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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PD와 고스트 버스터즈
작가 : 까치
작품등록일 : 2019.10.12

200년 이상 이어진 무당의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절대로 무당은 은 될 수 없어 신을 거부하고 방송국 PD가 된 남자.
숨길 수 없는 그의 능력들이 갑작기 튀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귀신을 보는 신PD... 과연 이 남자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될까?




 
7화 군대(하)
작성일 : 19-10-17 01:03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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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그 비밀이라는 게 뭔데?

 이젠 20년이나 지났으니 해봐."

 

 " 그래. 이젠 해도 되겠지.

 시간도 많이 흘렀고

 그들의 자손들도 누릴 걸 다 누렸고

 피눈물 흘린 자들 또한 다 흙으로 돌아갔으니"

 

 " 그들의 자손이라니?"

 

 " 어. 그 죽은 사람들의 자손."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귀남은 꿈속을 걷듯 눈을 감고

 그때의 일들을 떠올리며 말했다.

 

 "꿈에서 만난 그들이 가장 처음 한 말은

  내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한 짓이다 이었어."

 

 '아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어떤 아들들?

 본인들의 자식들을 말하는 거야?"

 

 " 어 그렇게 말했어.

 피투성이가 된 사람들이

 입을 모아서 한 소리.

 정확하게 그렇게 말했어.

 내 아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라고

 뭣도 모르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한 거라고."

 

 "무슨 짓을 했던 건데?"

 

 ' 누군가의 그릇되고 비뚤어진 종교적 이념 때문에

 한 마을이 몰살이 됐어.

 처형이라는 이름으로.

 노파부터 부녀자 아이들까지 다 죽임을 당했어."

 

 귀남은 그날의 꿈들을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 대체 그렇게 잔인한 일을 누가 시킨 거야?"

 

 " 그 마을에 살았던,

 누군가의 아들이었던 사람들

 부모와 자식들의 죽음을 보고도

 눈 하나 깜박거리지 않았던

 미치광이가 된 사람들."

 

 " 말도 안 돼.

 그러면 그 사람들은 아들들에게

 죽임을 당한 거야?"

 

 " 그렇지"

 

 " 이게 말이 되냐?

 자신들의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부모 형제를 죽인다는 게?"

 

 인간들을 결집시키는데 종교만큼 좋은 것은 없다.

 하나의 신은 인간들이 만든 결정체다.

 그 신을 숭배하는 사람들이 모여 힘을 키우고

 개인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낸다.

 세상을 흔들 만한 힘을 가진 것이 그들의 신이고 종교다.

 단, 그것을 인류를 위한 매우 유익한

 의도로 그 힘을 사용했을 때.

 그들은 잘못 된 신을 만들었고

 흐트러진 정신으로 그 힘을 키웠고

 무엇보다 힘을 악용했다.

 

 " 그들은 짐승이 아니었어.

 단지 뭔가에 완전히 깊게 빠져든 상태였던 거지.

 늪에 빠진 거지.

 선과 악이라는 늪에.

 나와 생각이 다르면

 전부 악이라는 그릇된 생각의 늪에.

 발버둥 치면 칠수록 깊이 빠지고 말았지."

 

 " 정말 화가 난다.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을까.

 나였으면 억울해서 그 자손들 대대로

 씨를 말렸을 텐데."

 

 "그래서 우리가 아직 미숙한 거야.

 죽음을 죽음으로 갚으려 하니까."

 

 " 아니 너라면 가만있겠냐?

 죽어서라도 괴롭혀야지.

 근데, 그 사람들은 왜 너한테 전하지 말라고 한갓야?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말이야."

 

 " 말했잖아. 그 피를 묻힌 사람들이

 그들의 아들들 이었다니까.

 그렇게 죽었어도 자식들은 지키고 싶었던 거지.

 터지고 찢기는 죽임을 당하고

 묻히지도 못하고 그 나무에 매달리면서도

 자식들이 잘 살길 바랐던 거지."

 

 " 아니 그게 무슨.

 이게 말이 되냐?"

 

 " 그래서 우리가 아직 부모가 못 되는 거야."

 

 "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 답답하다.

 수십 년을 그렇게 피눈물을 흘리며 가지가지마다

 켜켜이 쌓여 있다는 게."

 

 " 그들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더 한 고통도 참아 냈을 거야."

 

 " 정말 지독하다.

 지독한 사랑이다.

 그래서 넌 그들의 비밀을 지키기로 한 거야?"

 

 " 비밀은 지키고 내가 해야 할 도리를 했지. "

 

 " 도리?

 뭘 했는데?"

 

 " 삽질."

 

 "삽질?"

 

 " 그래. 너랑 매일 했던 삽질."

 

 " 야 그러면 그게?"

 

 " 맞아. 우리가 발견했던 그 뼈들."

 

 동일은 한방 맞은 것처럼 뒤통수가 얼얼했다.

 수십 구의 뼈를 발견했지만

 그때 귀남의 신신당부로

 부대에 말하지 않고 조금씩 꺼내서

 양지 바른 곳에 묻었기 때문이었다.

 

 " 난 그것도 모르고.

 그때 네가 진짜 미쳤다고 생각했어.

 부대에 당연히 알리고 수습하고 원인과 결과를

 밝혀야 하는데 말이야."

 

 " 비밀은 지켜 드리고 싶었으니까.

 그땐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어."

 

 " 그러면 그 뼈를 발견한 것도

 꿈에서 그 사람들이 알려준 거야?"

 

 " 그렇지."

 

 " 야. 정말 말이 안 나온다.

 그때 우리 맨날 쉬는 시간마다

 그 땡볕에서 삽질한다고

 미친 놈 소리 들었는데."

 

 " 그래도 삽질은 늘었잖아.

 선임들도 삽질을 연습까지 한다고

 기특하게 생각했고."

 

 " 왜 말 안했냐?

 이유라도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 네가 이런 일들을 알았으면

 입 다물고 있었겠냐? "

 

 " 참나.

 그러고 보면 나도 참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도 모르고 삽질을 했으니."

 

 " 의미? 그런 거 찾지 마라.

 그냥 때론 아무 생각하지 말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는 거야."

 

 " 철들었네?"

 

 " 야. 너 이제 가라.

 피곤해 죽겠다."

 

 " 나 진짜 혼자 못 갈 것 같은데?"

 

 귀남은 20년 전 그 때가 떠올랐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의 모든 것이 손에 잡힐 듯 했다.

 

 "너 우리가 다시 스물한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똑같이 비밀을 지킬 거야?"

 

 귀남은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말했다.

 

 " 그날로 돌아간다면

 1분 만이라도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절대로 비밀에 묻어 두지 않을 거야."

 

 " 그럴 줄 알았다.

 그거 부대에 알렸으면 포상은 물론이고

 삽질도 안하고 편했을 텐데."

 

 " 아니 포상 같은 건 필요 없어."

 

 " 근데 왜 비밀을 안 지킨다는 거야?"

 

 " 내가 그들로부터 지킨 비밀 때문에

 그 늪이 더 많은 사람들을 잡아먹고 있거든.

 차라리 그때 전부 다 불살라야 했어."

 

 " 그건 무슨 소리야?"

 

 " 그땐 막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막을 수 없어.

 그 세력이 너무 커졌으니까."

 

 " 그 세력?

 그 사람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갔던

 종교가 아직도 있다는 소리야?"

 

 " 네 말대로 씨를 말려야 했어.

 아무 쓸모도 없는 종자들.

 신이 되려고 하는 자들.

 이제 더 이상 돌이 킬 수 없어.

 그 세력이 너무 커져 버렸어."

 

 '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너 앞으로 입조심 해야겠다."

 

 " 내가?"

 

 "응.

 어떻게든 네 입을 열려고 할 건데

 죽을힘을 다해서 입을 닫아야 해"

 

 " 누가?

 누가 내 입을 열려고 하는데?

 내가 뭘 아는데?

 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뭐든."

 

 " 나한테 뭐가 보이는 거야?"

 

 "어. 이상해.

 잡귀들이 너에게 왜 이렇게 붙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 왜지? 나 데리고 가려는 거 아냐?

 아직 장도 못 갔는데

 이렇게 일찍 죽고 싶지 않은데."

 

 " 오버하지 마.

  그냥 잡귀야."

 

 귀남은 보았다.

 아주 추악한 이를 드러내고

 뾰족한 귀를 쫑긋 세우고

 동일을 맴도는 잡귀들을.

 

 " 왜 나를 목표로 잡았지?"

 

 " 네가 목표가 아니야.

 그들의 목표는 나야."

 

 " 너를 목표로 하는 이유가 뭘까?"

 

 " 이 지긋지긋한 능력 때문이지.

 그들을 볼 수 있는 능력"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둘 다가와

 어느새 사무실에 가득 찼다.

 귀남은 그때 깨달았다.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 근데 넌 왜 이걸 하는 거야?"

 

 " 뭘?"

 

 " 방송일.

 사실 피곤하잖아.

 특히 우리 부서.

 세상이 진짜 어떻게 되려고

 맨날 사건 사고가 나는지......."

 

 " 야. 우리 PD야. 사명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우리가 발로 뛰어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로 했던 거 기억 안나?"

 

 " 사명은 무슨

 라디오 PD 하려고 했던 놈이."

 

 " 나 참 그건 또 기억하냐?"

 

 " 너 맨날 라디오 부스에 앉아서 가요나 틀어 주면서

 돈 벌고 싶다고 그랬잖아."

 

 " 그러면 나 여기 왜 있는 거냐?"

 

 " 너 진짜를 말해 봐."

 

 " 뭘?"

 

 " 갑자기 보도국으로 바꾼 이유."

 

 " 뭐 내가 가고 싶어서 가냐?

 회사가 까라면 까는 거지."

 

 동일은 뭔가를 알고 있는 표정을 지었다.

 

 " 너 보도국 지원한 거 내가 알고 있는데?"

 

 " 뒤지거나 까무러치거나 둘 중 하난데

 처음에는 그냥 뒤질려고 했는데 억울해서.

 까무러칠 때까지 해보고 뒤지기로 했다. "

 

 " 너 무슨 일 꾸미고 있는 거구나?"

 

 귀남은 알 수 없는 미소를 뗬다.

 

 " 장 부장이랑 연관있는 거야?"

 

 "……."

 

 "그게 뭔지는 몰라도 그거 하지 마라."

 

 "왜?"

 

 "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어. "

 

 " 그래서 그 사람은 질 수 밖에 없어.

  가진 것이 많으니까.

  잃을 것이 많은 사람은 평생을 살 것처럼

 경계하고 의심을 풀지 않아.

 그것들을 지켜야 하니까.

 하지만 나는 잃을 것이 없어. 그래서 더

 용감해지고 때론 당돌할 수 있지."

 

 " 그래서 전쟁이라도 하려고?"

 

 "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런 거 안 배웠어?"

 

 " 참 피곤하게 산다."

 

 " 그래. 피곤하니까 얼른 가.

 너 때문에 잠도 못 자고 있잖아."

 

 " 말 참 못됐게 한다."

 

 " 조심해서 가라. 잡귀들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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