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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6-
작성일 : 19-10-18 15:36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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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에 맞은편에 앉은, 역시나 잘생겼지만 표정이 없어 언뜻 봐도 차가운 인상의 남자가 입가에 가져갔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눈앞에 남자가 반응을 보일만한 소재를 꺼냈다.

 

  “……어찌, 동생분의 행방은 잡으셨는지? 듣기로는 몰이를 담당할 이들까지 물색해 두었다고 하던데. 거기다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더욱 숨어버려서 먼저 들여보냈던 맛보기들을 포함하여 원치 않던 승냥이들까지 헤매고 있다지요?”

 

  움찔-

  남자의 선택은 탁월했다.

 

  “헌데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지요? ‘그일’로 인해 유홍님의 입지가 두터워지면서도 위태해졌다 들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반반이지만, 유홍님께선 그로 하여금 원하던 것을 얻으셨으니 반반이라기엔 또 모한, 그런 상황이구요. 아무튼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말이죠. ‘그일’ 중 하나인 보고 들은 이들의 처리를 참으로 살벌하게 내놓으셨던데 후유증은 없다 하던가요?”

 

  그다지 좋은 내용은 아닌 듯 유홍은 어두운 신색 그대로 미간을 좁히며 착 가라앉은 음색으로 말했다.

 

  “…황국에는 하늘에서 내린 눈(目)이 있어, 그 눈은 천하를 뒤덮어 모르는 것이 없다 하더니 틀린 말은 아니군.”

 

  남자는 역시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유홍의 말을 받아쳤다.

 

  “과찬이시군요. 제가 어찌 유홍님만 하겠습니까? 유홍님은 황제폐하의 숨겨둔 머리이지 않습니까. 하여 유홍님의 눈 밖에 나는 것은 황제폐하의 눈 밖에 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실로 무서운 말을 가지고 계시는데 저와 같은 이와의 비교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지요.”

 

  “되었어. 내가 아무리 숨겨둔 머리라고 해봤자 어차피 사람이야. 사람인 이상 한계점은 있는 거라고. 사실 그 놈의 머리 역할도 이젠 좀 지쳐. 특히 요즘 같은 때엔. 대체 이게 며칠인지 모르겠어. 낮인지 밤인지 월급은 박봉에다가…!! 으윽!! 생각만 해도….”

 

  뭔가 말을 끊어내지 않으면 기나긴 신세한탄으로 이어질 것 같은 유홍의 모습에서 남자는 냉정하게 뚝 잘라먹었다.

 

  “그건 스스로 만드신 결과가 아닙니까.”

 

  “그러니까 묻지 말라고. 어차피 내가 대답하지 않아도 천하의 눈이라면 모르는 것이 없을 터. 게다가 황제폐하의 숨겨둔 힘이지만 나는 황제폐하가 아니야. 내 눈으로 보는 것은 ‘필요’와 ‘불필요’의 기준일 뿐. 그리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뿐이지 뭐, 권력에서 내쫓기는 건 아니지 않나?”

 

  “내쫓기는 건 아니지만 세상과의 영원한 작별이니 문제가 아닙니까. 그것도 황제폐하의 승인도 없는 유홍님의 독자적인 움직임이 많아서 그런 말이 떠도는 겁니다.”

 

  급기야 귀찮아진 음색이 물씬 풍기는 유홍이 앉아있던 소파에 대자로 드러누웠다.

 

  “몇 번을 말해야 되는 거냐. 묵인(黙認)하셨다고. 뭔 말인지 알지? 독자적이던 아니던 황제폐하께선 내가 하는 일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 약조하셨으니 아무리 마음에 차지 않은 일이라도 끊어내실 수밖에 없다는 것 곧, 들려도 알게 되어도 알고 계셔도 나는 모른다를 하셔야 한다는 거지. 내가 공개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이상은. 그것이 나와 황제폐하의 관계다. 그것이 내가 황제폐하께 ‘힘’을 빌려드리는 ‘대가’야. 자식이! 묵인이면 묵인인거지 몇 년 째 눈빛으로 찌르기는. 이젠 속 시원하냐?”

 

  별다른 표정이 없는 차가운 인상의 남자가 보기드믄 미소를 입가에 걸며 다시 찻잔을 들었다.

 

  “네, 속이 시원합니다. 저 또한 아무리 하늘에서 내리니 마니 해도 사람인지라 그것까진 알 방도가 없었습니다. 워낙에 아시는 분들이 적어야 말이지요. 그러하셨군요. 그럼 이제 나머진 제가 하지요.”

 

  질린 표정을 언뜻 짓다가 뭔가가 생각났는지 유홍이 고개를 살짝 들었다.

 

  “하여간. 아, 그런데 네 삼촌은 아직도 산골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시나?”

 

  “삼촌 말입니까? 듣기에 나름 은둔 생활이 마음에 든다고 하시더군요. 최근엔 술래가 좀 걸리적거린다고 하시긴 하십니다 만은, 잘 되겠지요.”

 

  “아하하-여전하신가보군.”

 

  “거기다 아마 술래와의 연(緣)이 거기서 끝이 아닌 것을 아시면 기절을 하시며 좋아하실 겁니다.”

 

  “……내 보기에 그 표현은 아닌 거 같은데? 좋다기보다는 경련을 일으키실 것 같은데, 아닌가?”

 

  남자는 웃는 얼굴을 다시 지어보이며 이제는 아예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깊숙이 소파에 묻은 유홍에게 말했다. 누워있는 유홍은 어떤 대답이 들려올지 알기라도 하는 듯 얼굴 가득 웃음을 띠우고 있었다.

 

  “후훗-두고 봐야지요. 조카의 속을 썩이면 삼촌이라도 땅에 굴려야 하는 법이랍니다.”

 

  “쿡-그래, 그 말도 안 되는 말이 어찌 되는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봐줄 테니 마음껏 해봐. 어디 네 짓이 아니라고 흔적을 얼마나 안 남기며 하는지도 말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래보여도 천하의 눈이랍니다.”

 

  “그런데 그건 네 동생들에게는 통하지 않지?”

 

  “동생들은 모르니까 당연히 져주는 겁니다. 전 유홍님 같지 않으니 걱정 마시죠.”

 

  “내 동생은 나완 별게로 유명한 애니까 앞가림은 잘 할 거야.”

 

  “너무 잘하셔서 술래가 되신 거겠죠.”

 

  “아~몰라, 몰라. 나는 이제부터 휴가다. 없는 사람인 거야. 잔다, 잘 해결해.”

 

  그리고는 꿈나라로 떠나는 유홍이었다. 한마디도지지 않는 눈앞의 남자에게 늘 똑같이 대충 둘러대며 포기하는 대화를 끝으로.

  그런 유홍을 보는 남자, 천하의 눈이라 부르지만 실상 부르는 것은 보천지하(普天之下) 김진섭(金震懾) 이라 알려진 이였다. 물론 이름을 제외한 보천지하라 불리지만 이것만 하더라도 세간에서는 가히 함부로 할 수 없는 이들 중 하나였다.

  황국의 ‘힘’과는 별게의 다른 ‘힘’의 소유자.

  이름과 같은 ‘벼락’의 능력을 타고났으며 하늘의 축복처럼 세상의 일을 앞서보는 신비한 ‘능력’이 있었다. 그것으로 김진섭은 능히 행하지 못한 일이 없고 그 어떤 일이라 해도 쉬이 해결한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유홍과는 오랜 친구의 연을 맺고 있으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둘 다 서로의 없어서는 안 될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었다.

  편안하고 조용한, 세상 유일의 휴식처.

  그곳에 오랜만에 손님이 오셨다.

  김진섭은 덕분에 기지개를 펴게 된 것에 고마워해야할지 슬퍼해야할지 도통 알 수 없는 표정을 끝으로 햇살을 가득 받고 있는 창밖을 보았다.

  그러다 집게손가락을 부딪쳐 소리를 냈다.

  따악-

  그 작은 소리가 들리기라도 한 것인지 한 여자가 김진섭의 뒤편에 무릎을 꿇고 나타났다.

 

  “보천성(寶泉省)의 일은 잘 돌아가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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