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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3-
작성일 : 19-10-18 15:27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3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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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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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안 쌓인 것이 많았는지 엄청나게 흥분하며 싫은 느낌을 마구 날리는 호고나의 계속된 말에 희미래는 새록새록 호기심이 일었다.

 

  ‘대체 어떤 남자애 길래, 고나가 나한테 시집오겠다는 말까지 할까? 진짜 얼굴이나 한 번 봤으면 좋겠다.’

 

  “야! 내 말 듣고 있어?”

 

  “어? 어어!! 듣고 있어. 독불장군에 유아독존이라며.”

 

  “사실 그것도 성이 안차! 정말 재수 엄청 없음이 온몸에 철갑처럼 둘러가지고는…….”

 

  “근데, 이거 갑자기 생각난 건데…말, 해도 될까?”

 

  한참 열과 성을 다해 콧김을 강하게 내뿜기까지 하며 말하던 호고나는 희미래의 조심스러워 보이는 말에 잠시 심호흡을 골랐다.

 

  “후우~~말해봐.”

 

  “미안한 얘기긴 한데……네 오빠하고 만나면 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

 

  “호호호! 역시 좀 그렇지? 아니, 그냥 계속 듣고 있자니 언젠가 네가 말하던 네 오빠하고 좀 비슷한 것 같아서.”

 

  순간 희미래가 난생처음으로 호고나에게서 섬뜩함을 느껴야 했다.

 

  “아니, 그거 참 괜찮은 거 같아.”

 

  호고나의 눈에서 진심어린(?) 살기(殺氣)가 어린 눈빛이 빤짝이며 입가가 음흉하게 가늘어진데다가 한쪽 입 꼬리만 슬쩍 올려졌다. 그녀의 뒤편으로 짙은 먹구름이 끼어 보이는 것은 괜한 착각이 아닐지 싶을 정도로 호고나는 어둡게 웃었다.

 

  “오호호호호~~원래 자신은 자신이 어떤지 몰라. 똑같은 거나 더 심한 것을 만나봐야 자신의 상태를 알게 된다고! 오호호!! 아무렴! 그 둘은 반드시 만나야 돼. 반드시!!!”

 

  희미래는 어느새 앞서서가는 호고나를 보며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내가 괜한 말을 꺼낸 건 아니겠지?? 하하하, 괜찮을 거야. 애초부터 만나기 힘드니까…별일은 없겠지…뭐-그래, 괜찮을 거야. 고나가 그렇게 바보는 아니니까……으음-’

 

 *.*.*

 

  3일이 지났다.

  그럼에도 현은 아직 밖을 나가지 못했고 시끄러운 남자를 하나 알게 되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말이 무척 많고 빠른 남자를.

  첫 만남도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는데 이후에 계속된 만남도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다.

  미나리를 걱정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무척 강해서 어떨 때는 도가 지나치기까지 하니 여간 가시방석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자신이 빨리 밖을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야 만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여의치 않으니 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아침에 미나리가 밥을 가져와서는 차리는 데에 시간이 한 10분 정도가 지나면 어김없이 커다란 덩치를 들이밀고는 참으로 구수하게 웃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들어온다.

 

  “여어~좋은 아침일세. 오늘도 날씨가 참 좋아. 이보게, 현군. 몸은 아직도 불편한가? 아무튼 덕분에 나도 나리가 해주는 밥도 먹고, 좋아. 그래, 내일은 좀 일어나 돌아다닐 수 있지 않겠는가? 아무리 유약해 보인다고는 하지만 한창 혈기왕성할 때 아닌가. 내 보기엔 퍼뜩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야. 내가 현군 나이 때엔 돌을 씹어 삼켜도 거뜬했다네! 배탈이 뭐야, 배탈이! 젊음!! 그거 하나로 다 불살라버렸지! 아하하하하하!!!”

 

  현은 아무리 무시하고 싶어도 창창하게 외치는 우렁찬 남자의 목소리 속에서 4일전 첫 만남이 생각났다.

  4일 전, 미나리에 대해 또 지금의 자신에 대해 알게 된 날.

  순하게 얘기하던 미나리가 밥을 가지고 오겠다며 다시 나가서는 한참이 지나도 안와서 걱정이 되는 순간 낡은 특유의 문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문가를 쳐다본 현은 굵직한 사내 냄새가 물씬 풍기는 30대 중반 정도의 남자가 들어오자 당황했다. 그 또한 현을 보고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짓는가 싶더니 다시 무표정이 되어서는 대놓고 아래위로 쭉 훑어 내렸다.

  살짝 인상을 그려 넣은 현이 뭐라 하려는데 다시 또 낡은 문소리가 들려오며 미나리의 청아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씨 아저씨, 여기 계셨어요?”

 

  별말 없이, 이제는 현을 좌우로 훑던 원씨가 나리의 말에 답했다.

 

  “그래. 근데 이 놈은 누구냐?”

 

  꿈틀-

  그래, 대놓고 아주 대놓고 훑어보고 아무런 말 한마디 안 한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놈이라는 건 아버지나 형이 아니면 안 된다. 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에 살짝 바람이 현의 의지아래 움직였다가 가라앉았다.

  해맑은 미나리의 표정이 현의 시선을 잡아버렸기에.

  예전이었다면 바로 부딪혔을 테지만 어느 샌가 미나리가 현 자신도 모르게 깊숙이 자리 잡아 묶어버렸음을 알지 못해 의문점을 가져도 그저 미나리의 해맑은 표정 탓이라 여길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그 사이에 정(情)이 들었나 보다라고 먼 훗날 그것이 아님을 알기까지 현은 정든 탓으로 믿었다.

 

  “기억 안 나세요?”

 

  동그랗게 눈을 뜨며 미나리가 헤죽하고는 웃음을 지으며 마저 말했다.

 

  “원씨 아저씨가 업어주셨던 그 때 그 사람이에요.”

 

  그제야 누군지 알아 본건지 원씨는 있는 대로 눈을 크게 뜨고는 정말 놀란 표정은 이거구나 싶을 표정을 지으며 현을 보았다.

 

  “아…아니! 정말이냐? 이보게, 괘…괜찮은 건가?? 자네…자네는 이제 죽었구나 싶을 정도로 산송장이었네. 여기 이 나리가 그리도 극진히 간호를 하지 않았다면 애 저녁에 죽었겠지만 암튼, 자네 이젠 살아있는 거 맞나? 자기가 누군지는 알겠어? 뭐-집에 어딘지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네 하는 건 아니지? 난 도통 그런 걸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말야. 그래, 자네 이름은 뭐고 집은 어디며 뭐하는 사람이지? 어쩌다 이곳에 왔어? 이곳은 외지인이 발길을 끊은 지 꽤 되는 곳인데.”

 

  좀 전의 침묵은 이것을 암시한 것인지 묵직한 목소리와는 상반된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말 속에서 현은 머리가 어지러워짐을 느꼈다.

  그래서 약간 휘청였다.

  아주 약간.

 

  “이런!!! 아직도 몸이 불편한 겐가? 오! 세상에! 이리도 젊은 청년이 어찌하여!! 나리야! 이건 의원을 불러와야해! 아니 네 할머님을! 아냐, 아냐! 이건 초주를 한 병 가지고 와서 약초에 그래, 그 약초가 좋겠구나! 나리야! 아니다! 살구 씨가! 아, 살구 씨는…으흡!!!”

 

  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손에 잡히는 것을 그대로 원씨의 입에 넣었다. 말이 좋아 넣었다지 처넣었다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그에 잠시간의 침묵이 그들을 휘감았고 현은 나직한 한숨을 끝으로 자리에 누워버렸다. 아직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취한 것이었다.

  원씨 때문에 덩달아 분주했던 나리는 다시 눕는 현을 보고는 조용히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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