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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4-
작성일 : 19-10-18 15:30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3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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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조금….”

 

  말할 기운도 없는지 현은 긴 여운을 끝으로 대답하고는 눈마저 감아버렸다.

  안쓰러운 표정이 가득한 나리가 현의 이마에 손을 가져가다가 말고는 가져왔던 밥을 다시 들고 밖으로 나갔다.

  끼이익-

  그것으로 다시 조용해질 것 같았던 현의 간절한 바람은 무참히 나리가 나가버림과 동시에 무너져 내렸다.

  순식간에 강제로 무언가가 입에 넣어져 말을 못하게 된 원씨는 체격에 맞는 그 우람한 손으로 입에 넣어진 것을 빼어 텁텁한 표정을 지었다. 그 무언가의 정체를 자세하게 밝히면서.

 

  “흠, 수건이로군. 그것도 꽤나 묵혀진. 한 3일 정도 된 걸까? 거기다가 약간의 약초 냄새도 나고, 아닌가? 음? 오호~!! 땀 냄새도 나는 것이 아마도 자네의 몸을 닦은 것 같구먼! 그나저나 정말, 대단하이! 그렇게 빠른 속도라니! 게다가 그 ‘능력’은! 순간이지만 움찔했다네!”

 

  뭔가 못들을 것을 들은 것처럼 현은 감았던 눈이 떠졌다.

 

  “하하하! 아무튼 어여 일어나서 여기를 떠나는 게 좋을 거야. ‘능력자’가 무슨 일로 이곳에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이곳을 뒤집어놓을 생각이라면 내가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 특히! 나리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네 놈의 숨통은 쥐도 새도 모르게 끊어질 줄 알게.”

 

  느껴졌다.

  말에 실어진 ‘경고’를.

  현은 보지 않아도 뒤에서 느껴지는 시끄러운 원씨라는 남자의 ‘경고’를 들었다. 구지 원씨가 ‘능력’이니 뭐니를 언급하지 않아도 첫 마디부터가 무언의 ‘경고’를 날릴 것이라는 걸 느꼈다.

  왠지 ‘바람’이 실어준 느낌이랄까?

  알 수 없었지만 현은 그렇게 느껴졌고 원씨의 말에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다시 눈을 감아 잠으로 빠져들었다.

 

  “……픈가요?”

 

  멍하게 4일 전을 회상하던 눈이 귓가에 어른거리는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초점을 맞추며 현은 그만 깜짝 놀라 헛바람을 들이켰다. 맑은 자주 빛의 눈이 바로 코앞에서 보였기 때문이었다.

  뭔가가 화끈거린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현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순간 자신의 이마에 시원한 뭔가가 닿았다는 것을 느꼈다.

  나리의 손이었는데 희한하게도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체온이건만 뭔가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이 확 들었다.

  그렇게 시원한 나리의 손이 이마에 닿아있는 것도, 조금만 다가가면 닿을 듯한 오밀조밀한 입술도, 특히 빠져버릴 것 같은 맑은 자주색의 눈이 현의 시선을 통해 몸 전체를 꽁꽁 묶어버린 것처럼 사로잡아 놓아주지 않음을 현은 알았다. 하지만 알기만 할 뿐 몸은 전혀 현의 명령을 듣지 않고 더욱 따로 놀고 있었다.

  그건 나리가 나리대로 아무런 말에도 반응이 없이 멍했던 현의 모습에 걱정이 되어 그리한 것인데 현은 그만 얼굴이 빨개져 더욱 나리의 걱정을 사고 말았다.

 

  “어쩜, 아무래도 좀더 약을 먹어야겠죠? 얼굴 빨개진 것 좀 봐요. 감긴가? 열도 나는 것 같아. 정말 괜찮겠어요? 밥보단 죽이 나을 것도 같은데 빨리 나으려면 아무래도 밥이 좋겠지만. 어쩐다. 어쩌면 좋을까? 역시 여기보단 따뜻한 방에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좀 깨끗하고. 역시 여기가 안 좋았던 거겠죠? 진짜 감기면 어떡하지?? 그러게 고집 피우지 말고 가자니까요.”

 

  사근사근하고 조용한 음색이 청아한 목소리에 실려 울렸다.

  아직도 현이 조금만 움직여도 닿을 듯한 거리에서였다.

  그러다 나리가 원씨를 쳐다보는 순간 겨우 눈을 질끈 감은 현은 생각했다.

 

  ‘미치겠다. 이 아가씨야, 좀. 떨어지면…아, 나 너무 금욕했나? 젠장! 유현! 이 상황에서 금욕이니 뭐니가 생각 나냐! 난 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거야!!’

 

  그런 현을 못마땅하게 쳐다보던 원씨가 나리를 향해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언뜻 보면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한 모양새로.

 

  “뭐,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 내 보기엔 2~3일 정도면 벌떡 일어날 것 같은데.”

 

 *.*.*

 

  붉고 노란 얇고 보드라워 보이는 천들이 천정에서부터 바닥까지 길게 늘어진 화려한 방에서 색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끝없이 들려 잘못 들으면 누군가가 소리만 연습하는 걸로 착각할 만큼 꽤나 길게 들려왔다.

  허나 그것은 결코 연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가뿐 신음과 어우러진 효과음이 퍼져서야 이곳이 정확히 어디임을 알게 해줬다.

  끼익-끼익-

 

  “하아~하아~꼭, 이렇게 해야 하아~입을, 여는 건가? 여긴 애향방주(愛香房主)의 하아~방이지 않은가.”

 

  “학~아아~아읏! 흐, 흑수장님! 그런, 아아~얘긴!!! 아아~~좀 더!!”

 

  “하긴, 그렇기는…으읏! 후!! 하아~!!”

 

  흑수장이라 언급되어진 그, 옹은성은 자신의 밑에서 겁도 없이 방주의 방에 끌어들인 것도 모자라 대범하게도 향취를 남게 만드는 여인을 보았다.

  보통 소문과 소식을 통틀어 모아 ‘정보’로 만드는 것은 가장 어둡고 깊숙하며 은밀한 곳에서 행하여진다 하였다. 해서 겸사겸사 유명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애향방(愛香房)이란 곳에 온 것인데 뜻밖에도 거물이 낚였다.

  바로 애향방에서 최고의 인기를 달리는 백포도(白葡萄)란 여인이었다. 그녀는 최고라 일컬어질 만한 행동거지와 머리가 있었다. 뭣보다 결코 주어진 법에서 벗어나는 법도 모자라는 법도 없이 적당한 선을 가진 채 조심스러운 것이 옹은성의 마음에 꼭 들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방으로 오게 되어 일을 치르고 있기는 한데 아무리 봐도 방주의 방인 것 같아 은근히 마음이 걸린 그였다. 아무리 흑수장이니 뭐니 해도 남의 나라에 가면 남의 나라의 법에 따라야하듯이 괜히 빚을 지는 기분이라 영 개운하지가 못했다.

  이런저런 개운함을 가시지 못한 채로 머릿속을 휘저어대던 옹은성의 눈에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탐스러운 젖가슴이 들어왔다.

  뽀얀 분을 뿌려놓은 마냥 고운 살결에 자리 잡은 분홍빛은 너무 물어댔는지 짙게 반들거리며 유혹해왔다.

  덥석-

 

  “하으응~!!”

 

  옹은성이 물기가 무섭게 색스런 음성을 토해내며 백포도는 더없이 유혹적일 수 없는 발그레한 얼굴로 더 짙은 음성을 발했다.

  곧 절정에 다다를 것처럼 가쁘게 움직이던 둘이 갑자기 멈추었다. 정확히는 옹은성의 움직임이 멈춰 백포도까지 멈추게 된 것이지만.

  옹은성은 성이 날 대로 난 그것을 언제 가라앉혀버린 건지 원상으로 복귀된 채로 백포도에게서 나와서는 출렁거리는 침대 한편에 앉았다.

  도저히 치고 올라오는 생각들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어 그런 모양이었다.

  백포도는 아쉬움 가득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옹은성을 보며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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