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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슈퍼비틀
작가 : 백점토끼
작품등록일 : 2019.8.31

슈퍼비틀이라는 사슴벌레에서 발견한 당뇨병 완치제(GLP-K2 유사체)를 강탈하려는 일본과 한국 정보기관의 흥미진진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제31화 - 여행
작성일 : 19-10-18 16:32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3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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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엄마! 새우탕 챙겼어?"

 "아참! 놔두고 온 것 같아요."

 "어휴! 또 시작했다. 뭘 그렇게 자꾸 잊어버려?"

 "아니, 캐리어에 넣을 자리가 없어서 들고 타려고 거실에 뒀는데 자기가 하도 서둘러서……."

 "그러니까 아침에 좀 빨리 준비하라고 했잖아. 어휴! 어떻게 맨 날 그러냐?"

 갑자기 수영이가 끼어들었다.

 "아빠 또 시작이다. 이제 엄마한테 잘 할 거라고 했잖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너희 엄마가 매번 같은 실수를 하니까 그렇지. 툭하면 잊고 다니고."

 "어휴! 아빠는! 저번에 거기서 우리 없으면 못산다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더만……."

 "수영아 맞지? 니네 아빠는 벌써 그거 다 잊었나봐. 맨 날 나보고 잊어버린다고 하면서."

 오늘도 모녀의 공격에 창정은 완벽하게 K.O.가 됐다. 요즘은 수영이가 하도 엄마 편을 들어서 창정은 아내한테 무슨 말을 못한다. 하지만 수영이나 아내의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다 맞는 것 같았다. 가족이 셋이니까 1/3씩 말하고 들어주면 되는데, 창정은 그 동안 살아오면서 자신의 말만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았다.

 수영과 함께 처음으로 가는 해외여행이라 가족들 모두 무척 행복해 보였다. 병식이 장례도 잘 치렀고 박팀장의 2차 수술도 잘 되었다니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병식이 사육장은 창정이 인수하여 운영하기로 했다. 멋지게 일궈서 병식이 소원대로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뛰어놀 수 있는 곤충마을을 만들 생각이었다.

 수영이가 유학을 떠나기 전에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는 지난 번 박팀장에게 잡혔던 찜질방에 가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찜질방 안 포장마차 아줌마 매출도 많이 올려주고 보석가마에서 마음 편하게 잠도 잤다. 찜질방에 온 가족들은 누구 할 것 없이 모두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창정은 가족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잠잘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런 감정을 평생 가슴 속에 새기고 살 고 싶었다. 국제선 입구에 차를 세운 창정은 가족들과 함께 공항 안으로 들어갔다.

 "발레파킹 신청했는데?"

 "성함과 자동차번호, 차종을 말씀해 주세요."

 "한창정, 33가 3577, 재규어 XJ."

 "네, 확인 됐습니다. 키 주십시오."

 창정은 공항면세점에서 고급 화장품과 선글라스를 아내에게 선물했다. 창정의 가족은 면세점 쇼핑을 마친 후 비행기에 올랐다. 독일까지는 11시간 30분을 날아가야 한다고 했다. 창정과 아내는 오랜 비행시간을 어떻게 나누어 잠을 잘 것인지 고민했고, 수영은 생전 처음 맛보게 될 기내식 레시피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비행기가 안전하게 이륙을 마친 후 창정은 항공사 로고가 그려진 담요를 덮고 잠을 청했다.

 "안돼요!"

 "탕! 탕!"

 "아악! 안돼!"

 창정은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아내와 수영도 겁에 질린 듯 주위를 살폈다. 비행기 앞쪽 승무원실 근처에 남성 승무원이 한 명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복면을 한 세 남자가 권총을 꺼내들고 승객들을 위협하고 있었다.

 "모두 고개 숙여!"

 그들이 권총으로 승객들을 겨누며 큰 소리로 말했다. 창정은 고개를 숙였다.

 "여보, 테러범인가봐. 어떡해?"

 아내는 겁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창정에게 말했다.

 "엄마! 무서워."

 수영은 숨을 조여 오는 듯한 공포에 온몸을 바르르 떨며 울먹였다. 창정은 테러범들이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하고 우리말을 사용하는 게 이상했다. 하지만 이내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혹시라도 저들이 비행기를 폭파한다면 우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암흑천지에서 온몸이 갈기 갈지 찢어지는 고통을 맛보게 될 것이다. 만일 의식이 남아 있다면 천길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지옥 같은 광경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려왔다. 다리 밑에 발을 디디고 있는 부분이 통째로 날아가 버려 밑으로 훅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자꾸 들었다. 창정은 자신이 도대체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맞고 있는 건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승객들이 끙끙 앓는 것 외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테러범들의 행동이 궁금했지만 머리를 들어 올리다가 들키기라도 하면 시범케이스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비행기 납치 후 협상이 잘 되어 풀려나는 경우도 있었으니 무작정 겁을 내거나 무모한 행동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한창정!"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창정의 이름을 불렀다. 창정은 숨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잠시 후 테러범들이 창정이 있는 쪽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 들어!"

 테러범이 나즈막한 목소리로 창정에게 명령했다. 아내와 수영은 경기를 하듯 온몸을 벌벌 떨며 울음에 가까운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창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테러범들은 창정의 얼굴을 확인하더니 복면을 벗었다. 창정은 자신의 이름을 부른 테러범의 얼굴을 어디서 많이 본 듯 했다.

 "이 사람을 알고 있나?"

 그가 창정에게 보여준 것은 신주쿠스시라는 초밥 집에 잡혀 있을 때 보았던 스마트기기와 같은 것이었다. 스마트기기의 화면에는 경산버스터미널에서 창정이 총을 쐈던 사람의 사진이 있었다.

 "나의 형이다."

 남자의 눈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금방이라도 창정을 씹어 먹을 듯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스마트기기를 다른 테러범에게 넘겼다. 그리고는 권총을 장전하여 창정의 인중에 겨누었다.

 "사, 살려주세요! 죄송합니다."

 그는 갑자기 창정에게 겨눴던 총구를 수영이 쪽으로 움직였다.

 "탕!"

 "안 돼!"

 그는 다음으로 아내에게 총구를 겨눴다.

 "탕!"

 "안 돼! 여보! 수영아!"

 그리고 창정에게 총구를 겨눴다.

 "사랑하는 나의 형 혼다의 이름으로 너를 처단하겠다."

 "여보! 안 돼! 수영아!"

 

 * * *

 

 "안 돼! 안 돼!"

 창정은 눈을 번쩍 떴다. 아내는 창정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여보! 엉엉! 수영아!"

 창정은 아내를 와락 끌어안고 엉엉 울었다.

 "아니 왜 이래요?"

 "여보! 엉엉!"

 창정은 눈물을 훔치고 정신을 차려보았다.

 "비행기는? 우리 독일에 무사히 온 거야?"

 "나참,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 꿈 꿨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서 자니까 악몽을 꾸지. 안방에 이불 깔아놨으니까 거기 가서 자요.“

 아내는 창정을 의자에서 일으켰다. 독일이 아니었다. 비행기 안도 아니었다. 분명히 자신의 집이었다.

 '뭐야? 꿈을 꾼 거야?'

 창정은 이제야 정신이 들었다.

 "여보! 나 꿈꾼 거 맞지? 여기 우리집이지? 야! 살았다! 야! 만세! 한창정! 만세!"

 "아이, 왜 이래요 진짜?"

 창정은 집사람을 끌어안고 방방 뛰었다. 그리고는 미친 듯이 거실을 한 바퀴 돌고 안방으로 달려갔다.

 "수영아!"

 "응?"

 "수영아! 아빠 왔다!"

 "왜, 왜?"

 "사랑하는 수영아! 우리 살았어!"

 창정은 수영을 끌어안고 떼굴떼굴 구르며 마구 입을 맞췄다.

 "아, 변태! 아빠, 그만해!"

 "아빠다! 아빠다! 수영아!"

 "어휴, 다 큰 애한테 왜 그래요?"

 창정은 아내와 수영을 양손에 끌어안고 미친 듯 소리를 질렀다.

 "여보! 나야! 나!"

 아내와 수영을 붙들고 안방에서 한참을 뒹군 후 창정은 컴퓨터를 확인했다. HTS가 자동으로 종료되어 있었다. 인터넷뱅킹계좌에는 아내가 오늘 보내 준 돈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낮에 주식매매를 하려다 좁은 의자에 쪼그려 앉아 집사람이 퇴근할 때까지 잠이 든 것 같았다.

 '아! 고맙습니다.'

 창정은 할머니, 병식, 박팀장, 그리고 사슴벌레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되뇌었다. 그리고는 공항에 발레파킹을 해 둔 재규어 XJ가 눈에 아른거려 잠시 웃었다.

 '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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