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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람의 향기
작가 : 향이
작품등록일 : 2019.10.10

 
숨바꼭질 -1-
작성일 : 19-10-18 15:07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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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무겁다.

  현은 몸에서 외치는 비명을 들으며 누워있던 상체를 들었다.

 

  ‘음? 누워…있다?’

 

  그로서는 당연한 의문이었지만 곧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경계심이 일어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여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주위를 훑어보았다.

  집이라고 하기도 모한 것이 창고 같기도 한 게 낡아빠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한마디로 허름한 곳이었다. 단지 허름하기만 했기 때문에 누군가가 오랫동안 살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먼지는 없지만 온기가 없었기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사냥꾼이나 약초꾼의 쉬어가는 집인가….”

 

  해가 될 만한 것도, 주위에 어떠한 위험도 없는 것 같음에 안심하며 현은 차근차근 어찌 된 일인지 되짚어갔다.

 

  “그러니까…시험을 보려고…했는데…젠장, 그 빌어먹을 새끼가 잘못 알려준 덕분에 완전 망쳐서 교무실에 다시 갔고…거기서 2반 담임의 부탁에…2반에 갔다가…아……이광열이라 했던가? 반 불구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현이 중얼거릴 때였다.

  낡은 문이 열리며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후~원씨 아저씨도 참~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후후후~네, 그럴게요. 들어가세요…!!”

 

  누군가하고 문가로 시선을 주던 현은 자주색의 눈과 눈이 마주치며 뭔가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져 묘해졌다.

  분명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데 편안하다니…숨겨진 내 동생 쯤 되나?

  실없는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두둑-

 

  “이…이게…아니…깨어나신 건가요? 난, 그대로 죽는 줄 알았어요. 이젠 괜찮으신 거죠? 정말 못 일어나나 했어요.”

 

  들고 있던 풀 무더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며 그녀는 들을수록 참으로 청아한 목소리로 말했다.

  능력자로 보이지 않는데…이런 느낌이라니.

  그래서 그런 건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으리만큼 계속 듣고만 싶어졌다.

  당황하면서도 기뻐하고 하는 모습이 현의 눈에 찬찬히 박혀들어 왔다.

  두서없는 말도, 흥분에 겨운 말도 참 듣기 좋다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있어선 이러한 것이 생소한 것임에도 전혀 거부반응이 일지 않은 것이 아마도 지금의 자신이 어떠한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 싶다.

  그는 그녀의 움직임에 시선을 따라 움직였다.

  한참을 겉보기와는 다르게 종알거리던 그녀가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말했다.

 

  “아, 우선 갑갑하겠어요. 창문 열어드릴게요.”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이 못내 당황스러운 듯 현은 뒤로 주춤거렸다.

 

  ‘내가 왜 이러지?’

 

  물음표를 보내도 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다가오는 그녀가 왠지 신경이 쓰였을 뿐이었다.

  뭔가 향긋한 것이 난다고 느꼈을 때 그녀는 이미 창문을 열고 현에게 해맑은 웃음을 보인 뒤였다.

  그 순간, 현의 머릿속에서 쿵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모르게 그 소리가 들렸나 싶어 현은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

  다행이었다.

  큰 소리였는데 자신에게만 들린 건지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었다. 오히려 더 해맑게 웃고만 있는 것 같았다.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그녀는 해맑은 웃음을 거두지 않으며 현에게 계속 얘기했다. 청아한 목소리가 무색할 정도로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순했다.

  정말로 자연스럽게 웃음이 걸어졌다.

  현의 모습에 그녀는 자주 빛의 눈을 크게 뜨는가 싶더니 곱게 휘며 웃었다.

  예쁘다.

 

  “쿡-”

 

  왠지 더 웃음이 났지만 뭣보다도 편안했다.

  편안함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었던 순간들이 말끔히 씻어 내려주는 것처럼 현은 지금 이 순간이 꿈이 아님을 알지만 또 꿈이었음 하고 바라는 묘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웃고 있다는 걸 알았다.

  서글펐다.

  웃고 있는데도.

  현는 많이 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살아오면서 기억 속에 자리 잡은 것이 예의 그날이라면, 그는 그날 이후로는 ‘웃는다’라는 것이 때로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

  새삼 깨달았나보다.

  웃긴 웃지만 자조적으로 바뀐 그의 웃음은 누가 봐도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안쓰러웠다. 해서 청아한 목소리가 뚝 끊긴 것도 모른 채 현은 깊게 흐려져 갔다.

 

  “…왜…그러세요?”

 

  귓가에 무언가가 아른거린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뿐이었다. 스치는 바람처럼 놀라울 것도 없다는 듯이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어디…아프세요?”

 

  다시 한 번 더 귓가에 들려와서야 시선을 고정한 현은 약간은 씁쓰레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뇨, 괜찮아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그녀의 목소리가 좋다 여겨지고 계속 듣고 싶다 했지만 아직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그 만큼…깊은 거겠지.’

 

  스스로도 알았다.

  ‘아직’이라는 건 ‘아직’일 뿐이지 모르는 새에 ‘지금’이 될 수 있다는 걸.

  하지만 그는 더욱 모르는 것이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어지는 생각과 생각들이 마음속에까지 스며들어가고 있었음에도 마치 자연스럽게 숨을 쉬는 것처럼 아무런 제지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을.

 

  “…그래도 모르니까 약이라도 드셔보실래요? 동안은 누워계셔서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일어나셨으니까 약도 드실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고 아주 좋은 약 같은 것은 아니고 산에서 나는 약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제가 원씨 아저씨한테 물어본 거거든요? 혼수상태에 있던 사람들이 일어났을 때 먹으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또다시 종알종알 그녀의 목소리가 이번에는 걱정이 가득한 채로 방이라면 이 방을 울려 현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리고 눈에는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는 탐스러운 검은색의 긴 머리칼이 들어왔다.

  만져보고 싶다.

  자주 빛의 눈도…머리칼도.

 

  “…그래서 정말 이젠 어쩌나 했어요.”

 

  그러던 중 무언의 단어를 발견했는지 현이 놀라 물었다.

 

  “잠깐…저, 내가…얼마나 여기에 있었다구요?”

 

  “예? 아, 예…2주가 넘었…는데요….”

 

  “2주…요?”

 

  놀란 토끼가 이러할까.

  되묻는 자신도 어이없지만 정말 누가 지었는지 말 한 번 잘 지었다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가 사그라졌다.

  그녀를 향한 것이 무엇이 되었든 즐겁고 좋아졌지만 그 짧은 순간, 현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맙소사…2주라니…황국이…아니 아버지와 형이 죽어나는 건가? 뭐, 어떻게든 되겠지.’

 

 *.*.*

 

  카앙!

  카앙!

  날카로운 금속성이 서로 맞물렸다 떨어지며 넓은 공터를 울려댔다. 잠시의 쉬는 틈도 없는 것이 상당히 빠른 쾌의 움직임을 갖고 있는 이들인지 거친 숨소리 하나도 없다.

  잠시의 숨을 내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건지 아니면 그러한 숨의 조절을 할 수 있는지는 그들만이 알 일이겠지만.

  카아앙!

  커다란 소리가 울리며 금속성은 맞물려 서로의 힘을 과시했다.

  끼긱거리는 다소 듣기 거북할 수 있는 소음이 들리며 둘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에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일어나던 먼지가 잠시의 소강상태가 되어 공터를 누가 그렇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여자들이었다.

  그 중 약간은 구리 빛의 피부를 가진 여자가 입 꼬리를 양껏 다 끌어올리며 말했다.

 

  “이제 그만 하는 게 어때? 계속하면 검 날이 상할 거야. 그거 받은 지 얼마 안됐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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