 작지만 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불가에 앉아 아무런 말도 없이 앉아있었다.

  타닥-타닥-

  작게 나뭇가지들이 타는 소리만 그들의 주위를 감싸고돌았다. 그 침묵이 지겨운 건 역시 현이었고 현은 이내 뒤적이던 불가에 나무하나를 던지며 말했다.

 

  “가족인지 친척인지 아는 사람이면 좀 아는 체라도 반갑게 한 번 하던지. 무슨 못 만날 사람 만난 것처럼 그러고 앉아있는 게 나는 시간이 아깝단 말입니다. 저 옆에서 시끄럽게 구는 것들 한 번에 몰아넣고 끝내야하니까 좀 빨리 뭐라도 좀 하죠?”

 

  정확하게 꼬집어서 원씨와 여자만이 다른 세상이었고 현은 무척 지루해서 짜증이 치솟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시끄럽게 구는 싸움판에 끼어들고 싶어 몸이 달아있는 상태였다.

  그런 자신의 말에도 반응이 없는 둘의 모습에 고운 현의 얼굴이 살짝 주름을 그려 넣었지만 그걸로 말았다.

  어차피 상관없는 일이었다. 둘이 어떠한 관계든 어떤 연유(緣由)를 갖고 있든.

  그저 자신을 잡으러 왔는지 어떤지 알 수 없는 저 소란스러운 이들을 몰아내기만 하면 된다. 그 과정이 지금만 버거워서 도움을 받으려는 것뿐이니 정히 도움이 안 된다면 혼자서 어떻게든 몰아세울 것이다.

  자신은 그러한 힘을 가졌고 결코 지지 않으리란 자신감이 충만했으니까.

  그렇게 생각을 다시 정리하던 현의 귓가에 원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지금은 지금의 일이 있으니 나중에 물으마. 네 복장을 봐선 놀러온 것은 아닐 테고. 설마하니 예전의 일을 정리하지 못해 이리 되었다면 뒷일이 어찌 될지도 잘 알 테니 잔소리는 하지 않겠다. 다만, ‘적(敵)’이라면 사정은 두지 않을 테니 그리 알아라.”

 

  참 냉정하다.

  알긴 아는 사이인 모양인데 그리 살가운 사이는 아닌 모양이었다. 그건 여자도 똑같은지 한마디도 하지 않을 것 같던 표정에서 역시 알지만 가깝진 않다는 음색이 느껴졌다.

 

  “…설마가 사람을 잡으니 나중에 물으실 필요는 없으세요. 부모님께 말씀을 드린다 하셔도 할 말은 없어요. 어차피 약속을 깨버린 것은 저니 무어라 저한테 하신다 하여도 감당해야겠죠. 하지만 전 이 ‘선택’을 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그 때나 지금이나. 삼촌께서 하신 ‘선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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